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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5화 엄마, 아빠가 저희를 괴롭혀요

그날 밤, 여준재는 병원에 왔다.

그는 장미꽃 한 다발을 들고 고다정 앞에 다가와 진지한 얼굴로 건넸다.

“오면서 샀어요.”

“와~”

두 아이는 옆에서 소리쳤다.

금세 주위 사람들의 이목이 고다정쪽에 집중되었다.

고다정은 그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싱긋 웃으며 남자가 건네준 꽃다발을 받아 고개를 숙이고 살짝 냄새를 맡았다.

“센스 있으시네요. 제가 한 말을 단번에 알아듣다니. 이만 집에 돌아갑시다.”

말을 마친 뒤 그녀는 여준재에게 손을 뻗으며 부축하라고 했다.

여준재는 꿀이 뚝뚝 떨어질 듯한 눈빛으로 고다정을 바라보면서 그녀의 손을 잡고 차에 올라탔다.

이때 두 아이는 상황을 지켜보다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오빠, 아빠랑 엄마가 다시 예전에 사랑하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지 않아요?”

“돌아간 게 아니라 쭉 뜨겁게 사랑했었어.”

고하준은 애어른처럼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네 식구가 빌라에 도착했다.

저녁은 역시나 고다정이 준비했으나 도우미가 한 명이 더 추가되었다.

분위기는 매우 아늑했다.

늦은 시각까지 저녁 식사를 마친 여준재는 바로 돌아가지 않고 대뜸 고다정을 끌고 빔프로젝터가 설치되어 있는 방으로 갔다.

두 아이도 그들의 뒤를 따라오다가 방안의 대형 스크린을 보고 흥분한 나머지 소리쳤다.

“아빠, 우리 여기서 영화 보는 거예요?”

“엄마랑 같이 영화 본 지가 오래되어서.”

그의 말에 고다정은 고개를 돌려 옆에 남자를 쳐다보면서 진짜 영화 보러 온 줄 알고 그녀도 물었다.

“무슨 영화인데요?”

여준재는 일부러 비밀인 척 답했다.

“조금 있으면 알게 돼요.”

말을 마치고 고다정더러 의자에 앉게 한 뒤 자신도 그녀의 옆에 앉았다.

두 아이도 그들의 옆에 앉게 되었다.

이때 갑자기 스크린이 밝아지더니 아름다운 꽃밭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얼마 안 가서 두 아이가 신기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이내 환호에 찬 목소리를 내질렀다.

“엄마예요.”

화면 속의 고다정은 차에서 내린 뒤 꽃밭을 걷고 있었다.

가만히 보고 있던 고다정은 그제야 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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