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속 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진 모르겠지만 원준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 더욱 일그러져 갔다."어떤 이유에서든, 여준재가 살아남은 것은 당신들의 실수야, 무슨 수를 써서든 그 새끼 처리해버려!”원준은 여준재가 살아남는 것을 절대 허락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틀 동안의 손실을 전혀 되찾을 수 없을 것이고, 아버지는 절대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원준이 여준재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임초연 역시 잘 알고 있었고,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계산적인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원준이 느낄 기분을 생각했을 때 여준재의 신변 보호가 삼엄한 와중에도 반드시 방법을 강구해 여준재가 치료를 받지 못하도록 손을 쓸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이 방법이란 치료사를 처치하는 것 외에는 더 좋은 수가 없었다.’고다정, 이번에는 과연 누가 널 구해줄 수 있을까?’ 임초연은 생각할수록 기분이 좋아졌다.하지만 그녀는 본분을 잊지 않고 당장의 만족감을 숨긴 채 휴대전화를 들고 걱정스럽게 집을 나섰다.그녀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심해영이 복도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잠시 눈가에 악의가 서렸지만, 감쪽같이 감춘 채로 다가가서 먼저 인사를 했다."해영 이모, 무슨 얘기 하세요?”말을 마친 그녀는 쌍둥이에게도 부드럽게 웃었다.두 아이는 눈치를 보며 인사치레로 이모라 부르고는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쌍둥이들은 이 이모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저 가짜처럼 느껴졌다.임초연도 두 녀석의 쌀쌀함을 느꼈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다. 고다정을 처리하면, 다음은 이 아이들 차례일 것이다.심해영은 바로 옆에 서 있는 임초연이 이미 악마의 화신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임초연이 며칠 동안 환심을 산 지라 그녀에 대한 경계는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그래서 오늘도 임초연의 등장에 미소를 유지한 채 물었다. "어떻게 온 거야, 오늘 부모님께 선물 사드리러 쇼핑 나갔다고 하지 않았어?”임초연은 심해영과 고다정이 그녀가 여준재를 포기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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