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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화 당신이 인간이야?

여준재가 병을 치료하는 동안 고다정도 구영진의 별장에서 휴양하고 있었다.

며칠 같이 지내면서 그녀의 마음속 의심만 커져갔다.

구영진은 입으로만 그녀를 깊이 사랑한다고 말하고 한 번도 스킨십을 하지 않았다.

뭘 하든지 아기가 잘못될까 봐 걱정된다며 그녀와 안전거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그건 단지 핑계일 뿐임을 그녀는 알았다.

정말 다정한 사람은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고다정도 이 남자에게 친밀감이 없고 거부감이 들었다.

게다가 어떤 때는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의 눈빛에 장난이 가득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가 외부와 접촉하는 것을 방해했다.

얼마 전 그녀가 인터넷에서 자기 신원정보를 찾아보겠다고 했더니 구영진은 집에 인터넷이 고장 났는데 당분간 수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가 외출하려고 하니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아서 걱정된다며 못 나가게 했다.

아무튼 이런저런 핑계를 댔다.

하지만 고다정은 자신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구영진의 거짓말을 까발리지 않기로 했다.

이 남자가 뭘 하려는 건지 보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렇게 고다정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구영진네 집에서 몸조리를 했다.

차분한 그녀와 달리 여준재는 가만히 앉아 있지 못했다.

3일간의 휴양을 거쳐 여준재의 지병 악화 상황은 잠시 통제됐다.

조금 낫자마자 그는 한시라도 지체할세라 임초연을 찾으러 부두에 갔다.

공중에 매달려 숨이 곧 넘어갈 것 같은 여인을 쳐다보는 여준재의 눈에는 전혀 속시원한 기색이 없고 원한만 가득했다.

이 여자는 멀쩡하게 살아있는데, 다정과 배 속의 아이는 생사를 알 수 없다.

“내려놔 봐.”

여준재가 옆에 있는 부하에게 분부하자, 부하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임초연을 내려놓았다.

여준재는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땅에 누워 있는 임초연을 무표정하게 내려다보며 말했다.

“정신 차리게 찬물을 가져다 끼얹어.”

물을 끼얹는 소리와 함께 임초연이 사레가 들려 기침했다.

오장육부가 뒤집힐 정도로 기침하고 있는 그녀의 눈앞에 말끔하고 반짝거리는 구두가 나타났다.

여준재가 항상 신는 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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