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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9화 구영진에겐 다른 모습

“...”

구영진은 고다정이 그동안 가둬놓은 것에 대해 보복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옆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훤칠한 남자를 보며 이기지 못해도 세게 나가려 했으나 입 밖으로 나온 말은 그의 의지와 달랐다.

“그냥 농담한 거예요. 여 대표님도 괜찮으시죠? 그래도 내가 약혼녀 구해드렸잖아요. 그때 내가 잠수해서 우연히 만나지 않았으면 심하게 다친 채로 바다에서 죽었을 거예요.”

“압니다. 그러니 지금 당신이 여기 무사히 서 있는 거죠.”

여준재는 짙은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어쨌든 다정 씨와 내 아이를 구해줬으니 한 가지 부탁을 들어드리죠. 제 능력이 닿는 대로 최대한 만족시켜 드리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구영진은 다소 놀란 표정을 짓다가 반짝이는 눈으로 고다정을 바라보았다.

“정말입니까?”

“네.”

여준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거듭 말했다.

그러자 구영진은 잔뜩 들떠서 곧바로 자신이 원하는 걸 말했다.

“좋아요. 그럼 내 조건은 우리가 다시 한번 레이싱하는 겁니다. 그동안 계속 연습했어요. 이번엔 반드시, 그것도 압도적으로 이길 겁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잔뜩 흥분한 남자를 바라보며 여준재와 고다정은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다.

‘저 멍청한 남자가 바라는 게 고작 저런 것일 줄이야.’

옆에 있던 구남준과 장씨 아저씨도 할 말을 잃었다.

여준재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진심입니까, 그게 다예요?”

“난 진심이에요.”

구영진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를 본 여준재는 더 말하지 않고 차갑게 대꾸했다.

“시합 날짜는 저희 쪽 일이 끝나는 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구영진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계속 바쁘다고 나와의 약속을 미루는 건 아니겠죠?”

“전 한 번 뱉은 말은 지킵니다. 시간 날 때 연락드리죠.”

여준재는 말을 마치고 손목시계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시간도 늦었는데 다정 씨 쉬어야 하니까 더 할 말 있으면 내일 다시 하세요.”

구영진은 두 사람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방에 들어선 여준재는 고다정을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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