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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0화 은혜를 원수로 갚는

#남자의 말을 들은 고다정은 속으로 감동하며 무의식중에 이렇게 말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요. 몸 상해요.”

“알겠어요. 근데 지금은 다정 씨랑 떨어지기 싫어서 그랬어요.”

여준재는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가 점점 더 짙어졌다.

고다정은 기억을 잃었어도 자신의 몸에 대한 걱정은 잊지 않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한편 고다정은 멍하니 넋을 잃고 남자의 얼굴에 번지는 미소를 바라보았다.

비록 여준재는 지금 매우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그의 잘생긴 얼굴은 변함없었고, 오히려 퇴폐미까지 더해져 더욱 매력적으로 보였다.

여준재도 당연히 고다정의 눈빛을 알아차리고는 애정 가득한 눈빛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깨어났으니 일어날까요?”

그렇게 말하며 그는 앞으로 다가가 고다정을 침대에서 일어나도록 도와주려 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고다정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지만 이내 침착함을 되찾았다.

상대가 자신의 약혼자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니 멍하니 보는 것도 당연했다.

‘그러게 누가 그렇게 잘생기랬나.’

여준재는 그런 고다정의 표정 변화를 하나하나 눈에 담았고, 기억을 잃고 난 뒤 고다정의 성격이 활발해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간단히 씻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에는 장씨 아저씨가 이미 아침 식사를 준비해 놓았다.

구영진도 이미 일어난 뒤였다.

사실 아직 일어날 때가 아니었지만 여준재가 여기 있어 마음 놓고 잘 수 없었다.

식탁 앞에서 알콩달콩한 두 사람을 보며 그는 속이 답답했다.

‘이른 아침부터 꼭 솔로인 사람 괴롭게 해야 하나?’

한 명은 기억을 잃었고 다른 한 명은 어제 막 찾아왔는데, 왜 하룻밤 사이에 둘이 부쩍 가까워진 것 같지?

“그러고 보니 사람도 찾았는데 언제 갈 생각입니까?”

구영진은 두 사람을 빨리 떠나보내고 싶었다. 괜히 이러다 부모님과 만나게 되면 설명하기도 난감했다.

때가 되어 부모님이 고다정의 행방을 물으면 헤어졌다고 말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고다정과 여준재는 그런 그의 속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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