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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1151 - 챕터 1160

1270 챕터

제1151화 우승하면 보상이

대회 현장에는 여준재의 친구들뿐만 아니라 평소 장난기 많은 구영진의 친구들도 함께했다.멀리서부터 남다른 아우라를 풍기는 여준재를 보자 모두들 깜짝 놀랐다.“자식, 진짜 여준재랑 시합하네.”“그게 뭐, 이래도 내가 장난하는 것 같아?”구영진이 자랑스럽게 턱을 들어 올렸다.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그 중 몇몇은 호기심에 물었다.“어떻게 여 대표와 경기하게 된 거야?”“그래, 여대표님과는 어떻게 만났는지 말해봐.”다른 사람들도 거들었다.구영진은 하나같이 호기심 어린 그들의 눈빛을 보며 무슨 생각하는지 뻔히 들여다보고는 비밀스러운 척 말했다.“그건 비밀이니 묻지 말고 조금 있다가 지켜보기나 해. 이번에는 내가 여준재를 꼭 이길 테니 그때 가서 응원이나 하라고!”“당연하지. 너 아니면 우리가 누구를 응원하겠어?”사건의 내막을 알아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그래도 다들 웃으며 구영진에게 맞춰주었다.한편 유라 역시 여준재에게 다가갔다.캐주얼한 차림에 평소보다 조금 더 나른한 모습의 남자를 보자 유라의 눈빛이 요동치며 담담하게 말했다.“이런 시합에 동의할 줄은 몰랐어. 전에는 안 그랬잖아.”“전에는 전이고 지금은 지금이지.”여준재는 덤덤하게 대꾸하다가 고다정이 그다지 밝지 않은 표정으로 다가오는 모습을 발견했다.그는 곧바로 앞으로 다가가 고다정을 붙잡고 물었다.“무슨 일이에요, 누가 다정 씨를 화나게 했어요?”고다정은 사실 옆에 유라가 있는 것을 눈치챘지만 못 본 척하며 절친한 친구가 꽁냥거리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알려주었다.“준재 씨가 거기 있었다면 나도 복수하는 건데.”고다정은 잔뜩 씩씩거리며 말했다.장난기 가득한 그녀의 모습이 여준재는 그저 사랑스럽기만 했다.그러나 그 모습이 유라의 눈에는 가식처럼 보여 순간 참지 못하고 조롱했다.“고다정 씨 기억을 잃었다더니 성격이 전과 많이 달라지셨네요.”“제 성격이 달라진 게 그쪽과 무슨 상관이죠?”고다정이 덤덤하게 되물었다.마치 유라에게 당신은 누구고, 무슨 자격으로 참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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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화 여준재의 가슴을 찔러

총소리와 함께 레드와 블랙 차량이 시위가 당겨진 활처럼 출발선 밖으로 전광석화 질주하는 모습이 보였다.“지금 선두는 여 대표님이 타고 있는 블랙 사이클론이고, 구영진 도련님의 붉은 적토마가 백 미터 뒤에서 쫓고 있습니다.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데요!”사회자는 흥분한 표정으로 무대에 서서 내레이션을 진행했다.그의 리드 하에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구영진을 응원하기 시작했다.“구영진, 속도 올려!”“달려, 추월하라고. 가속 페달을 밟아!”“더 빨리, 더 빨리, 거의 다 왔어!”구영진은 관중들의 함성을 들었는지 눈앞의 검은색 레이싱 카를 응시하며 가속페달을 밟았고, 마침내 코너를 빠져나오자마자 여준재를 추월했다.이를 본 사윤영은 너무 기뻐서 폴짝폴짝 뛰었다.“구영진, 잘했어. 가속해. 계속 그렇게 하면 이길 거야!”두 손을 나팔처럼 입가에 가져간 그녀의 목소리는 신기하게도 옆에 있던 많은 사람들을 압도했다.고다정과 임은미도 그녀가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특히 임은미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윤영 씨 조용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저렇게 방방 뛰는 모습도 있을 줄은 몰랐네.”“우리가 사윤영 씨를 아직 잘 몰라서 그런 거야. 약혼자를 응원하는 건 당연하지!”고다정은 사윤영을 흘깃 쳐다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녀의 담담한 모습을 보며 임은미는 이렇게 물었다.“넌 여 대표님 전혀 걱정 안 되나 봐. 질까 봐 걱정 안 돼?”“준재 씨가 질 리 없잖아.”고다정은 경기장으로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여준재의 블랙 사이클론이 구영진의 붉은 적토마보다 뒤처져 있었지만, 자세히 보면 둘 사이의 거리가 100미터 이내로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한마디로 여준재는 일부러 그런 것이었다.이를 모르는 임은미는 절친의 확신에 찬 표정을 보며 여준재에 대한 믿음이 조금 더 확고해졌다.시간은 1분 1초 흘러가고, 트랙 위에서 구영진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뒤에서 바짝 따라붙는 검은색 차를 바라보았다.그는 두 손으로 핸들을 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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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여준재에게 악의적으로 접근한 여자

구영진의 말에도 여준재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그는 눈썹을 위로 치켜올리며 무심하게 말했다.“그토록 오랜 시간이 지나도 격차 한번 좁히지 못하면서 다음번에 진지하게 임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구영진은 그대로 굳어버렸다.사실 구영진은 자신이 여준재를 추월할 수 있었던 것은 여준재가 봐줬기 때문이라는 것을 은연중에 알고 있었다.하지만 여준재의 솔직한 말을 듣고 나니 여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그에게 정신을 차릴 틈도 주지 않고 여준재의 차가운 목소리가 다시 한번 귓가에 울렸다.“우리 약속 기억하죠?”구영진은 침묵했다.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이에 여준재는 만족한 듯 고다정을 향해 걸어갔다.이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이 길을 비켜주었고, 곧 여준재는 거침없이 고다정에게 다가왔다.고다정은 무엇을 보고 있는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한편 여준재는 입가에 미소를 띤 채 고다정을 향해 다정하게 말했다.“나 이겼는데 약속한 보상은요?”옆에서 이 소리를 들은 박재경은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더니 옆에서 바람을 잡기 시작했다.“키스해, 키스해!”“키스해, 길게!”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깔깔 웃었다.하지만 그 순간 사고가 일어났다.고개를 숙이고 있던 고다정이 갑자기 고개를 들면서 동시에 소매 속에 숨겨둔 과도를 번쩍 들고는 미처 반응할 틈도 없이 여준재의 가슴을 무섭게 찔렀다.여준재의 웃던 얼굴이 그대로 굳어지며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숙여 가슴에 꽂힌 과도를 내려다보았다.깔깔대며 웃던 주변 사람들도 이 돌발 상황에 깜짝 놀라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잠시 후 드디어 정신을 차린 누군가 소리쳤다.“여 대표님, 괜찮으세요?”“119에 빨리 전화해!”누군가는 다급하게 묻고, 누군가는 휴대폰으로 병원에 연락했다. 또 누군가는 여준재와 고다정을 떼어놓으려는데, 가까이 다가가기도 전에 여준재가 그들을 멈춰 세웠다.“오지 마세요.”여준재는 이미 고다정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다정 씨, 정신 차려요.”여준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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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사모님 정신이 드세요?

유라의 말에 고다정은 충격을 받았다.자신이 여준재를 죽이려고 했다니, 그럴 리가?“그게 무슨 헛소리에요?!”고다정은 즉시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유라는 무슨 일인지 모른다는 표정을 짓는 고다정을 보면서 전혀 놀라지 않았다.오히려 두 눈을 번뜩이며 정의로운 척 말했다.“이렇게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고, 당신의 몸에 준재의 피까지 묻어있는데 그래도 변명할 생각인가요?”“난...”고다정은 자신이 언제 변명했냐며 캐물으려 했다.하지만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자신의 몸, 심지어 손에도 검붉은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보고는 눈을 크게 떴다.바보가 아니었던 그녀는 방금 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을 떠올리며 눈앞의 여자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걸 어렴풋이 깨달았다.그 생각에 고다정은 당황스러움과 걱정을 애써 감추며 물었다.“준재 씨는요?”“대표님은 병원에 실려 가셨고, 구 비서님께서 아가씨 모시고 오라고 특별 지시를 내렸어요.”이때 정신을 차린 소담이 재빨리 고다정에게 다가가며 한편으로 유라를 경계했다.고다정은 그녀의 움직임도 눈치채지 못한 채 돌려보낸다는 말만 듣고 1초도 망설이지 않고 거절했다.“난 돌아가지 않을 테니 준재 씨가 간 병원으로 데려다줘요.”“나도 갈래요!”박재경 일행도 서둘러 말했다.이를 본 소담은 고다정의 결연한 표정을 보고 거절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은 관람석을 떠났다.멀어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감히 입을 열지 못했던 사람들이 의견이 분분했다.“이게 대체 무슨 상황일까?”“여 대표님하고 약혼녀는 서로 많이 사랑한다고 하지 않았어? 약혼녀가 왜 그런 짓을 한 거지?”“아까 그 외국 여자 때문이 아닐까?”급하게 도착한 사윤영과 임은미는 이 말을 듣자마자 그들을 나무랐다.“당신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요. 다정이는 여준재 씨를 해칠 리 없어요. 분명 뭔가 숨겨진 내막이 있을 겁니다!”이 말을 들은 유라는 눈에서 차가운 빛이 번쩍이며 사람들 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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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남아서 여준재를 돌보도록

구남준은 여러 사람의 불안한 표정을 보며 서둘러 대답했다. “구체적인 상황은 아직 모릅니다. 의사가 안에서 응급조치를 하고 있어요.”이 말에 고다정과 여진성 내외의 표정에는 걱정이 더욱 짙어졌다.고다정 역시 점점 더 자책하며 손을 올려 자신의 머리를 툭툭 쳤다.“어떻게 이런 일이, 왜 난 하나도 기억이 안 나지?”“다정아, 이러지 마!”여진성 내외는 고다정의 행동에 충격을 받았다.심해영은 곧바로 고다정을 말리기 위해 앞으로 나서며 다정하게 말했다.“일부러 그런 게 아니란 거 아니까 그만해. 이러다 너까지 다쳐.”그런데 그녀가 이렇게 말할수록 고다정은 더욱 자책했다.여진성 역시 그녀가 뭘 걱정하는지 알고 아내의 말을 거들었다.“다정아, 이번 일은 우리도 다 알아. 네 잘못이 아니라 뒤에서 너를 계략으로 밀어 넣은 사람 잘못이지. 결국 우리가 방심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야.”“아버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고다정은 이 말을 들을수록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를 본 여진성 역시 솔직하게 말했다.“넌 기억을 잃기 전 누군가의 계략에 당했고, 그 사람은 너에게 정신적으로 세뇌시켜서 널 조종하려 했어. 그 사람을 잡긴 했는데, 나중에 여러 일들이 생기고 네가 임신하면서 아이를 낳은 뒤에 세뇌한 걸 지우려고 했지. 그러다가 또다시 누군가가 네 정신을 조종한 거고.”이 말을 들은 고다정의 표정은 금세 심각해졌다.“전 왜 이런 걸 하나도 모르죠?”“대표님께서는 범인이 잡혔기에 사모님이 더 이상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게다가 사모님은 기억까지 잃었으니 더 걱정시키기 싫었던 겁니다.”구남준이 여준재를 대신해 말했고, 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만감이 교차하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한편 여진성은 구남준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왜 배후에 있는 사람까지 잡혔는데도 다정이 정신을 조종하는 사람이 있는 거니? 그때 깔끔하게 처리하지 않았어?”구남준은 이런 상황을 보면 그럴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여 회장님, 저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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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혼인의 내막

이상철을 보내고 병실은 다시 조용해졌다.고다정은 재빨리 씻고 다시 여준재의 곁으로 돌아왔다.적막한 공기가 사람을 졸리게 만들었다.고다정은 아기를 임신한 데다 이미 잠이 부족했던 터라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악몽을 꾼 듯 미간을 찌푸린 채 불안하게 잠을 자고 있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바깥 하늘이 서서히 밝아질 무렵, 병실의 정적을 깨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안 돼!”꿈에서 깨어난 고다정은 당황스러운 눈빛이었다. 악몽을 꿨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몇 초가 걸렸다.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 누워 있는 여준재를 돌아보다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침대에 누워 있는 여준재의 이마는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원래 창백하던 뺨은 비정상적으로 붉어져 있었다.고다정이 손을 뻗어 만져보니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열기에 깜짝 놀랐다.그녀는 망설임 없이 문밖을 나서서 소리쳤다.“의사 선생님, 선생님, 거기 누구 없어요!”너무도 다급한 마음에 병실 안에 비상 호출 벨이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린 것 같았다.다행히 누구도 이 점에 대해 뭐라 하지는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당직 의사가 간호사와 함께 재빨리 찾아왔다.의사는 여준재의 상태를 확인한 후 곧바로 응급처치에 들어갔다.10여 분 후 의사는 고다정에게 말했다.“상처가 감염된 것은 아니고, 여 대표님 몸의 스트레스 반응인 것 같습니다. 해열제 처방했으니 열이 내릴 겁니다. 그래도 걱정 되시면 물리적인 방법으로 열을 내려도 됩니다. 그러면 열이 빨리 떨어질 겁니다.”“알겠습니다. 고생하셨어요.”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의사와 간호사가 떠나는 모습을 눈으로 배웅했다.병실은 다시 조용해졌다.고다정은 여전히 얼굴이 빨개진 채 침대에 누워 있는 여준재를 바라보며 화장실로 가서 따뜻한 물이 담긴 대야를 들고나왔다.수건을 적셔 여준재의 이마에 올려놓은 뒤, 다른 수건을 가져와 여준재의 손바닥을 닦아주며 물리적으로 체온을 낮추도록 했다.한 시간 가까이 지나자 마침내 여준재의 열이 내렸다.고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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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질투에 미쳐 날뛰는

“아빠가 조금 다쳐서 어젯밤에 병원에 갔고, 엄마는 병원에서 아빠를 돌보고 있어.”“아빠가 왜 다쳤어요, 심각한 건가요?”심해영의 말을 들은 두 아이는 잔뜩 긴장했고, 심해영은 재빨리 설명했다.“아빠는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그럼에도 두 아이는 여전히 걱정되어 심해영에게 병원에 있는 아빠를 보러 가자고 재촉했다.한편 병원에서 여준재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강한 빛이 조금 불편한 듯 손을 들어 가려보려다가 몸에 난 상처를 건드려 끙끙 앓는 소리를 냈다.그때 어젯밤 일이 떠오르자 그의 표정이 순식간에 살벌하게 바뀌었다.“구남준.”나지막이 이름을 부르던 여준재는 상처의 아픔도 참으며 침대에서 일어나려다 침대 옆에 누워 깊은 잠에 빠진 고다정과 그녀의 얼굴에 검푸른 흔적을 보며 안타까운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고다정은 병원에서 밤새 그를 돌봐준 게 분명했다.여준재는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나 고다정을 침대에 눕혀 쉬게 하려고 했다.그러다 결국 고다정을 건드려서 깨우게 되었다.“준재 씨?”고다정은 꿈인지 현실인지 다소 혼란스러운 듯 졸린 눈으로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여준재가 낮은 목소리로 사과했다.“내가 깨운 거야?”“아니요.”고다정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손을 뻗어 눈앞의 남자를 잡았고, 손에 잡히는 단단한 느낌에 얼른 의자에서 일어났다.너무 급히 일어난 탓에 저혈압으로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며 몸이 비틀거렸다.여준재가 제때 안아주지 않았다면 그냥 바닥에 주저앉았을지도 모른다.물론 여준재가 고다정을 일으키면서 상처 부위를 건드렸고, 그 고통에 여준재는 차가운 숨을 훅 들이켰다.“미안해요, 미안해요.”고다정은 숨을 들이켜는 소리를 들었다. 황급히 여준재의 품에서 벗어나자 그녀는 여준재의 가슴에서 붉은 흔적이 스며 나오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녀는 여준재가 좋은 마음에 자신을 일으켜 세운 것임을 알면서도 그를 나무랐다.“그냥 침대에 누워 있지 왜 일어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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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갈 사람은 너야

갑작스러운 소리에 놀란 건 고다정과 여준재였다.두 사람은 재빨리 떨어졌다.수줍어하던 고다정은 불쑥 들어온 사람이 유라라는 것을 확인하자, 수줍던 표정이 금세 굳어지며 불만스러운 듯 얼굴을 찡그렸다.“유라 씨, 들어오기 전에 노크하라고 안 배웠어요?”고다정의 불만 가득한 표정을 마주한 유라는 이미 마음 한구석에서 꿈틀거리는 질투를 억누를 수 없었다.그러나 다행히도 그녀의 이성이 여준재가 아직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계속 상기하고 있었다.“준재가 깼다는 소식을 듣고 급한 마음에 막 들어왔네요.”그녀는 변명을 하고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여준재를 바라봤다. “준재야, 몸은 좀 어때?” 고다정은 말끝마다 준재라고 다정하게 부르는 소리가 거슬려 표정을 굳혔다.“유라 씨, 제 약혼자와 그쪽은 사이가 안 좋은 걸로 아는데요. 앞으로 여 대표님, 혹은 여준재 씨라고 부르고 혹시라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호칭으로는 부르지 마세요.”“오해의 소지가 있는 호칭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죠? 그리고 어딜 봐서 내가 준재랑 사이가 안 좋다는 거예요?”유라는 짜증이 폭발했고, 여준재가 아직 그 자리에 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다정과 맞섰다.고다정은 화가 난 그녀의 표정에도 아무 말 하지 않고 옆에 있는 여준재를 바라보았다.그 위험한 눈빛의 의미는 분명했다.이를 본 여준재는 자연스럽게 고다정의 말에 동조하며 유라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내 약혼녀 말이 맞아. 과거의 친분은 중요하지 않아. 여 대표님이나 내 이름 세 글자로 불러.”그 말에 유라의 얼굴에 드리워진 분노가 슬픔으로 뒤바뀌었다.“준... 꼭 그렇게까지 매정하게 굴어야겠어? 널 다치게 한 사람 때문에 10년 가까이 쌓아온 우정을 무너뜨려?”유라는 계속 준재라고 부르고 싶었지만 여준재의 차가운 눈빛에 곧바로 말을 바꾸었다.여준재는 냉정하게 말했다.“우정을 무너뜨린 건 너야.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네가 제일 잘 알잖아.”유라는 그 말에 주먹을 불끈 쥐며 속으로 후회가 밀려왔다.여준재가 이렇게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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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9화 단 하루도 평온한 날이 없었다

심해영은 두 아이와 함께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그녀는 조용히 고다정과 여준재를 살피며 걱정스럽게 물었다.“준재 깨어났네. 몸은 좀 어때?”이때 두 어린아이도 병상 옆으로 다가와 걱정스러운 얼굴로 여준재를 바라보았다.“아빠, 괜찮아요?”그들의 걱정에 여준재는 곧바로 표정이 풀렸다.“난 괜찮아. 너희는 왜 왔어? 오늘 주말 아니지 않아?”이 말을 들은 심해영이 대신 답했다.“어제 사건이 인터넷에 기사로 났어. 준이, 윤이가 학교에 가면 다른 애들이 하는 말이라도 들을까 봐 하루 쉬게 했어.”그러자 두 아이도 오는 길에 찾아봤던 인터넷 정보를 떠올리고 엄마, 아빠를 번갈아 바라보며 머뭇거렸다.두 아이의 눈빛에 고다정과 여준재도 자연스럽게 눈치를 챘다.여준재는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독였다.“걱정하지 마. 아빠랑 엄마 안 싸웠어.”“우리도 아빠와 엄마가 싸운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빠랑 엄마는 정말 사랑하잖아요.”두 아이는 한목소리로 말했다.그 말에 고다정과 여준재가 서로를 마주 보자 다소 불쾌했던 분위기가 사라졌다.유라가 매달리는 걸 여준재 탓으로 돌릴 수도 없었다.여준재는 이미 오래전부터 입장을 분명히 밝혔지만 그럼에도 굳이 찾아오는 건 유라였다.그 생각에 고다정은 앞으로 다가가 하윤이의 볼을 꼬집으며 웃음을 터뜨렸다.“너희는 사랑한다는 게 뭔지 알아?”“당연히 알죠. 아빠가 엄마를 사랑하는 거랑 같은 거죠.”하윤은 앳된 목소리로 말하며 고다정을 바라봤다.고다정은 그런 아이의 귀엽고 말랑한 모습에 마음이 녹아내려 입꼬리가 싱긋 올라갔다.이를 본 여준재도 고다정의 화가 풀렸다는 걸 알고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고다정을 달래야 할지 몰랐다.이윽고 그는 고다정의 눈가에 푸른색으로 그늘진 모습을 보며 애틋하게 말했다.“엄마랑 준이, 윤이 왔으니까 다정 씨는 집에 가서 쉬어요. 임신한 몸으로 밤까지 지샜는데 그러다 몸 망가져요.”이 말을 들은 심해영도 고다정이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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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0화 충분히 훌륭해

“그쪽이랑 준재의 결혼 생활에 대한 소문 때문에 오늘 YS그룹이 얼마나 손해를 봤는지 알아요? 프로젝트는 말할 것도 없고 주식으로 수십억이 날아갔어요. 정말 준재를 사랑한다면 지금 당장 준재한테서 떨어져요.”유라의 허무맹랑한 말을 들은 고다정은 곧바로 조롱하듯 큰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경멸에 찬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대꾸했다.“조금 전에 나보고 속셈 있다고 하더니 이젠 내가 그 말을 그대로 돌려줘야겠네요. 방금 유라 씨가 한 말의 목적은 결국 마지막 한마디였어요. 날 준재 씨 곁에서 떠나보내고 그 틈을 타서 준재 씨에게 접근하려는 것.”상대가 단번에 목적을 짚어내자 유라는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인정하는 표정을 지었다.“그렇다면요? 그쪽이랑 만나는 건 준재에게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고 끝없는 골칫거리만 생길 뿐이에요. 난 달라요. 난 세계 100위 안에 드는 마투린 가문을 책임지고 있고, 준재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도움을 주는 현명한 조력자가 될 수 있어요.”“안타깝지만 그쪽은 원할지 몰라도 준재 씨는 아니에요. 그쪽이 먼저 나서서 도와주겠다고 해도 눈길 한 번 안 주잖아요. 그건 내 문제가 아니죠.”고다정은 차가운 어투로 유라를 공격했다.이윽고 그녀는 유라의 일그러진 얼굴도 개의치 않으며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난 질투가 많아요. 다음 번에 또다시 내 약혼자에게 준재준재거리면서 이름 부르면, 그땐 가루 정도로 안 끝납니다.”그 말의 뜻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유라는 몸이 근질거렸고, 손으로 긁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이를 악물고 고다정을 노려보았다.“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예요?”“그냥 가려움증 유발하는 가루에요. 한 시간만 지나면 저절로 없어질 겁니다!”말을 마친 고다정이 자리에서 일어나 유라를 내려다보며 다시 한번 경고했다.“명심해요. 더 이상 약혼자에게 매달리는 꼴 내 눈에 보이지 마요. 난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니에요.”이 말을 끝으로 그녀는 곧장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유라는 돌아서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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