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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8화 안아봐도 돼요?

“네, 기억을 잃었어요. 단지 사람들이 그쪽이 내 약혼자라고 하는 걸 들었어요.”

고다정은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렇게 제안했다.

“저 찾으러 오신 거니까 들어와서 얘기해요. 아저씨, 저분들 거실로 좀 안내해 주세요. 옷 갈아입고 바로 내려갈게요.”

“알겠습니다, 고다정 씨.”

장씨 아저씨는 그러겠다고 대답한 뒤 안내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일행은 거실에 앉았다.

고다정은 여준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조금 전 불빛이 없을 때도 이 남자가 평범하지 않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보니 남자의 생김새가 제법 그녀의 취향이었다.

고다정은 마음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도 겉으로 침착하게 말했다.

“소개 좀 해줄래요? 그리고 내가 왜 임신한 상태에서 총을 맞고 바다에 던져졌는지 그 사고에 대해 알려줄 수 있어요?”

“그러죠.”

여준재는 다가가서 그녀를 꼭 안아주고 싶은 충동을 억누른 채 부드러운 목소리로 지난 한 달 동안의 일을 이야기했다.

옆에 서 있던 구남준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사모님을 살피며 속으로 한탄했다.

‘기억을 잃은 것처럼 말도 안 되는 일이 대표님과 사모님에게 일어나다니.’

“약혼자인 저 말고도 아이 둘이 있고, 외할머니도 계시는데 다정 씨가 실종되고 쓰러지셨어요. 하지만 다정 씨가 돌아가면 괜찮아지실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여준재는 고다정을 위로하는 말로 말을 마쳤다.

고다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남자가 한 말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었지만, 가슴에 와닿는 감정이 이 남자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왜 우리는 아이가 둘이고 배 속에 있는 아이까지 합치면 셋이나 되는데 아직 미혼 관계인 거죠?”

“말하자면 긴데 궁금해하는 것 같으니 짧고 굵게 알려줄게요.”

여준재는 고다정의 질문에 전혀 놀라지 않고 첫 만남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진지하게 듣던 고다정은 그제야 자신이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보름 전에 결혼식을 올렸을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준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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