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을 마친 뒤, 두 아이들은 즐겁게 침대에서 깡충깡충 뛰었다.고다정과 여준재는 오히려 양쪽에서 어색하게 서 있었다.특히 다정도 방금 목욕을 해서인지 몰라도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준재를 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침대에서 장난치고 있는 아이들에게 말했다.“이제 얼른 누워서 자자!”“알겠어요.”두 아이들은 정신없이 대답한 후에 조용히 침대 가운데에 누웠다.다정은 그제서야 준재를 바라보며 말했다.“여 대표님도 피곤하실 텐데 얼른 주무세요.”“네 알겠습니다.”준재를 고개를 끄덕이며 침대의 다른 쪽에 올라가 하준이 옆에 누웠다.다정은 그들이 모두 잠든 것을 보고 나서야 방의 불을 끄고 작은 불 하나만 켜고 침대에 누웠다.다만 그녀가 눕자마자 하윤의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다.“엄마, 재미있는 얘기해주세요, 아니다 오늘은 아저씨가 해주세요.”하윤이 말하면서 고개를 돌려 준재를 바라보았다.하준도 준재를 바라보고 있었다.이 아이의 표정에는 이미 자신의 마음이 드러나 있었다.준재는 당연히 하윤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다.‘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해야하지, 도저히 생각나지 않아.’결국 어쩔 수 없이 그는 다정을 향해 도움의 눈빛을 보냈다.다정은 준재가 당황한 모습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침대 머리맡의 서랍에서 동화책 한 권을 꺼내 건네주었다.“제가 앞부분은 이미 다 읽어줬어요. 여 대표님은 제가 표시한 곳부터 읽으시면 돼요.”준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그 순간 방안에는 그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다정은 옆으로 돌아 누워 몰래 준재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어두운 곳에서 오직 하나의 빛 줄기에 비치는 여 대표님의 모습은 흰색 셔츠를 입고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헤어스타일이 조금 망가졌더라도 외모는 전혀 변함없이 멋있구나.’‘5년 전 그날 밤을 제외하면 오늘 처음으로 남자와 함께 밤을 보내는 거야.’잠이 오지 않을 줄 알았던 다정은 준재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마음이 편안해져 어느새 잠이 들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여준재는 아침 식사를 마친 뒤, 돌아갈 준비를 했다.그는 하윤과 하준을 학교까지 데려다 주었다.준재가 고다정의 집에서 나오자마자 줄곧 지켜보고 있던 임초연의 비서 이동원은 바로 그녀에게 이 상황을 알렸다.“여 대표님은 어제 오후부터 지금까지 그 고다정 씨 집에 있었습니다. 방금 여 대표님은 고다정 씨의 자녀들과 함께 나오셨습니다. 여 대표님은 두 아이들을 학교까지 데려다 준 뒤, 다시 회사로 갔습니다.”그 말을 들은 초연은 얼굴이 안색이 안 좋아졌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큰 소리로 지시했다.“계속 그들을 주시해!”말이 끝나자 그녀는 전화를 끊었지만 도무지 흥분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신해선은 아래층에서 딸이 격한 분노에 휩싸인 모습을 봤다.“왜 그래, 아침부터 무슨 일 있니?”신해선은 초연을 달래기 위해 다가갔다.초연은 화를 참을 수 없어 휴대전화를 집어 던졌다.‘지금 그 천한 고다정 말고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지?’“또 고다정 걔 일이니?”신해선은 눈살을 찌푸리며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초연은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말했다.“고다정 걔가 어떤 방법을 썼는지 모르겠어요. 준재 씨가 두 번이나 걔네 집에서 잤다고요. 먼저 준재 씨의 아이를 가진 후, 재벌 집 며느리가 되려고 아주 작정한 거 같아요.”이 말을 들은 신해선의 반응도 썩 좋지 않았다.그녀는 예전부터 준재를 자신의 미래 사위로 여겼다.그러나 딸의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모습을 본 신해선은 자신의 분노를 억누르고 위로했다.“너도 너무 깊게 생각하지는 마. 해영 이모는 절대 고다정을 여씨 네 집안으로 들여보낼 생각은 절대 없다고 하셨으니까. 우리 다시 고다정을 준재가 심심해서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라고 생각하자. 나중에 너희들이 결혼하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치우게 하면 되잖아.”초연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으로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내가 준재 씨랑 결혼해서 고다정이 운산시에서 남아 있는 모습을 절대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거야.’그녀는 생각에 잠
여준재는 갑자기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당장 심해영을 말렸다.“안돼요. 제발 그렇게는 하지 마세요!”“그럼 당장 고다정과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해!”심해영은 조건을 제시했다.준재는 애초부터 어머니의 제안을 받아드릴 생각이 없었다.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거절했다.“저는 다정 씨와의 관계를 정리할 생각은 절대 없으니, 괜한 헛수고하지 마세요.”“도대체 왜?”심해영은 화가 나는 동시에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너는 도대체 고다정 어디가 그렇게 좋은 거니?”‘이렇게 상황이 커진 이상 더 이상 숨길 수 없겠어. 사실대로 말해야 할까…….’그가 깊은 생각에 잠겼을 때, 심해영은 다시 호통치기 시작했다.“네가 오늘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나중에 내가 고다정을 찾아가도 탓하지 말거라!”이 말을 듣고 준재는 더 이상 숨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요, 제가 사실대로 말할 게요.”심해영은 아무 말도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준재는 사실대로 말했다.“어머니께서 계속 마음에 들지 않아 하시던 다정 씨는 저의 두 아이를 낳았어요.”이 말이 나오자 심해영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 앉는 기분이었다.그녀는 한참동안이나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뭐라고? 너 다시 말해봐. 누가 누구를 낳았다고?”심해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쳐다보며 재차 확인했다.준재는 어머니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반복적을 묻자 침착하게 다시 한번 더 말했다.“다정 씨의 두 아이는 제 아이입니다.”“뭐? 어떻게 그럴 수가…….”심해영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녀는 곧장 불만을 드러내며 호통쳤다.“설마 너는 그 아이들이 너의 아이들이라고 말하면 내가 쉽게 포기할 줄 알았니? 네 엄마 지금 나이만 들었지, 아직 치매 정도는 아니거든?”믿지 않는 어머니를 보면서 준재는 조급해하지 않았다.“어머니께서 믿기 힘드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한 말은 명백한 사실입니다.”그는 담담하게 말했다.“저랑 두 아이들의 DNA검사 결과를 가지고 있어요. 믿지
정적만이 느껴지는 대표실 안.심해영과 여진성은 한참동안 진정한 후 마음을 가라앉혔다.그러자 두 사람은 여준재에게 물었다.“그럼 지금 넌 어떻게 할 생각이니? 나는 고다정 그리고 그의 아이들까지 모두 우리 여씨 집안의 사람이니까 빠른 시일 내에 데려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단다.”“손주들은 물론이고, 그 아이들의 어머니도 같이 데려와야 해.”준재도 여진성의 말을 듣고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심해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별로 원하지 않아 보였다.여진성은 비록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도 그다지 원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준재는 그들의 표정을 알아차린 후 말했다.“다정 씨는 최고의 사랑으로 두 아이들을 지금까지 잘 키우고 있어요. 게다가 그때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았으니 저는 아이들만 데려올 수도 없었어요. 그리고 전 다정 씨에게서 아이들을 빼앗고 싶지 않아요.”“그럼 너는 그 고다정이랑 결혼할 생각이니?”여진성은 달갑지 않은 표정을 준재를 바라봤다.심해영도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나는 네가 차마 고다정과 그 아이들의 관계를 멀어지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물론 알고 있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가 아이들을 위해 희생할 필요는 없지 않니? 우리가 고다정에게 돈을 주고, 가끔씩 아이들을 보고싶어 한다면 보러 오게 하면 돼.”이 말을 듣자 준재는 불쾌했다.“저는 다정 씨와 아이들의 관계를 떼어놓을 생각이 전혀 없어요. 그리고 저는 다정 씨와 하는 결혼이 저를 희생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반대로 저는 다정 씨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라고요.”그는 마지막 말을 할 때는 진심과 간절함이 가득한 눈빛을 드러냈다.심해영과 여진성은 아들의 이토록 간절한 모습을 본적이 없었으며 그의 태도에 놀라 순간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한참동안 멍해 있었던 심해영은 정신을 차린 후, 불만 가득한 어조로 준재에게 물었다.“너 진심으로 고다정을 좋아하니?”“네? 그렇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전 다정 씨와 함께 있을
어머니의 말을 들은 임초연의 표정은 마침내 밝아졌다.그녀는 신해선에게 다가가 팔을 잡아당기며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역시 엄마는 다 계획이 있었군요.”“당연하지, 내가 너보다 더 많은 일을 겪었잖니.”신해선은 거들먹거리면서 미간을 찌푸린 뒤 무언가 생각난 듯 초연에게 충고했다.“앞으로 이런 일은 먼저 나랑 상의해. 그렇지 않으면 오늘과 같은 일이 일어날 거야.”초연은 억울했다.“저의 계획은 정말 완벽 했단 말이에요. 하지만 저는 준재 씨가 고다정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하긴 이번에 준재가 너를 끝까지 조사한다고 하지 않았더라면, 너도 이렇게까지 하진 않았겠지.”신해선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이제 또 중요한 일이 있어. 얼른 너는 준재랑 어떻게 관계를 회복할지 생각해봐. 아무리 우리가 여진성 부부를 설득한다고 해도 준재가 너랑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 이 계획은 그냥 끝이야.”이 말을 듣고 초연은 분했다.“어머니께서 하신 말의 의미, 저는 이미 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 준재 씨는 저를 굉장히 싫어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게다가 저도 지금 준재 씨를 만날 수 없어요. 그러니 관계를 다시 되돌리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요.”슬퍼하는 딸을 보며 신해선도 마음이 아팠다.‘그래, 준재와의 결혼도 중요하지만, 내 딸의 체면이 다른 사람에게 무너져서는 절대 안돼.’여러 번 생각 한 후 신해선은 계획이 떠올랐다.“준재가 지금 너에게 화가 나 있는 이상, 넌 지금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있어 봐. 엄마가 다시 그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게. 반드시 너와 준재의 사이의 관계는 이전처럼 가까워질 수 있을 거야.”“잘됐네요, 엄마 덕분에 일이 잘 풀릴 것 같아요.”초연은 신해선의 품에 안겼다.그리고 지금 이 사실들 모두 다정은 모른다.다음 날, 그녀는 드디어 이전과 같이 평온한 생활로 돌아왔다.고다정은 이틀마다 마운시티 별장에 가서 희귀한 약재들의 성장을 보고 또 스승이 남긴 약 밭에 가서 정리했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요? 저 두 꼬마가 지금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여진성은 즉시 원장에게 다짜고짜 물었다.원장은 깜짝 놀라 그가 가리킨 방향을 보고 난 후, 고 선생님의 두 아이들을 보고 한숨을 돌렸다.그녀는 웃으며 설명했다.“회장님, 오해하셨습니다. 어린이들이 저 두 아이를 따돌리는 것이 아니라, 저 두 아이는 지금 게임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아이들은 할 수 없는 게임이라…….”“그게 무슨 소리죠?”심해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이해하지 못했다.이때 뒤따라 온 어린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원장 선생님이 난처해 하자, 하나 둘씩 말하기 시작했다.“할아버지, 할머니 우리는 하준이랑 하윤이를 따돌리는 게 아니에요. 그들이 하는 게임을 좋아하지만, 저희들은 할 줄 모를 뿐이에요.”“매번 하준이랑 하윤이는 제가 모르는 게임을 해요. 사실 저는 하윤이가 우리랑 바비 인형 옷 입히기 놀이를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저도 하준이랑 축구를 하고 싶어요. 하준이는 정말 대단해요. 이전에 3반의 축구의 신도 이겼어요.”어린이들이 급히 해명하는 말을 듣고 여진성과 심해영은 어리둥절해졌다.두 사람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원장을 쳐다보았다.“저희들이 오해한 건가요?”“네, 오해하신 거 같아요. 이 두 아이들은…….”원장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계속 말했다.“한 번 들어가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여진성과 심해영은 눈을 마주친 후, 들어가 진실을 알아내기로 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니, 하준과 하윤이 눈치채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두 아이는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있다.이때 여진성과 심해영도 그들의 뒤로 다가와서 그들이 수학 경시대회 문제를 열심히 풀고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지금 유치원에서 이렇게 어려운 수학을 가르치고 있나요?”심해영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원장을 바라봤다.원장은 고개를 저으며 부인했다.“그럴 리가요. 아니에요.”“그럼 이 아이들이 풀고 있는 건…….”여진성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원장은
하준이의 앙증맞은 목소리를 들으니 심해영과 여진성은 마음이 녹을 것만 같았다.그들은 최대한 친절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소개 했다.“나는 심해영이라고 해. 준재 아저씨의 엄마야. 너희들은 나를 심해영 할머니라고 불러도 돼.”지금은 손자, 손녀로 부를 수 없지만, 심해영은 다른 방법으로 두 아이들에게 자신을 할머니라고 부르게 했다.하준과 하윤은 곧바로 인사했다.“할머니 안녕하세요.”“그래~ 안녕.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심해영은 갑자기 흥분해서 모든 행동과 말이 횡설수설했다.옆에 가만히 보고있던 여진성은 질투가 나기 시작했다.방금 두 아이들은 할머니만 불렀을 뿐, 아직 할아버지를 부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러나 여진성도 아직 자기소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얼른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다.“안녕, 나는 너희 준재 아저씨의 아빠야. 나를 여진성 할아버지라고 부르렴.”“할아버지 안녕하세요.”하준과 하윤은 크고 동그란 눈을 깜박거리며 그들에게 인사했다.‘아직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게 어색한 건가…….’다만 쌍둥이들은 잠시 생각을 접어두고 심해영은 또 다른 화제거리를 찾아 말했다.그러나 아직 쌍둥이와 여진성 부부는 서로 이 상황이 익숙하지 않은 듯, 분위기는 여전히 어색했다.다행히 그때 여진성이 책상 위의 어려운 수학문제를 가리키며 물었다.“이 문제들은 누가 너희들에게 알려 준거야? 정말 대단해. 한 문제에 대해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냈구나.”여진성은 진지한 표정을 한 후, 진심을 다해 칭찬했다. 두 아이들은 여진성 부부에게서 느껴지는 다정한 눈빛을 보고 난 후, 서서히 경계가 풀리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들의 눈앞에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자신의 엄마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않았던 아이들은 경계를 풀지 않았다.“아저씨가 가르쳐 주셨어요.”두 아이는 동시에 말하며 엄마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그러나 심해영은 아이들의 어색함을 알아채지 못해 다시 물었다.“어느 아저씨가 가르쳐준 거니?”그 말을 들은 하윤은 하준을 쳐다보
여진성과 심해영은 겨우 두 아이들과 가까워졌고, 여진성은 이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그는 하준을 향해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너희들이 할아버지 집에 놀러 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준재 아저씨랑 같이 와도 돼.”“알았어요, 할아버지.”하준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가 한 말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이때, 수업 시작 종소리가 울렸다.두 아이들의 수업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심해영과 여진성은 아쉬웠지만 그 자리를 떠났다.다만 그들은 쉽사리 발걸음을 떼어지지 않아 교실 창밖에 서서 두 아이들이 수업하는 모습을 지켜봤다.‘역시 우리 집안의 아이답게 정말 똑똑 하구나.’원장은 회장님과 사모님의 행동을 지켜볼수록 의혹이 점점 커져갔다.‘설마 오늘 회장님과 사모님이 오신 이유는 저 두 아이들을 보기 위해서인가?’‘아니야, 괜히 깊게 생각하지 말자.’‘회장님과 사모님이 오신 건 단순히 유치원의 수업 운영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일 거야.’심해영과 여진성이 교실을 보고 있을 때, 전화가 울렸다.수업하던 선생님마저 소리를 듣고 옆을 쳐다봤고, 동시에 교실에 있던 아이들도 고개를 돌렸다.여진성과 심해영은 이 상황에 매우 난감해했다.심해영은 얼른 전화를 끊고 교실에 있는 사람들에게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죄송해요, 계속 수업 진행하세요.”말이 끝나자마자 심해영은 황급히 여진성을 데리고 나갔다.하지만 그들이 나가자마자 또 다시 전화가 울렸다. 준재의 전화였다.준재는 부모님이 유치원에 갔다는 것을 알고 두 아이에게 괜한 말실수를 했을 까봐 걱정됐다.심해영은 다짜고짜 준재에게 화를 냈다.“이 녀석아, 무슨 전화를 이렇게 많이 하니?”[유치원에 아이들을 만나러 갔어요? 말실수하신 건 아니죠?]준재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물었다.심해영은 의심 가득한 질문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우리가 무슨 말을 하겠니? 우리는 그저 아이들이 잘 있는지 보러 갔을 뿐이야. 아무 말도 안 했어.”준재는 그제서야 한숨을 돌리고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