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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쉽지 않은 여준재의 여자

눈앞에서 울고 있는 덩치 큰 남자를 보며 고다정은 마음속으로 짜증이 났다.

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질책했다.

“울지 마요!”

구영진은 짧게 대답하며 눈물을 멈추고 붉어진 눈으로 고다정을 바라보았다.

고다정은 그 모습을 보고 머리가 지끈거렸다.

생각 끝에 그녀는 화제를 돌렸다.

“방금 수경이라고 하셨는데, 제 이름과 가족에 대해 말해줘요.”

그녀는 잠시 멈칫하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거짓말하지 마요. 들키면 가만 안 둬요.”

“...”

구영진은 어이가 없었다.

‘조금 전까지 경계하던 여자가 바로 이렇게 본성을 드러낸다고?’

기억상실증에 걸렸어도 이렇게 드센데, 만약 기억을 잃지 않았다면 더 사나울 게 아니겠나.

여준재가 이런 여자를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참 독특한 취향이다.

구영진은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 계속해서 고다정의 정체를 꾸며냈다.

“네 이름은 서수경, 올해 25살, 나와는 대학교 동창이야. 내가 학교에서 널 보고 첫눈에 반해서 쫓아다니다가 만나게 됐어. 넌 내 말에 못 이겨 졸업 후 우리 회사에 취직했지만 일 때문에 자주 나를 소홀하게 대했어. 하지만 우린 돈이 부족하지 않아. 내 용돈으로도 충분히 너와 평생 먹고 살 수 있어. 게다가 넌 지금 임신했으니까 우린 돌아가서 일하지 않아도 돼. 부모님도 널 보고 무척 좋아하실 거야. 아이 낳으면 결혼식 올리자...”

“그만!”

고다정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남자의 말을 서둘러 끊었다.

그녀는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 얘기를 해달라는 거지, 미래에 대한 당신 상상을 얘기하라는 게 아니에요.”

그러나 구영진은 일부러 뚱딴지같은 소리를 한 것이었다.

계획을 대충 세운 탓에 고다정의 집안에 대해 세심하게 구성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쉽게 들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고다정의 단호한 표정을 보니 피할 길이 없는 것 같아 계속해서 꾸며낼 수밖에 없었다.

“넌 고아로 보육원에서 자랐지만 똑똑해서 장학금을 받았고, 일과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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