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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보스의 품격: Chapter 1091 - Chapter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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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1화 아픈 두 아이

여준재가 다급하게 방문을 두드리며 외쳤다. “어르신, 빨리 나오세요. 준이랑 윤이가 아파요!”몇 번을 외친 끝에 드디어 안쪽에서 방문이 열리며 신발도 옷도 엉뚱하게 착용한 성시원이 보였다.하지만 성시원은 더 이상 이런 세세한 부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누가 아프다고?”성시원은 초조하게 여준재를 바라보며 캐물었다.여준재는 여유롭게 대답할 겨를도 없다는 듯 아이들이 있는 방으로 성시원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준이랑 윤이요. 이마를 만져봤는데 열이 나요.”이 말을 들은 성시원은 여준재가 끌어당길 필요도 없이 잔달음으로 뛰어갔다.2분도 채 되지 않아 두 사람은 아이들 방에 도착했다.성시원은 곧바로 두 아이를 확인했고, 여준재는 옆에 서서 걱정스러운 마음을 애써 감추며 조용히 기다렸다.얼마 후 굳어졌던 성시원의 표정이 조금은 풀렸다.“큰 문제는 아니야. 요즘 아이들이 감정 기복도 심하고 많이 놀라서 몸이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는 거야. 약은 안 먹어도 되니까 가서 따뜻한 물 한 대야 떠와. 그걸로 아이들 열 좀 내려주게.”“알겠습니다.”여준재는 대답을 마치고 뒤돌아 화장실로 향했다.30분이 지나자 두 아이의 체온이 확실히 떨어졌고 그제야 아이들도 깨어났다.“아빠, 할아버지, 왜 여기 있어요?”하준이 쉰 목소리로 말하면서 침대를 누르며 일어나려고 했지만 몸에 힘이 거의 없었다.하윤이도 옆에서 작은 얼굴을 찌푸리며 괴로운 듯 여준재에게 투정을 부렸다.“아빠, 윤이 너무 아파요. 왜 이런 거예요?”“너희들 아까 열 나면서 아팠어. 이제 막 열이 내려서 몸에 힘이 없을 수 있어. 괜찮아.”이렇게 말하던 여준재는 하윤이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더 다정한 목소리로 달랬다.“아프면 조금만 더 누워 있어. 준이도 더 누워 있어. 조금 있으면 아빠가 아침 차려줄게.”두 아이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바닥에 서 있는 여준재를 보며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아빠, 아빠도 몸 다 나았어요?”여준재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뒤늦게 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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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고다정의 소식

다음 날 이른 아침, 여준재는 구남준으로부터 고다정의 최근 소식을 들었다.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물었다. “다정 씨를 데려간 사람이 임초연이라고?”“네.”‘어쩌면 애꿎은 유라만 잡은 건지도 모릅니다.’구남준이 뒷말을 하진 않았지만 여준재는 알 수 있었다.그는 눈빛이 가라앉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만약 고다정을 데려간 사람이 임초연이라면 임씨 가문의 능력으로는 그렇게까지 조용히 흔적도 없이 일을 처리할 수가 없다. 그러니 임초연의 뒤에는 반드시 조력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리고 그 조력자는 유라일 가능성이 높았다.유라의 성격으로 봤을 때 임초연은 단지 책임을 떠넘기고 여준재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방패인 것 같았다.그 생각에 여준재는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반나절 안에 임초연의 행방을 알아내,”“그럼 유라 쪽은 계속 밀어붙입니까?”구남준의 질문에 여준재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생각에 잠겼다.“여명호에게 잠시 멈추라고 하고, 어르신 쪽에도 알려드려.”“네.”구남준은 명령을 받고 자리를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성시원도 이 소식을 접하고 서둘러 달려왔다.서재에 들어선 그는 여준재에게 성큼성큼 다가오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방금 구남준한테 들었어. 유라 일가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던데, 이유가 뭐지?”“잠깐일 뿐입니다. 그 여자가 방심했을 때 어떻게 꼬리를 드러낼지 지켜보려고요. 그리고 저희 쪽에서 정보를 입수한 결과, 다정 씨는 임초연에게 잡힌 거랍니다.”“임초연?”성시원은 의아한 눈빛이었다. ‘왜 갑자기 다른 사람이 튀어나오는 걸까.’하지만 왠지 익숙한 이름이었다.여준재 역시 그의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설명했다.“임초연의 집안은 YS그룹과 각별한 사이였는데, 작년에 어떤 일로 두 집안이 인연을 끊고 운산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간단한 설명에도 곧바로 임씨 가문이 어느 집안인지 생각해 낸 성시원은 불만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또 네놈 때문이야?”“...”여준재는 당황한 나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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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수십억의 손해

“정말 다정이 소식이 들려왔어? 다정이는 괜찮아? 지금 어디 있대, 나도 같이 가도 될까?”강말숙은 숱한 질문을 퍼부었다. 특히 그녀는 마지막 말을 하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여준재를 바라보았다.강말숙은 손녀를 직접 만나고 싶었고, 손녀가 무사하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만 완전히 안심할 수 있었다.안 그러면 집에 혼자 남아 소식만 기다리다가 미쳐버릴 것 같았다.이를 본 여준재는 할머니의 마음을 이해했지만 그래도 반대했다.“그쪽 상황이 좀 복잡하고 위험할 수 있어요. 다정 씨 무사한지 할머니께서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은 잘 알아요. 다정 씨 찾는 대로 바로 연락드리고 두 사람 얘기 나눌 수 있도록 해드릴게요.”이 말을 들은 강말숙은 실망했지만 더 고집을 부리지는 않았다.그녀는 단지 손녀를 구하고 싶을 뿐 본인이 부담이 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한편 심해영은 여준재의 표정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꼭 아들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다만 지금 당장 물어볼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아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30분 후, 여준재와 성시원은 헬기에 탑승해 M국 첼스 부두로 향했다.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유라 측에서 소식을 접하고 디카프리도에게 지시했다. “비행기 좀 준비해 줘. 우리도 거기로 가자.”디카프리도는 고개를 끄덕이고 곧바로 준비하러 갔다.다만 비행기 탑승이 임박할 때 유라가 그를 불러세웠다.“넌 가지 마. 임초연이 널 전에 본 적 있어. 가면 들킬 거니까 폴을 데려갈게.”“반드시 조심하셔야 합니다.”디카프리도는 불안한 듯 당부했다.유라는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서서 비행기에 올라 출발했다.비행기를 타고 몇 시간이 지나 임초연이 여준재보다 먼저 첼스 부두에 도착했다.유라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부하들을 데리고 임초연이 있는 유람선으로 뛰어들었다.임초연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포박당해 유라 앞으로 끌려갔다.그녀는 주변을 잔뜩 에워싼 외국인을 보며 당황했다.“당신들 누구야? 날 잡아서 뭐 하려고? 경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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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다음은 없어

유라 역시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빠르게 여준재의 말에서 함정을 알아차린 유라는 일부러 놀란 척 말했다.“당신도 나처럼 배후를 알아냈나 보네.”이 말을 들은 여준재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유라는 정말 교활하기 그지없는 여자였다.여준재가 말하기도 전에 유라의 목소리가 다시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이미 정보를 알아냈다면 내가 알려줄 필요는 없겠네. 네가 여기로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게. 와서 얘기해.”그렇게 말한 뒤 유라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여준재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옆에 있던 성시원은 좋지 않은 여준재의 표정을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왜 그래?” “유라가 나한테 자신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임초연을 잡았어요.”여준재는 고개를 들어 성시원을 바라보며 말했다.멈칫한 성시원은 상대를 떠올리며 미간을 찌푸린 채 의심스럽다는 듯 말했다.“그럼 우리가 애꿎은 그 여자 탓을 한 거야?”말하면서도 어딘가 이상함을 느꼈지만, 뭐가 문제인지 콕 짚어낼 수는 없었기에 여준재를 돌아보며 그의 말을 기다렸다.여준재는 그와 시선을 마주하며 단번에 상대의 생각을 잃었다. 이윽고 그는 낮은 목소리로 임씨 가문과 관련된 상황을 알려주었다.“임씨 가문은 운산을 떠난 후 일류 가문에서 이류 가문으로 추락했고, 그나마 사돈을 만나서 도움을 받긴 했지만 능력에 한계가 있었죠. 그런데 임초연은 손건우와 시리우스에게서 고다정을 데려갔어요. 용병을 고용했다 해도 그 능력으로 접근할 수 있는 건 주변 용병뿐일 텐데, 애초에 진짜 용병은 이런 일을 하지 않아요.”“그 말은 유라가 이번 일을 배후에서 지시한 게 맞고, 임초연은 유라가 세운 방패라는 뜻이네.”성시원은 여준재의 말을 들으며 그 핵심을 빠르게 파악했다.여준재는 부정하지 않았다. “그럴 가능성이 높죠.”그 말에 성시원은 빤히 여준재를 바라보았다.“증거는?”“아직 없지만, 임초연을 만나면 생길 것 같네요.”여준재는 눈을 가늘게 뜬 채 말했다.적어도 그가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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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화 임씨 가문 모두를 매장하도록

10여 분이 지나고 일행은 한 호텔에 내렸다.이곳은 YS 그룹 산하에 있는 호텔이었다.매니저는 진작 소식을 접하고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여준재를 보자마자 잔뜩 아부 섞인 모습으로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대표님, 말씀하신 방은 이미 준비되었으니 이쪽으로 따라오세요.”말이 마친 그는 앞장서서 안내했다.여준재는 구남준에게 밀어달라는 신호를 보냈고 성시원이 그 뒤를 따랐다.성시원은 걸어가면서 임초연을 아니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임초연 역시 위험한 그의 시선을 눈치채고 따라가지 않으려고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하지만 현실은 그녀에게 저항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빨리 가!”화영은 짜증스럽게 그녀를 확 밀었다.몇 분 후 여준재 일행은 최상층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 도착했다.구남준이 매니저를 보낸 후 임초연은 여준재 앞에 끌려왔다.“고다정 어딨어?”여준재는 차가운 눈빛으로 임초연을 똑바로 쳐다보았다.임초연은 그 시선에 저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었다.“저도 어디 있는지 몰라요. 그 여자 혼자 도망쳤어요.”그런데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누군가 무릎을 힘껏 걷어찼고, 거센 힘에 임초연은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그 순간 여준재는 휠체어를 끌며 앞으로 다가와 손을 뻗어 임초연의 목을 조르며 억지로 자신을 쳐다보게 했다.“내가 전에 했던 말 기억나? 말했지. 감히 내 약혼녀에게 또다시 손을 대면 네 할아버지가 용서를 빌러 와도 절대 살려주지 않는다고.”임초연은 두 눈에 살기가 감도는 남자를 바라보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지금 이 순간 임초연은 여준재가 자신을 절대 놓아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진실을 말하든 말든 결과는 똑같이 최악일 것 같았다.그렇다면 차라리 여준재도 고통받게 하고 싶었다.“고다정이 어디 있는지 궁금하죠? 알려줄게요 내가.”그러면서 임초연은 여준재를 향해 비릿한 미소를 드러냈다. “내가 죽였어요. 지금쯤 상어의 배설물이 됐으려나.”역시나 그 말에 화가 난 여준재는 다섯 손가락에 힘을 꽉 주었다.임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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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망가지면 안 돼

얼마 지나지 않아 임초연은 경호원들에게 끌려갔다.구남준은 여전히 분노하는 여준재를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다가가 말렸다.“임초연의 말을 전적으로 믿어선 안 됩니다. 그쪽 사람들이 사모님을 찾지 못했다면, 사모님께서는 분명 도망갔을 겁니다.”“나도 그 말에 동의해.”줄곧 아무 말도 하지 않던 성시원도 입을 열었다.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말을 이어갔다.“아까 부두 근처에 있을 때 주변을 관찰했는데, 그곳은 평소에도 배들이 많이 지나가는 곳이라 상어가 다닐 수 없어. 오히려 다정이가 탈출했을 가능성이 높지.”이 말을 듣고 분노에 잠식되었던 여준재가 겨우 이성을 되찾았다.“구남준, 가서 누구든 다정 씨에 관한 정보를 가져오는 사람은 상금 백만 달러를 준다고 공지해.”여준재는 재빨리 지시를 내렸다.“그리고 같이 온 사람들을 여러 조로 나눠서 사고 장소를 중심으로 수색하라고 해.”구남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명령을 받고는 뒤돌아 자리를 떠났다.그가 떠나자 성시원이 다가와 말했다.“하루 종일 고생하고 방금 기운도 많이 썼으니 침대에 누워. 내가 치료해 주고 사람 보내 다정이도 찾을 테니까.”“전 괜찮아요. 어르신께서는 제 걱정은 하지 마시고 사람 보내서 다정 씨를 찾아주세요.”여준재는 1분1초라도 서둘러 고다정을 찾고 싶었다.그는 조금 전 임초연이 한 말을 잊지 않았다.고다정은 다쳤다, 그것도 아주 심각하게.여준재의 붉어진 눈을 바라보던 성시원이 그의 속마음을 어찌 모를 수 있겠나. 속으로 만족스러웠지만 겉으로는 일부러 차갑게 코웃음쳤다.“자네가 괜찮은지 아닌지는 내가 정해. 다정이 찾기 전에 자네가 먼저 망가지는 꼴 못 봐!”그 말과 함께 성시원은 손을 뻗어 여준재를 밀면서 침대에 눕혔다.한바탕 침을 꽂고 나서야 성시원은 치료를 끝냈다.여준재는 무기력하게 침대에 누워 얼굴을 찡그렸다. 자신의 이런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성시원은 못 본 척 당부했다.“다정이 빨리 찾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서두를 거 없어. 내일은 뭘 하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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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화 어떻게 이런 악연이

그 시각 저택에는 불빛이 환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마당에서 엔진 소리가 들리고 구영진은 재빨리 차에서 내려 거실로 걸어 들어왔다.다가가 그를 맞이한 집사는 술 냄새에 섞인 향수 냄새와 담배 냄새를 맡으며 못마땅한 기색을 보였다. “도련님 왜 또 술 마시러 가신 겁니까. 어르신 귀에 들어가면 또 도련님을 질책할 게 분명합니다.”“괜찮아, 혼내라고 해. 내 살이 깎이는 것도 아닌데 뭘.”구영진은 무심하게 손을 내저으며 물었다.“아까 전화했을 때 2층에 있는 그 여자가 깨어났다고 했지?”집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 아가씨 깨어나긴 했는데 기억을 잃었습니다. 의사를 불러서 진찰을 해보니 충격과 외상이 겹쳐서 단기 기억 상실증이라고 하더군요.”그 말에 구영진은 충격받은 표정이었다.“기억을 잃었다고?”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으로는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났다.그는 여준재가 이 여자를 찾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생각하면 할수록 구영진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대체 무슨 악역이기에 여준재 그 자식의 약혼녀를 구하고 그 여자가 기억까지 잃었는지. 이 기회에 여준재에게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하늘이 자신에게 준 기회를 저버리는 것 같았다.이런 도련님의 속내도 모른 채 집사가 물었다.“저 아가씨가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경찰에 신고해야 하지 않을까요?”구영진과 함께 외국에서 몇 년을 살았기 때문에 국내 사정에 대해 잘 몰랐던 그는 고다정의 정체를 몰랐다.그의 말을 들은 구영진은 황급히 말렸다. “하지 마. 내가 저 여자를 알아. 경찰 부를 필요 없어.”이 말에 오히려 집사가 깜짝 놀랐다.“도련님 아는 분이세요?”“그래!”구영진은 머릿속으로 계획을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집사가 협조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계획이었다.이를 본 집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웃으며 물었다.“도련님께서 아는 분이라니 다행이네요. 그럼 언제쯤 저 아가씨 가족분들께 데리러 오라고 알리실 거예요? 이틀만 더 지나면 도련님도 귀국하셔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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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기억을 잃은 고다정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구영진이 방문을 두드렸다.“들어오세요...”방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구영진은 문을 열고 들어와 침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여자를 보았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고다정이었다.그녀의 얼굴은 매우 창백했고, 한 쌍의 검은 눈동자는 구영진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준수한 남자의 얼굴에 여자는 속으로 남자의 정체를 추측하고 있었다.구영진도 고다정을 살펴보았다.눈앞에 있는 여자가 과거에 사귀었던 어떤 여자보다 더 예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손바닥만 한 작은 얼굴에 정교하게 박힌 이목구비, 특히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반짝거렸다.게다가 이 여자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분위기가 있었다.‘여준재가 좋아할 만하네.’하지만 여자가 아무리 예뻐도 여준재라는 남자를 만난 이상 아무 소용이 없었다.구영진은 속으로 온갖 생각을 하면서도 얼굴에는 전혀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다정하게 물었다.“방금 와서 들었는데, 장씨 아저씨 말이 기억을 잃으셨다고 하던데?”장씨 아저씨는 아래층에 있는 집사였다.고다정은 살짝 미간을 찌푸린 뒤 갈라진 목소리로 정정했다.“잠시 예전 일이 기억 안나는 것뿐이에요.”“그게 기억상실증과 뭐가 다르지?”구영진은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다만 목소리가 작아서 그의 말소리만 들었을 뿐 내용을 제대로 듣지 못한 고다정이 되물었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아무것도 아니야. 바다에 빠진 것뿐인데 기억을 잃은 게 이상해서.”구영진은 일부러 의아한 척 말했다. 한쪽으로 연기를 하면서 고다정을 살폈다.고다정은 그의 말을 듣고 이 남자가 자신의 기억을 잃은 이유를 안다는 걸 의식했다.이윽고 그녀가 여러 질문을 던졌다.“방금 내가 바다에 뛰어들었다고 했는데 내가 왜 바다에 뛰어들었어요? 그리고 난 누구고, 내 이름은 뭐예요?”말하는 동시에 고다정의 시선은 구영진을 빤히 바라봤다. 이 남자 얼굴의 미세한 변화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구영진은 그녀와 두 눈을 마주하며, 상대도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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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쉽지 않은 여준재의 여자

눈앞에서 울고 있는 덩치 큰 남자를 보며 고다정은 마음속으로 짜증이 났다.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질책했다.“울지 마요!”구영진은 짧게 대답하며 눈물을 멈추고 붉어진 눈으로 고다정을 바라보았다.고다정은 그 모습을 보고 머리가 지끈거렸다.생각 끝에 그녀는 화제를 돌렸다.“방금 수경이라고 하셨는데, 제 이름과 가족에 대해 말해줘요.”그녀는 잠시 멈칫하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거짓말하지 마요. 들키면 가만 안 둬요.”“...”구영진은 어이가 없었다.‘조금 전까지 경계하던 여자가 바로 이렇게 본성을 드러낸다고?’기억상실증에 걸렸어도 이렇게 드센데, 만약 기억을 잃지 않았다면 더 사나울 게 아니겠나.여준재가 이런 여자를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참 독특한 취향이다.구영진은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 계속해서 고다정의 정체를 꾸며냈다. “네 이름은 서수경, 올해 25살, 나와는 대학교 동창이야. 내가 학교에서 널 보고 첫눈에 반해서 쫓아다니다가 만나게 됐어. 넌 내 말에 못 이겨 졸업 후 우리 회사에 취직했지만 일 때문에 자주 나를 소홀하게 대했어. 하지만 우린 돈이 부족하지 않아. 내 용돈으로도 충분히 너와 평생 먹고 살 수 있어. 게다가 넌 지금 임신했으니까 우린 돌아가서 일하지 않아도 돼. 부모님도 널 보고 무척 좋아하실 거야. 아이 낳으면 결혼식 올리자...”“그만!”고다정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남자의 말을 서둘러 끊었다.그녀는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내 얘기를 해달라는 거지, 미래에 대한 당신 상상을 얘기하라는 게 아니에요.”그러나 구영진은 일부러 뚱딴지같은 소리를 한 것이었다.계획을 대충 세운 탓에 고다정의 집안에 대해 세심하게 구성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쉽게 들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하지만 고다정의 단호한 표정을 보니 피할 길이 없는 것 같아 계속해서 꾸며낼 수밖에 없었다.“넌 고아로 보육원에서 자랐지만 똑똑해서 장학금을 받았고, 일과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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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0화 다리 하나쯤 부러뜨리는 건

결국 구영진은 방에서 쫓겨났다.나가자마자 밖에 서 있던 장씨 아저씨가 할말을 잃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장씨 아저씨는 자기가 모시는 도련님이 망나니인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뻔뻔할 줄은 몰랐다.구영진은 자기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서 경멸이 느껴졌는지 두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왜 그렇게 쳐다봐?”지금의 구영진은 더 이상 고다정 앞에서 보여줬던 비굴하고 다정한 모습이 아닌,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있는 오만한 도련님의 모습이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장씨 아저씨에겐 먹히지 않았다.그는 구영진을 옆에서 보살펴 주는 사람이었지만 오랜 시간 사이좋게 지낸 두 사람은 친구나 다름없었다.장씨 아저씨는 한때 구씨 가문 어르신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고, 구영진을 잘 보살피며 해외에서 말썽을 일으키지 않도록 지도하겠다고 어르신께 약속드렸다.구영진 역시 장씨 아저씨가 자신을 공손하게 대하지만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괜히 그가 자신의 계획을 망치지 않도록 재차 경고와 협박을 전했다.“미리 경고하는데, 내 계획 일러바쳐서 일 망치면 돌아가서 당신 손자 데리고 클럽 갈 거야.”“...”이 순간 장씨 아저씨는 진심으로 구영진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그는 속으로 계속 은인의 유일한 손자라고 되뇌면서 간신히 화를 억누르고 가볍게 코웃음치며 말했다.“도련님 걱정 마세요. 그렇게까지 얘기하시니 절대 어디 가서 누설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잘 생각하셔야 해요. 이번 일 들키면 도련님 큰일 납니다. 여씨 집안이 아니라 할아버님 성격상 도련님 다리 부러뜨리는 건 일도 아니에요.”“다리를 부러뜨리다니! 이 영감탱이가 점점 더 날 우습게 보네.”구영진은 장씨 아저씨의 말에 욱하면서도 사실 속으로 겁이 났다.심각한 일인 건 사실이었다.그의 할아버지 성격만 봤을 때 다리 부러뜨리는 것 정도는 가벼운 벌이었다.하지만 여준재가 괴로워하는 걸 볼 수 있는 기회를 힘들게 얻었는데, 그 모습을 보기 전에는 포기하기 싫었다.됐다. 어차피 게임은 이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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