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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질투 나서 미칠 것 같다

“여보, 여 대표님과 고다정 그 계집애가 그렇고 그런 사이인데, 우리 회사 일을 여 대표님한테 부탁드려도 완전 문제없겠는데요?”

심여진이 고경영을 꼬드겼다. 그러자 고경영은 머뭇거리며 말했다.

“여 대표가 우리를 도와줄까?”

“당신이 고다정 아버진데, 아무리 사이가 안 좋더라도 그건 변하지 않잖아요. 그리고 여 대표 말고 우리한테 다른 대안이 없잖아요. 방금 당신이 인사드린 그 사람들 봐요, 어느 누가 우릴 거들떠보기나 하나. 당신도 눈치챘을 거 아니에요.”

그녀가 그럴듯하게 설득하니 고경영은 마음이 흔들렸다.

지금 여준재 밖에 고씨 집안을 도와줄 사람은 확실히 없어 보였다. 오늘 그가 생일연회에 섞여 들어온 것은, 자금 조달을 도와줄 파트너를 찾기 위해서다. 그의 판단 미스로 인해, 고씨 집안이 해외에서 투자한 프로젝트가 잘못되어, 회사 자금이 모두 묶여버렸다. 지금은 이리저리 돌려막으면서 겨우 지탱하고 있지만, 만약 새로운 자금이 더 들어오지 않는다면, 회사가 더는 버티지 못하고 폭삭 망하게 될 것이다.

고경영은 자신이 반평생 수고스럽게 일궈 닦은 회사가 망하는 꼴을 볼 수 없어 오늘 여기에 오게 됐다.

곰곰이 생각하니 그도 심여진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비록 고다정과의 사이가 매우 안 좋더라도, 그가 고다정의 생부인 점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니 말이다.

“내가 이따가 기회를 봐서 다정이한테 말하겠소.”

“당신이 알아서 하신다니 됐어요.”

심여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눈빛 속에는 뭔가 반짝이며 고다정이 있는 쪽을 힐끔 했다.

고씨 부부의 대화를 고다빈은 듣지 못했다.

연회장에 들어온 후부터 그녀와 진시목은 고씨 부부와 따로 갈라져 다녔다.

그녀는 회사에 보탬이 되려고 진시목의 비즈니스 파트너를 자기한테 소개해 달라고 했다. 회사가 난관에 봉착했으니 진시목도 고씨 집안의 사위로서 수수방관 안 하는 게 맞지만, 진씨 집안 어른들이 고씨 회사가 밑 빠진 독이라는 걸 진작에 간파하고, 진시목한테 절대 돈을 빌려주지 못하게 막았다.

그 일로 고다빈과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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