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92화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리기

심해영의 등장에 다정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병실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준재를 생각하니 어느 정도 납득이 되었다.

하준이가 먼저 다정을 발견하고 놀라서 쳐다보았다. “엄마, 깼어요?”

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해영에게 인사했다.

“심 여사님.”

심해영은 간신히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고 선생님 이야기는 이미 남준에게 전해 들었어요. 우리 준재 살려주셔서 감사드려요.”

거리를 두며 격을 차리는 말에 내심 불편해졌다.

다정은 미소를 띠며 답했다. “여대표님 개인 의사로서 대표님을 구하는 것 역시 제 직책이죠.”

해영 역시 심경이 복잡해지며 면이 서지 않았다.

여태껏 고다정이 아들의 발목을 잡는 존재라고 자신해왔는데 지금 그녀의 아들은 다정의 의술에 의지해야 살아날 수 있었다.

운명의 장난일까 아니면 둘의 인연을 끊어낼 수 없는 것일까? 무엇이라 정의하기 어려웠다.

거실의 분위기가 삽시간에 이상해졌다. 쌍둥이들도 뭔가를 느낀 듯 두리번거렸다.

이때 장 집사가 나타나 침묵을 깨트렸다.

“사모님, 고 선생님, 저녁 드실 시간입니다.”

“그래.”

해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고 선생님도 함께하시죠.” 말을 마치자 고개를 숙여 쌍둥이를 향해 자애롭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하준이 하윤이도 할머니랑 같이 밥 먹으러 가자.”

쌍둥이들은 자연스럽게 다정의 눈치를 봤다. 다정은 반대할 이유가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해영을 따라가도록 했다.

준재의 병세가 호전되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밥상의 분위기는 나름 화기애애했다.

한편, 이들과는 정반대로 임초연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다정이 해외로 불려가 준재의 치료를 담당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었다. 사고 후 아직 깨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아 심하게 다친듯했다.

초연은 질투심과 조바심을 동시에 느꼈다.

다정이 준재와 가까워진다고 생각하니 질투가 났고 동시에 준재를 치료해준다면 둘의 관계는 더욱 깊어질 것이니 조바심도 났다.

여씨 가문에서도 목숨을 살려준 은인으로 다정을 받아줄 수도 있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