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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외출

뒤늦게 두 사람은 쇼핑몰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뒤 구영진은 고다정을 알아보는 사람이 나타날까 봐 한껏 긴장한 채 그녀의 곁에 서있었다.

고다정은 그의 모습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그저 느긋하게 쇼핑하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장소는 그녀에게 어떠한 기억도 되살리지 못했다.

그녀는 실망하다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 아기용품 샵에 시선이 끌렸다.

“수경아, 왜 그래?”

고다정이 꼼짝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있는 모습을 보고 구영진이 재빨리 다가가 물었다.

이 여자가 설마 뭔가 낯익은 걸 보고 기억이 되살아났나?

고다정은 애써 정신을 차리더니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는 구영진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우리 저기도 한번 가봐요.”

말을 마치고 그녀는 그 아기용품 샵으로 향했다.

구영진도 황급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

가게에 들어선 구영진은 주위가 온통 임산부들로 가득해 너무 어색했다.

그는 처음으로 이런 가게에 들어와 봤다.

그는 고다정이 아기 옷을 고르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투덜거렸다.

“배 속의 아이가 아직 두 달도 채 안 됐는데 벌써 아기용품을 사기엔 너무 이른 것 같지 않아?”

“아니에요. 지금부터 천천히 사서 아이가 태어났을 때 모든 물건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어야지 아니면 그때 가서 허둥지둥 아무거나 사게 되잖아요.”

옆에서 웃으며 안내하던 점원은 구영진을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가 아이한테 물건을 사주는 게 아까워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구영진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눈치채고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저기요. 왜 저를 그런 눈길로 봐요? 제가 설마 저까짓 돈을 아까워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점원은 깜짝 놀랐다. 구영진이 그녀를 이렇게까지 큰 소리로 비난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고객님, 오해에요. 저는 그런 뜻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뜻이 아니긴요. 방금 분명 저를 경멸의 눈빛으로 쳐다봤잖아요!”

‘나 구영진이 설마 여자한테 이까짓 물건도 사주기 아까워하는 좀생이로 보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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