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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1141 - 챕터 1150

1270 챕터

제1141화 이 일은 제가 잘 처리할게요

고다정의 말을 들은 여준재는 말문이 막혔다.그는 한참 동안 눈앞의 여자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결국에는 그녀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당신의 결정을 존중할게요. 또한 이 일은 반드시 잘 처리할 겁니다.”“그럼 좋은 소식 기다릴게요.”고다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몸을 일으켰다.“저는 준이랑 윤이 보러 갈게요. 준재 씨는 마음대로 하세요.”여준재는 그녀가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위층 서재로 갔다.정원에서 친할머니랑 놀고 있던 두 아이는 고다정이 돌아온 모습을 발견하자마자 냉큼 달려왔다. “엄마.”그리고 각자 한 손씩 잡았다.고다정은 그들의 달콤한 목소리를 듣게 되자 마음까지 몽글몽글해졌다. 그녀가 웃으며 물었다.“뭐 하고 있었어?”“친할머니랑 숨바꼭질하고 있었어요. 엄마도 저희랑 같이 할래요?”“맞다, 아빠는요? 왜 엄마랑 같이 안 와요?”두 아이는 하나씩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고다정은 기대에 찬 그들의 눈빛을 보고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솔직하게 말했다.“아빠는 서재에 갔어. 아마 처리해야 할 일이 있는 것 같은데 엄마가 대신 놀아줄게.”그녀의 말을 듣던 두 아이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철이 일찍 들어 더 떼쓰지 않고 엄마랑 같이 놀기 시작했다.옆에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심해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직감적으로 두 사람이 대화가 잘 안된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물어볼 때가 아닌 것 같아 그저 잠시 두 아이와 놀게 내버려뒀다.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두 아이는 놀다가 지쳐 고다정은 그들을 데리고 가서 쉬려고 했다. 심해영은 두 아이가 씻는 것을 도와줬다.그리고 한 시간 넘게 뒤척이다가 드디어 두 아이가 잠에 들었다.심해영과 고다정은 살며시 그들의 방에서 나왔다.고다정도 자기 방에 가서 쉰다고 인사하려고 할 때 귓가에 심해영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우리 잠깐 내려가서 얘기할까?”그렇게 두 눈이 그녀와 마주쳤는데 고다정도 사실 심해영이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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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2화 할아버지가 대신 혼내줄게

다음 날 아침, 고다정은 웬 물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는데 알고 보니 욕실에서 나는 소리였다.그제야 여준재가 안에서 씻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그러다 고다정은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침대 머리맡에 깨끗한 옷 한 벌이 놓여 있는 걸 발견했다.가지런히 개어진 옷을 보고 고다정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몇 분 후 그녀가 옷을 다 갈아입자 여준재도 욕실에서 나왔다.여준재는 이미 양복으로 갈아입었는데 훤칠한 몸매로 욕실 입구에 서 있는 모습이 너무 매력적이었다.고다정은 활짝 웃으며 그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굿모닝.”“굿모닝.”여준재도 미소를 머금고 그녀를 쳐다보았다.뒤늦게 두 사람은 모든 준비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아래층에는 이미 여씨 부부 내외와 여범준이 나와 있었다.두 아이는 여범준을 둘러싸고 웃고 떠들고 있었는데 보기에도 화목해 보였다.“도련님, 아가씨. 좋은 아침입니다.”집사는 고다정과 여준재를 보고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이때 시끌벅적하던 여씨 가문의 사람들은 그제야 조용해지더니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다들 일어났네. 식사 준비해.”집사는 인사한 뒤 재빨리 가서 아침 식사 준비했다. 이때, 할아버지가 대뜸 입을 열었다.“다정이도 돌아왔고 결혼도 서두를 필요 없으니 나는 다시 산에 올라가야겠다. ”“벌써 돌아가시려고요?”여진성은 약간 섭섭하다는 듯이 물었다.여범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을 이었다.“산에서 내려온 지도 오래되었는데 이 산 아래의 공기는 위 산보다 좋지 못해 많이 불편하구나. 우리 준이, 윤이, 시간 있으면 이 증조할아버지한테 놀러 와.”“네, 방학하면 할아버지 만나러 갈게요.”두 아이는 앙증맞게 고개를 끄덕였다.여범준은 그 모습에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또 여준재에게도 당부했다.“하루빨리 너의 그 사적인 일을 처리하도록 해. 만약 또 다정이랑 아직 태어나지 않은 내 증손자를 괴롭힌다면 그때 가서 크게 혼날 줄 알아.”“알겠어요.”여준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대답했다.이 일은 할아버지께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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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화 엄마, 아빠가 보고 싶대요

고다정은 남자의 다정한 눈빛에도 걱정이 사그라지지 않았다.“이 쪽은 이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 가서 회사일 보세요. 제가 깨나면 우리 집 사람들더러 병원에 데려달라고 할게요. 그리고 준재 씨가 이미 소담 씨와 화영 씨를 제 옆에 배치해 주셨는데 무슨 걱정이에요?”“...”여준재는 더 이상 반박하지 못하고 결국 회사로 갔다.그가 떠난 후 두 아이는 쭈뼛거리며 고다정에게 다가오더니 무언가 말을 하려고 했다.고다정은 그들을 힐끔 보고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도 돼.”“엄마, 혹시 아빠랑 싸웠어요?”두 아이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고다정에게 물었다.그들의 모습에 그만 웃음이 터진 고다정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해?”“엄마는 어제 아빠와의 결혼도 거절했고 오늘 쫓아내기까지 했잖아요.”고하윤이 작은 손가락을 꼽으며 말했다.고하준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고다정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실대로 말했다.“걱정 하지 마. 아빠랑 엄마는 안 싸웠으니까. 단지 아빠가 계속 엄마를 에워싸고 있는 걸 좋아하지 않을 뿐이야. 아빠도 자기 일을 해야 하잖아.”“근데 아빠가 엄마를 에워싸고 있는 것도 엄마가 걱정되어서 그런 거잖아요.”두 아이는 참지 못하고 아빠 편을 들면서 말했다.고다정은 여준재를 두둔해서 말하고 있는 두 아이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말했다.“됐어, 어른들의 일은 아이들이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나랑 너희 아빠는 싸운 게 아니니깐 걱정 하지 마. 가자, 엄마랑 같이 가서 좀 쉬자.”그녀의 말에 두 아이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그들도 엄마가 이 대화의 주제를 자꾸 피하는 걸 분명히 느꼈고 그래서 더 말하지 않는 모습을 눈치챘다.하지만 여기서 더 말했다가는 오히려 역효과를 볼 것 같았다.한편, 여준재가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구남준은 그동안 회사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고했다.점심때가 다 되어서야 여준재는 바쁜 일들이 마무리하고 고다정이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 궁금해 집에 전화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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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직접 해주는 달콤한 말이 더 좋아요

가만히 듣고 있던 고다정은 단번에 이 말은 여준재가 시킨 것이라고 눈치챘다.그런 여준재를 생각하니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 고다정은 눈앞의 이 어린 녀석을 놀리고 싶어졌다.“아빠가 배고픈 건 걱정되고 증조 외할머니가 배고픈 건 걱정이 안 돼?”“앗...”고하윤은 당황한 듯 작은 얼굴을 찌푸리더니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러다가 드디어 결심한 듯 진지한 얼굴로 답했다.“그럼 아빠한테 밥만 가져다드리고 우리는 병원에 가서 증조 외할머니랑 같이 먹어요.”이 아이디어가 꽤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고하윤은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고다정을 바라보았다.고다정은 그런 순수한 모습에 결국에는 넘어가고 말았다.“그래, 네 말대로 할게.”“좋아요. 그럼 저도 음식을 준비할래요.”고하윤은 신나서 핸드폰을 내려놓은 뒤 와서 일손을 도왔다.30분 후, 세 모자는 소담과 화영과 같이 YS 그룹으로 출발했다.출발했을 때까지는 꽤 순조로웠다.하지만 YS 그룹에 도착하자 고다정은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그러다가 고하윤에게 말했다.“아까 네가 아빠한테 밥을 배달하고 싶다 했으니 혼자 올라가 봐. 엄마랑 오빠는 아래서 기다릴게.”“네?”고하윤은 뜻밖의 말에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소담에게 이끌려 차에서 내렸다.“엄마...”고하윤이 애교를 부리며 고다정과 같이 가려고 했다.하지만 아쉽게도 고다정은 이미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빨리 갔다 와. 엄마랑 오빠는 차에서 기다릴게.”어쩔 수 없이 고하윤은 소담을 따라 YS 그룹으로 들어갔다.몇 분 후, 역시나 고다정은 여준재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게 되었다.“다정 씨.”전화 속에서 여준재는 응석을 부리는 듯했다. 고다정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모르는 척 물었다.“우리 윤이 보고 음식을 가져다 달라고 하지 않았어요? 왜요, 아직 도착 안 했나요?”“그런 뜻이 아닌 거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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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5화 엄마, 아빠가 저희를 괴롭혀요

그날 밤, 여준재는 병원에 왔다. 그는 장미꽃 한 다발을 들고 고다정 앞에 다가와 진지한 얼굴로 건넸다.“오면서 샀어요.”“와~”두 아이는 옆에서 소리쳤다.금세 주위 사람들의 이목이 고다정쪽에 집중되었다.고다정은 그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싱긋 웃으며 남자가 건네준 꽃다발을 받아 고개를 숙이고 살짝 냄새를 맡았다.“센스 있으시네요. 제가 한 말을 단번에 알아듣다니. 이만 집에 돌아갑시다.”말을 마친 뒤 그녀는 여준재에게 손을 뻗으며 부축하라고 했다.여준재는 꿀이 뚝뚝 떨어질 듯한 눈빛으로 고다정을 바라보면서 그녀의 손을 잡고 차에 올라탔다.이때 두 아이는 상황을 지켜보다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오빠, 아빠랑 엄마가 다시 예전에 사랑하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지 않아요?”“돌아간 게 아니라 쭉 뜨겁게 사랑했었어.”고하준은 애어른처럼 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네 식구가 빌라에 도착했다.저녁은 역시나 고다정이 준비했으나 도우미가 한 명이 더 추가되었다.분위기는 매우 아늑했다.늦은 시각까지 저녁 식사를 마친 여준재는 바로 돌아가지 않고 대뜸 고다정을 끌고 빔프로젝터가 설치되어 있는 방으로 갔다.두 아이도 그들의 뒤를 따라오다가 방안의 대형 스크린을 보고 흥분한 나머지 소리쳤다.“아빠, 우리 여기서 영화 보는 거예요?”“엄마랑 같이 영화 본 지가 오래되어서.”그의 말에 고다정은 고개를 돌려 옆에 남자를 쳐다보면서 진짜 영화 보러 온 줄 알고 그녀도 물었다.“무슨 영화인데요?”여준재는 일부러 비밀인 척 답했다.“조금 있으면 알게 돼요.”말을 마치고 고다정더러 의자에 앉게 한 뒤 자신도 그녀의 옆에 앉았다.두 아이도 그들의 옆에 앉게 되었다.이때 갑자기 스크린이 밝아지더니 아름다운 꽃밭이 펼쳐지기 시작했다.얼마 안 가서 두 아이가 신기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이내 환호에 찬 목소리를 내질렀다.“엄마예요.”화면 속의 고다정은 차에서 내린 뒤 꽃밭을 걷고 있었다.가만히 보고 있던 고다정은 그제야 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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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6화 무조건 지난날의 치욕을 설욕할 거야

그 뒤로부터 고다정은 비록 기억이 안 나지만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았다.낮에는 병원에 가서 외할머니랑 같이 있다가 저녁이 되면 여준재가 그녀를 데리고 예전에 자주 갔던 곳에 데려가 기억을 찾는 데 힘썼다.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일주일이 지나갔다.고다정은 일부 기억은 되찾았지만 여전히 흐릿한 상태였다.이날 여준재는 특별히 그녀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30분 뒤 의사가 검사 결과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여 대표님, 사모님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습니다. 핏덩어리도 작아졌고 요 며칠 아마 돌아온 기억이 몇 개는 있었을 겁니다.”“있긴 있었어요.”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요 며칠 동안 기억났던 장면들을 말했다.의사는 듣고 난 뒤 답했다.“아직 기억나는 장면이 흐릿한 건 정상입니다. 어쨌든 지금 사모님 머릿속에 핏덩어리가 아직 깨끗이 제거된 게 아니니까요.”병원에서 나온 뒤 여준재는 고다정을 집에 데려다주고 다시 회사로 돌아갔다.거실에 들어서자마자 고다정은 사윤영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다정 씨, 제가 쉬는 데 방해한 건 아니죠?”“아니에요. 무슨 일이에요?”이때, 사윤영이 대답하기도 전에 고다정은 수화기 너머에서 구영진이 재촉하는 목소리가 들렸다.“뭘 그렇게 예의를 갖춰. 지금 어디에 사는지 물어보면 된다니까.”“운산에 왔군요.”고다정은 약간 놀란 듯 입을 열었다.사윤영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네, 고다정 씨가 어디 사는지 모르는데 혹시 저희가 그쪽으로 가도 될까요?”“네, 제가 주소 알려 드릴게요.”고다정을 말을 마친 뒤 빌라 주소를 읊어줬다.대략 30분이 지났을 무렵 빌라 마당에서 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고다정이 나가보니 사윤영과 구영진이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고다정, 드디어 만났네. 너 때문에 내가 죽을뻔했잖아!”구영진은 고다정을 보자마자 씩씩거리며 그녀에게 다가갔다.그러다 고다정과 곧 닿으려고 할 때 화영이 그를 막아섰다.화영은 구영진을 노려보더니 그에게 경고했다.“말로 하세요.”왠지 건드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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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7화 그가 고다정 씨를 살렸어요

구영진의 말에 고다정은 어이가 막혔다.구영진이 행동파인 사람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고 이렇게나 빨리 시합을 위해 찾아올 줄은 몰랐다.사윤영도 고다정이 말문이 막힌 표정을 보고 눈치챈 뒤 다급히 해명했다.“이 자식이 마음이 급해서 그래요, 신경 쓰지 마세요. 아버님 어머님께서도 만약 여 대표님이 시간이 없다면 상대할 필요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만약 성가시면 어디에 가둬도 된다고 했거든요. 물론 괜찮으시다면 여 대표님께서 그들을 대신해서 구영준을 가르쳐주면 감사하다고 하셨어요. 때려도 되니까 죽이지만 않으면 된대요.”이 말은 여씨 부부 내외가 한 말이었다.하지만 구영진은 이 말을 듣는 순간 얼굴빛이 확 변하더니 사윤영에게 불같은 화를 냈다.“이 여자야, 넌 대체 누구 편이야?”“네가 보기에는 어떤데? 아버님 어머님께서 나한테 직접 부탁한 일이야.”사윤영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구영진은 또다시 말문이 막혀버렸다.고다정은 터지는 웃음을 겨우 참고 입을 열었다.“이렇게 온 게 그 시합 때문이라면 그 사람 회사에 가보세요. 제가 두 분을 데려다 달라고 말씀드릴게요.”말을 마친 뒤 그는 이상철을 불러 구영진을 YS 그룹까지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구영진은 냉큼 그들을 따라나섰다.하지만 여전히 소파에 앉아 있는 사윤영을 본 고다정은 의아해하며 물었다.“같이 안 가요? 저 사람이 말썽을 부리면 어떡해요?”“괜찮아요. 여 대표님 앞에서는 어차피 꼼짝도 못 해요.”사윤영은 정말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사실 그녀의 말이 맞다.여준재 앞에서의 구영진은 순진하기 그지없었다.“저랑 시합하러 왔다고 하던데요?”“네, 맞습니다!”구영진은 불안한 마음을 숨기려고 일부러 목소리를 크게 냈다.“근데 괜찮아요. 저는 지금 있는 게 시간이라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요.”구영진은 진작에 이 시합이 그리 순리롭지 못할 걸 예상했다.그러면서 소파에 앉더니 여준재를 지켜보았다.여준재도 이 사람이 오늘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돌아가지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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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8화 쇼핑

빌라 안.사윤영의 털털한 성격이 마음에 들었던 고다정은 그녀와 같이 점심을 하기로 했다.식사할 때도 두 사람은 점점 의기투합하며 우정을 쌓아갔다.그렇게 오랜 시간의 식사를 마치고 고다정이 적극적으로 먼저 요청했다.“점심도 다 먹었고, 제가 주변을 구경시켜 드릴게요.”“괜찮아요? 제가 너무 폐를 끼치는 건 아닌지.”사윤영은 설레지만 고다정의 몸 상태가 신경이 쓰였다.고다정은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웃으면서 답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괜찮으니까. 어차피 윤영 씨가 오지 않았어도 밖에 나가려고 했어요. 그리고 제 친구도 소개해 드릴게요. 두 사람 성격도 비슷하고 아마 잘 맞을 겁니다.”“그래요. 그럼 잘 부탁해요.”사윤영은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방긋 웃으며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이날 오후 2시, 고다정과 사윤영의 점심시간이 끝났다.이때, 임은미도 마침 도착했다.아직 거실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문밖에서 그녀의 하이톤 목소리가 들려왔다.“다정아, 내가 왔다!”“왔네요.”고다정도 그녀의 목소리를 듣더니 사윤영에게 웃으며 말했다.빠르게 임은미가 깡충깡충 뛰면서 들어왔다.그녀는 옆 소파에 사람이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고 고다정을 보자마자 투덜거리기 시작했다.“오늘 네가 나한테 전화했으니 다행이지 아니면 오늘도 하루 종일 집에 갇혀있었을 거야. 전 세계 남자들이 다 이런 건지, 여자가 임신했다고 하면 무슨 신줏단지 모시듯이 이것도 하지 말라고 저것도 안된다하고, 심지어 이젠 불량식품도 못 먹게 해, 진짜 짜증 나!”말하다가 그녀는 고다정의 옆에 앉으면서 그녀의 팔을 잡고 다시 말을 이었다.“여 대표님은 이렇게 많이 신경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우리집 사람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아. TV도 오래 못 보게 하고 운동하라고 잔소리하고. 하, 임신한 게 이렇게 성가시단 걸 알았다면 애초에...”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끝내는 어떻게 마무리를 지을지 몰라서 머뭇거렸다.고다정은 일부러 눈썹을 찌푸리며 그녀를 놀렸다.“애초에 뭐?”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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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9화 무조건 어울릴 거예요

세 사람은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근처 커피숍에서 쉬기로 했다.그러던 중 고다정이 사윤영에게 대뜸 물었다.“저번에 구영진한테서 두 사람이 약혼했다고 들었는데 왜 여태껏 아무 소식이 없었죠?”“아, 그저 두 집에서 식사하면서 임시 정한 겁니다.”사윤영은 말을 마친 뒤 허탈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다정 씨도 아시다시피 이 약혼도 제가 고집을 피워서 겨우 얻어낸 결과입니다. 저희 엄마 아빠는 제가 구영진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아 결혼 전까지는 미리 공개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만약 중간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 때 저한테 피해가 덜하기 때문이죠. 그러다 결혼 날짜까지 잡히고 우리 두 사람이 여전히 헤어지지 않았다면 그때 공개하겠죠.”그녀의 말을 듣고 난 뒤에야 고다정은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부모님의 심정이 이해가 가네요. 솔직히 저도 윤영 씨랑 구영진이 분명 다른 세계의 사람인데 어떻게 좋아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가거든요.”임은미는 이 일에 대해 알지 못하니 그저 말없이 듣고만 있었다.이때 사윤영이 고다정의 말을 듣고는 갑자기 무슨 생각에 잠긴 것 같았다.고다정도 알아챘지만 모르는 척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그러다가 사윤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아마 저랑 구영진이 서로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 그가 살고 있는 세상을 동경하고 그의 천진함을 지켜주고 싶었나 봐요.”“음... 윤영 씨, 상황이 반대로 된 게 아닐까요?”임은미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물었다.이런 상황이면 보통 남자가 여자를 지켜주지 않나?하지만 사윤영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해명했다.“은미 씨가 보기에는 저랑 구영진의 상황이 반대로 된 것 같죠. 근데 우리 두 사람은 자라왔던 환경도 서로 반대에요. 똑같이 집안에 자식이 하나뿐이면 보통 부모님들은 남편감을 찾아서 집안의 사업들을 맡기곤 하겠지만 저희 부모님은 아니었어요.”“그들은 항상 사람의 마음은 쉽게 변한다면서 제가 사업을 이어받기를 바랐습니다. 하여 어려서부터 후계자로 키워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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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0화 나도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거야

사실 여준재의 말대로 옷은 아주 잘 맞았다.눈앞의 훤칠한 몸매의 남자를 보고 고다정은 두 눈빛이 반짝거리더니 입을 다물지 못했다.“제가 이 옷을 처음 봤을 때부터 당신한테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제 안목이 틀림없었네요.”그녀의 말을 듣고 여준재는 참다못해 말을 내뱉었다.“이런 식으로 자기 자랑을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여기 있잖아요.”고다정은 눈을 찡긋거리며 웃더니 갑자기 생각나는 일에 대해 물었다.“오늘 구영진이 당신네 회사로 찾아가서 시합에 관해 말했죠? 하겠다고 했어요?”여준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네, 그래서 시간을 다음 주 수요일로 정했어요.”그의 말을 듣고 고다정은 두 눈을 반짝거리며 물었다.“이길 자신 있어요? 제가 예전에 들은 바로는 구영진이 몇 년 동안 자동차 레이스에 대해 많이 연구했고 해외 대회에도 참가했대요.”“왜요? 제가 못 미덥나요?”여준재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그의 모습에 고다정은 이내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그럴 리가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그녀의 어색해 보이는 웃음을 보고 여준재도 더 이상 따져 들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시합의 날이 돌아왔다.그동안 구영진이 소문낸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여준재와 무릉 시 구영진이 레이스 시합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이 때문에 현장에는 구경꾼들이 많이 몰려왔다.박재경 등 그 무리도 왔다.그들도 여준재가 오늘 다른 사람과 시합한다고 해서 특별히 시간을 내서 왔다.“준재 형, 구영진이 누구야? 왜 그 사람과 시합하겠다고 했어?”“그것도 자동차 레이스라니. 형은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했잖아.”“준재 형, 우리한테 숨기는 일이 있지?”세 사람은 한마디씩 앞다투어 묻기 시작했다.고다정은 옆에 서서 그 세 사람을 바라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역시나 훌륭한 사람의 곁에는 친구들조차 모두 훌륭했다.이 세 사람은 비록 외모는 여준재에 비해 약간 떨어지지만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빠르게 그녀의 호기심 어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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