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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1화 고다정이 낯익다

눈 깜짝 새에 또 일주일이 지나갔다.

그사이 고다정은 건강이 많이 회복되어 침대에서 내려올 수 있게 됐다.

다만 태아가 아직 불안정해 많이 움직이지는 못하고 방에서 활동하는 게 전부였다.

그녀와 구영진이 곧 헤어질 커플이라면 이 아이를 반기지 않는 것이 정상적인 논리다.

아이가 있으면 구영진과 본의 아니게 얽힐 일이 많을 거니까.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 소리는 그렇지 않았다. 잃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생각할 정도로 이 아이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구영진에 대해 느끼는 감정도 이상했다.

분명 이 남자가 마음에 없는데, 왜 아이를 이렇게 신경 쓰는 걸까?

구영진은 고다정의 몸이 많이 회복된 것을 보고 그녀의 마음속 갈등은 모른 채 귀국할 준비를 했다.

계속 여기 이러고 있다가는 부모님이 직접 잡으러 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고다정 앞에서 부모에게 잡혀가며 체면을 구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햇살 좋은 날 구영진은 고다정과 함께 빌린 헬기를 타고 무릉시에 돌아왔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다음 날 점심이었다.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그간 아들이 몹시 그리웠던 주혜원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자식, 집에 오긴 오는구나!”

주혜원은 구영진의 등을 툭툭 치며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만족스레 머리를 끄덕였다.

“사지가 멀쩡한 걸 보니 그동안 해외에서 사고는 치지 않았구나. 다행이야.”

구영진은 등에서 전해지는 아픔 때문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엄마, 좀 살살 쳐요. 이러다 뼈가 부러지겠어요.”

이 말이 하나도 과장된 것이 아니다.

젊었을 때 배구 국가대표였던 주혜원은 팔 힘이 굉장히 세다.

옆에 있던 구민석이 이 말을 듣고 한심한 표정을 지었다.

“네 엄마 팔 힘도 견디지 못하면 어디다 쓰겠어?”

‘아빠도 못 견디면서!’

구영진은 감히 변명하지 못하고 속으로 투덜거렸다.

고다정은 옆에서 이들 가족의 훈훈한 상봉 장면을 지켜보면서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딱 봐도 가족 사이가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구영진이 누구를 닮아서 천방지축인지도 알 것 같다.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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