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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1화 속았을지도

또 한 시간이 지나서야 강말숙은 겨우 의식이 돌아왔다.

그동안 여준재는 강말숙을 계속 자극하며 입이 마를 때까지 말을 걸었다.

성시원을 포함한 의사, 간호사들의 뒤를 따라 강말숙을 응급실 밖으로 내보냈다.

그때 그의 귓가에 성시원의 경고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까 수술실에서 한 말은 그냥 해본 말이어야 할 거야. 준이, 윤이를 막 대했다가 내가 널 가만두지 않아.”

“...”

여준재는 어이가 없었지만 그럼에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럴 일 없을 테니까요.”

아까 했던 말들은 강말숙을 자극하기 위한 것일 뿐, 두 아이를 더없이 사랑하는 그가 어떻게 함부로 대할 수 있겠나.

그들이 밖으로 나오자 심해영은 곧바로 다가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어때요? 어르신은 괜찮으세요?”

“고비는 넘겼지만 더 자극을 받았다간 신령님이 오셔도 구하기 힘들 겁니다.”

주치의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심해영은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알겠다고 답했다.

저녁 늦은 시간, 일행은 강말숙을 병동으로 데려다주었다.

여준재는 성시원의 피곤한 표정을 살피며 정중하게 말했다.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어르신. 많이 힘드셨을테니 돌아가서 쉬세요. 여긴 제가 있을게요.”

“그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 내가 강말숙 씨를 구한 건 다정이 외할머니이기 때문이야.”

성시원은 거만하게 코웃음치면서도 쉬라는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나이가 나이인 지라 몇 시간 동안의 응급조치로 인해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가 떠나고 여준재는 심해영에게도 돌아가서 쉬라고 말했다.

하루 종일 조마조마하던 심해영은 얼굴에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심해영은 여준재가 고다정에게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의 제안을 거절하고 싶었다.

그러자 여준재가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제가 여기서 지켜볼 테니 가서 좀 쉬었다가 내일 저랑 교대해요. 다정이는 부하들이 찾는 중이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요.”

이 말을 들은 심해영은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곧 여준재는 병실에 혼자 남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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