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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악마의 화신

전화 속 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진 모르겠지만 원준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 더욱 일그러져 갔다.

"어떤 이유에서든, 여준재가 살아남은 것은 당신들의 실수야, 무슨 수를 써서든 그 새끼 처리해버려!”

원준은 여준재가 살아남는 것을 절대 허락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틀 동안의 손실을 전혀 되찾을 수 없을 것이고, 아버지는 절대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원준이 여준재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임초연 역시 잘 알고 있었고,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계산적인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원준이 느낄 기분을 생각했을 때 여준재의 신변 보호가 삼엄한 와중에도 반드시 방법을 강구해 여준재가 치료를 받지 못하도록 손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방법이란 치료사를 처치하는 것 외에는 더 좋은 수가 없었다.

’고다정, 이번에는 과연 누가 널 구해줄 수 있을까?’ 임초연은 생각할수록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그녀는 본분을 잊지 않고 당장의 만족감을 숨긴 채 휴대전화를 들고 걱정스럽게 집을 나섰다.

그녀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심해영이 복도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잠시 눈가에 악의가 서렸지만, 감쪽같이 감춘 채로 다가가서 먼저 인사를 했다.

"해영 이모, 무슨 얘기 하세요?”

말을 마친 그녀는 쌍둥이에게도 부드럽게 웃었다.

두 아이는 눈치를 보며 인사치레로 이모라 부르고는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쌍둥이들은 이 이모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저 가짜처럼 느껴졌다.

임초연도 두 녀석의 쌀쌀함을 느꼈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다. 고다정을 처리하면, 다음은 이 아이들 차례일 것이다.

심해영은 바로 옆에 서 있는 임초연이 이미 악마의 화신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임초연이 며칠 동안 환심을 산 지라 그녀에 대한 경계는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

그래서 오늘도 임초연의 등장에 미소를 유지한 채 물었다. "어떻게 온 거야, 오늘 부모님께 선물 사드리러 쇼핑 나갔다고 하지 않았어?”

임초연은 심해영과 고다정이 그녀가 여준재를 포기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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