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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기억을 잃은 고다정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구영진이 방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방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구영진은 문을 열고 들어와 침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여자를 보았다.

그 여자는 다름 아닌 고다정이었다.

그녀의 얼굴은 매우 창백했고, 한 쌍의 검은 눈동자는 구영진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준수한 남자의 얼굴에 여자는 속으로 남자의 정체를 추측하고 있었다.

구영진도 고다정을 살펴보았다.

눈앞에 있는 여자가 과거에 사귀었던 어떤 여자보다 더 예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손바닥만 한 작은 얼굴에 정교하게 박힌 이목구비, 특히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반짝거렸다.

게다가 이 여자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분위기가 있었다.

‘여준재가 좋아할 만하네.’

하지만 여자가 아무리 예뻐도 여준재라는 남자를 만난 이상 아무 소용이 없었다.

구영진은 속으로 온갖 생각을 하면서도 얼굴에는 전혀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다정하게 물었다.

“방금 와서 들었는데, 장씨 아저씨 말이 기억을 잃으셨다고 하던데?”

장씨 아저씨는 아래층에 있는 집사였다.

고다정은 살짝 미간을 찌푸린 뒤 갈라진 목소리로 정정했다.

“잠시 예전 일이 기억 안나는 것뿐이에요.”

“그게 기억상실증과 뭐가 다르지?”

구영진은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다만 목소리가 작아서 그의 말소리만 들었을 뿐 내용을 제대로 듣지 못한 고다정이 되물었다.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아무것도 아니야. 바다에 빠진 것뿐인데 기억을 잃은 게 이상해서.”

구영진은 일부러 의아한 척 말했다. 한쪽으로 연기를 하면서 고다정을 살폈다.

고다정은 그의 말을 듣고 이 남자가 자신의 기억을 잃은 이유를 안다는 걸 의식했다.

이윽고 그녀가 여러 질문을 던졌다.

“방금 내가 바다에 뛰어들었다고 했는데 내가 왜 바다에 뛰어들었어요? 그리고 난 누구고, 내 이름은 뭐예요?”

말하는 동시에 고다정의 시선은 구영진을 빤히 바라봤다. 이 남자 얼굴의 미세한 변화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구영진은 그녀와 두 눈을 마주하며, 상대도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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