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401 - 챕터 410

1270 챕터

제401화 왜 아직 살아있지?

고다정은 저녁 무렵에야 몰골이 엉망이 되어 병원에 돌아왔다.이때쯤 심해영은 미친 듯이 그녀를 찾아 헤매다 플랜B까지 준비해 놓은 상태였다.만약 고다정을 찾지 못한다면 신수 노인을 모셔 오라고 지시까지 했는데 그녀가 돌아와서 다행이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심해영은 꼴이 엉망인 고다정을 바라보며 다급히 물었다.“먼저 좀 씻을게요. 오늘 치료부터 끝내고 말씀드리겠습니다.”고다정은 쉰 목소리로 말했다.이 말을 들은 심해영은 당연히 허락했고 아랫사람을 시켜 그녀를 세면실로 안내했다.조금 뒤 고다정은 한결 정갈해진 모습으로 병실로 향했다.병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진현준은 핏기 없는 얼굴로 들어오는 고다정을 보고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으려 했지만 입도 떼기 전에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약은 달였어요?”“다 준비됐어요. 주방에 보온 상태로 뒀어요.”고급 VIP 병실에는 주방이 갖춰져 있다.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병상 옆으로 다가가 침 가방을 열면서 분부했다.“일으켜봐요”진현준은 그녀의 지시대로 혼수상태인 여준재를 일으켜 앉혔다.하지만 고다정은 손이 심하게 떨려 한동안 침을 놓지 못하고 들고만 있었다.그녀의 손바닥에는 3~4센티미터 길이의 상처가 나 있었고 피는 멎었지만 상처 주위가 감염되어 부어있었다.“선생님 손이…”진현준은 깜짝 놀라며 그녀의 손을 바라보았다.고다정은 손에서 전해지는 통증을 억지로 참느라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나지막이 대답했다.“괜찮아요.”그러고 나서 그녀는 정신을 집중해 침을 놓기 시작했다.이 상황에서 진현준도 계속 그녀에게 말시켜 방해할 수 없었다.거의 두 시간 만에 치료가 끝났다.마지막 침까지 거둔 후 그녀는 머리가 빙빙 돌아 휘청거렸다.다행히 날렵하게 침대 협탁을 붙잡았다.진현준은 걱정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고 선생님, 괜찮으세요?”“괜찮아요. 그런데 마무리는 진 선생님한테 맡겨야겠어요. 저는 의무실 가봐야 할 것 같아요.”고다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쪽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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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YS그룹도 아래로 내려와야지

“여 회장님이 무서워하실 분이 아니라는 거 당연히 알죠. 단지 회장님 입장에서 생각해봤을 뿐입니다. 여기서 시간을 낭비할 게 아니라 돌아가셔서 여씨 집안의 인맥을 동원해 어떻게든 사람을 찾아내는 게 낫지 않을까요?”원시혁은 도리를 설명해 여진성의 마음을 돌리려 했다.잠시 후 그는 뭔가 있는 듯한 표정으로 천천히 말했다.“여 회장님, 어떤 때는 시간이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걸 잊지 마세요.”협박에 가까운 이 말을 들은 여진성은 표정이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그러나 실질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들 부자를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당신들은 내가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길 비는 게 좋을 거야!”이 말을 남기고 여진성은 그 곳을 떠났다.잔뜩 긴장해 있던 원시혁과 원준은 그제야 몸이 스르르 풀렸다.원준은 심지어 뒷북을 치며 욕설을 퍼부었다.“여씨 집안은 진짜 안하무인이네요. 사람을 데리고 남의 집에 쳐들어오다니, 법을 너무 우습게 아는 거 같아요.”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뺨을 한 대 얻어맞고는 어안이 벙벙해졌다.“아버지, 왜 저를 때려요?”“왜 때리는지 정말 모르겠어?”원시혁은 그를 매섭게 쏘아보며 이를 갈았다.“네가 뒤에서 꾸민 짓이라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그러자 원준은 묵인하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원시혁은 화나다 못해 치가 떨렸다.“너는 여씨 집안에서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길 비는 게 좋을 거야. 증거가 나오면 친아들이라도 봐주는 거 없으니까!”이 말을 남기고 그는 위층으로 올라갔다.나이는 못 속인다고 어제 밤새워 여진성과 대치하다 보니 몸이 지칠 대로 지쳤다.어느새 거실에는 원준이 혼자만 남았다.음침한 눈빛을 하고 소파에 앉아있는 그는 온몸에서 금방이라도 뿜어져 나올 듯한 난폭한 기운이 감돌았다.“여준재, YS그룹, 당신들도 이제는 아래로 내려와야지.”……뉴욕, 여씨네 별장.의식이 몽롱한 상태로 깨어난 고다정은 몸이 몹시 불편했다.손으로 이마를 만져보니 정말 미열이 좀 있었다.그러나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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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당신 살리느라 앓아누웠어

“간호사가 오면 고 선생님이 빨리 정신 차려야 할 텐데요. 안 그러면 준재 몸에 꽂힌 저 침들은 어떻게 해요?”임초연은 여준재를 걱정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고다정이 직업 정신이 없어 환자를 절반 치료하고 팽개쳤다고 빈정댔다.심해영이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데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는가?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뭐라고 말하려 할 때 진현준이 언짢아하며 이쪽을 바라봤다.“고 선생님은 이 며칠간 줄곧 아픈 몸으로 준재 병을 치료했어요. 마음속에 집념이 없었다면 진작 쓰러졌을 거예요. 그러니 함부로 말하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요 며칠 제가 고 선생님 조수로 일해서 침을 놓는 법은 모르지만 빼는 건 눈으로 배워서 알아요.”진현준은 임초연을 사정없이 비난했다.임초연은 즉시 얼굴이 굳어졌다.“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그녀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위해 변명했다.그러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심해영이 말을 가로챘다.“초연아, 요 며칠 나를 따라 양쪽으로 뛰어다니느라 피곤할 텐데 오늘은 먼저 들어가.”어떻게 이럴 수가!임초연은 마음속에서 비명을 질렀다.요 며칠 매일 병원에 따라온 건 다 오늘을 위해 밑밥을 깐 거였다.오늘이 여준재의 치료가 끝나는 날이고 곧 의식을 찾게 된다는 거 그녀는 알고 있었다.여준재가 자신이 중상을 입고 혼수상태로 있는 동안 그녀가 항상 곁을 지켰다는 것을 알게 되기만 하면 호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전에 틀어졌던 관계는 다소 회복될 것이다.“이모님,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말할 줄 몰라서 그래요. 여기 남아있게 해주세요. 준재 씨가 깨어나는 걸 못 보면 마음을 놓을 수 없어요.”임초연은 애원하는 눈빛으로 심해영을 바라보았다.이를 본 심해영은 결국 마음이 약해졌다.“남아있어도 되는데 잔꾀 부리지 마.”그러고 나서 임초연의 굳어진 표정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고개를 돌려 밖에 있는 경호원에게 분부했다.“의사랑 간호사 불러와요.”조금 뒤 문밖에 의사와 간호사가 나타났다.“환자분은 줄곧 미열이 반복되는 데도 과로해서 까무러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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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임초연은 시름 놓을 수 없어

임초연은 고다정을 무척이나 신경 쓰고 있는 여준재의 모습을 보자 고다정에 대한 질투와 미움의 감정이 세찬 파도처럼 밀려왔다.이러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두 손에 주먹을 꽉 쥐고 애써 억제하였다.다만 한 가족처럼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을 보는 반면 자신은 그 대화에 낄 틈새조차 없자 분노가 턱 밑까지 다다른 것 같았다.여기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며칠 동안이나 깨어나길 기다렸는데, 여준재 눈에 자기는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으니, 화가 치밀었다.임초연은 억울한 나머지 한숨 길게 들이쉬고는 억지로 그들의 대화 중에 끼어들었다."준재 씨도 깼는데, 아직 진현준 선생님께 알리지 않았네요. 제가 진 선생님을 불러올께요.""그럼 부탁해요. 초연 씨"심해영은 임초연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속하여 준재 쪽으로 눈을 돌려 상태를 살폈다.여전히 투명 인간 취급당한 임초연은 분에 겨워 이를 꽉 악물고 돌아서서 나갔다.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진현준과 함께 병실에 돌아왔다.의식이 돌아온 친구를 보며 진현준은 반갑다는 듯 웃었다."인제야 의식이 돌아왔네? 지금 느낌 어때?""온몸이 쑤시도록 아파."준재가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진현준이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당연히 아프지. 일주일 동안 누워있기만 했는데."그러면서 여준재의 상태를 체크하였다.사람들이 다 옆으로 물러나 조용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잠깐 뒤, 진현준은 검사기구를 거두며 웃으면서 말했다."바이털은 많이 안정된 것 같아. 앞으로 고 선생 말대로 꾸준히 치료 잘 받고, 그러다 일주일 후면 몸 안에 남은 독소까지 깨끗해 질 거야."준재가 알겠다고 머리를 끄덕였다.위중한 상황에서 금방 벗어 난 탓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준재는 또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임초연은 이때다 싶어 눈에서 번뜩 빛이 나더니, 착한 어투로 심해영한테 말을 건넸다."준재 씨도 이젠 깼으니까 심 씨 아주머니는 걱정하지 마시고 일찍 돌아가서 쉬세요. 여긴 제가 남아서 잘 돌볼게요.""아니에요, 여긴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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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네 눈엔 왜 나는 안 보이는 거야

구남준을 보더니 진현준은 씩 웃었다.“그 집 도련님은 깨셨나?”“네. 일어나셨습니다.”구남준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현준이 병실에 들어오게 한편으로 비켜섰다. 그리고는 문밖으로 나가 조용히 문을 닫았다.병실안에서 진현준은 여준재 침상 옆으로 다가가서 여기저기 살피더니 물었다.“오늘 컨디션은 어때?”“괜찮아졌어.”여준재는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잇달아 그는 옆에 누워있는 고다정을 향해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였다.“다정 씨는 언제 깰 수 있어?”“그건 나도 잘 모르겠는데. 가능하게 하루, 아니면 이틀 될 수도 있고. 요즘 많이 힘들었을 거야. 아픈 몸으로 네 병시중도 해야 하고. 하루 이틀 동안 자는 것도 정상이야.”진현준이 설명했다. 그리고 흥미로운 듯 그 둘을 엇갈아 보고서는 놀림조로 말했다.“너 이 자식, 언제 결혼을 한 거야? 나한테 알리지도 않고. 네 비서가 널 여기로 데리고 오지 않았으면 너한테 그렇게 큰 애가 있는지도 몰랐잖아!”여준재는 현준을 힐끗 보더니 한없이 부드럽고 따사한 눈빛으로 옆 병상을 향했다.“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꼭 알려줄게.”“알겠어. 그럼 좋은 소식 기다릴게.”이 친구가 끝내 임자를 만났구나, 하는 생각에 진현준은 내심 놀랍기도 기쁘기도 하였지만, 더 이상 캐묻지는 않았다.갑자기 그는 자기가 병실로 찾아온 목적이 생각나 부끄러운 기색으로 손바닥을 슬슬 비비며 말했다.“저기, 준재야. 오랜 친구 사이에 부탁 하나 하고 싶은데, 들어줄 거지?”“무슨 부탁?”여준재는 바로 응하지 않고 무슨 일인지 확인부터 했다.“나 혹시 네 여자 친구한테서 침술을 좀 전수받을수 있을까? 너 그거 알아? 네 여자 친구가 침놓는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널 치료할 때 말이야, 마취도 안 하고 흘러나오는 피를 금방 멎게 하더라니까? 그것뿐만이 아니야. 나도 속수무책인 네 몸 안에 독을 침술로 빼냈어. 어때, 넌 듣기만 해도 신기하지?”진현준이 사실대로 얘기를 털어놓는데, 막바지에 그는 아이같이 흥분되어 어쩔 줄 몰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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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임초연을 귀국시켜

이러한 생각 끝에 여준재는 지시했다.“그럴 필요 없어. 사람 시켜서 그 여자 귀국시켜.”“네. 알겠습니다.”경호원은 명을 받고 나갔다.한편. 임초연은 별장으로 금방 돌아오자마자 현관에 있는 자신의 짐 캐리어를 발견하고 낯빛이 변해버렸다.이때, 장 집사도 임초연을 보고 얼른 다가왔다.“돌아오셨네요, 임초연 아가씨. 우리 도련님이 방금 전화하셔서 임초연 아가씨를 귀국시키라고 하셨습니다. 차량과 항공편은 이미 준비해 놓았습니다, 지금 바로 공항으로 출발하시면 됩니다.”“귀국이라고요?”임초연은 갑자기 들은 귀국 소리에 어리둥절했으나, 이내 얼굴을 내리깔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저는 돌아가겠다 한 적 없어요.”장 집사는 사무적인 태도로 그녀에게 말했다.“도련님 뜻이니, 초연 아가씨께서 저를 난처하게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강초연의 안색은 더 시퍼레졌다. 입술을 오므리고 잠시 생각한 후 그녀는 여준재에게 전화하겠다고 하고는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곧 연결되었다.“준재 씨, 장 집사가 그러는데 준재 씨가 절 귀국시키라고 했다면서요? 왜요?”“임초연 씨는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제 집에서 지낸다고 소문이라도 나면, 임초연 씨나 저한테나 안 좋지 않겠어요?”여준재의 냉담하고 거리를 두는 차가운 목소리가 전화기 저쪽 편에서 흘러나왔다.고다정도 미혼인데, 그 여자는 여기 살아도 괜찮고?임초연은 이 말을 듣고 비웃음이 저절로 났지만 참고 말하지 않았다. 여준재한테서 자신은 고다정과는 완전히 차별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을 분명 알기 때문에 괜한 말로 이 남자의 싫증을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그럼, 호텔에 가 있을게요. 돌려보내지만 마요. 준재 씨가 아직 채 낫지도 않았는데, 이대로 돌아가면 걱정된단 말이에요.”임초연은 점점 애교가 섞인 말투로 애원하며 여준재의 마음을 녹이려고 애썼다.아쉽게도 이 남자는 고다정을 제외한 다른 여자한테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저의 몸 상태는 임초연 씨랑 아무 상관 없습니다. 내 이름 걸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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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진씨 집안을 가만두지 않을거야

음식을 먹고 난 후 고다정은 몸이 한결 나아짐을 느꼈다. 한층 밝아진 모습을 본 여준재는 걱정이 묻은 목소리로 물었다.“지금은 좀 어때요?”“많이 괜찮아졌어요.”고다정은 말하면서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다정은 여준재 침대 위에 놓인 서류를 보자 저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이렇게 늦었는데 아직도 서류를 보고 있었어요? 진선생님이 말하지 않았어요? 대표님 몸이 해독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휴식이 필요하다고요.”잔뜩 못마땅한 다정의 얼굴을 보자 순간 여준재의 마음은 햇살을 맞은 듯 따뜻해지고 입가에 잔잔한 웃음이 번져갔다. “급한 서류들은 다 처리했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제 몸은 제가 잘 챙기고 있어요.”그 말을 듣자, 고다정의 걱정 가득했던 얼굴이 살짝 풀어졌다. 이때 갑자기 여준재가 화제를 돌렸다. 그윽한 눈동자와 가라앉은 목소리가 여다정으로 하여금 꼼짝없이 이 남자의 다음에 흘러나올 목소리를 기다리게 했다. “당신이 나를 구했다고 들었는데.”“혼자 한 거 아니에요. 진선생님이 많이 도와줬어요.”고다정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 여준재의 짙은 눈동자가 부드럽게 반짝였다. “어쨌든 당신이 살린 건 맞으니까. 제가 어떻게 보답해 줬으면 좋겠어요?”생각지도 못한 말을 듣고 잠시 멈춰있던 고다정은 미련 없이 고개를 흔들었다. 원래 보답받으려고 했던 일도 아니었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보답하실 필요 없어요.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인걸요. 잊었어요? 제가 당신 주치의잖아요. 그리고 저도 평소에 여대표님한테 도움 많이 받기도 했고요.”“그거랑 그거랑 같아요? 제가 도운 건 사소한 거지만 여선생님은 제 생명의 은인인데요.”고집스레 다정을 쳐다보는 여준재의 눈빛이 장난기가 섞여 반짝였지만, 고다정은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고다정의 머리에 설마 ‘내 몸은 당신 거야’ 뭐 이런 황당한 소리를 하는 건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들던 찰나 여준재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목숨을 살려준 생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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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점점 여자친구가 되가는것 같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원준의 말에 임초연의 마음이 흔들렸다. 하지만 초연은 알고 있었다. 임씨 집안과 원씨 집안이 손을 잡거나 혹은 다른 어떤 집안이 더 모여서 같이 YS그룹을 대적한다 해도 결과는 같을 것이다. 이미 백 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YS그룹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위치에 있었고 국내외 유명 인사들과의 인맥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동안 YS그룹을 넘본 사람은 많았지만 결국 그들 모두 지금은 이 바닥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 “원준아, 내가 보기에 너 취한 것 같아. 지금까지 넌 계속 여준재 손안에서 놀아났잖아. 너 따위가 여준재를 무너뜨리고 YS그룹을 망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꿈이나 깨.”임초연은 냉소한 웃음을 지으며 원준이 대답도 하기 전에 다음 말을 이어갔다. “죽고 싶으면 너 혼자 죽어, 나까지 끌어들이지 말고.”말을 마치고 임초연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잠시 생각하던 초연은 바로 여준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아쉽게 연결되지는 못했다. 더욱 화가 난 초연은 싱경질적으로 전화를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여준재, 너한테 난 이렇게나 싫은 존재인 거야?”사실은 원준과의 대화 내용을 여준재한테 알려줄 생각이었다. 그럼 준재가 자신한테 조금이라도 고마움을 느껴 자신을 한 번 더 바라봐줄 것 같았다. 하지만 여전히 받지 않는 전화기를 내려다보며 마음을 고쳐먹었다. 여준재쪽의 상황이 어떻든 자신이 나서서 도와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한편 이런 사실을 모르는 여준재는 고다정과 진현준의 도움아래 점점 체력을 회복하여 이제 조금씩 침대에서 내려와 걸을 수있게 되였다. 심해영 마음속 돌덩이가 이제야 내려간 것 같았다. 병원에는 여준재를 보러온 쌍둥이들이 있었다. 옆에 서 있는 심해영에게 여준재가 말을 했다. “저 이제 괜찮아요. 내일 사람 불러 모셔다드릴게요.”“왜, 나 있는 게 불편하니?”심해영의 한올한올 정교하게 그려진 눈썹이 못마땅한 듯 꿈틀거렸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쌍둥이들이 할머니를 도와 말을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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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저랑 여준재는 그런 사이 아니예요

문을 열고 들어오자 고다정을 본 진현준의 눈이 반짝였다. “형수님, 어제 저더러 돌아가서 혈 자리에 관한 책을 보라고 하셨잖아요. 제가 인터넷에서 혈 자리 관련 서적을 찾아보았는데 모르는 게 많더라고요. 죄송하지만 형수님이 저 좀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말은 정중하게 했지만 주머니에서 노트와 볼펜을 꺼내 질문을 시작하는 진현준의 행동에서 거절은 거절한다는 뉘앙스를 풍겨왔다. 고다정은 보면서 머리가 아파졌지만 학구열에 불타서 쳐다보는 진현준을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 “영향혈과 공최혈 두 가지 혈 자리는 코피를 멈추게 하는 제일 좋은 혈 자리라고 하는데 공최혈은 코랑 거리가 그렇게 먼데 어떻게 코피에 관여할 수 있는 거죠? 과학적 근거가 뭐예요?”“그리고 이 극천혈은 진짜 나이트로글리세린을 복용했을 때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나요?”“그리고 이 인영혈은 어떻게 급속도로 혈압을 낮춰주는 건가요?”순식간에 병실은 온통 진현준의 해괴한 질문들을 하는 소리만 가득했다. 고다정은 말을 잃고 진현준을 쳐다봤다. 분명 같은 의사인데 왜 일반인한테 설명하는 것만큼 힘이 드는지.양의사와 한의사의 분계가 이렇게나 심하다는 말인가 이제 반나절이 지났지만 고다정의 머리에는 진현준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 뭐냐, 이제 점심이니까 저는 그만 한약 지으러 가볼게요.”고다정은 구실을 찾아 벗어나려 했지만 눈치 없는 진현준은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한약이요? 저도 갈래요. 마침 형수님도 도와줄 수 있고.”“아, 아니에요, 도와주실 필요 없어요. 진 선생님이 오시지 않는 게 제일 큰 도움이에요.”말을 끝내고 집에 불이라도 난 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병실을 나갔다. 그 모습을 본 진현준은 다급하게 쫓아가며 말했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저 아직도 물어볼 게 많단말이에요.”두 사람이 떠나자 병실 안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쌍둥이들은 서로 쳐다보고 마침내 한숨을 내쉬었다. 하윤이는 코를 찡끗거리며 살며시 하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저 아저씨 말이 너무 많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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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옷을 벗겨줄 수 있어요?

30분이 지나서 고다정은 곰탕을 완성하였지만, 여준재에게 직접 가져가고 싶지 않았다. 병실에 까지 들어가면 진현준이 계속 귀찮게 하기 때문이다.“진 선생님, 이 곰탕을 여 대표님께 다져다 주세요.”말을 마친 고다정은 진현준이 거절할 틈도 주지 않고 바로 곰탕을 그의 손에 쥐어줬다.진현준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고 선생님은요?”“저는 여기 곰탕에 들어가는 약재가 떨어져서 사러 가야 해요.”말을 마치고 고다정은 바로 주방에서 나갔다.진현준이 병실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여준재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왜 네가 왔어? 고 선생님은?”“삼촌, 우리 엄마는요?”두 아이도 의문의 눈길을 보였다.진현준은 아직 문의 심각함을 느끼지 못한 채 웃으며 말했다.“너희들 엄마는 약재를 사러 갔어.”그리고 또 여준재한테 곰탕을 건네며 말했다.“어서 마셔. 나와 고 선생님이 같이 달인 거야.”여준재는 약을 건네받고 바로 마시지 않고 눈앞에 있는 친구한테 말했다.“앞으로 우리 고 선생 귀찮게 하지 마. 너를 제자로 받지 않을 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순간, 진현준의 눈빛이 심각해졌다.“왜 너마저 내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너를 안 된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 하지만 한의학은 배우기 쉽지 않아. 게다가 고대 한의학은 더더욱 힘들어.”여준재는 인정사정없이 말했다.진현준은 그래도 불복하면서 뭐라고 말하려고 하는데 여준재가 먼저 경고했다.“너 매일 이렇게 한가하면 나 원장님을 찾아가서 너한테 일을 더 많이 주라고 할거야.”“...”진현준은 목구멍까지 나온 말을 삼키고 조용히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자기 와이프밖에 모르는 나쁜 놈.”낮은 소리로 말했어도 여준재는 다 들었다. 하지만 사실이었기에 반박하지 않았다.오후 2시쯤에 고다정이 돌아왔는데 그녀가 병실에 왔을 때는 진현준은 없고 여준재와 두 아이가 자고 있었다. 그녀는 그제야 안도했다.여준재는 그런 그녀의 반응을 보고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가 뭘 두려워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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