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 고다정은 구남준의 연락을 받았다.“고 선생님, 대표님한테 사고가 발생했는데 고 선생님만이 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무슨 일인데요?”당황한 고다정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물었다.구남준은 간략하게 말했다.“대표님 습격을 당하셨는데 가슴에 꽂힌 비수에 이름 모를 독소가 묻혀있어 신체 기관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고 선생님께서도 대표님 상태가 짐작이 갈 것입니다. 병원에서는 해독제를 연구해 내려면 최소한 한 달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대로는 버텨내지 못할 것입니다.“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짐을 챙겨서 가겠습니다.”고다정은 더는 묻지 않고 여준재를 살리겠다고 말했다.구남준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잠시 후 헬리콥터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네. 알겠습니다.”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통화를 마쳤다.외국에서 인사불성이 된 여준재를 생각하면서 급히 약국을 벗어났다.“외할머니, 저 짐 좀 싸주세요. 너무 많이는 말고 갈아입을 수 있을 정도로만요. 저는 약재 챙기러 갈게요.”강말숙은 그녀가 당황한 모습을 보고 궁금한 마음에 물었다.“무슨 일 있어? 왜 갑자기 짐을 싸?”“준재 씨가 외국에서 사고를 당했는데 중독으로 상태가 많이 안 좋대요. 지금 바로 가보려고요. 곧 저를 데리러 오는 사람들이 도착할 거예요.”고다정은 대충 상황을 설명했다.강말숙은 놀라고 말았다.더 묻고 싶었지만, 고다정의 다급한 뒷모습을 보고 꾹 참고 그녀를 위해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고하준과 고하윤은 고다정의 말을 듣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방에서 뛰쳐나왔다.“엄마, 삼촌 다쳤어요? 정말이에요?”고다정은 고개를 돌렸다가 간절하게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고하준과 고하윤을 발견했다.곧 떠나야 했기 때문에 숨길 수도 없다는 생각에 바로 말했다.“맞아. 준재 삼촌 다쳐서 엄마 돌봐주러 가야 해. 엄마 없는 동안 외할머니 말을 잘 들어야 해. 알았지?”하지만 고하준과 고하윤이 이런 요구를 할 줄은 몰랐다.“엄마, 저희도 삼촌 보러가고 싶어요. 저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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