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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581 - 챕터 590

1270 챕터

제581화 원경하가 죽었나요

원여사가 한 말을 원경하는 한마디도 믿지 않았다.그녀는 원망스럽게 원여사를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몸이 아프고 일이 있는 게 아니라, 나같이 원씨 집안 명성을 더럽힌 애물단지가 보기 싫은 거겠죠.”“그럴 리가 있니, 경하야.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아.”원여사는 입꼬리를 어색하게 끌어당기며 억지로 변명했다.원경하는 그 말에 코웃음을 쳤다.“날 속이지 마세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날 버렸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어요.”여기까지 생각하니 그녀의 마음속에는 독한 생각이 떠올랐다.“엄마, 내 인생이 이렇게 망가진 거, 나 절대 못 참겠어요. 날 좀 도와줘요, 네?”“지금은 내가 널 돕느냐 안 돕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널 도울 방법이 전혀 없다는 거야.”원여사는 매우 후회스러운 표정으로 자책하며 말했다.“네가 이렇게 큰 사고를 칠 줄 알았으면, 애당초부터 널 단단히 가르칠 걸 그랬어.”그녀의 말에 원경하는 속으로 불덩어리가 타 올랐지만, 자신이 생각한 계획을 위해 받아치지 않고 이를 물고 말했다.“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하면 뭐해요. 할 일 못할 일 다 해버렸는데.”원여사는 그녀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원경하가 이어서 말했다.“다른 건 할 필요 없어요. 그냥 제 말대로 소식을 밖에 퍼뜨리기만 하면 돼요.”“무슨 소식?”원여사는 의문스러운 눈길로 그녀를 쳐다보았다.그러자 원경하의 얼굴이 표독스럽게 변했다. “신문사 하나 섭외해 줘요. 여준재가 자기 여자 때문에 다른 한 사람을 사지로 몰아넣어 죽였는데 여씨 집안 세력이 무서워 피해자가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그 신문사에 알려요.”“안돼. 그럴 수 없어.”원여사는 생각지도 않고 거절했다. 그러다 딸애가 발작하려는 기색을 보고 얼른 좋은 말로 타일렀다.“경하야, 엄마 말 좀 들어봐. 우리가 그렇게 한대도, 여씨 집안이나 고다정한테는 별로 큰 영향을 안 끼쳐. 조금만 조사해 봐도 그런 루머는 거짓인 게 금방 탄로가 날 거야.”“누가 거짓이래요?”원경하가 음침한 목소리로 반박했다.원여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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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죽고 싶어도 못 죽어

그 말을 들은 여준재는 재미난 듯 쳐다보았다.“난 당신이 안 물어볼 줄 알았어요.”고다정은 얼굴이 다소 굳어지더니 턱을 살짝 올려세우며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그냥 아무 얘기나 해본 거예요. 말하기 싫으면 하지 마요.”말하자마자 그녀는 앞으로 총총대며 걸음을 재촉했다. 여준재는 그걸 보고 실소를 터뜨리며 쫓아와 그녀를 잡았다.“아니에요. 그만 놀릴게요. 원경하는 죽지 않았어요.”“다행이네요.”그동안 원경하가 진짜 죽음으로 자신한테 보복할까 봐 내심 걱정했던 고다정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비록 자신한테 실질적인 상해는 없지만, 잇따른 문제도 가볍게 볼 수만은 없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그런 일 때문에 마음이 꺼림직해지기 싫었다.표정으로 그녀의 속마음을 읽어낸 여준재는 이어서 말했다.“앞으로 죽고 싶어도 못 죽을 거예요. 원씨 집안에서 교도소에 손을 써놔서 특별하게 보살피도록 했어요.”그 말을 듣고 고다정은 머리를 끄덕이고는 화제를 계속하지 않았다.아침 식사를 마친 후 그들은 각자 볼일을 보는데 바빴다.여준재는 두 아이를 데리고 올라갔다가 다시 회사로 출근하고, 고다정은 강 할머니와 함께 정원에서 산책하다가 약 밭을 살피러 갔다.시간이 훌쩍 지나 어느새 저녁이 되고, 고다정은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같이 거들고 있었는데, 이 집사가 밖에서 들어오며 공손히 말했다.“작은 사모님. 꼬마 도련님과 아가씨가 돌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임은미 아가씨와 육성준 씨도 같이 오셨어요.”“네? 은미랑 성준이가요?”놀란 표정을 지은 고다정은 얼른 이 집사한테 분부했다.“마실 것부터 내보내시고요, 제가 여기 일을 끝내고 갈게요.”이 집사는 알겠다 끄덕이고 돌아서서 나갔다.몇 분 뒤, 고다정은 거실로 가서 두 아이와 한창 정신없이 놀고 있는 임은미와 육성준을 보고 걸어가며 웃는 얼굴로 물었다.“너희들 어떻게 왔어? 그것도 둘이 같이?”그녀는 말하면서 그 둘을 야유의 눈빛으로 훑어보았다.“……”그 시선에 둘은 어이가 없어 잠시 할 말을 잃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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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육성준의 생일파티

“난 별일 없어, 그저 내 양아들이랑 양딸 보러 왔지. 성준이는 볼일 있을 거야.”임은미는 육성준만 홀랑 팔아넘기고 뒷일은 상관 않은 채 두 아이와 장난치느라 가버렸다.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의아해서 육성준을 바라보며 물었다.“나한테 무슨 볼일인데?”“사실 별거 아닌데, 며칠 후에 내 생일이야. 널 초대하고 싶어서.”그는 서류 가방에서 초대장을 꺼내 고다정한테 넘겨주었고, 고다정은 그걸 받으며 말했다.“아, 그렇구나. 꼭 제시간에 갈게.”말하고 있는 사이에 이 집사가 건너와 저녁 식사를 알리자, 고다정은 두 친구한테 식사를 같이하자고 했다.식사 자리에서 육성준은 고다정 모자 세 사람과 강 할머니만 있는 걸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여 대표님은 저녁에 안 돌아오나 봐?”“준재 씨가 오늘 약속이 있어 늦게 돌아온다고 했어.”고다정은 웃으면서 설명했다.임은미는 육성준을 향해 눈을 희번덕거리며 그를 쏘아붙였다.“여 대표님은 사무가 바쁘신 분이야. 너처럼 맨날 빈둥빈둥 돌아다니는 놈팡이인 줄 아니?”“임은미, 넌 잠깐이라도 나랑 안 다투면 입이 근질근질한 거야?”육성준은 뾰로통해서 그녀를 보았다.원래부터 여준재한테 앙금이 남아있는데 그녀의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그의 자격지심을 건드려 화가 잔뜩 났다.그런데도 그녀는 눈치채지 못했는지 그럴듯하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끄덕였다.“응, 맞아. 어떻게 한 판 더 싸워볼래?”그녀가 도발하며 육성준을 쳐다보자, 그는 부아가 터져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고다정은 그가 정말 화났다는 걸 눈치채고 얼른 분위기를 완화했다. “됐다, 됐어. 그만들 싸워. 하루에 몇 번씩이나 싸우는 거야. 너희들은 참 딱 맞는 한 커플이야."“누가 쟤랑 커플이야? 우린 서로 원수야, 원수.”둘이 이구동성으로 입을 열었다.그러고는 어리둥절해서 서로 마주 보고는 또다시 싫다는 내색하며 머리를 돌렸다.이 모습을 본 고다정은 저절로 웃음이 났다.두 아이와 강 할머니도 참지 못해 소리 내 웃고 말았다.이렇게 웃고 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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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여 대표님이 너무 깊이 감췄어요

사람들이 웅성대는 의논 속에서 고다정은 한 손으로 여준재의 팔짱을 끼고 다른 한 손으로 고하윤의 손을 잡고 우아하게 걸어 호텔 내로 들어갔다.호텔 입구에 서서 그들 한 가족이 걸어오는 걸 보던 육성준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고다정한테 농담을 건넸다.“오늘 밤 주인공은 난데, 너희 일가족이 나타나서 다른 사람 시선을 다 빼앗으면 난 어떡하라는 거야?”“그럼 우리 갈까?”고다정도 장난으로 받아치며 여준재한테 팔짱 끼고 가려는 시늉을 했다.그들이 한참 농담을 주고받을 때 육씨 부부가 연회장 안에서 걸어 나왔다.육씨 부부도 여준재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놀랍기도 감격스럽기도 해, 어찌 된 일인지 직접 마중 나와 알아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YS그룹과 아무런 친분이 없었으니 말이다. “진짜로 여 대표님이 오셨네요. 여 대표님이 이렇게 자리를 빛내주시니 너무 큰 영광입니다.”육 회장은 굽신거리며 여준재의 앞에 다가와 웃는데 그 모습이 마치 미륵불이 웃는 모습과 같았다.그렇다. 비록 육성준은 준수한 외모와 날씬한 체격의 미남자지만 그의 아버지는 뚱보였다.육 회장의 곁에 섰던 육 회장 부인은 여준재와 인사를 나눈 후, 고다정한테로 시선이 가더니 얼굴색이 약간 변하며 머뭇거렸다.“이건…다정이 아니니?”“네. 육 회장님, 사모님, 오랜만에 봬요.”고다정은 예의 있게 그들에게 인사를 드렸다.육 회장은 그제야 그녀를 알아보고, 그녀가 여준재와 함께 나타난 것에 의아하여 물었다.“진짜 고씨네 그 아이가 맞는구나. 너 그 집안에서 쫓겨났잖아…어떻게 여 대표님이랑 함께 있는 거냐?”자신이 부적절한 말을 했다는 걸 깨닫고 육 회장은 급히 말을 돌렸다.그러고는 시선이 또 두 아이한테 가더니 더 놀란 표정이었다.두 아이의 모습이 어찌 봐도 여준재와 너무 닮아 있었기 때문이었다.“이 두 아이는…”“저와 여준재 씨 아이입니다. 그때 그 아이들이고요.”그들한테 굳이 숨길 이유가 없어 그녀는 스스로 털어놓았다. 그러나 목소리는 아주 작아 그들 몇 사람만 들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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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불청객 고씨 일가

몇몇 부인의 말을 듣고 고다정은 그들이 오해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어차피 그렇게 될 사정이므로 굳이 해명하지 않았다.그녀는 조신하게 그녀들한테 인사를 드렸다.“안녕하세요.”“여 대표 사모님, 안녕하세요.”그녀들과 몇 마디 나누고 나니 어색했던 분위기가 한결 나아졌다.특히 그녀들과 인사말을 하는 앙증맞은 두 아이의 말소리가 그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어쩜 이렇게 얌전하고 귀여운 애들이 다 있을까? 집에 훔쳐 가고 싶다.”“하윤아, 이모랑 같이 집에 안 갈래? 이모 집에는 장난감도 엄청 많고, 너랑 같이 놀아 줄 오빠도 있어.”“그 집에는 다 개구쟁이들이잖아요. 하윤이를 다치게 하면 어떡해요. 우리 집에 가자, 우리 집은 다 언니들이야, 여자애들끼리 할 말이 많잖아.”사모님들은 서로 두 아이를 자기 집에 데려가려고 다투기 시작했다.애들은 이런 상황을 겪은 경험이 없는지라, 고다정한테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고다정은 오랜만에 두 아이가 어려움에 부닥친 걸 보고 놀리고 싶은 마음이 생겨 일부러 못 본 척하였다.임은미도 고다정의 고약한 취미를 알아채고 아무 소리 없이 그녀와 합을 맞추었다.그리고 그녀한테 가까이 다가가서 익살부리며 속삭였다.“우리 집 하준, 하윤이가 인기 짱이네.”“너 그걸 이제야 알았어?”고다정도 웃으며 대답했다.그러나 두 아이는 엄마와 양엄마가 자기 둘을 내버려두고, 그들끼리만 속닥대며 귓속말하는 걸 보고 속이 매우 답답했다.그와 같은 시각, 연회장에 또 다른 사람들이 들어왔다.육성준은 눈앞의 고씨 집안사람들을 보며 반갑지 않은 기색이 스쳤다.“고씨 집안에 초대장을 보낸 적이 없는 거로 기억되는데, 여긴 뭐 하러 왔어요?”이 말을 꺼내자, 호텔 바깥의 기타 사람들이 다 이상한 눈빛으로 고경영 부부와 고다빈, 진시목을 바라봤다.진시목은 그 시선에 얼굴이 따가워지며 난처한 기색이었고, 고씨 집안 다른 사람들도 얼굴색이 난감하긴 마찬가지였다.그들은 육성준이 이렇게 대놓고 그들의 체면을 구길 줄은 몰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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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고경영의 후회

바깥에서 벌어진 소동에 대해 고다정은 모르고 있었다.그녀는 부인들과 얘기를 마친 후, 두 아이랑 임은미와 같이 구석진 곳을 찾아 쉬고 있었다.얼마 후, 들고 온 디저트와 음료수를 다 먹어 치우고, 두 아이는 더 먹고 싶다고 칭얼댔다. 고다정은 아이들이 저녁에 별로 먹지 못한 것이 걱정되어, 임은미한테 아이들을 맡기고 디저트 코너로 가서 먹을 것을 좀 더 가져올 생각이었다.그리하여 가다가 뜻밖에 멀지 않은 곳 사람들 사이에서 웃는 얼굴로 여기저기 비위를 맞추고 있는 고경영을 보게 되었다.육성준이 자기 생일 파티에 저 사람들을 청할 리 없는데, 어떻게 된 걸까 하고 그녀는 생각하다, 고씨 집안사람들처럼 이익만 쫓아다니는 인간들은 청하지 않아도 얼굴에 철판 깔고 찾아올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그러는 와중에 어떤 정장 차림의 젊은 남자가 그녀의 앞에 다가와서 정중하게 인사하며 말했다.“아가씨, 저희 부회장님께서 고씨 집안사람들이 왔으니, 애들을 데리고 조심하라는 말씀을 전달하라고 하셨습니다.”“알겠어요. 성준이한테 고맙다고 전해줘요.”눈앞의 사람이 육성준 신변 비서인 걸 알아본 그녀는 그의 말에 머리를 끄덕였다.맡겨진 임무가 완성되자 비서는 그만 떠났다.고다정도 더 머물지 않고 디저트를 좀 집어서 두 아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두 아이는 엄마가 맛있는 걸 들고 오니 매우 기뻐하며 그걸 맛있게 먹었다. 고다정은 그들한테 먹을 것을 먹여주며, 임은미한테 고씨 집안사람들이 왔다고 얘기했다.“나 방금 디저트 가지러 갔다가 고씨 집안사람들을 봤어.”“고씨 집안사람을? 다정이 네가 잘못 본 게 아니고?”임은미는 매우 의외였다.고다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잘못 본 게 아니야. 조금 전 육성준이 비서를 보내 나한테 귀띔까지 해줬어. 고씨 집안사람뿐 아니라 진시목도 왔어.”이 말을 들은 임은미는 저도 모르게 분통이 터졌다.“육성준은 어떻게 된 거야? 너랑 고씨 집안 사이를 뻔히 알면서, 그 사람들을 왜 불러!”“성준이가 부른 게 아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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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질투 나서 미칠 것 같다

“여보, 여 대표님과 고다정 그 계집애가 그렇고 그런 사이인데, 우리 회사 일을 여 대표님한테 부탁드려도 완전 문제없겠는데요?”심여진이 고경영을 꼬드겼다. 그러자 고경영은 머뭇거리며 말했다.“여 대표가 우리를 도와줄까?”“당신이 고다정 아버진데, 아무리 사이가 안 좋더라도 그건 변하지 않잖아요. 그리고 여 대표 말고 우리한테 다른 대안이 없잖아요. 방금 당신이 인사드린 그 사람들 봐요, 어느 누가 우릴 거들떠보기나 하나. 당신도 눈치챘을 거 아니에요.”그녀가 그럴듯하게 설득하니 고경영은 마음이 흔들렸다.지금 여준재 밖에 고씨 집안을 도와줄 사람은 확실히 없어 보였다. 오늘 그가 생일연회에 섞여 들어온 것은, 자금 조달을 도와줄 파트너를 찾기 위해서다. 그의 판단 미스로 인해, 고씨 집안이 해외에서 투자한 프로젝트가 잘못되어, 회사 자금이 모두 묶여버렸다. 지금은 이리저리 돌려막으면서 겨우 지탱하고 있지만, 만약 새로운 자금이 더 들어오지 않는다면, 회사가 더는 버티지 못하고 폭삭 망하게 될 것이다.고경영은 자신이 반평생 수고스럽게 일궈 닦은 회사가 망하는 꼴을 볼 수 없어 오늘 여기에 오게 됐다.곰곰이 생각하니 그도 심여진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비록 고다정과의 사이가 매우 안 좋더라도, 그가 고다정의 생부인 점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니 말이다.“내가 이따가 기회를 봐서 다정이한테 말하겠소.”“당신이 알아서 하신다니 됐어요.”심여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눈빛 속에는 뭔가 반짝이며 고다정이 있는 쪽을 힐끔 했다.고씨 부부의 대화를 고다빈은 듣지 못했다.연회장에 들어온 후부터 그녀와 진시목은 고씨 부부와 따로 갈라져 다녔다.그녀는 회사에 보탬이 되려고 진시목의 비즈니스 파트너를 자기한테 소개해 달라고 했다. 회사가 난관에 봉착했으니 진시목도 고씨 집안의 사위로서 수수방관 안 하는 게 맞지만, 진씨 집안 어른들이 고씨 회사가 밑 빠진 독이라는 걸 진작에 간파하고, 진시목한테 절대 돈을 빌려주지 못하게 막았다.그 일로 고다빈과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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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그해 일은 너나 나나 다 잘 알아

이렇게 생각하니 고다빈은 내심 더욱 달갑지 않고 분했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표정이 냉담하게 변한 그녀는 빈정대며 그 부인들한테 말했다.“전 여러 사모님께서 저 여자를 안 만나는 게 좋겠어요. 저 여자는 무슨 여 대표님 사모님이 아니에요. 그저 여 대표님이 곁에 둔 내연녀 같은 거지.”이 말에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몇몇 부인들은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다빈은 그녀들의 반응을 아랑곳하지 않고, 절대 그녀보다 고다정이 더 우쭐대게 놔둘 순 없다 생각하며, 오만한 걸음으로 고다정을 향해 걸어갔다.다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고다정을 칭찬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사모님과 여 대표님은 정말 선남선녀가 따로 없어요. 너무 부러워요.”“그렇고 말고요. 저는 여 대표님이 이렇게 부드러운 모습을 처음 봐요.”“역시 훌륭한 사람들끼리 끌리는 법이에요.”그 말에 고다빈은 비웃으며 입꼬리를 올리더니 갑자기 볼륨을 높이며 말했다.“여 대표님이 훌륭한 건 맞지만, 사람 보는 눈이야말로 정말 너무 형편없네요.”그녀의 말이 끝나자 한창 웃고 떠들던 장내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모두가 놀란 표정으로 고다빈을 바라보았다. 도대체 어떤 인물이길래 감히 이런 망언을 내뱉는가 하며 그녀를 아래위로 훑었다.고다정과 여준재도 가까이 다가온 고다빈을 보고 안색이 약간 어두워졌다.“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고다정이 물었다.그러자 고다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당당하게 고다정을 향해 도발했다.“왜, 너도 여기 오는데 난 오면 안 돼?”그러면서 그녀의 시선은 여준재한테로 스쳐 가더니, 또 예전에 여준재한테 당했던 것을 생각하고는 마음속에 원한이 솟구쳐 참지 못하고 그를 비웃기 시작했다.“대단한 여 대표님께서 굴러먹던 애를 데려다가 키우고 헌신짝 수집하는 취미가 있으신 줄은 몰랐네요. 정말 세상엔 놀랄 일들이 많아요, 그렇죠?”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장내가 소란스럽게 떠들기 시작했다.“아까 곁에 둔 내연녀라는 건 뭐지?”“굴러먹던 애라니, 설마 내가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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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이 여자를 내쫓아버려

“내가 뭘 알아. 난 네가 약혼 직전에 시목 오빠를 배신하고, 다른 남자랑 바람피웠다가 그 남자의 애까지 임신했다는 것밖에 몰라.”고다빈은 고다정의 경고를 못 들은 척하며 일부러 5년 전 일을 다시 들춰내 고다정 의 비위를 거스르게 했다.그녀가 거듭 지난 일을 거론하며 자신을 모욕하니 고다정은 화가 나서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고다정의 감정 기복을 느낀 여준재는 그녀의 손을 잡고 조용히 위로했다.“두려워 마요. 내가 있으니까.”“두려운 건 아닌데, 그냥 너무 화가 나요.”고다정은 고개를 살래살래 저으며 걱정스러운 듯 두 아이를 보았다.여준재도 그녀의 시선이 향한 곳을 보고 뭘 걱정하고 있는지 잘 알아,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에게 맡겨요.”고다정은 그가 어떻게 처리할 건지 물어보려고 하는데, 여준재가 그녀 먼저 고다빈을 향해 차갑게 입을 열었다.“기왕 5년 전의 일을 입 밖에 꺼냈으니, 나도 이제 알려줄게. 이 두 아이는 내 아이야. 5년 전 다정 씨와 같이 있었던 남자도 나야. 무슨 내연남이 아니라.”이 말이 나오자, 장내가 떠들썩하여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뭐? 그때 그 남자가 여 대표라고?”“반전의 반전이구먼. 너무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근데 그렇다고 해도 고다정이 약혼 전에 약혼자 배신한 건 사실이잖아.”누군가 여준재의 말꼬리를 잡는 얘기가 들리자 다른 사람들마저 해명을 바라는 눈빛으로 여준재를 쳐다보았다.여준재는 그 소리를 듣고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그때 고다정은 약혼자를 배신하지 않았어. 어떤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이 고다정한테 약을 탔지. 다정 씨도 자신이 덫에 걸린 걸 알고 가까스로 거기서 도망 나왔지만, 얼떨결에 내 방으로 들어오게 된 거야. 그리고 마침 똑같은 수작에 걸린 나와 마주치게 됐어.”고다빈과 심여진은 이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고 고경영도 옆에서 듣고 눈이 휘둥그레졌다.고경영은 고다정과 잠자리를 한 사람이 여준재인걸 이제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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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왜 고씨 집안사람을 한꺼번에 내쫓지 않았어

육성준은 고다빈의 말에 화도 나고 어처구니가 없어 실소를 터뜨렸다.“내 생일파티에서 소란을 피우는데 내가 왜 못 쫓아내?”말하는 동안, 그는 곁에 서서 방관자의 자세로 구경만 하는 진시목을 보니 경멸의 감정이 차올라, 아예 상대를 그로 바꿔 기세등등하게 따져 물었다.“진 사장님, 당신 와이프가 내 생일파티에서 내가 귀하게 모신 손님한테 폐를 끼쳤는데, 저한테 무슨 설명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진시목은 상관하고 싶지 않았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단 걸 알고 사람들 사이에서 걸어 나왔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저도 모르게 여준재 곁에 있는, 예전보다 더 아름다워진 고다정을 향했으며, 달갑지 않은 감정과 또 말로 설명이 안 되는 복잡한 정서가 뒤섞여 마음이 어지러웠다.고다정도 그의 시선을 느꼈으나 마음속에 아무런 파장도 없었고 본 척조차 하지 않았다.오히려 여준재가 어두운 낯빛으로 그녀 앞에 막아서며 진시목의 시선을 차단해 버렸다.그가 가로막는 행동에 진시목은 눈빛이 어두워졌다.아직 여준재와 충돌을 만들고 싶지 않은 그는 고다정을 향한 시선을 거두었다.그러나 그의 이런 일거수일투족을 고다빈은 다 지켜보고 있었다.상황만 허락이 됐다면 고다빈은 당장이라도 달려가 고다정을 여준재 뒤에서 끌고 나와 얼굴을 왕창 허벼 망가뜨려 놓고 싶었다.‘나쁜 년, 여준재를 꼬신 것도 모자라 내 남편까지 꼬시려 들어?’그녀의 마음속엔 질투와 분노의 파도가 세차게 일렁이었지만, 얼굴은 평온함을 애써 유지했다.그러다 그녀는 억울한 표정을 짓고 진시목을 바라보며 말했다.“자기야, 난 소란 피운 게 아니라 사실을 몇 마디 말했을 뿐인데 부회장님이 날 쫓으신대.”“허, 고다빈. 너의 그 적반하장으로 남한테 덮어씌우는 버릇은 여전하구나. 넌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바보로 보여?”육성준은 그녀를 아니꼽게 보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갑자기 웃으며 빈정댔다.“아, 너 그거 모르지. 네가 아까 소란 떨 때 진 사장님이 옆에서 다 보고 있었거든. 그러니까 너도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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