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보스의 품격 / 챕터 391 - 챕터 400

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391 - 챕터 400

1270 챕터

제391화 치료 시작

고다정은 여준재의 상태를 보더니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다름 아니라 그녀의 예상에 따르면 오늘의 치료는 적어도 3분의 1의 독소를 빼낼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준재의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독소는 3분의 1마저 채 안 돼 보였다. 보아하니 독성이 상당히 강한 독소였다.“이건 극히 일부분의 독소일 뿐입니다. 모든 독소를 빼내려면 아직 시간이 더 걸려야 될 거에요.”고다정은 말을 마치고 여준재의 곁으로 가 침을 거두며 옆에 서 있던 현준에게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제가 전에 달여놓은 탕약도 꼭 먹이세요.”진현준은 묻고 싶은게 많았지만, 다정의 말대로 하기로 했다. 다정이 이곳에 있는 한 앞으로 질문할 기회는 많을 것이다.약을 마신 후 다시 준재를 부축해 침대로 옮겼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그의 변화를 알아챌 수 있었다. 안색은 여전히 창백했지만 예전처럼 잿빛 얼굴색에 죽음의 기운을 뿜고 있지는 않았다.구남준은 이를 보더니 깊은숨을 토해냈다. 조마조마하던 가슴이 드디어 한 시름 놓은 듯 편해졌다.“고 선생님, 그럼 이대로 치료를 받으신다면 대표님은 언제쯤 깨어나실까요?” 그의 걱정도 이해가 갔다. 회사의 대표가 앓아누웠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라도 하면 회사는 흔들리고 말 것이다. 회장이 아직 위에서 버티고 있더라도 회사의 프로젝트와 주식에 영향을 줄 것이고 직접 준재를 만나지 않으면 협력을 취소하겠다는 사람들도 있었다.고다정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지만 남준의 얼굴에서 무언가 긴박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눈치챘다. 그녀는 입술을 달싹이더니 말했다. “예상대로라면 세 차례 진료 후 깨어나실 수 있으실 테지만 방금 독소를 빼낸 상황으로 봤을 때 적어도 일곱 번의 치료를 받으셔야 깨어나실 겁니다. 일주일 정도 걸리겠네요.”“일주일이나요? 너무 오래 걸리네요. 다른 방법은 정말 없는 건가요?”구남준이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다정은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지금으로선 이게 제일 빠른 방법입니다.”진현준은 남준이 급해 하는 이유를 모른 채 
더 보기

제392화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리기

심해영의 등장에 다정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병실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준재를 생각하니 어느 정도 납득이 되었다.하준이가 먼저 다정을 발견하고 놀라서 쳐다보았다. “엄마, 깼어요?”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해영에게 인사했다.“심 여사님.”심해영은 간신히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고 선생님 이야기는 이미 남준에게 전해 들었어요. 우리 준재 살려주셔서 감사드려요.”거리를 두며 격을 차리는 말에 내심 불편해졌다.다정은 미소를 띠며 답했다. “여대표님 개인 의사로서 대표님을 구하는 것 역시 제 직책이죠.”해영 역시 심경이 복잡해지며 면이 서지 않았다.여태껏 고다정이 아들의 발목을 잡는 존재라고 자신해왔는데 지금 그녀의 아들은 다정의 의술에 의지해야 살아날 수 있었다.운명의 장난일까 아니면 둘의 인연을 끊어낼 수 없는 것일까? 무엇이라 정의하기 어려웠다.거실의 분위기가 삽시간에 이상해졌다. 쌍둥이들도 뭔가를 느낀 듯 두리번거렸다.이때 장 집사가 나타나 침묵을 깨트렸다.“사모님, 고 선생님, 저녁 드실 시간입니다.”“그래.”해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고 선생님도 함께하시죠.” 말을 마치자 고개를 숙여 쌍둥이를 향해 자애롭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하준이 하윤이도 할머니랑 같이 밥 먹으러 가자.”쌍둥이들은 자연스럽게 다정의 눈치를 봤다. 다정은 반대할 이유가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해영을 따라가도록 했다.준재의 병세가 호전되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밥상의 분위기는 나름 화기애애했다.한편, 이들과는 정반대로 임초연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다정이 해외로 불려가 준재의 치료를 담당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었다. 사고 후 아직 깨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아 심하게 다친듯했다.초연은 질투심과 조바심을 동시에 느꼈다.다정이 준재와 가까워진다고 생각하니 질투가 났고 동시에 준재를 치료해준다면 둘의 관계는 더욱 깊어질 것이니 조바심도 났다.여씨 가문에서도 목숨을 살려준 은인으로 다정을 받아줄 수도 있었
더 보기

제393화 전략적 연합

”아가씨 오해세요. 제가 어떻게 감히 아가씨한테 그런 험한 일을 시키겠습니까. 그저 아가씨와 전략적 연합을 맺으려는 거죠. 성공한다면 여씨 가문의 며느리가 될 기회도 생기는 거고요.”원준이 악마의 유혹을 해왔다.임초연은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다.하지만 지금 승낙해버린다면 이번 협상에서 을이 되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당신이랑 연합 같은 거 안 해도 여씨 가문에 들어갈 수 있어요.”“자신감이 넘치시네요, 그런데 현실도 좀 직시하셔야죠.” 원준이 정곡을 찔렀다.결국 주도권 싸움을 포기한 임초연은 낮게 대답했다. “세 시에 보딩 예정이에요. 계획은 짧게 말하는 게 좋겠죠.”“당연하죠.”원준의 만족스러운 웃음소리가 전화기 한 켠에서 들려왔다.......하루 밤새 푹 쉬고 나니 정신이 맑게 돌아왔다.다정은 간단히 아침 식사를 마치고 쌍둥이를 데리고 해영을 따라 병원으로 향했다.병실에 도착하자 병실에는 진현준뿐만 아니라 어제 그녀가 쫓아냈던 의사들까지 모여있음을 발견했다.그녀는 남준을 향해 입 모양으로 이 사람들은 뭐하러 왔는지 물었다.남준은 난처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이들은 고 선생님이 어떻게 치료하시는지 보려고 오셨습니다. 어제 치료가 끝난 후 대표님 상태가 여러 면으로 좋아지셨거든요.”다정은 의외였지만 납득할 수 있었다. 단지 심해영이 불만이란 듯이 미간을 찌푸렸다.“뭐 볼 게 있다고. 치료에 영향 주면 어떡해, 안돼, 다 나가라고 해.”말을 마치고 강경한 태도로밖에 있는 경호원들에게 쫓아낼 것을 명했다.의사들은 수치심에 화가 났지만 별수 없었다. 금세 병실에는 고다정과 진현준으 포함한 몇 명만 남게 됐다.고다정은 심해영까지 내보내고 싶었지만 나갈 기색이 전혀 없어 보여 말을 꺼내지 않았다. 단지 쌍둥이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난감했다.여준재의 상처는 어제 일부 독소를 빼냈어도 아직은 보기에 흉측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아직 어린아이들을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다.“구 비서님, 아이들 데리고 잠깐 나가서 놀아주실 수 
더 보기

제394화 임초연의 등장

모두 다정의 말을 듣고는 조용해졌다. 진현준이 대표로 나서서 질문했다. “고 선생님이 쓰신 치료 방법은 무엇이죠?”“고대 의료법입니다. 저희 나라에서는 몇천 년의 역사가 있죠. 여러분들이 보셨던 한의학과는 다를 겁니다.”고다정은 간단히 대답했다. 그럼에도 현준은 알아들을 수 있었다.귀국을 자주 하지는 않았지만, 소문으로 들은 적이 있었다. 소문에 의하면 국내에 은밀하게 지내는 의학 가문이 있다는 것이다.이 가문은 예로부터 내려오던 치료 의술을 통달하고 있으며 신통하기 그지없다는 것이다. 소문은 익히 들었으나 현준이 직접 본 적이 없었기에 믿을 수 없었다.그런데 그 소문이 진짜라니, 진짜로 이토록 신기한 의술이 있을 수 있다니!이에 고다정을 바라보는 현준의 눈빛이 더욱 불타오르기 시작했다.“은신 가문의 사람 맞죠?”“어... 아니요.”고다정은 현준이 오해를 했다고 생각해 고개를 젓고는 차분히 해명했다. “저는 그저 운이 좋아 사부님을 만나 그분한테서 배웠을 뿐입니다.”진현준은 믿지 않았다. 그는 고다정이 겸손을 떤다고 생각했다.“고 선생님 너무 겸손하시네요. 가능하다면 의술에 대해 깊이 있게 대화해보고 싶습니다. 당신의 침술을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이런 기술은 수술대에서 약물로 과다출혈을 막을 수 없을 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진지하게 자신과 의술을 토론하는 이 사람에게 다정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이 사람이 이 정도로 의학에 집착하는 사람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어쩔 수 없이 황급히 남준에게 도움의 눈빛을 보냈다.남준이 알아차리고는 다정의 앞을 막아서며 현준을 병실 쪽으로 밀었다.“반 시간이나 지났는데 수치 기록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현준은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일을 첫째로 할 수밖에 없었다.남준은 경호원들을 불러 남은 의사들도 데리고 나가도록 했다.눈앞의 의사들이 모두 사라지자 다정은 인제야 크게 숨을 내쉬었다.해영은 상황을 지켜보며 혼란스러워졌다. 이제껏 다정의 신분을 탐탁지 않아 했는데 은신 가문의
더 보기

제395화 누군가 준재 씨를 해하려 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심해영은 참지 못하고 병원에서의 일을 물었다.“아까는 왜 그렇게 말해라고 한 거니?”말을 꺼내자 쌍둥이들도 호기심에 귀를 쫑긋했다.임초연은 쓴웃음을 짓더니 말했다. “고 선생님을 만나면 같이 설명해드릴게요.”심해영은 그녀의 표정을 보더니 마음속에 불안함이 가득했지만 더는 캐묻지 않았다. 별장에서 고다정은 한 잠자고 일어난 상태였다.그녀는 맑은 정신으로 거실에 앉아 여준재의 치료에 쓰일 약재를 제조하고 있었다.그때 밖에서 경적이 들려왔다. 아마 심해영와 아이들이 병원에서 돌아왔을 것이다.몸을 일으켜 손에 묻은 약재 부스러기를 닦아내고 마중을 나가려는 그때 거실로 들어오는 네 사람에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멀지 않은 곳에서 임초연이 심해영의 팔짱을 꼭 낀 채 쌍둥이들을 데리고 들어오고 있었다.순간 가슴이 쿵 내려앉으며 불안감이 밀려왔다.쌍둥이는 다정의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하고는 반갑게 뛰어왔다.“엄마, 저희 왔어요.”“아저씨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엄마한테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어요.”아기들은 이구동성으로 입을 열었다.고다정은 입꼬리를 달싹이고는 대충 대답했다. “그래?” 그러면서도 눈은 임초연에게 고정돼 있었다.임초연은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인사를 걸어왔다.“고 선생님, 또 뵙네요.”“네, 초연 씨.”고다정은 입술을 달싹이며 고개를 끄덕였다.심해영이 두 사람 사이의 묘한 기류를 눈치를 챘지만 마음속으로 다른 일을 걱정하는 듯싶었다.“초연아, 차에서 병원에서의 일은 고 선생님을 만나서 직접 얘기하겠다 했었잖니. 이제 얘기해줄 때가 되지 않았나?”“무슨 일 있었나요?”고다정은 자신과 관련됐다는 말에 눈썹을 찌푸렸다.임초연은 음모를 숨긴 눈을 반짝이며 ‘사실’대로 얘기했다. “무슨 일 있었어요, 누군가 준재 씨를 해하려 해요.”“누가?!”심해영은 비명을 지르며 소리를 높여 물었다. “누가 우리 준재를 해하려고 해?”고다정은 뭐라 하지 않았지만 역시 긴장되는 눈빛으로 임초연을 바라봤다.쌍둥이들도
더 보기

제396화 고다정이 괴롭힘을 당할까 걱정돼

고다정의 말에 심해영도 찬성했다. “그래요, 백날 천날 방비해봤자 차라리 범인을 잡기만 못하지. 그럼 말한 대로 합시다!”“그럼 앞으로 이렇게 하는 겁니다.”고다정은 자신의 계획을 자세히 설명했다.말을 끝낸 후 복잡한 눈빛으로 임초연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동안 초연 씨는 원씨 성의 남자를 예의주시해 주세요.”“네, 원준 씨랑 연락 계속할게요. 무슨 행동이라도 한다면 바로 알려드리죠.”임초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돕겠노라 약속했다.계획을 세운 후에도 심해영은 화를 삭이지 못해 이 사실을 남편에게 알리고 싶었다.하지만 눈앞에 앉아 있는 두 여자를 보자 또 걱정이 밀려왔다.임초연은 보아하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심 가득한 여자인 것 같았다. 반면 고다정은 그렇지 못했다. 단순해서 괴롭힘을 당하는 입장이었다.심해영은 자신이 떠나면 고다정이 임초연에게 괴롭힘을 당할까 걱정됐다.그리하여 세 사람은 거실에 앉아 서로 말을 주고받으며 어색한 대화만을 나눴다.다행히 고다정에게 신수 노인의 전화가 걸려와 이 어색함은 오래가지 않았다.신수 노인은 뉴스를 보고 여준재가 사고를 당했음을 알게 됐다. 거기에 전에 다정이 치료 방법에 대해 같이 논의했던 것이 생각나 고다정이 치료하는 환자가 여준재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해독이 필요하다던 친구 준재 맞지. 지금 뉴욕에 있는 거야?” 확신에 찬 말투였다.고다정은 신수 노인이 알아차렸으니 굳이 숨길 필요가 없어 웃으며 말했다. “역시 속이지 못한다니깐요.”“나처럼 똑똑한 사람을 속일 수 있을 것 같아?”신수 노인은 흥 하더니 전화를 건 목적을 얘기했다. “그 사람 상황은 좀 어때? 내가 가서 도와줄까?”다정은 사부의 나이를 생각해 에둘러 거절했다.“오실 필요 없으세요. 아직 깨어나진 않았지만, 수치도 안정됐고 독소가 모두 빠져나오면 아마 일어나실 수 있을 겁니다.“그래 그럼 다행이야.”신수 노인은 한 시름 놨다. 고다정도 옅게 웃었다.이어 두 사람은 치료에 관한 일을 토론하고는 전화를
더 보기

제397화 악마의 화신

전화 속 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진 모르겠지만 원준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 더욱 일그러져 갔다."어떤 이유에서든, 여준재가 살아남은 것은 당신들의 실수야, 무슨 수를 써서든 그 새끼 처리해버려!”원준은 여준재가 살아남는 것을 절대 허락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틀 동안의 손실을 전혀 되찾을 수 없을 것이고, 아버지는 절대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원준이 여준재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임초연 역시 잘 알고 있었고,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계산적인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원준이 느낄 기분을 생각했을 때 여준재의 신변 보호가 삼엄한 와중에도 반드시 방법을 강구해 여준재가 치료를 받지 못하도록 손을 쓸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이 방법이란 치료사를 처치하는 것 외에는 더 좋은 수가 없었다.’고다정, 이번에는 과연 누가 널 구해줄 수 있을까?’ 임초연은 생각할수록 기분이 좋아졌다.하지만 그녀는 본분을 잊지 않고 당장의 만족감을 숨긴 채 휴대전화를 들고 걱정스럽게 집을 나섰다.그녀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심해영이 복도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잠시 눈가에 악의가 서렸지만, 감쪽같이 감춘 채로 다가가서 먼저 인사를 했다."해영 이모, 무슨 얘기 하세요?”말을 마친 그녀는 쌍둥이에게도 부드럽게 웃었다.두 아이는 눈치를 보며 인사치레로 이모라 부르고는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쌍둥이들은 이 이모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저 가짜처럼 느껴졌다.임초연도 두 녀석의 쌀쌀함을 느꼈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다. 고다정을 처리하면, 다음은 이 아이들 차례일 것이다.심해영은 바로 옆에 서 있는 임초연이 이미 악마의 화신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임초연이 며칠 동안 환심을 산 지라 그녀에 대한 경계는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그래서 오늘도 임초연의 등장에 미소를 유지한 채 물었다. "어떻게 온 거야, 오늘 부모님께 선물 사드리러 쇼핑 나갔다고 하지 않았어?”임초연은 심해영과 고다정이 그녀가 여준재를 포기했다고
더 보기

제398화 실종된 고다정

"무슨 일을 잊었나 했더니, 그것을 잊었네요.”임초연은 말을 꺼내고는 심해영이 묻기도 전에 먼저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해영 이모, 오늘 제가 쇼핑하러 나갔을 때, 원준이 연락 왔었어요. 제가 말한 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화가 나서 전화를 끊더라고요. 아마 다른 방법을 써 준재 씨를 해하려 할 테니 우리 계획을 실행해도 될 것 같아요.”이 말을 들은 심해영은 즉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바로 경호원 대장을 불러 덫을 놓으라고 명했다.그날 밤 고다정도 이 사실을 듣고 협조하겠다고 했다. 다만 쌍둥이의 안전을 위해 그녀는 두 아이가 병원에 가는 것을 금지했다. 이에 두 녀석은 기분이 상했지만, 집에 가만히 있겠다고 약속했다.……다음날, 고다정은 아침을 먹고 여느 때와 같이 여준재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입원 동에 도착한 그녀는 엘리베이터 입구에 서서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를 기다렸다.그때 유난히 키가 큰 청소부 한 명이 청소차를 끌고 다가왔지만 고다정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띵’ 하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고다정은 청소부를 먼저 들어가게 하고 뒤이어 엘리베이터에 올랐다.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녀는 청소부를 등지고 있었기에 그의 위험한 눈빛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올라가고 청소부는 CCTV를 한눈 보더니 손수건을 꺼내 고다정에게 악마의 손을 뻗었다."윽….…”고다정은 피할 겨를도 없이 몇 번 허우적거리더니 그대로 쓰러졌다.몇 분 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청소차를 밀며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청소부는 눈앞에 보이는 장면에 멍해진 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다름이 아니라 복도 전체에 기세가 심상치 않은 경호원들이 잔뜩 깔려 있었다, 모두 몸집이 상당한 데다 위엄있는 모습에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았다."뭐 하는 사람입니까?”엘리베이터 입구의 경호원이 질문했다.청소부는 침을 꿀꺽 삼키며 쭈뼛쭈뼛 대답했다. "청소부입니다. 여기도 청소 필요하신가요?”"아니요. 외부인은 들어오실 수 없으니 당장 나
더 보기

제399화 당장 원준을 데려와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윤이가 더는 참지 못하고 무서워서 울기 시작했다."엄마에게 일이 생기는 걸 원치 않아요.”"할머니가 우리 엄마를 찾아주실 수 있으시죠?”하준이도 겨우 감정을 억누르며 눈시울을 붉혔다.엄마에게 일이 생겼다, 집안의 유일한 사내로 당황하지 말아야 했다, 아니면 동생이 더 무서워할 테니까.심해영은 눈앞에서 애써 진정하는 아이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할머니가 엄마를 꼭 찾을 테니 집에서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어.”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고개를 돌려 기사에게 차를 준비하라고 분부했다.하준이는 상황을 보더니 참지 못하고 물었다. “할머니, 우리도 같이 엄마 찾으러 가면 안 돼요? 말 잘 들을게요.”"하윤이도 말 잘 들을 테니 우리 같이 엄마 찾으러 가면 안 돼요?”하윤이도 눈물 젖은 눈으로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코를 훌쩍거리며 눈물을 그치려 애썼다.하지만 심해영은 두 아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없었다.그녀는 사람을 시켜 임초연을 불러와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우리가 잘못 생각했어. 원준이 준재에게 손을 쓴 것이 아니라 고 선생님한테 손을 썼더구나. 나는 병원으로 가서 상황을 봐야 돼서 이쪽을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두 아이를 봐줄 수 있겠는지 물어보려고 불렀어.”"뭐라고요? 고 선생님이 납치됐다고요?”임초연은 경악하는 표정을 지으며 앞에 있는 쌍둥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얼른 해결하러 가보세요, 이쪽은 제가 돌볼 테니 별일 없을 겁니다.”말은 이렇게 했지만 머릿속에는 이 거슬리는 두 녀석을 처리해버릴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하지만 잠시 생각한 끝에 실행에는 옮기지 않기로 했다.심해영이 돌봐달라고 부탁했는데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그녀의 능력을 의심할 것이고, 이것이 그녀가 다시 여씨 가문의 호감을 사는 데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되어서였다.두 아이는 심해영이 떠난 후부터 걱정스러운 듯 문밖을 바라보고 있었다.임초연이 아무리 설득해도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초연 이모, 피곤하면 들어가서 쉬세요. 우리는 여기서 
더 보기

제400화 바다에 던져버려

환한 거실에서 원시혁과 여진성이 팽팽한 기세로 대치하고 있었다.여진성의 낯빛은 이미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져 있었다."원시혁 씨, 당신 아들을 정말 데려오지 않을 겁니까?”"제 아들을 데려오려면 반드시 실질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생각도 하지 마십시오.”원시혁도 분명히 말했다.물론 그의 마음속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처럼 냉정하지 못했다. 자세히 보면 그의 등 뒤에 숨긴 손이 살짝 떨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여진성은 당연히 아무런 증거도 내밀 수 없었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당장 찾아내!”그는 옆에 있는 경호원에게 고갯짓을 하며 분부했다.원시혁은 여진성이 이토록 무례하게 나올 줄 몰랐는지 고함을 질렀다. “감히!”“허, 감히 할 수 있는지 없는지 똑똑히 보라고!”여진성은 그를 향해 차갑게 웃으며 다시 옆에 있는 경호원에게 명령을 내렸다.경호원은 즉시 흩어져 원준을 찾아 나섰다.한편, 잡혀간 고다정은 비몽사몽 깨어났다. 아직 정신이 채 들지 않아 멍한 채로 가만히 있었다. 얼마 정도 지났을까 드디어 정신이 돌아왔고 자신이 납치되어 있음을 깨달았다.그녀는 지금 포댓자루에 담겨 있었는데 자루의 틈을 통해 자신이 개조된 승합차에 실려 있음을 알아볼 수 있었다.아무리 몸부림쳐봐도 자루의 아가리를 풀 수는 없었고, 오히려 넘어지면서 차 판자에 부딪히며 쿵 소리를 냈다.바로 이때, 어디선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어이 독수리, 저 여자 깼어.”말이 떨어지자마자 고다정은 누군가가 발길질을 해오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감싸더니 끙 소리를 냈다. 누군가 그녀의 팔꿈치를 걷어찼고, 힘이 너무 센 나머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이어 또 한 차례 음산한 목소리가 울렸다."자루 단단히 묶어, 풀 틈을 주면 안 돼. 사주 받은 대로 바다에 던져버려.”"왜 그냥 죽이지 않고?”방금 발길질을 한 남자가 독수리라는 사람의 명령에 불만을 품은 듯 조용히 입을 열었다.고다정은 그 말을 듣고는 심장이
더 보기
이전
1
...
3839404142
...
127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