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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빼앗다

그날 밤, 여준재는 고다정의 동의 하에 하준과 하윤을 데리러 갔다.

그러나 그들이 집으로 돌아왔을 땐, 다정이 보이지 않았다.

“외증조할머니, 엄마는요?”

두 아이는 궁금증이 가득한 얼굴로 거실에 앉아 있는 강말숙을 바라봤다.

강말숙은 웃으며 말했다.

“너희 엄마가 오늘 좀 늦을 거래. 신수 어르신이 저녁을 사 준다고 했거든.”

이 말을 들은 준재는 눈썹을 치켜떴다.

평소대로라면 신수 노인이 저녁을 살 때, 그를 부르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

그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강말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수 어르신이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중매를 서 문성 어르신의 손자를 소개해 주겠다며 저녁을 산다더라고요.”

강말숙은 말을 마친 후, 두 아이를 데리고 손을 씻긴 뒤, 저녁을 준비하러 갔다.

준재는 강말숙이 일부러 한 말이라는 걸 눈치채지 못하고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준재의 마음이 불편했다는 것이다.

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다정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통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준재는 눈살을 찌푸렸고, 그가 다시 전화를 걸려고 할 때, 강말숙이 말을 건넸다.

“여 대표님, 안 들어오세요? 이미 저녁 준비가 끝났으니 손 씻고 와서 드세요.”

“전 안 먹어도 돼요. 할머님, 얼른 저녁 드세요. 전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이 말을 남긴 뒤, 준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1층에 대기하고 있던 구남준은 준재가 굳은 얼굴로 차에 타는 것을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아무것도 아니야.”

준재는 무뚝뚝하게 대답한 후,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도 다정에게 건 전화였다.

그는 다정이 전화를 받을 거라 믿고 있었지만, 들려오는 현실에 절망을 맛봤다.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이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기계음에 준재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

계속해서 연결이 되지 않자, 준재는 전화를 끊고 문진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준재 형,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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