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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아무것도 인정할 수 없어

여준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유라는 그의 말을 듣자마자 더욱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와의 관계를 아예 끝내자고?”

그녀는 분노의 눈길로 여준재를 쏘아보았다.

서로의 눈이 그렇게 마주쳤다.

그러나 여준재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

“말은 바로 해야지. 우리는 아무런 관계도 아닌 그저 비즈니스 사이었어. 그리고 이 일에 대해 너랑 상의하자는 게 아니라 통보야. 네가 받아들이든 말든 결과는 변함없어. 내가 만약 너라면 지금 당장 계약서에 어디 빈틈은 없는지 찾아볼 거야.”

“...”

말문이 막힌 유라는 결국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고 여준재의 맞은편 소파에 앉아 계약서를 확인했다.

유라는 뭐라도 트집잡고 싶었지만 이 계약서는 한 마디로 공정하고 깔끔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준재와 비즈니스 관계를 끊고 싶지 않았다. 이는 즉 이제 더 이상 여준재 앞에 나타날 기회가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앞으로 고다정의 죽음이 확실해진다고 해도 자기한테는 많이 불리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완강히 거절할 걸 여준재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래도 그는 펜을 구남준더러 넘겨주라고 한 뒤 차갑게 말을 이었다.

“문제없으면 사인 해. 우리 쪽 사람들은 이미 다 정리했어. 네가 사인만 하면 모든 걸 계약서대로 진행하고 떠날 거야.”

“여준재, 진짜 일을 이렇게까지 냉정하게 처리해야겠어? 우리는 생사를 함께한 사이었잖아!”

유라는 과거의 우정을 들먹이면서 여준재의 마음을 돌리려 했다.

하지만 이 우정이 그녀가 고다정을 데려간 일로 이미 깨졌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유라의 호소에 여준재는 쓴웃음을 지으며 차갑게 그녀를 쏘아보았다.

“너도 우리가 예전에 생사를 함께했던 시절을 기억하는구나. 난 네가 잊어버린 줄 알았어. 그러면서 내 약혼녀랑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한테 손을 댔네. 유라야, 진짜 매정한 사람은 바로 너 자신이란 걸 넌 알아야 해!”

그의 말을 들은 유라는 고다정의 일을 또 자기 탓으로 돌리고 있는 여준재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면서 유라도 일부러 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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