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1111 - 챕터 1120
1270 챕터
제1111화 이상함을 발견한 구영진
성시원은 여준재의 작은 행동들은 보지 못한 채 신경은 온통 그의 말에 집중되었다.“죽이겠다면 누구를?”“임초연.”여준재가 차갑게 세 글자를 내뱉었다.성시원은 듣자마자 낯빛이 변하더니 금세 여준재와 똑같이 어두워졌다. “설마 단서가 또 끊긴 거야?”하지만 여준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유라는 그의 말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리고 애써 불안함을 감추며 모르는 척 물었다.“무슨 계획이라도 있어?”“네 입으로 방금 이 일은 아마 독수리파 짓인 것 같다며.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내가 직접 가서 확인할 수밖에.”여준재는 비웃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성시원은 그의 말을 듣고 눈을 가늘게 뜨면서 두 사람을 번갈아 가며 훑어보았으나 아무런 이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유라는 여준재의 말에 그만 말문이 막혔다가 빠르게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고개를 끄덕였다.“확인해 보는 것도 좋지. 그때 나도 같이 갈게.”그녀는 당연히 따라가야 했다. 예상 밖의 일이 터지면 안 되기 때문이다.이쪽에서 발생한 일들에 대해 고다정은 당연히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그녀가 안심하고 태교에 전념한 뒤로부터 몸 상태가 눈에 띄게 호전되었다.하지만 구영진은 고다정의 태도 변화가 많이 불안했다.요 며칠 너무 조용하고 예전처럼 밖에 나가겠다고 소란도 피우지 않으니 너무 이상했다.집에 너무 오래 갇혀있어서 멍청해진 건 아니겠지?결국 구영진은 참지 못하고 고다정 앞에 다가와 물었다.“저기, 수경아, 어디 나가서 바람 좀 씌우지 않을래?” “제가 몸이 다 나을 때까지 밖에 나가지 말라고 했잖아요?”고다정이 그를 빤히 쳐다보면서 되물었다.구영진은 침을 한번 삼키더니 다급히 해명했다.“그건 예전의 일이고, 지금은 몸도 많이 좋아졌고 얼굴도 핏기가 돌아 보이는데 나가도 괜찮을 것 같아.”“좋아요. 사실 저도 밖에 놀러 나가고 싶었거든요.”고다정은 말을 마친 뒤 책을 내려놓고 외출 준비하려고 일어섰다. 그녀의 말은 사실이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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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외출
뒤늦게 두 사람은 쇼핑몰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뒤 구영진은 고다정을 알아보는 사람이 나타날까 봐 한껏 긴장한 채 그녀의 곁에 서있었다.고다정은 그의 모습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그저 느긋하게 쇼핑하고 있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장소는 그녀에게 어떠한 기억도 되살리지 못했다. 그녀는 실망하다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 아기용품 샵에 시선이 끌렸다.“수경아, 왜 그래?” 고다정이 꼼짝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있는 모습을 보고 구영진이 재빨리 다가가 물었다.이 여자가 설마 뭔가 낯익은 걸 보고 기억이 되살아났나?고다정은 애써 정신을 차리더니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는 구영진에게 담담하게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우리 저기도 한번 가봐요.”말을 마치고 그녀는 그 아기용품 샵으로 향했다.구영진도 황급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가게에 들어선 구영진은 주위가 온통 임산부들로 가득해 너무 어색했다.그는 처음으로 이런 가게에 들어와 봤다.그는 고다정이 아기 옷을 고르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투덜거렸다.“배 속의 아이가 아직 두 달도 채 안 됐는데 벌써 아기용품을 사기엔 너무 이른 것 같지 않아?”“아니에요. 지금부터 천천히 사서 아이가 태어났을 때 모든 물건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어야지 아니면 그때 가서 허둥지둥 아무거나 사게 되잖아요.”옆에서 웃으며 안내하던 점원은 구영진을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가 아이한테 물건을 사주는 게 아까워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구영진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눈치채고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저기요. 왜 저를 그런 눈길로 봐요? 제가 설마 저까짓 돈을 아까워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점원은 깜짝 놀랐다. 구영진이 그녀를 이렇게까지 큰 소리로 비난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고객님, 오해에요. 저는 그런 뜻이 아니었습니다.”“그런 뜻이 아니긴요. 방금 분명 저를 경멸의 눈빛으로 쳐다봤잖아요!”‘나 구영진이 설마 여자한테 이까짓 물건도 사주기 아까워하는 좀생이로 보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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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건강이 악화되고 있는 강말숙
하지만 여준재는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그는 찰스와 이야기를 나누러 온 것이 아니기에 당연히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앉을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오늘 여기에 온 목적은 단지 한 가지 확인할 게 있어서입니다. 확인이 끝나면 바로 가겠습니다.”“그게 무슨 일이죠?”찰스는 편안한 자세로 바꾸면서 여유롭게 그를 바라보았다.여준재는 다시 말을 이었다.“최근에 저한테 일어난 일들을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유라가 찾아낸 단서에 따르면 제 약혼녀는 당신 쪽에서 붙잡아 갔다고 하더군요.”“제가 당신 약혼녀를 잡아갔다고요?”찰스는 마치 우스갯소리를 들은 것마냥 웃음을 참지 못했다.“사람의 도리에 가족은 건드리지 말자는 법규를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제가 당신의 약혼녀를 잡아가서 뭐 하겠습니까? 남들에게 욕이나 먹겠죠?”그는 말을 마치고 잠시 멈칫하다가 옆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눈동자에 지진이 일고 있는 유라를 보고 차갑게 물었다.“유라 씨, 뱉은 말에는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제가 약혼녀를 잡아갔다고 했는데 증거는요?”여준재는 찰스의 말에 그도 유라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유라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이내 침착해졌다.비록 여준재의 이번 계획은 유라도 예상하지 못했으나 그녀의 배후에는 아직 이 조직의 두목에게 죄를 뒤집어씌울 기회가 남아있었다.하지만 찰스는 여준재의 말을 듣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그리고 여준재를 바라보면서 그들 내부의 일이 여준재에게 알려진 것은 개의치 않고 모든 걸 솔직하게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3일 전에 두목이 우리 조직에서 도망쳤습니다. 만약 유라 씨의 말대로라면 사실일 수도 있겠네요. 왜냐하면 예전부터 제가 두목을 본국에 책임자로 배치했기 때문입니다.”여준재의 미간이 순간 찌푸려졌다. 그는 이 일이 사실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었다.만약 유라가 완벽하게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그에게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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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아빠, 엄마는 찾았나요?
유라는 사람을 보내 여준재 쪽의 움직임을 알아보라고 하다가 고다정의 외할머니가 위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이번이 여준재에게 잘 보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하고 먼저 그를 찾아갔다. “고다정 씨 할머니가 아프시다고 들었어. 나도 같이 갈게. 그러면 내가 두 아이를 돌볼 수 있고 너도 안심하고 다른 일들을 처리할 수 있잖아.”그녀의 말을 듣고 있던 여준재는 갑자기 차가운 눈빛으로 유라를 쏘아보았다.유라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더니 겁에 질린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왜 그래?”그녀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여준재가 차갑게 물었다.“날 감시 하라고 시켰어?”“뭐... 뭘 감시 하라고 시켜. 네 쪽 움직임이 너무 요란해서 우리 쪽 사람들의 귀에까지 들리면서 나까지 알게 된 거지.”유라는 완강히 부정했다. 여준재가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는 걸 유라도 잘 알고 있었다.여준재는 당연히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고 이 일에 유라가 끼어드는 걸 원치 않았던지라 그는 차갑게 거절했다.“우리집 일에 외부인이 끼어들 필요 없어.”말을 마치고 여준재는 유라와 더 이상 말을 섞지 않아 재빨리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유라는 그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고집스러운 성격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가지 말라고 해도 난 꼭 갈 거야!”말을 마치고 유라도 몸을 돌려 떠날 준비를 했다.그날 밤, 여준재와 성시원은 밤을 새우면서 운산으로 향했다.그들이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라도 출발했다.이 소식 곧 구남준이 알게 되었고 곧바로 여준재에게 알렸다.“대표님, 유라 씨도 따라왔습니다.”“정말 거머리 같은 여자야.”성시원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여준재도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차갑게 말했다.“외교부 쪽에 신고해. 위험한 사람이 입국했다고.”구남준은 가볍게 인사한 뒤 그가 시킨 대로 일 처리하러 떠났다.열 몇 시간의 비행 끝에 여준재 일행은 마침내 운산에 도착했다.이미 비행기에서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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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이젠 사람을 챙길 줄도 아네
심해영의 말을 듣고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에야 여준재는 비로소 복잡해진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것 같았다.그리고 다시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임초연의 입에서 고다정 씨가 이미 아이를 임신한지 한 달이 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뭐라고!”심해영은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그러다가 정신 차리고 급히 입을 막더니 병실 안을 둘러보았다.다행히 두 아이는 깨지 않았다.심해영은 안도의 한숨을 한번 내뱉은 뒤 여준재를 끌고 구석진 곳에 가서 다시 물었다.“모든 걸 사실대로 말해. 고다정 쪽 상황이 대체 어떻게 된 거야?”“지금까지 저는 고다정 씨에 대한 어떤 정보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저랑 어르신이 상의해 봤는데 어쩌면 다정 씨가 구출되었을 가능성이 큰데 이와 동시에 구해준 사람이 고다정 씨의 존재를 감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여준재는 자기 어머니가 고다정을 걱정하는 것을 알고 성시원과 추측했던 몇 가지 가설을 말해줬다.“아직도 저는 고다정 씨가 유라 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유라라는 사람이 너무 주도면밀해서 아직까지는 아무런 증거도 찾아내지 못했고요.”“또 그 여자야!”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심해영은 화살을 여준재에게 돌렸다. “네가 건드린 여자들은 어떻게 제정신인 사람이 한 명도 없니. 만약 배 속의 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너는 그때...”그녀는 한참 동안 생각했지만 여준재에게 어떤 독설을 퍼부으면 좋을지 생각나지 않았다.결국에는 씩씩거리면서 겨우 말을 내뱉었다.“아무튼 만약 다정이랑 아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너는 할아버지한테 된통 깨질 줄 알아!”여준재의 침묵은 마치 이러한 엄벌도 받아들이겠다는 것 같았다. 돌이켜보니 그는 확실히 모든 게 후회되었다. 유라가 자기한테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일을 깔끔하게 해결했어야 했다. 앞으로의 이틀 동안 여준재는 병원에서 강말숙을 간호하고 두 아이도 돌봤다.눈 깜작할 사이에 사흘째가 되었다.고다정은 일찍 일어나 구영진에게 산부인과 병원에 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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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모든 사실이 드러나다
구민석 부부 내외는 고다정의 말을 듣고는 순간 멍해졌다. 곧바로 주혜원은 조수석에 앉아 있던 구영진의 귀를 잡고 세게 잡아당기면서 물었다.“말해, 너 설마 예전에 수경이 괴롭힌 적 있니? 그러고 수술을 받게 했었어?”구영진은 비명을 지르면서 해명하기에 급급했다.“정말 제 친엄마가 맞아요? 수경이가 예전에 어쩌면 아파서 병원에 갔을 수도 있는데 왜 제가 괴롭혀서 간 거라고 단정지어요.”말하고 나니 구영진은 매우 억울했다.주혜원은 그제야 자기 아들을 오해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손을 떼면서 입을 삐쭉거렸다.“네가 평소 행실이 미덥지 못해서잖아.”“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아들은 믿어야죠. 제가 비록 밖에서 좀 날라리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친 적은 없어요.”구영진은 억울함이 풀리지 않았다.고다정은 두 모자의 대화를 들으면서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역시 기분이 안 좋을 때는 구영진을 골탕 먹이면 많이 나아지는 것 같았다.그렇다. 방금 고다정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그들은 티격태격하다가 구영진의 별장에 도착했다.구민석 부부 내외는 끝내 고다정을 데려가지 못했다.먼저는 구영진이 동의하지 않았고 그 뒤로는 고다정이 완곡하게 거절했다.고다정은 구영진과의 관계가 가짜라고 생각했다. 하여 그녀가 만약 구민석 부부 내외의 보살핌까지 받아들였다면 마음속으로부터 큰 빚을 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저녁이 다돼서 구영진은 부모님을 모셔다드린 뒤 고다정 곁으로 쭈뼛거리면서 다가오더니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고다정도 당연히 그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눈치채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뭘 그렇게 쳐다봐요?” “저기, 아까 차에서 뭔가 생각났다고 했잖아, 그러면 지금 벌써 기억이 조금씩 나기 시작하는 거야?”구영진은 떠보는 식으로 물었다.고다정도 숨기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사실대로 말했다.“맞아요. 점점 회복되고 있어요.”“어때? 뭔가 생각나는 게 있어?”구영진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애써 감추며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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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여기에 당신을 환영해 줄 사람 없어
그 뒤의 시간은 예상했던 것과 같이 고다정은 또다시 감금되었다.구영진이 무슨 수법을 썼는지 구민석 부부 내외도 그 뒤로는 보이지 않았다.고다정은 도망치고 싶었지만 지금의 몸 상태를 고려해 결국에는 포기했다.그렇게 여준재는 고다정이 그에게서 고작 2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그가 병실을 지킨 지 3일째 되던 날, 강말숙이 드디어 깨어났다.그녀는 여준재를 본 순간 제일 먼저 고다정의 행적부터 물었다.하지만 그는 강말숙의 병이 더욱 악화될까 봐 사실대로 말하지 못하고 이미 단서를 찾았다고 말했다.그러나 강말숙은 여준재가 자신이 걱정할까 봐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진작에 눈치챘다.그래도 그녀는 여준재를 난처하게 하지 않기 위해 그저 모른 척 회복에 전념했다.드디어 여준재와 여진성 부부 내외는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이날, 여준재가 강말숙을 간호하고 있는데 유라가 꽃을 사 들고 병문안을 왔다.“준재야, 할머니.”그녀는 싱글벙글 웃으며 두 사람을 향해 인사했다.여준재와 강말숙의 낯빛이 순간 어두워졌다.두 아이도 유라를 경계하듯 째려보았다.비록 어른들은 단 한 번도 그들에게 누가 엄마를 데려갔는지 말해주지 않았으나 그들의 대화를 들어봤을 때 아마 이 여자한테 끌려갔다는 가능성이 높다고 들었다.“나쁜 사람, 우리 엄마를 돌려줘요!”“당신은 나쁜 사람이에요. 그리고 여기 누구도 환영해 줄 사람이 없으니 가세요!”한 성격 하는 고하윤은 유라를 향해 돌진했다.여준재는 막으려 했으나 잡지 못했다.유라도 이 계집애가 자신에게 손을 댈 줄은 몰랐고, 그녀에게 부딪혀 두 발짝 비틀거리다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다행히 그녀는 재빨리 몸의 균형을 잡았다.순간 눈빛이 살벌해지면서 이 버르장머리 없는 꼬마 녀석을 콱 밀어버리고 싶었으나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손은 대지 않았다.그녀도 알다시피 만약 여준재 앞에서 아이한테 손을 댔다가는 고다정이 있든 없든 여준재와의 결혼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여준재도 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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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완전히 끝내야 할 때가 왔어
임시 거처로 돌아온 유라는 여전히 화가 났다.그녀는 디카프리도에게 강말숙의 병세를 알아보라고 했다.같은 시각, 성시원도 유라가 왔다 갔다는 소식을 알게 되자 여준재를 병실 밖으로 불렀다.“유라가 어떻게 여기에 나타날 수 있어? 네가 대사관 쪽에 이미 알렸다고 했잖아?”“유라가 사업가로 위장해서 오는 바람에 대사관 쪽에서도 별다른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나 봐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풀어준 것 같습니다.”여준재는 그가 추측한 대로 말했다.성시원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정말 보기보다 끈질긴 여자야.”여준재는 부정할 수 없었다.그리고 주제를 돌려 다시 낮은 목소리로 진지하게 말했다.“유라랑 끝장내려고요. 그리고 살짝 자극해서라도 고다정 씨를 만나러 가는지 봐야겠어요.”그의 말을 듣고 성시원은 냉큼 그러라고 하지 못하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되물었다.“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만약 고다정에게 손이라도 대면 어떡해? 다정이는 지금 홑몸도 아니고, 비록 지금까지 잘 지켜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디까지나 신중해야 해.”“저도 압니다. 몰래 사람 시켜서 유라를 지켜보면서 절대로 고다정 씨에게 손을 대지 못하게 할 겁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고다정 씨의 행방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여준재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솔직히 다른 방법이 있다면 굳이 고다정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이런 방법까지 쓰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유라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교활하고 주도면밀했다.그렇게 또 조용하게 두 날이라는 시간이 흘렀다.평온해 보이기만 했지 사실상 곳곳마다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마침내 사흘째 되는 날 밤, 여준재는 여명호가 외국에서 보내온 파일을 받았다.그는 한번 훑어본 뒤 옆에 있던 구남준에게 파일을 넘겨주면서 당부했다.“여기 있는 비율대로 분할계약서를 하나 만들어.”“네.”구남준은 가볍게 인사한 뒤 자료를 가지고 옆에 가서 작업하기 시작했다.그 사이 여준재도 쉬지 않고 회사의 다른 일들을 처리했다.거의 두 시간이 지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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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아무것도 인정할 수 없어
여준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하지만 유라는 그의 말을 듣자마자 더욱 받아들일 수 없었다.“나와의 관계를 아예 끝내자고?”그녀는 분노의 눈길로 여준재를 쏘아보았다.서로의 눈이 그렇게 마주쳤다.그러나 여준재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말은 바로 해야지. 우리는 아무런 관계도 아닌 그저 비즈니스 사이었어. 그리고 이 일에 대해 너랑 상의하자는 게 아니라 통보야. 네가 받아들이든 말든 결과는 변함없어. 내가 만약 너라면 지금 당장 계약서에 어디 빈틈은 없는지 찾아볼 거야.”“...”말문이 막힌 유라는 결국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고 여준재의 맞은편 소파에 앉아 계약서를 확인했다.유라는 뭐라도 트집잡고 싶었지만 이 계약서는 한 마디로 공정하고 깔끔했다.하지만 그녀는 여준재와 비즈니스 관계를 끊고 싶지 않았다. 이는 즉 이제 더 이상 여준재 앞에 나타날 기회가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앞으로 고다정의 죽음이 확실해진다고 해도 자기한테는 많이 불리하기 때문이다.그녀가 완강히 거절할 걸 여준재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그래도 그는 펜을 구남준더러 넘겨주라고 한 뒤 차갑게 말을 이었다.“문제없으면 사인 해. 우리 쪽 사람들은 이미 다 정리했어. 네가 사인만 하면 모든 걸 계약서대로 진행하고 떠날 거야.”“여준재, 진짜 일을 이렇게까지 냉정하게 처리해야겠어? 우리는 생사를 함께한 사이었잖아!”유라는 과거의 우정을 들먹이면서 여준재의 마음을 돌리려 했다.하지만 이 우정이 그녀가 고다정을 데려간 일로 이미 깨졌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유라의 호소에 여준재는 쓴웃음을 지으며 차갑게 그녀를 쏘아보았다.“너도 우리가 예전에 생사를 함께했던 시절을 기억하는구나. 난 네가 잊어버린 줄 알았어. 그러면서 내 약혼녀랑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한테 손을 댔네. 유라야, 진짜 매정한 사람은 바로 너 자신이란 걸 넌 알아야 해!”그의 말을 들은 유라는 고다정의 일을 또 자기 탓으로 돌리고 있는 여준재를 빤히 쳐다보았다.그러면서 유라도 일부러 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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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0화 더 독한 말을 해주세요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십여 분이 지난 뒤였다.여준재는 다급히 병실 쪽으로 갔으나 허탕을 쳤다.구남준도 눈치채고는 다가오는 간호사를 붙잡고 물었다.“혹시 여기 있던 환자분은 어디 갔나요?”“강씨 할머니를 말씀하는 건가요?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어 응급실에 실려 갔는데 가족들도 모두 그쪽에 있을 겁니다.”간호사는 사실대로 말했다.여준재는 간호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즉시 응급실로 달려갔다.그가 도착했을 때는 두 아이가 심해영 곁에서 울고 있었다. “우리 아기들, 엄마, 대체 무슨 일이에요?”“흑흑... 아빠...”두 아이는 여준재를 보자마자 눈물을 마구 쏟아냈다.그리고 그에게 달려와서는 더욱 슬피 울면서 겨우 말을 내뱉었다.“아빠, 어떤 사람이 와서 알려줬는데 우리 엄마는 배 속의 아이랑 같이 바다에 뛰어들어 죽었대요. 사실이에요?”“으앙... 엄마, 죽지 마요... 돌아와요. 아빠, 빨리 엄마를 데리고 와요. 분명 아빠가 꼭 엄마를 데리고 온다고 했잖아요.”여준재는 두 아이가 슬피 우는 모습을 보더니 가슴 한쪽이 아려와 두 주먹을 꽉 쥐었다.그리고 어느새 두 눈이 빨개진 채 쪼그리고 앉더니 두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낮은 목소리로 위로했다.“울지 마. 엄마는 실종되었을 뿐 죽은 게 아니야.”“그런데 아까 그 사람이 분명 엄마는 죽었다고 했어요. 그리고 엄마가 바다에 뛰어든 뒤 총에 맞은 동영상도 보여줬어요. 증조 외할머니는 그걸 보고 나서 충격받고 피를 토했던 거예요.”고하준은 눈물이 글썽해서 여준재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었다.여준재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그 사람이 직접 두 아이와 할머니 쪽에 와서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걱정하지 마. 엄마는 아무 일도 없을 거야. 그저 나쁜 사람이 엄마를 숨겼을 뿐이야.”그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삭히며 최대한 다정하게 두 아이를 안심시켰다.두 아이는 코를 훌쩍거리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저희는 아빠를 믿어요. 그러니까 최대한 빨리 엄마를 구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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