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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331 - 챕터 340

1270 챕터

제331화 비밀이에요

고다정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아이들의 얼굴에 떠오른 신난 미소를 보고 부드러운 눈으로 말했다.“뭐 하고 놀았길래 이렇게 신나 보여?”하준과 하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여준재를 빤히 바라보았다.분명 그들은 준재가 말하기를 원하고 있었다.준재도 그런 마음을 알고 있었지만 머릿속이 복잡했다.두 아이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지만, 아직은 다정에게 말할 때가 아닌 것 같아 말을 아꼈다.“이건 하준, 하윤이와의 비밀이니 묻지 마세요.”이 말을 한 후, 그는 아이들을 향해 눈을 깜박이며 자신을 협조해 주길 바랐다.아이들은 아저씨가 엄마에게 왜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아저씨에게 협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묻지 마세요. 이건 우리와 아저씨만의 비밀이에요.”다정은 준재를 돕는 두 아이의 모습을 보며 어이가 없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알았어, 알았어. 엄마는 너희들의 비밀을 묻지 않을게. 곧 저녁 먹을 거야, 이제 밥 먹을 준비해.”다정은 이 말을 남기고 몸을 돌려 주방으로 향했다.주방에는 아직 찌개가 끓고 있었다.두 아이는 엄마가 멀어지는 모습을 보고 얼른 걸어 나가 문을 닫은 후, 진지한 얼굴로 준재를 바라봤다.“아저씨, 왜 엄마한테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어요?”“아저씨, 혹시…….”‘엄마랑 사귀기 싫은 거예요?’하준은 뒷말을 하지 않았지만, 준재는 그의 마음을 알아차린 것 같았다.그는 손을 내밀어 두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온화한 소리로 말했다.“필요 없는 걱정은 하지 마.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아서 아저씨가 엄마한테 말하지 않은 거야. 어른의 세계는 아이들의 세계와 달라. 하지만 아저씨가 이 문제에 대해 빨리 해결하겠다고 약속할게.”“그럼, 그 약속을 꼭 지키셔야 해요. 이대로 우리를 속이면 안 돼요.”하윤은 준재의 말에 가장 먼저 대답했다.이를 본 준재의 눈빛은 더욱 부드러워졌다.“걱정하지 마. 아저씨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그렇게 말하고 그는 다시 하준을 바라봤다.준재는 그 어린 녀석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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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심해영의 태도가 바뀌다

YS그룹 대저택.두 아이를 항상 주시하던 심해영은 고다정이 아이들을 데리고 약초를 따러 마운시티의 별장으로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손주들과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에 곧바로 집사에게 차를 준비하라고 지시를 내린 후, 그들을 찾아갔다.심해영이 도착했을 때 그녀는 다정과 할머니, 두 아이가 정원에서 일을 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다정이 아이들을 돌보지 못한다고 느꼈다.“하준아, 하윤아, 얼른 할머니한테 와.”심해영은 얼른 입을 열고 두 아이를 자신에게 오라고 소리쳤다.그 소리에 모두가 놀라 소리가 들리는 쪽을 쳐다봤다.다정은 아이들에게 언제 할머니가 생겼을까, 생각했고, 찾아온 그녀를 보고 깜짝 놀랐다.‘여 대표님의 어머니잖아?’강말숙 역시 어제 동네 화단에서 아이들과 놀고 있던 사람이 심해영임을 알아보고 의심의 빛이 강말숙의 눈을 스쳐 지나갔다.하준과 하윤은 그들의 이상한 점을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그들도 심해영을 보고 놀랐다.“할머니, 왜 여기 계세요?”하윤은 눈을 깜빡이며 호기심 어린 질문을 던졌다.심해영이 대답하기도 전에 하준은 옆에서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바보야, 여긴 아저씨의 별장이잖아. 그리고 할머니는 아저씨의 어머니시고. 여기에 오시는 건 이상한 게 아니야.”이 말을 들은 하윤은 자신이 바보 같은 질문을 했다는 사실에 머쓱한 듯 헤헤 웃었다.심해영은 그런 소녀의 모습이 그저 귀엽기만 했다.심해영은 다시 두 아이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빨리 와. 할머니가 너희들이 여기 있다는 얘기에 특별히 과자랑 사탕을 많이 가져왔어.”아이들은 이 말에 곧장 달려가지 않고 다정을 바라봤다.다정은 심해영의 따뜻하고 친절한 태도에 놀라 멍해졌다.‘심 여사님은 늘 나를 미워하셨잖아. 어째서 솔선해서 아이들에게 다가가시는 거지?’무슨 일인지 몰라도 그녀는 정중하게 사양했다.“심 여사님, 저희 아이들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건 괜찮아요. 약재를 정리한 후 돌아갈게요. 여사님의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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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배상금 청구

“엄마는 정원에서 증조할머니랑 약재를 정리하고 있어요.”하준과 하윤은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이 말을 들은 여준재는 웃음기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그럼 우리 엄마한테 가서 점심 먹으러 오라고 할까?”“좋아요!”두 꼬맹이는 당연히 이를 거절하지 않았다.그대로 한 성인 남성과 두 아이가 웃고 떠들며 거실을 떠났다.심해영은 매우 당황한 표정으로 그들의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그녀는 고다정에게 설명할 수 없는 질투심이 더욱 솟구쳤다.아직 가족이 되지도 않았는데 자기 아들과 손자들 모두 그 여자를 에워싸고 있었다.‘만약 우리가 미래에 가족이 된다면 내가 여기서 말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비록 불만은 많았지만 심해영은 손주들과 아들 앞에서 티 내거나 기분 나쁠 말은 하지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정은 심해영의 적대심을 눈치채고, 마음속이 혼란스러웠다.그러나 다정도 그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 이미 심해영은 그녀에 대한 반감을 표한 적이 있었다.앞서 보여준 호의에 대해 말하자면, 다정은 단지 심해영의 성격이 오락가락한다는 것으로 간주할 뿐이었다.식사를 마친 후, 준재는 서둘러 떠나지 않았다.그는 집사에게 두 개의 방을 청소하라고 지시한 후, 다정과 강말숙 그리고 두 아이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곧 거실에는 심해영과 준재만이 남았다.심해영은 준재에게 자신의 마음을 말하려 했다.그녀는 두 손자를 받아들였지만 그들의 엄마인 다정은 인정하지 않았다.그러나 심해영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준재가 입을 열었다.“오랜만에 별장에 오셨네요. 어머니도 피곤하실 텐데, 돌아가서 좀 쉬세요.”“난 갈 생각이 없단다. 우리 소중한 손주들과 같이 있을 거야.”심해영은 준재가 자신을 보내려 할 줄은 몰랐기에 별로 좋지 않은 표정으로 거절했다.준재는 쉽게 어머니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다.“오전 내내 함께 있으셨잖아요. 계속 여기 계시면 다정 씨 가족들에게 의심을 불러일으킬 거예요. 어머니도 하준이랑 하윤이를 오래도록 보고 싶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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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여준재와 결혼하고 싶으면 스스로 노력해야 해

가까스로 아버지를 돌려보낸 임초연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고다정, 죽여버릴 거야!”초연은 틀림없이 다정이 여준재에게 말해 준재가 그토록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다.물론, 그녀를 가장 화나게 한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준재와 다정이 여전히 함께 있다는 것이다!‘여준재의 부모조차 두 사람을 갈라놓을 수 없는 거야?’이 생각에 초연은 참지 못하고 신해선에게 전화했다.“엄마, 엄마가 말한 방법이 먹히긴 먹히는 거예요? 왜 아직도 여준재랑 고다정이 헤어지지 않고, 절 괴롭히는 거예요?”[뭐라고? 무슨 일이 생긴 거니?]신해선은 분노 섞인 딸의 말에 재빨리 걱정스럽게 물었다.초연은 준재가 사람을 시켜 회사로 찾아와 배상금을 요구한 일을 설명했다.당연히 이 말을 들은 신해선의 얼굴도 굳어졌다.‘분명 우리 임 씨 집안을 무시한 행동이야.’이 생각에 신해선은 낮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알겠어. 내가 심해영 이모를 만나볼 게.]그 말을 한 후, 심해영은 집사에게 차를 대기해 놓으라고 지시했다.그럼에도 마음이 놓이지 않던 초연은 비서에게 심해영의 최근 근황을 조사하라고 명령했다.……잠시 후, 신해선은 YS그룹의 대저택에 도착했다.대문을 들어선 그녀는 대저택의 변화를 발견했다.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심해영이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정원이었다.정원 속에 있는 꽃과 나무는 모두 그녀가 직접 심은 것으로 희귀한 식물들이었다.하지만 지금은 정원이 잔디밭으로 바뀌었고, 장난감으로 가득한 작은 놀이터가 되어 있었다.이를 본 신해선은 불안이 엄습했다.그리고 그녀의 추측은 심해영과 대화를 나눈 후, 확신이 되었다.“오랜만에 왔더니, 집이 많이 바뀌었네요. 식물들은 왜 없애셨어요?”신해선은 은근슬쩍 그녀를 떠봤다.심해영이 웃으며 대답했다.“꽃은 뒷마당으로 다 옮겼어요.”이어 신해선은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물었다.“정원이 작은 놀이터로 바뀌었더라고요. 집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요?”사실 그녀가 묻고 싶은 건, 준재 다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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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이 아이들의 친아빠를 찾아봐

여준재는 직접 운전해 고다정과 하준, 하윤이를 집으로 데려다줬다.가는 길 차 안에서 잠이 깬 두 아이는 준재와 웃고 떠들었다.하지만 다정과 강말숙은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한 탓에 아무리 낮잠을 잤다 하더라도 여전히 피곤했다.두 사람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자기도 모르는 새에 잠이 들었다.준재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중간중간 다정을 확인했다.창문을 열어두고 고개를 떨군 채 잠이든 그녀를 본 준재는 혹여나 깰까 속도를 줄이고 차를 더 부드럽게 몰았다.동시에 준재는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말했다.“엄마랑 할머니께서 주무시니까 우리 조용히 이야기할까?”이 말을 들은 두 아이는 고개를 돌려 잠이 든 엄마를 바라보았고,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차는 다정의 아파트 입구에서 멈춰 섰다.나이가 지긋한 강말숙은 몸을 뒤척이다 잠에서 깼다.강말숙은 차창 밖의 익숙한 풍경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벌써 도착했구나.”“네, 외증조할머니께서 딱 맞춰서 일어나셨어요!”두 아이는 미소를 지으며 외증조할머니를 바라봤다.강말숙은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며 아직 자고있는 다정을 바라보며 말했다.“먼저 차에서 내리렴. 내가 너희 엄마를 깨워서 갈게.”이 말을 들은 준재는 강말숙을 막았다.“깨우실 필요 없어요, 할머님. 하준이랑 하윤이를 데리고 먼저 들어가세요. 제가 다정 씨를 업고 갈게요.”“알겠어요. 그럼 먼저 올라갈게요.”강말숙은 하루 종일 고생한 다정이 안쓰러워 그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한편, 임초연은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왔다.그녀는 거실에 앉아 있는 엄마를 보고 재빨리 달려가 물었다.“엄마, 오늘 준재 씨 집에 가신 건 어떻게 됐어요? 해영 이모가 뭐라 하셨어요?”초연이 말을 꺼내자마자 신해선의 부드러운 인상은 분노로 바뀌었다.엄마의 얼굴을 보자 초연은 불안감이 엄습했다.“해영 이모도 마음을 바꾸신 거예요?”“해영 이모가 결혼은 준재 마음이니 간섭하지 않겠대. 또 준재랑 결혼하고 싶으면 너 스스로 노력하라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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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임초연이 움직이다

아버지의 말을 들은 임초연은 너무 혼란스러웠다.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아버지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러니까 아빠 말씀은…….”“그건 좀 더 조사해 봐야 알 거 아니냐?”임광원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버지의 말을 들은 초연은 퀭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조사하라고 할게요.”하지만 신해선은 알 수 없는 두 부녀의 모습을 보며 한동안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하나도 이해가 안 돼요.”“지금은 이해 안 되는 게 당연해. 초연이가 확실히 조사해 보면 당신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임광원은 아내에게 설명할 생각이 없었다.초연은 엄마에게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챙겨 침울한 얼굴로 방으로 들어갔고, 이 일에 대해 조사할 사람을 찾아 방법을 모색했다.……다음 날 깨어난 고다정은 자기 방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했다.생각할 필요도 없이 그녀는 자신을 업고 데려왔을 여준재를 생각하니 마음이 달콤해졌다.간단히 씻은 후, 다정은 가족들을 위해 아침 식사를 준비하러 나갔다.식사를 준비하는 와중에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다정은 문을 열러 갔고, 문밖에 서 있는 준재를 발견했다.매일 마주하는 얼굴이지만 그녀는 완벽한 그의 이목구비에 매료되어 잠시 정신을 잃을 뻔했다.다행히 그녀는 빨리 정신을 차렸고,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말했다.“여 대표님, 이렇게 일찍 무슨 일로 오셨어요?”“직접 알려드릴 게 있어서요.”준재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를 본 다정은 즉각 그를 집 안으로 데려왔다.하준과 하윤은 준재를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했다.“아저씨, 오셨네요!”강말숙도 관심을 가지며 물었다.“여 대표님, 아침은 드셨어요?”“네, 먹고 왔어요.”준재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강말숙과 두 아이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다정은 준재에게 물 한 잔을 내어준 뒤, 물었다.“여 대표님, 이제 말씀해 주세요.”“별일 아니에요. 전에 김 변이 다정 씨를 대신해서 임초연을 고소하고 배상을 요구한 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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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준재가 언제까지 마음을 숨길 수 있을 것 같니?

임초연의 말을 들은 최진희는 깜짝 놀랐다.간신히 정신을 차린 후, 그녀는 사실대로 말했다.“전 사모님과 도련님의 대화를 들은 적이 있어요. 사실 고 선생님의 아이들은 도련님의 아이입니다. 대저택의 분위기가 바뀐 것도 전부 손자, 손녀를 데리고 오기 위해서죠.”이 말을 들은 초연은 벼락을 맞은 기분이었다.그때 초연의 머릿속엔 한 문장만이 맴돌았다.‘고 선생님의 아이들은 도련님의 아이입니다.’초연은 자신이 무슨 정신으로 병원을 빠져나왔는지조차 몰랐다.그녀는 차에 타서야 정신을 차렸지만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그들은 자기 집안에서 쫓겨난 여자와 대 YS그룹의 대표인 남자다. 게다가 5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 초연은 두 사람의 접점을 도무지 알 수 없었다.‘잠깐, 5년 전이라면…….’‘고다정의 스캔들이 터진 날 아니야?’이를 생각한 초연은 과감한 추측을 내렸지만, 더 확실히 조사할 사람을 찾아야 했다.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부하 직원들에게 전화해 지시를 내렸다.“5년 전, 고씨 집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해 봐. 특히 고다정이랑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에 대해서. 그리고 고다정 아이들의 출생의 비밀을 찾아봐.”다정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고, 여준재를 보낸 후, 간단히 짐을 싸서 1억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기 위해 은행으로 갔다.그녀는 그 돈을 어떤 용도로 쓸지 생각해 보진 않았지만, 배상금으로 받은 이상, 어떻게든 사용해야 했다.볼 일을 마친 후, 다정은 차를 몰고 마운시티 별장으로 가서 어제 재배한 약재 중 일부를 신의 약방에 판매하려 했다.다정이 신의 약방의 입구에 다다랐을 때, 신수 노인이 서 있었다.그녀가 약재를 팔러 온다는 소식을 들은 신수 노인은 버선발로 그녀를 마중 나왔다.신수 노인은 직원들과 함께 약재를 확인하고 있는 다정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이제 약재를 팔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그의 말은 과언이 아니었다. 다정은 꾸준히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었고, 신수 노인이 필요로 하는 약재의 양도 매우 많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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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빼앗다

그날 밤, 여준재는 고다정의 동의 하에 하준과 하윤을 데리러 갔다.그러나 그들이 집으로 돌아왔을 땐, 다정이 보이지 않았다.“외증조할머니, 엄마는요?”두 아이는 궁금증이 가득한 얼굴로 거실에 앉아 있는 강말숙을 바라봤다.강말숙은 웃으며 말했다.“너희 엄마가 오늘 좀 늦을 거래. 신수 어르신이 저녁을 사 준다고 했거든.”이 말을 들은 준재는 눈썹을 치켜떴다.평소대로라면 신수 노인이 저녁을 살 때, 그를 부르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그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강말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신수 어르신이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중매를 서 문성 어르신의 손자를 소개해 주겠다며 저녁을 산다더라고요.”강말숙은 말을 마친 후, 두 아이를 데리고 손을 씻긴 뒤, 저녁을 준비하러 갔다.준재는 강말숙이 일부러 한 말이라는 걸 눈치채지 못하고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준재의 마음이 불편했다는 것이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다정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었다.하지만 통화는 연결되지 않았다.준재는 눈살을 찌푸렸고, 그가 다시 전화를 걸려고 할 때, 강말숙이 말을 건넸다.“여 대표님, 안 들어오세요? 이미 저녁 준비가 끝났으니 손 씻고 와서 드세요.”“전 안 먹어도 돼요. 할머님, 얼른 저녁 드세요. 전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이 말을 남긴 뒤, 준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1층에 대기하고 있던 구남준은 준재가 굳은 얼굴로 차에 타는 것을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왜 그러십니까?”“아무것도 아니야.”준재는 무뚝뚝하게 대답한 후,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이번에도 다정에게 건 전화였다.그는 다정이 전화를 받을 거라 믿고 있었지만, 들려오는 현실에 절망을 맛봤다.“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이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기계음에 준재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계속해서 연결이 되지 않자, 준재는 전화를 끊고 문진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준재 형,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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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우여곡절

따뜻한 조명 빛 아래, 고다정과 여준재 둘뿐인 룸 안은 긴장감이 맴돌았다.하지만 그들의 눈빛에 드러난 감정은 기대감과 약간의 설렘이 담겨 있었다.준재가 말을 이어 하려던 순간,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애써 무시하려 했지만, 화면에 뜬 발신자의 이름에 전화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발신자는 그의 어머니였다.“왜 전화하셨어요?”[준재야, 빨리 와야 할 것 같아. 아버지가 아프셔.]휴대폰 너머 심해영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준재는 한순간에 얼굴이 굳어졌고, 다정을 바라보며 미안함을 표했다.“죄송해요. 아버지가 편찮으시다고 하셔서 빨리 가 봐야 할 것 같아요.”“그럼 저랑 같이 가는 건 어때요? 제가 아버님 상태를 봐 드릴게요.”말은 이렇게 했지만 다정은 다소 실망스러웠다.준재는 이를 알 리 없었다.그는 잠시 생각한 후, 다정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고 그녀와 함께 대저택으로 향했다.심해영은 준재가 다정을 데리고 온 모습에 달갑지 않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준재는 어머니를 따라 침실로 들어갔다. 아버지가 초췌하게 침대에 기대 누워있는 것을 본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왜 병원에 안 가셨어요?”“너희 아버지가 가기 싫다고 하더구나. 병원 소독약 냄새는 맡기도 싫대. 네가 아버지한테 말씀드려 봐.”심해영은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보며 말했다.여진성은 그런 상황을 보고 준재에게 담담히 말했다.“별일 아니야. 오늘 회식이 길어져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술병이 났을 뿐이야. 너희 엄마는 너무 놀란 마음에 널 부른 것 같구나.”“뭐가 별일이 아니에요, 예전에 의사가 당신이 술을 끊지 않으면 위궤양이 올 수도 있다고 했잖아요!”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남편의 모습에 심해영은 매우 화가 났다.말다툼을 하는 부모님을 보고 있던 준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하지만 다정에게 눈앞에 일어난 상황은 서로를 걱정하는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그녀는 고개를 살짝 돌려 준재를 바라보며 물었다.“여 회장님께서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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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그가 오랫동안 혼자인 이유가 있었어

돌아오는 길, 차 안은 매우 조용했다.고다정은 운전에 집중하는 여준재를 바라보았고, 누가 그녀의 심장을 간지럽히는 것 같았다.그녀는 준재가 식당에서 뭘 말하고 싶었는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 얘기를 꺼내기는 조금 부끄러웠다.결국 그녀는 이 마음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준재는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렸지만, 고백할 분위기가 아닌 것 같았고, 그렇게 성급하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그도 마음속에서 요동치는 감정을 억제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말 한마디 없이 아파트 단지에 들어섰다.“다 왔어요.”준재는 차를 세우고 적막을 깼다.멍하니 있던 다정은 그의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끄덕였다.“데려다주셔서 감사해요. 조심히 들어가세요.”이 말과 함께 그녀는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준재는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는 다정을 확인하고 나서야 차를 몰고 떠났다.집에 들어온 다정은 실내화로 갈아 신으며 아직 거실에 있는 외할머니를 봤다.“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왜 아직 안 주무세요?”“생각할 일이 있어 잠이 안 오는구나. 이리 와 보렴. 물어볼 게 있어.”기분이 좋아 보이는 강말숙은 다정에게 오라고 손짓하며 말했다.다정은 할머니를 바라보다 무력감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정말 짓궂으신 우리 외할머니, 정말 왜 그러신 걸까?’‘너무 짓궂으셔.’다정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모두 오늘 밤에 일어난 일 때문이었다. 그 일은 강말숙도 동조한 것이 분명했다.이 생각과 함께 다정은 강말숙의 옆에 앉았다.다정이 자리에 앉자마자 강말숙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다가왔다.“오늘 밤에 너랑 여 대표는 혹시…….”강말숙은 뒷말을 하지 않았지만, 뭘 뜻하는지 알 수 있었다.다정은 그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오늘 밤엔 아무 일도 없었어요. 저희는 여전히 친구예요.”“아직도 친구라고!?”강말숙은 깜짝 놀라며 눈살을 찌푸렸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여 대표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거야?”강말숙은 불만스러워하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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