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351 - 챕터 360

1270 챕터

제351화 어떤 자격으로?

‘넌 어떻게 하고 싶어?’할머니의 질문이 고다정의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지만 그녀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어물쩍거렸다.다정은 고개를 숙이고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눈을 내리깔며 나지막이 말했다.“모르겠어요. 흘러가는 대로 놔두려고요.”그 말만 남겨두고 다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무 말도 없이 방으로 들어갔다.“할머니도 얼른 주무세요.”강말숙은 도망치듯 떠나는 손녀를 바라보며 힘없이 고개를 저었지만 애써 그녀를 잡지 않았다.……다음 날 다정은 하준, 하윤과 함께 아침을 먹은 후, 아이들을 등원시켰다.그녀가 차에서 내리려 할 때, 하윤은 그녀의 팔을 잡고 애어른처럼 말했다.“엄마, 아저씨가 먼저 사과하면 받아주세요. 아저씨가 잘못을 인정하는 방식이 잘못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아저씨는 오랫동안 홀로 지내면서 여자를 달래는 방법을 모를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무리하게 요구하지 말아요. 전 아저씨랑 엄마가 잘 지내셨으면 좋겠어요.”이 말을 들은 다정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어디서 그런 말을 배웠어?”“아무도 하윤이를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전 그냥 인터넷으로 알게 된 거예요.”하윤이는 자랑스럽게 턱을 치켜올렸다.다정은 그런 딸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그녀는 손을 내밀어 어린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자, 얘들아, 어른들 일은 신경 쓰지 말고 얼른 유치원 가야지. 좀 있으면 지각이야.”두 아이는 다정의 회피성 대답에 만족스럽지 않아 입을 삐죽거렸다.하지만 그들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다정은 차에서 아이들을 내렸다.이때 다정은 유치원 입구에 몰린 사람들 뒤에 숨어 있던 여진성 부부를 우연히 발견했다.그녀는 티 나지 않게 미간을 찌푸렸다가 못 본 척 시선을 거뒀다.그날 오후, 다정이 집에서 약을 짓고 있을 때, 육성준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오늘 밤에 시간 있어? 부탁할 게 있는데.]“또 여자친구인 척해달라는 부탁이면 미리 거절할게.”다정은 성준의 부탁을 듣기도 전에 거절했다.성준은 말문이 막혀 몇 초 동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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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여 대표님이 날 잡을 이유는 없어

이를 본 고다정은 그의 손을 뿌리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탔다.“여 대표님,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오시는 모습이 좋아 보이진 않네요. 당신과 전 독신일 뿐이에요. 여 대표님이 절 잡을 이유는 없잖아요.”여준재는 다정이 떠나간 자리를 바라보며 낯빛이 어두워졌고 기분이 더욱 안 좋아졌다.‘다정 씨가 괜찮아진 게 아니었구나.’이치대로라면, 다정과 준재가 대화를 나누었으니, 두 사람 사이가 서먹해졌을지언정 나쁜 사이는 아니었다.하지만 다정은 불편한 마음이 쉽사리 괜찮아지지 않았고, 준재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다정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누군가가 자신을 잡는 느낌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어느새 육성준이 도착해 있었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몇 번이나 전화했는데 받지도 않고.”성준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다정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침착하게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야. 가자.”이 말을 남겨두고 다정은 먼저 차에 올라탔다.이를 본 성준은 어깨를 들썩이고 운전석으로 가 차에 탔다.곧 검은색 자동차는 준재의 시선 아래, 유유히 사라졌다.하준과 하윤은 그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제안했다.“아저씨, 엄마를 따라가는 게 어때요?”이 말을 들은 준재는 고개를 숙여 애써 미소를 짓고는 옆에 있는 걱정 어린 두 아이를 바라봤다.“아니야, 방에 들어가자. 아저씨가 모르는 문제 있으면 가르쳐줄게.”그는 두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먼저 방으로 들어갔다.이전의 준재였다면, 성준과 다정의 사이를 몰라 긴장을 놓지 못했겠지만, 이제는 안심할 수 있었다.‘육성준 씨랑 다정 씨는 서로에게 아무런 이성적인 마음이 없어.’‘그리고 다정 씨는 지금 날 보기 껄끄러울 거야. 매일 아이들을 보러 오는 걸 허락해 준 것만으로 도 많이 봐준 거지. 만약 내가 또 선을 넘는다면, 정말 다정 씨를 화나게 할지 몰라.’잠시 후, 성준은 다정을 데리고 한 비즈니스 호텔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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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대학 선배 어머니의 치료

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고개를 숙여 음료수를 한 모금 마셨다.그녀는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수 년간 만나지 못했기에 반가움도 잠시, 다정은 낯을 가렸다.정인규는 그런 상황을 눈치채고 먼저 대화 주제를 꺼냈다.“그러고 보니, 넌 뭐 하고 지내는지 안 물어봤네.”“전 그동안 한의학 공부를 했고, 이제야 간신히 의사가 됐어요.”다정은 웃으며 대답했다.인규는 이 말을 듣고 다소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한의학을 공부했어? 네 전공이랑 다른 걸로 알고 있는데.”“맞아요, 나중에 진로를 바꿨거든요. 참, 선배 회사는 어떤 회사예요?”다정은 과거의 일을 다시 꺼내고 싶지 않아, 급히 화제를 돌렸다.인규가 대답하려던 찰나, 육성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얘기 중이야? 나도 껴도 되지?”성준은 다정의 옆에 앉아 눈살을 찌푸리고 인규를 위아래로 훑어봤다.인규도 성준의 정체를 알아봤지만, 위아래로 훑어보는 그의 눈빛에 개의치 않고 웃으며 말했다.“성준아, 너도 오랜만이네. 급한 성격은 여전하구나.”“…….”성준은 이 사람이 누군지 생각하며 침묵했다.하지만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사람에 대한 그 어느 것도 알 수 없었으며, 다정에게 도움의 눈빛을 보냈다.다정은 성준의 눈빛을 알아차리고 입을 가리고 웃은 뒤, 소개했다.“대학생 때 조교 선생님으로 계셨던 인규 선배잖아.”이 말을 들은 성준은 마침내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정인규 선배였군요. 마지막으로 본 지 너무 오래돼서 못 알아봤어요.”그는 다시 인규에게 인사했다.그리고 그들은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헤어졌다.저녁 10시쯤, 파티는 끝이 났다.다정은 성준과 함께 돌아갔다.아파트 입구에 도착한 후, 그녀는 차에서 내려 작별 인사를 건넸다.“데려다줘서 고마워. 조심히 들어가.”“그래.”성준은 차를 돌려 멀어졌고, 다정도 돌아서서 아파트에 들어섰다.그리 멀지 않은 모퉁이에 차를 세워놓았던 준재는 다정의 집 거실 불이 켜지는 걸 확인한 후, 구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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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말썽꾸러기 두 꼬마

고다정이 제시한 진단 및 치료 방법은 침술과 한약을 배합한 것이었다.잠시 후, 그녀는 침을 놓고 옆에 앉아 처방전을 쓰기 시작했다.윤성미는 옆에 앉아 그녀의 아름다운 손글씨르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아들을 향해 눈을 깜빡였다.그 표정은 마치 ‘이렇게 괜찮은 여자를 왜 곁에 두고만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정인규는 어머니의 눈빛을 이해하고 피식 웃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를 본 윤성미의 눈은 빛났다.‘반대하지 않은 걸 보니, 분명 가망이 있어.’그 순간 다정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는 더욱 열정적으로 변했다.“다정아, 말 편하게 해도 될까?”윤성미는 다정과 더 친해지기 위해 일부러 호칭을 바꿨다.다정은 당연히 어른의 호의를 거부하지 않았고,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다정아, 올해 몇 살이니? 남자친구 있어? 우리 인규랑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선후배로 만난 것도 보통 인연이 아닌 것 같아. 그렇지 않니?”“…….”다정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미소를 지으며 선배를 바라보곤 도움을 청했다.인규도 어쩔 줄 몰라 하며 다정을 어머니에게서 벗어나게 했다.“엄마, 너무 장난치지 마세요. 계속 그러시면 다정이가 다음에 치료하러 오기 부담스러울 거예요.”“알겠어, 알겠어. 너희 일은 너희가 알아서 발전해 나가 봐.”윤성미는 두 사람을 가늘게 바라보며 말했다.다정은 너무 당황스러워 재빨리 처방전을 쓰고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지금은 이 처방전에 필요한 약재 중 일부만 있어요. 남은 재료는 나중에 선배에게 가져다드릴게요.”“준비되면 연락해. 내가 가지러 갈게.”인규는 배려심이 넘쳐 다정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다정은 그런 선배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그날 오후, 그녀는 약을 준비한 후, 인규에게 전화를 걸었다.다정의 집에 도착한 인규는 거실에 계신 강말숙을 향해 먼저 인사했다.“안녕하세요, 할머님. 정정하시네요.”“누구니?”강말숙은 인규가 낯익었지만, 그를 기억할 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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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왜 내 일에 신경 써요?

분위기 좋은 서양식 레스토랑.고다정과 정인규는 마주 앉아 식사를 했다.식사 도중, 인규는 관심을 가지며 물었다.“지금까지 한국에서 어떻게 지냈어? 아직 안부도 묻지 않았네.”“저는 잘 지냈어요. 선배는요, 유학 생활은 괜찮았어요?”다정은 과거의 일을 꺼내고 싶지 않아 화제를 돌렸다.인규는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유학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며, 저녁 식사 자리는 매우 화기애애했다.잠시 후 식사를 마친 인규는 다정을 집까지 데려다줬다.다정은 차에서 내려 작별 인사를 한 뒤, 곧장 아파트로 들어갔다.그녀가 집에 들어서자마자 거실에 여준재와 아이들이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강말숙도 그들의 옆에 앉아 있었다.“할머니, 하준아, 하윤아, 엄마 왔어.”다정은 의도적으로 준재를 빼고 세 사람에게만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두 아이는 준재의 표정을 조심히 살폈다.하지만 그들은 준재의 얼굴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기에 고개를 들고 다정에게 미소를 지었다.“엄마, 오셨어요? 오늘 밤에 재밌으셨어요?”“응, 재밌었어. 밥은 먹었어?”다정은 신발을 갈아신으며 물었다.두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네, 아저씨랑 같이 먹었어요.”아이들은 일부러 준재를 언급했다.그들은 엄마가 아저씨에게 말을 걸길 바라며 껄끄러운 상황을 해결하고 싶었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다정은 언급된 준재를 무시했다.“밥도 먹었으니까 조용히 놀아. 엄마는 먼저 들어갈게.”그녀는 이 말을 남기고 준재를 지나쳐 방으로 들어갔다.다정이 두 걸음을 떼기도 전에 손목이 잡혔고, 낮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대화 좀 해요.”준재는 다정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은 채 곧장 그녀를 방으로 데리고 갔다.이를 본 두 아이는 서둘러 그들을 따라가 문에 귀를 바짝 갖다 댔다.강말숙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지만, 그녀도 다정과 준재가 걱정되는 마음에 그들을 막지 않았다.그날 밤, 준재가 아무 생각 없이 할머니,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것 같았지만, 다정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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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아저씨를 찾으러 가자

엄마의 모습을 본 하준과 하윤은 머쓱한 듯, 웃으며 바닥을 짚고 일어났다.하윤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여준재와 안색이 좋지 않은 엄마를 보고 걱정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엄마, 아저씨랑 싸우셨어요?”하준도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있음을 알아차리고 다정의 손을 잡고 앙탈 부렸다.“엄마, 아저씨랑 싸우지 마세요. 전 아저씨가 정말 좋단 말이에요.”준재를 감싸고 있는 아이들의 말을 들으니 다정은 씁쓸했다.‘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모두 여준재 편에 섰어.’‘그리고 저 사람 대신 나에게 말하고 있잖아.’순간 다정은 기분이 나빴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를 지켜보는 준재의 표정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두 아이와 마주할 때는 숨길 수밖에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다정의 집을 떠났다.이틀이 지나도록 그날의 말다툼 때문인지 준재는 다정의 집을 찾아오지 않았다.다정은 이를 눈치채지 못한 채 해야 할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하지만 두 아이는 준재를 무척이나 그리워했다.이날 그들은 참지 못하고 다정에게 다가가 속삭였다.“엄마, 어제 여준재 아저씨가 치료하러 오셨어야 했는데, 안 오셨어요. 우리가 아저씨한테 전화해서 무슨 일인지 물어볼까요?”다정은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숙이고 아이들을 바라봤고, 그들이 자신과 준재 사이에 화해할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그러나 그들 사이의 문제는 몇 마디 마로 해결될 수 없는 일이었다.“그럴 필요 없어. 아저씨가 어린애도 아니고, 알아서 하실 거야.”다정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이 말에 아이들은 풀이 죽었다.반면 준재의 기분도 나아지지 않았다.어제 그가 일부러 치료를 받으러 가지 않은 것도, 다정에게 괜찮아질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다.다정이 먼저 연락이 온다면, 이전의 일이 다 괜찮아진 셈이었다.그는 밤낮으로 다정의 전화를 기다렸지만, 휴대폰은 잠잠했다.“정말 너무해!”준재는 잠잠한 휴대폰을 들고 자기도 모르게 혼잣말을 중얼거렸고, 기분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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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아이들이 사라졌어

여준재를 만나지 못한 하준과 하윤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막 택시를 잡으려던 순간, 검은색 승용차가 그들 앞에 멈춰 섰다.“하준아, 하윤아, 왜 여기 있어?”여진성은 차창을 내리며 눈앞에 서 있는 어린 두 아이를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그를 본 두 아이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여진성 할아버지였네요. 서프라이즈로 아저씨를 만나러 왔는데, 아쉽게도 아저씨가 손님을 만나러 가셔서 못 만났어요.”하윤은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여진성에게 상황을 설명했다.이 말을 들은 여진성은 두 아이가 택시를 타고 돌아가도록 놔둘 수 없었다.게다가 그는 오랫동안 손주들을 만나지 못했기에 그들을 데리고 대저택으로 갔다.대저택에 있던 심해영은 남편의 문자를 받고 매우 기뻐했다.“집사, 집사! 셰프한테 요리를 좀 더 하라고 해요. 우리 손주들이 저녁을 먹으러 온다네요!”“이리 와서 마당에 있는 놀이터 청소 좀 해요.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놀아야 하거든요.”“그건 그렇고, 애들 방을 좀 치워야 할 것 같네요.”심해영의 들뜬 목소리가 연이어 거실에 울려 퍼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여진성은 두 손주를 데리고 대저택으로 돌아왔다.“하준아, 하윤아, 얼른 이리 오거라. 얼굴 좀 보자.”심해영은 아이들을 보자마자 한달음에 달려가 그들을 품에 안았다.한동안 여준재와 고다정 사이가 멀어져, 그들도 아이들을 만나기 어려웠기에 기쁜 이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따뜻한 환대 속에 두 아이는 점차 마음이 놓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놀다 지친 아이들은 이내 노부부의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이 상황을 모르고 있던 다정은 할머니가 방으로 들어가자, 거실에 앉은 후, 준재가 아이들을 데리고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10시가 될 때까지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다정은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아예 데려올 생각이 없는 거야?’이 생각에 다정은 얼굴이 일그러졌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차 키를 들고 일어나 아이들을 직접 데리러 갔다.……마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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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또 한 번의 오해

[하준이랑 하윤이는 놀다가 지쳐 잠들었어요. 오늘은 우리 집에서 재워도 될까요?]심해영은 전화로 고다정의 동의를 구했다.하지만 이 말은 다정에게 위험하게 들렸다.“아니요, 잠시 후에 제가 데리러 갈게요.”그 말을 한 후, 그녀는 심해영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다정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여준재를 바라봤다.너무 화가 난 탓인지, 그녀의 말은 다소 거칠었다.“여 대표님의 거짓말은 날이 갈수록 뻔뻔해지네요. 아이들이 버젓이 부모님 댁에 있는데도 모른다니요? 역시 당신 말은 믿지 말았어야 했어요. 지금 아이들을 데리러 갈 거니까 막을 생각하지 마세요!”이 말을 남긴 후, 다정은 돌아서서 떠났다.이를 본 준재는 재빨리 그녀를 따라나섰다.다정은 그의 행동을 눈치채고 차가운 눈으로 말했다.“왜 못 가게 막으시려는 거예요?”“오해예요. 전 당신을 말릴 생각이 없어요. 단지 대저택으로 데려다주고 싶었을 뿐이에요.”준재는 쓴웃음을 지으며 다정을 바라봤다.그는 다정이 지금 자신을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녀의 귀에는 안 들릴 걸 알아 최대한 말을 아꼈다.그래서 대저택으로 가는 길 내내 둘은 아무 말이 없었다.……대저택에서는 다정이 아이들을 데리러 올 걸 알았기에 노부부는 아쉬운 마음을 무릅쓰고 아이들을 깨웠다.그랬기에 다정이 대저택에 도착했을 때, 돌아갈 준비를 마친 두 아이가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두 아이는 표정이 좋지 않은 엄마를 보고 의기소침해졌다.“엄마…….”“얼른 가자.”다정은 차갑게 말한 후, 앞으로 다가가 소파에 있던 아이들을 끌어당겨 집으로 나가려 했다.심해영은 이런 다정의 무례한 행동을 보고 이내 눈살을 찌푸리며 불만을 드러냈다.하지만 그녀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이를 알아차린 준재가 심해영을 제지했다.“엄마,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지금 저 사람이 내 손주들에게 어떻게 하는 지를 보고도 아무 말을 하지 말라는 거니?”심해영은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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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보답

하준은 고다정과 여준재 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간략하게 설명했다.이 말을 들은 임은미는 말문이 막혔다.‘무슨 애보다 더 유치해.’[걱정하지 마, 우리 강아지. 너희 엄마랑 여준재 아저씨는 그냥 질투심에 사이가 틀어진 거야. 시간 지나면 다 해결될 거야.]“그런데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가요. 엄마가 아저씨랑 앞으로 안 만날까 봐 두려워요.”옆에 있던 하준도 우울한 얼굴로 말했다.“저랑 하윤이는 엄마랑 아저씨를 화해시키고 싶었는데, 지금은 포기해야 할 것 같아요. 이모, 엄마랑 아저씨를 화해시킬 방법이 있을까요?”[방법?]은미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그럼 이렇게 하자. 이번 주 주말에 너희 엄마한테 만나자고 할게. 마침 우리 회사에서 가족들이랑 같이 가라고 리조트 티켓을 줬거든. 그때 내가 너희 엄마를 데리고 갈게. 너희는 여준재 아저씨를 리조트로 데려와. 두 사람이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분명 오해가 풀릴 거야.]이 말을 들은 하준과 하윤은 일리가 있다고 느껴 동의했다.그렇게 은미는 다음 날,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다정의 집을 찾았다.“다정아, 우리 회사에서 수고했다고 리조트 티켓을 줬어. 이번 주 주말에 같이 갈래?”은미는 말과 함께 가방에서 여러 장의 티켓을 꺼내 강말숙에게 건넸다.“할머니도 같이 가요. 경치가 정말 좋대요!”다정은 은미의 말을 듣고 감동했다.그녀는 최근 집에만 있는 것이 너무 지루해서 어디로든 떠나고 싶었다.“좋아.”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은미의 제안을 승낙했다.하지만 강말숙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나는 집에 있을게. 너희들끼리 재밌게 놀다 와.”“할머니, 왜 안 가시려고 하세요. 같이 가요, 네?”은미는 강말숙의 옆에 붙어 애교를 부렸다.강말숙은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였고, 허허 웃으며 말했다.“젊은 사람끼리 놀러 가는데 이 늙은이가 끼여서 쓰나.”이 말을 들은 은미는 더 이상 강말숙을 설득시키기 어려웠고, 다정과 함께 주말에 들고 갈 짐을 싸러 갔다.동시에 다정이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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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휴대폰을 빼앗다

여준재는 이러한 고다정의 감정 변화를 알아챘다.좋은 기분은 전염되는 건지, 준재의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떠올랐고, 그의 기분도 좋아졌다.임은미와 하준과 하윤은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서로를 바라보며 윙크하며 입을 가리고 웃었다.잠시 후, 배가 멈춰 섰다.그들은 짐을 챙겨 독특한 호텔에 가 체크인을 했다.잠시 휴식을 취한 뒤, 호텔 로비에 모인 그들은 함께 호텔을 나섰다.오래된 마을에 들리는 많은 사람의 북적북적한 소리는 매우 활기 넘쳤다.다정과 준재의 외모도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하지만 그들은 주변의 시선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다녔다.반면, 두 아이는 적어도 네댓 사람이 설 수 있는 거리를 띄우고 서 있는 엄마와 아저씨를 보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이모, 엄마랑 아저씨가 서로 말을 안 해요. 그래도 화해할 수 있을까요?”하윤은 은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하준도 인상을 지었다.은미는 눈앞의 상황에 한숨이 나왔다.‘내 친구가 멍청한 거야, 아니면 여준재가 기회를 못 잡는 거야?’한동안 은미는 두 사람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을 다시 상기시켰다.“그럼 이렇게 하자. 잠시 후에 우리가 다른 곳으로 가는 거야, 그럼 두 사람도 서로 이야기하지 않을까?”은미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두 아이도 이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곧 다정과 준재가 한눈 판 사이, 그들은 옆 골목으로 들어갔다.뒤이어 다정이 뒤를 돌아봤을 땐, 그녀의 곁엔 준재만 있을 뿐, 친구와 아이들이 모두 사라진 후였다.“어디 간 거야?”다정은 미간을 찌푸리고 걸어온 길을 주시하며 우뚝 서서 주변을 살폈다.하지만 그녀는 많은 사람 속에서 은미와 아이들을 찾을 수 없었다.준재는 이 상황을 보고 뭔가 이해한 듯 눈을 번쩍였다.그는 눈앞에 인상을 짓고 주위를 살피는 작은 여자를 바라보며 적극적으로 말했다.“친구분한테 전화해서 확인하는 게 어때요?”이 말에 다정은 그를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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