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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0화 다리 하나쯤 부러뜨리는 건

결국 구영진은 방에서 쫓겨났다.

나가자마자 밖에 서 있던 장씨 아저씨가 할말을 잃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장씨 아저씨는 자기가 모시는 도련님이 망나니인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뻔뻔할 줄은 몰랐다.

구영진은 자기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서 경멸이 느껴졌는지 두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왜 그렇게 쳐다봐?”

지금의 구영진은 더 이상 고다정 앞에서 보여줬던 비굴하고 다정한 모습이 아닌,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있는 오만한 도련님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장씨 아저씨에겐 먹히지 않았다.

그는 구영진을 옆에서 보살펴 주는 사람이었지만 오랜 시간 사이좋게 지낸 두 사람은 친구나 다름없었다.

장씨 아저씨는 한때 구씨 가문 어르신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고, 구영진을 잘 보살피며 해외에서 말썽을 일으키지 않도록 지도하겠다고 어르신께 약속드렸다.

구영진 역시 장씨 아저씨가 자신을 공손하게 대하지만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괜히 그가 자신의 계획을 망치지 않도록 재차 경고와 협박을 전했다.

“미리 경고하는데, 내 계획 일러바쳐서 일 망치면 돌아가서 당신 손자 데리고 클럽 갈 거야.”

“...”

이 순간 장씨 아저씨는 진심으로 구영진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

그는 속으로 계속 은인의 유일한 손자라고 되뇌면서 간신히 화를 억누르고 가볍게 코웃음치며 말했다.

“도련님 걱정 마세요. 그렇게까지 얘기하시니 절대 어디 가서 누설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잘 생각하셔야 해요. 이번 일 들키면 도련님 큰일 납니다. 여씨 집안이 아니라 할아버님 성격상 도련님 다리 부러뜨리는 건 일도 아니에요.”

“다리를 부러뜨리다니! 이 영감탱이가 점점 더 날 우습게 보네.”

구영진은 장씨 아저씨의 말에 욱하면서도 사실 속으로 겁이 났다.

심각한 일인 건 사실이었다.

그의 할아버지 성격만 봤을 때 다리 부러뜨리는 것 정도는 가벼운 벌이었다.

하지만 여준재가 괴로워하는 걸 볼 수 있는 기회를 힘들게 얻었는데, 그 모습을 보기 전에는 포기하기 싫었다.

됐다. 어차피 게임은 이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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