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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다음은 없어

유라 역시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

빠르게 여준재의 말에서 함정을 알아차린 유라는 일부러 놀란 척 말했다.

“당신도 나처럼 배후를 알아냈나 보네.”

이 말을 들은 여준재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유라는 정말 교활하기 그지없는 여자였다.

여준재가 말하기도 전에 유라의 목소리가 다시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이미 정보를 알아냈다면 내가 알려줄 필요는 없겠네. 네가 여기로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게. 와서 얘기해.”

그렇게 말한 뒤 유라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여준재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옆에 있던 성시원은 좋지 않은 여준재의 표정을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왜 그래?”

“유라가 나한테 자신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임초연을 잡았어요.”

여준재는 고개를 들어 성시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멈칫한 성시원은 상대를 떠올리며 미간을 찌푸린 채 의심스럽다는 듯 말했다.

“그럼 우리가 애꿎은 그 여자 탓을 한 거야?”

말하면서도 어딘가 이상함을 느꼈지만, 뭐가 문제인지 콕 짚어낼 수는 없었기에 여준재를 돌아보며 그의 말을 기다렸다.

여준재는 그와 시선을 마주하며 단번에 상대의 생각을 잃었다. 이윽고 그는 낮은 목소리로 임씨 가문과 관련된 상황을 알려주었다.

“임씨 가문은 운산을 떠난 후 일류 가문에서 이류 가문으로 추락했고, 그나마 사돈을 만나서 도움을 받긴 했지만 능력에 한계가 있었죠. 그런데 임초연은 손건우와 시리우스에게서 고다정을 데려갔어요. 용병을 고용했다 해도 그 능력으로 접근할 수 있는 건 주변 용병뿐일 텐데, 애초에 진짜 용병은 이런 일을 하지 않아요.”

“그 말은 유라가 이번 일을 배후에서 지시한 게 맞고, 임초연은 유라가 세운 방패라는 뜻이네.”

성시원은 여준재의 말을 들으며 그 핵심을 빠르게 파악했다.

여준재는 부정하지 않았다.

“그럴 가능성이 높죠.”

그 말에 성시원은 빤히 여준재를 바라보았다.

“증거는?”

“아직 없지만, 임초연을 만나면 생길 것 같네요.”

여준재는 눈을 가늘게 뜬 채 말했다.

적어도 그가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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