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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화 어떤 자격으로?

‘넌 어떻게 하고 싶어?’

할머니의 질문이 고다정의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지만 그녀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어물쩍거렸다.

다정은 고개를 숙이고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눈을 내리깔며 나지막이 말했다.

“모르겠어요. 흘러가는 대로 놔두려고요.”

그 말만 남겨두고 다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무 말도 없이 방으로 들어갔다.

“할머니도 얼른 주무세요.”

강말숙은 도망치듯 떠나는 손녀를 바라보며 힘없이 고개를 저었지만 애써 그녀를 잡지 않았다.

……

다음 날 다정은 하준, 하윤과 함께 아침을 먹은 후, 아이들을 등원시켰다.

그녀가 차에서 내리려 할 때, 하윤은 그녀의 팔을 잡고 애어른처럼 말했다.

“엄마, 아저씨가 먼저 사과하면 받아주세요. 아저씨가 잘못을 인정하는 방식이 잘못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아저씨는 오랫동안 홀로 지내면서 여자를 달래는 방법을 모를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무리하게 요구하지 말아요. 전 아저씨랑 엄마가 잘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이 말을 들은 다정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어디서 그런 말을 배웠어?”

“아무도 하윤이를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전 그냥 인터넷으로 알게 된 거예요.”

하윤이는 자랑스럽게 턱을 치켜올렸다.

다정은 그런 딸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어린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자, 얘들아, 어른들 일은 신경 쓰지 말고 얼른 유치원 가야지. 좀 있으면 지각이야.”

두 아이는 다정의 회피성 대답에 만족스럽지 않아 입을 삐죽거렸다.

하지만 그들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다정은 차에서 아이들을 내렸다.

이때 다정은 유치원 입구에 몰린 사람들 뒤에 숨어 있던 여진성 부부를 우연히 발견했다.

그녀는 티 나지 않게 미간을 찌푸렸다가 못 본 척 시선을 거뒀다.

그날 오후, 다정이 집에서 약을 짓고 있을 때, 육성준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오늘 밤에 시간 있어? 부탁할 게 있는데.]

“또 여자친구인 척해달라는 부탁이면 미리 거절할게.”

다정은 성준의 부탁을 듣기도 전에 거절했다.

성준은 말문이 막혀 몇 초 동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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