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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7화 기억 안 나?

사윤영은 연락처를 받자마자 전화를 걸었고 빠르게 통화가 연결되었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로 정중하고 차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사윤영도 예의 있게 물었다.

“혹시 여 대표님인가요?”

“죄송하지만 아닙니다. 저는 대표님 비서인데 누구시고, 왜 대표님을 찾으시는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구남준은 업무적인 태도로 말했다.

사윤영은 다소 놀랐지만 금방 받아들였다.

여준재는 그들과 같은 수준의 사람이 아니었기에 비서의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것으로 충분했다.

사윤영은 잠시 딴생각에 잠겨있다가 전화를 건 목적을 얘기했다.

“사실 제 친구가 대표님 약혼녀를 구했거든요.”

“잠깐만요,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구남준의 흥분된 목소리가 전화기에서 흘러나왔다.

사윤영은 당황하며 다시 말했다.

“제 친구가 대표님 약혼녀를 구하게 됐는데, 고다정 씨 상황이 좀 특별하고, 또 제 친구와 여 대표님이 과거에 원한이 좀 있었나 봐요. 그래서 친구가 바로 연락드리지 않았어요. 여 대표님께서 언제쯤 데리러 오실 수 있을까요?”

이 말을 들은 구남준은 재빨리 말했다.

“지금 대표님 찾으러 갈 테니 끊지 마세요!”

말을 마친 그는 차 키를 들고 대표님을 찾으러 병원으로 향했다.

사윤영은 전화를 끊지 않고 조용히 기다렸다.

10분 정도 지나자 다소 흥분한 목소리가 전화기에서 재차 들려왔다.

“여준재입니다. 제 약혼녀는 어디 있나요?”

“여 대표님 안녕하세요. 고다정 씨는 지금 무릉에 있는 제 친구 집에 계세요. 혹시 7년 전에 레이싱 때문에 귀찮게 했던 구영진이라는 사람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기억합니다.”

평소 기억력이 좋았던 여준재가 낮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사윤영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구영진이 제 친구인데 너무 모질게 대하진 말아 주세요. 워낙 애 같은 사람이고, 또 지금은 고다정 씨와 아이를 잘 돌봐주고 있어요.”

솔직히 여준재는 화가 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약혼녀와 아이를 구한 것을 봐서 참으며 짙어진 눈빛으로 물었다.

“정확한 주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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