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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311 - 챕터 320

1270 챕터

제311화 사랑할 수 없는 사이

구남준의 말을 들은 여준재의 눈이 차가운 빛으로 번쩍였다.그러다가 준재는 하던 일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얇은 입술을 살짝 벌리며 물었다.“누구야?”“경찰과 저희 쪽에서 얻은 단서에 따르면 모든 증거는 임씨 가문을 가리킵니다.”그 후, 남준은 배후에 대해 설명했다.준재는 매서운 눈을 가늘게 떴다.“그럼 임초연이라는 말이야?”“네, 그 사람입니다.”남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이 말을 들은 준재는 즉시 눈살을 찌푸리고 그의 눈에는 의심의 빛이 번쩍였다.“도대체 이 여자는 왜 그런 짓을 한 거야?”그는 이해하기 어려웠다.뭐가 됐든 고다정과 임초연은 잘 모르는 사이다.남준은 잠시 고민한 후 입을 열었다.“두 분이 사랑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 아닐까요? 임초연 씨는 고 선생님의 집을 어떻게 알았는지 몰라도 고 선생님을 대표님에게서 빨리 제거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그럼 나에게 들킬까 봐 두렵지는 않았나 보지?”준재의 안색은 삽시간에 차가워졌다.남준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제 생각엔 임초연 씨는 자신이 철저히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뭐라고?”준재는 냉랭한 눈으로 바라보았다.그의 차가운 표정에 남준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대답했다.“그동안 경찰이 조사한 관련된 그 사람에 따르면 임초연 씨가 고 선생님을 모함하기 위해 일련의 수법을 썼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이 말을 들은 준재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남준은 그의 대표가 그에게 별다른 지시를 하지 않았기에 계속 말했다.“임초연 씨는 먼저 이메일을 통하여 관련된 자에게 연락하여 이동철을 찾아보라고 지시하고 고 선생님의 무고함이 확인된 후, 이메일의 IP주소를 변경했습니다. 임초연 씨의 계산은 매우 치밀했지만 IP주소가 복원될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하신 것 같습니다.”남준은 이 말을 전하며 다정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그러므로 이번 일은 고 선생님께 그야말로 예측할 수 없는 재앙일 뿐입니다.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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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너와 전혀 어울리지 않아

김지원이 떠나는 모습을 본 임초연의 얼굴은 매우 흉악했고 짙은 불안감이 엄습했다.‘안 돼, 가만히 앉아서 겁먹고 있을 수만은 없어.’그녀는 고개를 숙여 책상 위에 놓인 변호사 서신을 바라보며 마침내 여준재를 찾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YS그룹, 대표실.김지원이 준재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대표님의 분부대로 임초연 씨에게 변호사 서신을 전달했고, 대표님의 말씀도 전했습니다.”“좋아, 그래서 뭐래?”준재는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다.김지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임초연 씨는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그가 이 말을 하자마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니 구남준이 걸어 들어왔다.남준은 대표실 중앙으로 걸어가 정중하게 보고했다.“대표님, 임초연 씨가 오셨습니다. 지금 아래층에 계시는데, 대표님을 만나고 싶다고 합니다.”준재는 이미 그녀가 온 목적을 짐작하고 눈썹을 치켜세웠다.그러나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데리고 와.”“알겠습니다.”남준은 그의 지시를 받고 몸을 돌려 대표실을 빠져나갔다.옆에서 이를 보고 있던 김지원은 자진해 작별 인사를 건넸다.“그럼 저는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가 봐.”준재는 그에게 떠나라는 손짓했다.김지원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남준은 초연을 데리고 대표실에 나타났다.초연은 들어오자마자 사무실 책상에 냉랭하게 앉아 있는 준재를 바라보며 억울한 기색을 보였다.“준재 씨…….”그녀는 더듬거리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그러나 준재는 그녀를 불쌍히 여길 생각은 추호도 없었고 초연의 두 눈을 차갑게 바라보았다.“임초연 씨, 무슨 일입니까?”이렇게나 냉랭한 그의 모습에 초연의 마음은 괴롭고 달갑지 않았다.그러나 초연은 자신이 온 목적을 상기시키며 숨을 깊이 들이쉬고, 감정을 억눌려 천천히 말을 꺼냈다.“준재 씨, 왜 저에게 변호사 서신을 보내라고 하셨어요? 저는 고다정 씨를 잘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제가 고다정 씨를 모함했겠어요?”“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당신이 잘 알고 있겠죠!”준재는 한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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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고 선생을 찾아갈 모양이야

“여준재, 이 나쁜 놈아!”임초연은 슬픔과 분노로 뒤섞인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뒤돌아 뛰쳐나갔다.그녀는 더 이상 머물러봤자 좋은 꼴은 못 볼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문밖에 있던 여진성은 갑자기 문을 열고 뛰쳐나온 초연을 보며 조금 놀랐다. 하지만 그가 인사를 건네기도 전에 초연은 눈물을 흘리며 떠났다.초연도 여진성을 보았지만 당시 그녀의 상실감은 너무나도 컸다.물론 그녀도 속으로는 여진성이 자신이 울며 떠나는 모습을 보고 여준재에게 물어보길 바랐다.그녀의 뜻대로 여진성은 준재에게 이 일을 물었다.“방금 초연이가 울며 나가는 것을 봤단다. 무슨 일이니? 초연이를 괴롭힌 거야?”“아닙니다.”준재는 한사코 부인하며 차분한 표정으로 화제를 돌렸다.“무슨 일로 오셨어요?”그는 분명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여진성도 그런 그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코웃음을 쳤다.“네 엄마가 너한테 몇 번이나 전화했는데 왜 전화를 안 받았니? 이건 대답해 줄 수 있지?”“정말요? 일하느라 듣지 못했나 봐요.”준재는 매우 태연하게 대답했다.사실 그는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았다.그가 한국으로 돌아온 뒤로 어머니는 그의 뜻과는 상관없이 맞선을 주선했기 때문이다.여진성은 태연한 아들의 모습에 말문이 막혔다. 어찌 아들이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걸 모르겠는가?결국 그는 자신이 찾아온 목적을 간단히 설명했다.“네 엄마가 오늘 밤에는 집에 오라더구나. 그렇지 않으면 직접 회사에 찾아오거나 고 선생을 찾아갈 모양이야.”이 말을 들은 준재는 아버지의 말에 다소 놀랐고 얼굴이 좋지 않았지만 결국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한편, 임초연은 YS그룹에서 나와 답답한 마음에 뒤를 돌아 높은 건물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준재가 두 집안의 사이를 고려하지 않고 다정을 위해 이렇게까지 할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다.이를 생각하자 초연의 눈에는 맹렬하고 어두운 빛이 번쩍였고, 결국 인내심이 폭발했다.“사과야 하면 그만이지. 근데 너희들도 함께할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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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후회하지 마

이튿날 아침, 임초연은 고다정이 사는 아파트 단지를 찾아왔다.다정은 아무것도 모른 채로 집을 청소하고 있었다.이때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를 들은 다정은 외할머니가 오셨구나 싶어 인터폰을 확인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외할…….”외할머니라는 단어를 다 말하기도 전에 다정은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외할머니가 아닌 몇 번 만난 적도 없는 초연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의아하게 물었다.“임초연 씨?”“아직도 절 기억하고 계시네요.”초연은 말을 마치고 다정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은 채 다정을 비집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집으로 들어온 초연은 한 바퀴 둘러보았는데 아파트가 좀 낡긴 했지만 곳곳에 따스함이 배어있었다.다정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살짝 눈살을 찌푸린 뒤 다가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임초연 씨가 왜 갑자기 찾아오셨는지 잘 모르겠네요.”그 말을 들은 초연은 훑어보던 눈을 거두고 비꼬는 눈빛으로 다정을 바라봤다.“됐어요. 준재 씨도 없는 마당에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지 마세요. 제가 찾아온 목적을 설마 모르는 거예요?”“네, 정말 모르겠는데요.”다정은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그 말을 듣자마자 초연은 자기도 모르게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눈앞에 있는 그 여자를 위아래로 훑었다.다정의 표정은 정말 모르는 눈치였지만, 초연은 여전히 믿지 않았다.그때, 초연은 턱을 치켜들고 당당히 입을 열었다.“제가 단순히 사과하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단지 이번만 착오가 있었을 뿐이에요. 제가 여기 온 이유는 단지 준재 씨 때문이에요.”“…….”다정은 이 여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고 혼란스러웠다.‘나한테 무슨 사과를 해?’그녀가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때, 초연은 주동적으로 그녀의 의문을 풀어줬다.“안주하지 마세요. 이번에는 준재 씨가 증거를 찾아줬기 때문에 당신이 고소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게 아니었다면 당신은 내 계획대로 당신은 반드시 명예를 잃고 망할 수 있었다고요!”초연의 눈은 말이 끝날 때까지 증오와 질투가 가득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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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뼛속까지 나빠

고다정은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표정이 싹 굳어져 곧바로 뛰쳐나갔다.“외할머니!”다정은 할머니가 땅에 넘어져 있는 것을 보고 황급히 달려가 강말숙을 부축했다.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임초연과 눈이 마주친 것도 이때였다.초연은 다정을 향해 콧방귀를 뀌었고, 그녀의 눈빛은 매우 사악했다.다정은 화가 나 소리를 질렀다.“임초연, 이건 아니잖아!”애석하게도 그녀가 외치자마자 엘리베이터 문은 닫혀버렸다.다정은 이를 악물고 이 일을 마음속에 담아두었다.그러나 강말숙은 손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 물었다.“다정아, 너 방금 저 여자랑 아는 사이니?”“아는 사람 아니에요.”다정은 화를 억누르고 대답한 후, 할머니의 몸을 훑어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할머니, 괜찮으세요? 어디 불편한 데는 없고요?”“난 괜찮아. 걱정하지 마.”강말숙은 손을 저으며 초연에 대한 일을 물었다.“방금은 어떻게 된 일이야?”다정은 밖에서 말하고 싶지 않았기에 할머니를 부축해 집으로 들어온 뒤 천천히 초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이 말을 들은 강말숙은 아무런 예고 없이 매우 화를 냈다.“그런 사람은 절대 용서하면 안 돼. 정말 악랄한 사람이구나!”“알아요. 저도 이 일을 그냥 놔두지 않을 거예요.”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알렸다.‘이전에는 배후에 누가 있었는지 몰랐다지만, 이를 알게 된 이상 가만두지 않을 거야.’‘더군다나 임초연은 우리 할머니에게 손찌검까지 했잖아!’이를 생각한 다정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다시 한번 할머니의 상태를 살펴보았다.그녀의 외할머니는 연세가 적지 않으시기에 모든 충격과 부딪힘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이를 본 강말숙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내가 괜찮다고 말했는데 왜 믿지 못하니.”“당연히 전 할머니를 믿지만 제 유일한 가족은 할머니와 아이들뿐이에요. 전 할머니를 잃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더 신경이 쓰일 수밖에요. 할머니, 제발 오래오래 제 곁에 있어 주세요.”다정은 할머니의 팔을 안고 강말숙의 어깨에 머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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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소중한 인연

“준재 씨가 고다정의 이름으로 나한테 변호사 서신을 보냈어요. 변호사가 나보고 고다정한테 사과하라고 시켰다고요. 제가 사과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정말 미치겠어요!”임초연은 상황을 대충 설명했다.말을 끝낸 후, 그녀는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신해선은 딸의 말을 듣자,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왜냐하면 신해선이 보기에 준재가 지금 임씨 집안의 체면을 망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신해선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설마 여준재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은 여자랑 사귀고 있다는 거야? 설령 여준재가 원한다고 해도, 분명 해영 이모는 영원히 고다정을 반대할 거야.”이 말을 들은 임초연은 또 다른 일이 생각나 기분이 더 안 좋아졌다.“확실히 해영 이모도 고다정을 원하지 않아요! 하지만 분명히 며칠 전에는 저를 되게 예뻐하시고, 좋아해 주셨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지금 준재 씨에게 다른 집안의 여자를 소개시켜 주고 있다고요!”“그게 언제야? 왜 난 처음 듣는 소리지?”신해선은 눈살을 찌푸렸다.초연은 그때의 상황을 말하기 시작했다.“어젯밤에 제가 알아봤는데, 해영 이모가 진씨 집안의 딸을 집으로 초대했어요.”이 말을 듣자 신해선은 갑자기 시큰둥해졌다.‘여씨 집안과의 혼인 상대는 무조건 우리 임씨 집안이어야해. 어떻게 된 일인지 반드시 알아내야 해.’생각하면서 신해선은 침울해졌다. “그 일은 내가 한 번 알아 볼게. 그때까지 여준재를 찾지 말고, 고다정도 건드리지 마라.”초연을 달갑지 않았지만 애써 고개를 끄덕였다.그날 오후, 신해선은 심해영과 만남을 약속했다.서로의 근황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신해선은 준재와 초연의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사실 오늘 제가 만나자고 한 이유는 따로 있어요.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네? 무슨 일 있어요?”심해영은 의아하게 바라보았다.신해선은 단도직입 적으로 말했다.“사실 우리 초연이는 아직 철이 없어요. 그래서 최근에 행동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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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잊지 못할 저녁 식사

이틀 동안 고다정은 고마운 사람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감사 인사를 전달하기 위한 저녁 식사이기 때문에, 그녀는 특별히 몇 가지 고급스러운 요리와 보양식을 준비했다. 그녀가 준비한 음식들은 모두 건강에 이로운 음식들이었다.마침내 3일째 되는 날, 다정은 모든 준비를 마치고 여준재와 신성 어르신, 문성 어르신에게 초대 문자를 보냈다.물론 임은미와 육성준에게도 빠짐없이 보냈다.저녁시간이 되기도 전에 준재가 먼저 다정의 집에 도착했다.문 밖에 서 있는 훤칠하고 잘생긴 남자를 본 다정은 놀랬다.“여 대표님, 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요새 회사가 바쁘지 않아서요. 그래서 혹시나 제가 도와드릴 것이 있을 까봐 일찍 왔어요.”준재는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다.구남준은 준재의 말을 듣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정말 나날이 우리 대표님은 거짓말만 느시는 거 같네.’준재는 말을 한 후, 고개를 돌려 남준에게 몇 개의 선물 상자를 받은 후, 다정에게 건네줬다.“이것은 제가 집에서 가져온 좋은 술입니다. 아마 어르신들이 좋아하실 거에요.”“감사합니다.”다정은 그저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그 후 그녀는 준재가 아직 문 밖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얼른 들어오라고 손짓했다.준재는 들어서자마자 진동하는 음식의 냄새를 맡고 칭찬했다.“정말 맛있는 냄새가 나네요. 벌써 기대돼요.”그러던 주방에서 나오지도 않은 강말숙의 목소리가 들렸다.“다정아, 벌써 누가 왔어?”“할머님, 제가 왔어요.”준재는 다정이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인사했다. 이때 강말숙은 주방에서 나와 준재를 보고 다정과 마찬가지로 매우 의아해했다.“여 대표님, 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요즘 회사가 바쁘지 않아서요. 그래서 혹시나 제가 도와드릴 건 없는지 해서 일찍 왔어요.”준재는 다시 이유를 말하고 또 강말숙에게 질문했다.“참, 다정 씨 외할머니, 요즘 좀 어떠세요? 이틀 전에 고 선생님에게 넘어졌다는 말을 들었어요. 괜찮으세요?”“그 일은 다정이 심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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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믿고 의지할 수 있다는 건

여준재가 주방에 있는 상황을 본 고다정은 어떤 느낌인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했다.그 후 그녀는 시선을 돌린 후, 계속 해서 저녁 준비를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귓가에서 펑 하는 큰 소리가 들렸다.“아!” 다정은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봤을 때, 준재가 옆에서 멍하니 서있었고, 그의 발 옆에는 이미 부서진 뚝배기가 있었다.준재는 놀라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저 원래 잘 하는데 오늘따라 잘 안되네요.”그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불쌍한 눈빛으로 다정을 바라봤다.다정은 어떻게 반응을 해야할지 몰랐다.‘내가 아끼는 뚝배기 그릇이고 몇 년 동안 이 뚝배기 그릇을 잘 사용했는데……. 게다가 실수로 떨어뜨린 적은 있어도 오늘처럼 깨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여 대표님 저는 괜찮으니까 거실에 쉬고 계셔도 괜찮아요.”그녀는 준재가 혹시나 상처받을까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았다.준재는 다정의 말을 듣고 어쩔 줄 몰랐다.이때 소리가 꽤 컸는지 강말숙은 놀라 방에서 나왔다.“무슨 일이야?”“괜찮아요, 뚝배기가 깨진 소리예요.”“뚝배기가 왜…….”강말숙은 반쯤 말 하다가 알아차렸는지 하던 말을 멈추고 준재를 그저 바라보았다.준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했다.다만 그는 표정 관리를 잘하기 때문에 다행히 얼굴에 드러나지 않았다.다정은 준재가 난감해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후,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곧 하윤과 하준이 하교할 시간인데, 혹시 저 대신에 아이들을 데리러 가줄 수 있으신가요?”“네, 제가 아이들을 데리러 갈게요.”준재는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그제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준재가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신수 노인과 문성 노인이 왔다.식사 준비다 아직 다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정은 두 노인과 함께 거실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문성 노인은 준재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줄 알고 다정에게 재촉했다.“준재 그 녀석은 뭔 일을 한다고 이리 늦게 오는 것이냐, 설마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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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꿈만 같던 하루

모두가 맛있는 음식과 함께 행복한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저녁 식사가 끝난 후에는 이미 해가 진 후였다.시간이 이렇게 된 줄도 모르고 있던 신수 노인과 문성 노인은 급히 인사를 한 후 돌아갔다.임은미와 육성준도 혹시나 둘만의 시간에 방해가 될 까봐 황급히 돌아갈 준비를 했다.“다정아, 나 아직 못 끝낸 업무가 있었다는 게 갑자기 생각 났어. 얼른 가서 마무리 작업을 해야할 거 같아. 오늘 안으로 끝내지 못하면, 나 내일 상사에게 한 바가지 욕 먹을 거야.”“그래, 내가 얼른 택시를 불러 줄게.”고다정은 이렇게 늦은 시간에 은미가 혼자 돌아간다는 말에 걱정됐다.은미는 다정에게 괜찮다며 사양했다.그녀는 소파에 가만히 앉아있는 성준을 힘껏 잡아당겨 웃으며 말했다.“택시는 부를 필요 없어. 성준이 데려다 준다고 했어.”“왜 내가 데려다 줘야 해. 너 혼자 택시 타고 집에 가면 되잖아. 그리고 나는 하준이랑 하윤이랑 더 놀다가 갈 거야.”성준은 은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하지만 그는 은미에게서 절대 벗어날 수 없었다.은미는 그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네가 데려다 주면 얼마나 좋을까? 빨리 움직여!”다정은 두 사람이 투덜거리는 모습을 보고 그들이 뭘 생각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기왕 은미 이모가 삼촌한테 데려다 달라고 했으니까 얼른 데려다 줘.”“그래, 삼촌. 빨리 가서 은미 이모를 데려다 줘. 우리는 도망가지 않아. 이모를 데려다 주고 다시 우리랑 놀면 되잖아.”하윤도 옆에서 거들었다.아이들은 은미에게 의미심장한 눈빛을 눈치 챘다.‘삼촌이 은미 이모를 데려다 주면 멋쟁이 아저씨랑 엄마랑 단 둘이 있을 시간을 만들 수 있어!’이렇게 성준은 은미에게 강제로 끌려갔다.그들의 행동의 의미를 알아차린 준재 자신도 그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즐기고 있었다.거실에는 다정, 아이들 그리고 준재만이 남아있었다.강말숙은 식사를 마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졸려서 일찍 취침 준비를 하러 갔다.다정은 앞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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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그 날의 기억

목욕을 마친 뒤, 두 아이들은 즐겁게 침대에서 깡충깡충 뛰었다.고다정과 여준재는 오히려 양쪽에서 어색하게 서 있었다.특히 다정도 방금 목욕을 해서인지 몰라도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준재를 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침대에서 장난치고 있는 아이들에게 말했다.“이제 얼른 누워서 자자!”“알겠어요.”두 아이들은 정신없이 대답한 후에 조용히 침대 가운데에 누웠다.다정은 그제서야 준재를 바라보며 말했다.“여 대표님도 피곤하실 텐데 얼른 주무세요.”“네 알겠습니다.”준재를 고개를 끄덕이며 침대의 다른 쪽에 올라가 하준이 옆에 누웠다.다정은 그들이 모두 잠든 것을 보고 나서야 방의 불을 끄고 작은 불 하나만 켜고 침대에 누웠다.다만 그녀가 눕자마자 하윤의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다.“엄마, 재미있는 얘기해주세요, 아니다 오늘은 아저씨가 해주세요.”하윤이 말하면서 고개를 돌려 준재를 바라보았다.하준도 준재를 바라보고 있었다.이 아이의 표정에는 이미 자신의 마음이 드러나 있었다.준재는 당연히 하윤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다.‘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해야하지, 도저히 생각나지 않아.’결국 어쩔 수 없이 그는 다정을 향해 도움의 눈빛을 보냈다.다정은 준재가 당황한 모습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침대 머리맡의 서랍에서 동화책 한 권을 꺼내 건네주었다.“제가 앞부분은 이미 다 읽어줬어요. 여 대표님은 제가 표시한 곳부터 읽으시면 돼요.”준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그 순간 방안에는 그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다정은 옆으로 돌아 누워 몰래 준재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어두운 곳에서 오직 하나의 빛 줄기에 비치는 여 대표님의 모습은 흰색 셔츠를 입고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헤어스타일이 조금 망가졌더라도 외모는 전혀 변함없이 멋있구나.’‘5년 전 그날 밤을 제외하면 오늘 처음으로 남자와 함께 밤을 보내는 거야.’잠이 오지 않을 줄 알았던 다정은 준재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마음이 편안해져 어느새 잠이 들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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