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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죽고 싶어도 못 죽어

그 말을 들은 여준재는 재미난 듯 쳐다보았다.

“난 당신이 안 물어볼 줄 알았어요.”

고다정은 얼굴이 다소 굳어지더니 턱을 살짝 올려세우며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그냥 아무 얘기나 해본 거예요. 말하기 싫으면 하지 마요.”

말하자마자 그녀는 앞으로 총총대며 걸음을 재촉했다. 여준재는 그걸 보고 실소를 터뜨리며 쫓아와 그녀를 잡았다.

“아니에요. 그만 놀릴게요. 원경하는 죽지 않았어요.”

“다행이네요.”

그동안 원경하가 진짜 죽음으로 자신한테 보복할까 봐 내심 걱정했던 고다정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비록 자신한테 실질적인 상해는 없지만, 잇따른 문제도 가볍게 볼 수만은 없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그런 일 때문에 마음이 꺼림직해지기 싫었다.

표정으로 그녀의 속마음을 읽어낸 여준재는 이어서 말했다.

“앞으로 죽고 싶어도 못 죽을 거예요. 원씨 집안에서 교도소에 손을 써놔서 특별하게 보살피도록 했어요.”

그 말을 듣고 고다정은 머리를 끄덕이고는 화제를 계속하지 않았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그들은 각자 볼일을 보는데 바빴다.

여준재는 두 아이를 데리고 올라갔다가 다시 회사로 출근하고, 고다정은 강 할머니와 함께 정원에서 산책하다가 약 밭을 살피러 갔다.

시간이 훌쩍 지나 어느새 저녁이 되고, 고다정은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같이 거들고 있었는데, 이 집사가 밖에서 들어오며 공손히 말했다.

“작은 사모님. 꼬마 도련님과 아가씨가 돌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임은미 아가씨와 육성준 씨도 같이 오셨어요.”

“네? 은미랑 성준이가요?”

놀란 표정을 지은 고다정은 얼른 이 집사한테 분부했다.

“마실 것부터 내보내시고요, 제가 여기 일을 끝내고 갈게요.”

이 집사는 알겠다 끄덕이고 돌아서서 나갔다.

몇 분 뒤, 고다정은 거실로 가서 두 아이와 한창 정신없이 놀고 있는 임은미와 육성준을 보고 걸어가며 웃는 얼굴로 물었다.

“너희들 어떻게 왔어? 그것도 둘이 같이?”

그녀는 말하면서 그 둘을 야유의 눈빛으로 훑어보았다.

“……”

그 시선에 둘은 어이가 없어 잠시 할 말을 잃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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