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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1071 - 챕터 1080

1270 챕터

제1071화 계략에 넘어가다

사용인은 고다정이 떠나가는 모습을 보고 급히 쫓아왔다.“사모님, 지금 하윤 아가씨와 하준 도련님을 찾으러 가시는 거라면 제가 마지막에 있었던 장소를 알고 있습니다.”“안다고요? 그럼 빨리 앞장서요.”아이들이 위험에 빠지면 어쩌지? 머릿속에 이 생각밖에 없는 고다정은 사용인의 말에서 이상한 점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소담과 화영도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그들도 고다정과 마찬가지로 쌍둥이가 몹시 걱정됐다.그들은 심지어 쌍둥이가 실종된 것이 큰 집의 음모와 연관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그렇게 세 사람은 사용인을 따라 점점 더 외진 곳으로 갔다.주변에 널린 폐가를 보고 끝내 이상함을 눈치챈 고다정은 미간을 찌푸렸다.깔끔한 성격인 준이와 윤이는 절대 이렇게 황폐한 곳에 놀러 올 리가 없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고다정은 급히 발걸음을 멈추었다.소담과 화영은 그녀의 굳은 표정을 보고 걱정스레 물었다.“작은 사모님, 왜 그러세요?”이때 사용인은 고다정이 근처의 작은 문 앞에서 멈춰 선 것을 발견하고 급히 고다정을 불렀다.“작은 사모님, 빨리 오세요. 이 문을 나가면 하윤 아가씨와 하준 도련님이 실종된 곳에 도착합니다.”“아까 준재 씨가 사람을 보내 두 아이를 찾고 있다 하지 않았어요? 왜 오는 길에 다른 사람들을 보지 못했죠?”고다정은 그 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서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사용인을 바라보았다.그러자 사용인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가 변명하려 할 때 고다정이 재차 질문했다.“그리고 준이, 윤이가 실종됐다고 했다가 또 실종된 곳을 안다고, 앞뒤가 맞지 않잖아요? 말해요. 누가 보냈어요?”이 말을 들은 사용인은 한참 동안 고다정을 지그시 쳐다보더니 갑자기 비아냥거렸다.“반응이 빠르네요. 이렇게 빨리 수상한 점을 감지하다니. 그런데 아쉽지만 알아채도 이미 늦었어요.”그녀는 우쭐거리며 손뼉을 두 번 쳤다.고다정은 그녀의 동작을 보고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우리 돌아가요.”소담과 화영이 즉시 그녀의 손을 잡고 되돌아가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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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화 고다정이 잡혀가다

전화를 끊은 후 성시원은 연이어 몇 개 명령을 내렸다.그는 큰 집 사람들이 떠나지 못하게 붙잡고, CCTV를 돌려본 후 고다정이 없어진 지점을 알아내라고 지시했다.여준재도 움직이기 시작했다.저택 전체 분위기가 삽시간에 무거워졌다.손님들은 뜰에 끊임없이 경호원이 드나드는 것을 보고 어렴풋이 무슨 일이 생겼음을 눈치챘다.“무슨 일이 있어요? 성씨 가문의 개인 경호원까지 출동했던데?”“글쎄요. 방금 한 사람을 붙잡고 물었더니 별일 없다네요.”“아무리 봐도 무슨 일이 있는 건데. 성씨 가문에서 우리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가 봐요.”사람들은 의견이 분분했다.여진성 부부도 여준재에게 전화해 물었다.“밖에 무슨 일이 있어? 마당에 경호원들이 몇 번 왔다 가고, 더러는 남고.”“너 우리한테 숨기면 안 돼.”부모님이 묻고 다그치자 여준재는 사실대로 알렸다.“다정 씨가 실종됐어요. 아직 저택을 떠났는지, 다정 씨만 목표인지 아무것도 몰라요. 그래서 어르신과 제가 신변 보호를 위해 경호원을 보낸 거예요.”“뭐? 다정이가 실종됐다고?”심해영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그녀의 음성이 갑자기 높아지자 여준재가 주의를 주었다.“어머니, 목소리를 낮추세요. 다정 씨 외할머니와 준이, 윤이가 들으면 안 돼요. 그 세 사람은 아직 몰라요.”“오, 알았어. 지금 다정이 소식은 있어?”심해영이 목소리를 낮추고 다급히 물었다.“이 일은 오래 숨기지 못해. 오후 배사의식 전에 찾지 못하면 어르신은 틀림없이 알게 될 거야. 그때 가서 놀라는 건 똑같아.”“알아요. 하지만 우리가 그 전에 다정 씨를 찾을 수도 있잖아요.”여진성이 다른 의견을 내놓자, 여준재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자기 생각을 털어놓았다.이때 밖에서 들어온 구남준이 공손한 말투로 보고했다.“대표님, 소담과 화영을 찾았습니다.”이 말을 들은 여준재는 급히 부모님과 한마디 하고 전화를 끊었다.“단서가 나와서 먼저 끊을게요.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휴대폰을 내려놓고 여준재는 무거운 표정으로 구남준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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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죽 쒀서 개 준 꼴

부한의 말을 들은 성시원은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 마당은 왜 분리되어 나갔어?”“어르신, 지금 그걸 조사할 때가 아니에요. 그자들이 다정 씨를 어디로 데리고 나갔는지 알았으니 사람을 파견해 추격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여준재는 성시원의 말을 자르고 불만스레 한마디 했다.성시원은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나도 뭐가 중요한지 알아. 단지 이 마당을 이렇게 나눈 것이 이상해서 그냥 한마디 물어본 거야.”이때 부한이 뭔가 생각난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기억났습니다. 10년 전 저택 보수 공사를 할 때 김창석이 작은 나리께서 저택을 재구성하고 너무 낡은 곳은 저택 범위에 넣지 말라고 하셨다며 설계도를 내밀었습니다. 그때 그 설계도에 따라 일부 낡은 마당의 CCTV를 제거했습니다.”이 말을 들은 성시원의 안색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졌다.이건 김창석이 오래전에 만들어 놓은 퇴로인 게 분명하다.“젠장, 다정이를 잡아간 게 그놈이었네.”그는 이를 바득바득 갈더니 지시를 내렸다.“경호팀을 전부 내보내서 아가씨를 반드시 찾아내도록 해. 교통경찰에 연락해 태산시에서 밖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를 봉쇄해달라고 부탁하고.”그런데도 오후까지 고다정 실종에 관한 아무 단서도 찾지 못했다.배사의식 시간이 임박하자 성시원은 어쩔 수 없이 날짜 변경 통지를 내렸다.이 소식이 전해지자 구경하러 온 손님들은 전부 어리둥절해졌다.“어떻게 된 거야? 왜 갑자기 날짜를 변경하지?”“정말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니야?”“그런 거 같아.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사람들은 의견이 분분했다.임은미와 강말숙도 이 소식을 듣고 이상하게 생각했다.“왜 갑자기 취소한 거죠?”임은미가 턱을 괴고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채성휘를 쳐다보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아니면 다정 씨한테 전화해 봐요.”이 말이 나오자 강말숙과 쌍둥이는 모두 임은미를 쳐다보았다.시선을 한 몸에 받은 임은미는 눈을 깜박이더니 말했다.“그러면 내가 전화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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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너희들 아빠를 믿어

김창석의 말을 듣고 손건우는 안색이 돌연 어두워졌다.바보가 아닌 이상 김창석의 뜻을 모를 리 없다. 다른 누군가가 고다정을 노리고 있는데,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가 결실을 낚아채고 죄는 그들에게 덮어씌우려 한다는 것이다.“X발, 나한테 걸리기만 해 봐. 내가 기어코 죽여버릴 거야. 감히 나를 갖고 꿍꿍이를 꾸며?”손건우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욕을 퍼부었다.김창석은 화나서 펄펄 뛰는 그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그런 말이 무슨 소용이 있어요? 지금 중요한 건 앞으로 닥칠 일에 어떻게 대응하냐는 거예요.”“어떻게 하긴요? 고다정이 손에 있는 것처럼 성시원과 협상해야죠.”손건우가 이를 악물고 표독스럽게 말했다.“설마 성시원과 여준재에게 고다정이 우리 손에 없으니 살려달라고 말할 작정인가요? 그들이 믿을 거라고 생각해요?”이 말을 들은 김창석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흘겨보았다.“그런 뜻이 아니에요. 하지만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려면 다시 판을 짜야 해요.”여준재는 이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그들은 하루 종일 아무 단서도 찾지 못했다.강말숙과 쌍둥이는 고다정이 잡혀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불안에 빠졌다.임은미도 너무 걱정되어 찾아 나설 생각까지 했지만 채성휘가 말렸다.“사람 찾는 일은 여 대표님과 성시원 선생님이 알아서 하실 거예요. 도움이 되고 싶으면, 여 대표님을 도와 어르신과 두 아이나 잘 달래요. 초조해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지 않게 말이에요. 그리고 당신은 지금 아이를 가졌고 상태도 불안정한데, 사람 찾으러 나간다면 돕는 것이 아니라 여 대표님께 폐를 끼치는 거예요.”이 말에 마음이 울적했지만 그녀도 채성휘 말이 맞다는 것을 알았다.그녀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여 대표와 고다정을 도와 쌍둥이와 외할머니를 잘 돌보는 것뿐이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녀는 마음을 가다듬고 강말숙을 보러 갔다.“외할머니, 방에 계셔요?”“응.”강말숙이 대답한 후 쌍둥이를 시켜 문을 열었다.방문이 열리고 임은미의 눈에 바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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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이게 내 남자를 뺏은 결과야

고다정이 몇 번 소리쳐서야 만만찮아 보이는 우람한 체격의 외국인 남성이 들어왔다.“누구세요?”그를 본 고다정이 긴장하며 물었지만 남자는 그녀와 말을 섞을 의향이 없었다. 그저 차가운 눈길로 그녀를 힐끗 보고는 무전기에 대고 말했다.“아가씨한테 위층 여자가 깨어났다고 전해.”아가씨?고다정은 그 말의 핵심을 포착하고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아가씨가 누굴까?하지만 그녀가 묻기 전에 그 남자는 문을 닫고 가버렸다.고다정은 의문을 뒤로 하고 냉정해지려 애썼다.그 사람이 아가씨한테 통지했다면 조만간 만날 수 있겠지.사실상 확실히 그랬다. 그 남자가 떠나고 5분도 안 돼서 문밖에서 하이힐 소리가 들렸다.몇 초 후 방문이 열리고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 문 앞에 나타났다.“임초연?”“오랜만이야, 고다정, 나를 보고 놀랐어?”임초연은 입가에 묘한 웃음을 띄운 채 오만한 자태로 침대 옆에 다가와 고다정을 내려다보았다.고다정은 이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임초연이 나타난 것이 절대 우연은 아닐 것이다.“나를 잡아 온 게 너였어?”고다정이 나지막이 캐물었다.임초연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무슨 뜻이야?”고다정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임초연은 그녀를 뚫어지게 보더니 느긋하게 말했다.“누가 너더러 그렇게 많은 사람한테 미움을 사래? 네가 잘되는 걸 못 보는 사람이 너무 많아. 단지 그 사람들이 직접 나설 수 없어 내가 온 것뿐이야.”그녀는 고다정의 얼굴을 손으로 만지며 사악한 목소리로 말했다.“너 이 얼굴로 여준재를 유혹했지? 진짜 이 얼굴을 망가뜨리고 싶어.”고다정은 말장난이 아닌 것 같아 마음을 졸였다.지금 온몸에 힘이 없는 그녀는 임초연이 무슨 짓을 해도 반항할 방법이 없다.그녀가 자구책을 고민하고 있을 때 임초연이 그녀의 초조한 마음을 꿰뚫어 봤는지 피식 웃었다.“쫄긴. 걱정하지 마. 네 얼굴을 망가뜨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그건 너무 쉬운 벌이야. 나는 네가 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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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여준재 지병 재발

한편, 며칠 동안 계속 고다정의 소식이 없는 바람에 여준재도 며칠 동안 쉬지 못했다. 그는 눈에 띄게 야위고 초췌해졌지만 누가 말려도 소용없었다.고다정이 아직 행방불명이고 심지어 다칠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하면 그는 초조해졌고, 자기가 아직 힘이 부족한 것이 한스러웠다. 아니면 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감감무소식일 수 없을 텐데.결국 나흘째 되던 날 여준재는 몸이 한계에 달해 과로로 쓰러졌다.그뿐이 아니라 줄곧 잘 관리해 오던 지병이 그에게 복수라도 하듯 이번에 재발해 사나운 기세로 밀려왔다.여준재가 병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에 여진성 부부와 강말숙은 깜짝 놀랐다.그들이 부리나케 여준재의 방에 와보니 성시원이 여준재에게 침을 놓고 있었다.쌍둥이는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 있는 혼수상태의 아빠를 보고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이 핑 돌았다.하지만 그들은 의사가 진료 중일 때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엄마의 가르침을 잊지 않았다.여진성 부부와 강말숙도 성시원을 방해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조용히 옆에 서 있었다.몇 분 뒤, 성시원은 마지막 침을 꽂은 후 허리를 펴더니 옆에 있는 부한이 준비한 수건으로 손과 이마의 땀을 닦았다.이때 그는 곁눈으로 옆에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눈치채고 나지막이 말했다.“오셨어요?”“스승 할아버지, 아빠 어때요?”쌍둥이가 울먹거리며 물었고, 여진성 부부와 강말숙도 걱정스레 그를 쳐다보았다.성시원은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지병이 재발했는데 악화 조짐이 보여요.”이 말이 나오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가슴이 떨렸다.“어떻게 이럴 수 있죠? 다정이가 치료할 때 호전되고 있다고 했는데?”심해영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여진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은 심해영과 마찬가지로 왜 그런지 알고 싶은 표정이었다.강말숙이 짐작 가는 게 있는 듯 말했다.“혹시 요 며칠 준재가 제대로 쉬지 못해서 그런 거예요?”“그 원인이 큽니다. 몸이 극도로 피로해 각종 지표가 떨어지면 바이러스도 이 틈을 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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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물샐틈없는 수사망

여준재는 깨어났을 때 지독한 약 냄새를 풍기는 새카만 목욕물이 담긴 나무통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그가 어리둥절해할 때 귓가에 성시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깼어?”“이게 뭐 하는 거예요?”여준재가 미간을 찌푸리며 캐물었다.그는 나무통 가장자리를 짚고 일어서려 했지만 일어서기는커녕 하마터면 나무통 안에 고꾸라질 뻔했다. 성시원이 그의 동작을 보고 어이없어하며 말했다.“움직이지 않는 게 좋을걸. 나무통이 튼튼하지 않거든.”여준재가 맥없이 나무통 가장자리에 기대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방금 전의 동작에 온몸의 힘을 쏟은 듯했다.그는 한참 후에야 숨을 고르고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두 손을 들어 올리며 질문했다.“저 왜 이래요? 왜 이렇게 힘이 없죠?”“자네 지병이 재발했는데 상황이 안 좋아. 자네 부모님 의견을 물은 후 치료를 시작했어. 한 달 정도 치료하는 동안 힘이 없을 거야.”성시원은 설명하면서 조제한 약재를 순서대로 나무통에 쏟아 넣었다.여준재는 진중한 표정을 짓더니 잠시 후 무슨 결정을 내린 듯 일어서려고 버둥거리며 나지막이 말했다.“지금 치료하지 않겠습니다. 악화되지 않게 관리만 해 주십시오.”성시원은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덤덤하게 물었다.“치료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여준재는 힘겹게 고개를 저으면서 일어나 나무통에서 나오려고 애를 썼다.이때 그의 귓가에 성시원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마지막 치료 기회를 놓치게 되어 길어서 10년 안에 죽게 될 거야.”말을 마친 성시원은 무표정하게 손을 뻗더니 간신히 일어선 여준재를 손쉽게 다시 나무통에 밀어 넣었다.그는 여준재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자네가 다정을 걱정한다는 걸 알아. 하지만 내가 있으니 착실하게 병 치료해. 내 제자가 남편을 잃고 내 손주들이 아빠를 잃는 것을 바라지 않아.”밀려 넘어진 여준재는 약물을 몇 모금 삼키고 나서야 겨우 몸을 일으켜 앉았다.성시원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성시원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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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다정 씨에게 손을 댔어?

고다정이 잡혀간 지 어느새 일주일이 지났다.그사이 여준재는 매일 성시원에게 추적 상황을 물었지만 한 번도 좋은 소식이 없었다.그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를 때쯤 성시원이 끝내 유용한 정보를 가지고 왔다.“손건우가 끝내 참지 못하고 연락이 왔어. 내일 200억 현금과 손씨 가문의 자산 문서들을 가지고 조양부두에서 만나자네.”“제가 갈게요!”고다정을 직접 데려오고 싶은 여준재는 생각도 해보지 않고 입을 열었다.성시원도 그의 생각을 알지만 동의하지는 않았다.“자네 지금 상태로는 침대에서 내려오기도 힘든데 가서 뭐 하려고? 돌발 상황이 생기면 어떡할 거야? 자네는 자신을 지킬 능력도 없는데 어떻게 다정을 지켜?”“저는 자신을 지킬 능력이 없지만 제 부하가 있잖아요. 어쨌든 저는 직접 갈 거예요. 어르신께서 반대해도 저를 막을 수는 없어요.”여준재는 차갑고 단호한 눈빛으로 성시원을 쳐다보았다.그와 몇 초간 대치한 후 성시원은 결국 패전하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자네가 꼭 가겠다면 우리의 계획을 잘 세워봐. 어쩌면 자네 허약한 상태로 손건우 그 늙다리를 현혹시킬 수 있을지도 몰라.”...이튿날 오후, 준비를 마친 여준재가 휠체어에 앉아 출발을 기다렸다.여진성 부부와 강말숙은 그가 고다정을 납치한 사람들을 만나러 간다는 소리에 모두 걱정이 되어 문밖까지 배웅을 나왔다.“어찌 됐든 너 자신과 다정을 잘 지켜야 한다는 걸 잊지 마.”“아빠 조심히 다녀오세요. 저희는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다치지 않도록 조심해.”강말숙도 눈시울을 붉히며 당부했다.여준재는 그들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보고 쌍둥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무심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별일 없을 거예요. 이번에 성시원 어르신도 같이 가요.”여준재 뒤에 서 있던 구남준도 그들을 안심시켰다.“여러분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대표님을 잘 지킬 겁니다.”한바탕 당부한 후, 여준재는 구남준과 함께 떠났다.그들은 약속대로 오후 3시 반에 조양부두에 도착했다.그들이 나타나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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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도망가지 못해

공기 속에서 독살스러운 기운을 느낀 손건우는 얼굴이 굳어지고 몸도 경직되었다.“여 대표, 나는 오늘 성심성의껏 거래하러 왔어. 그렇게 협박하면 나는 거래를 포기하고 사람을 데리고 떠날 수밖에 없어.”“가기 쉽지 않을걸!”여준재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고다정’이 다쳤다는 것을 확인한 그 순간부터 그는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손건우는 이 말을 듣고 수상함을 눈치챘다.그는 안색이 변하더니 즉시 ‘고다정’ 옆에 다가가 부하가 허리에 차고 있던 비수를 뽑아 ‘고다정’의 목에 갖다 댔다.“여준재, 당신이 주변에 사람을 매복시켰다는 걸 알아. 어디 해 봐. 너의 사람들이 빠른지, 내 칼이 빠른지?”같은 시각 부두에서 몇km 떨어진 거리에서 성시원도 망원경을 통해 이 광경을 목격했다.그리고 여준재가 방금 한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소리 질렀다.“여준재, 정신 차려. 다정을 죽일 셈이야?”무전기에서 전해지는 호통 소리에 여준재는 끝내 이성을 되찾았다.그는 성난 눈으로 손건우를 쏘아보며 이를 악물었다.“다정 씨를 놓아주기만 하면 떠나게 해줄게.”“아니, 아니.”손건우는 고개를 젓더니 불신 가득한 눈으로 여준재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사람을 풀어주면 당신이 바로 생각을 바꿀 것 같아서. 거래가 끝나고 내가 탄 배가 떠난 후 풀어줄게.”이 말을 들은 여준재는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을 정도로 저기압이 됐다.이때 귓가의 무전기에서 성시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그렇게 하겠다고 해.”“알았어. 그렇게 할게.”여준재는 결국 손건우의 요구에 동의했다.뒤이어 그는 부하에게 10개 카트를 배에 오르는 계단으로 옮기라고 지시했다.손건우 쪽에서도 물건을 받을 사람을 내려보냈다.그들은 물건이 문제없는지 확인한 후 옮기기 시작했고, 수십 번을 왔다 갔다 해서 끝내 모든 물건을 배에 실었다.여준재는 배가 점차 부두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급히 소리쳤다.“이제 사람을 풀어줘야지?”“물론이지. 잘 받아!”손건우는 ‘고다정’을 부하에게 넘겨주고는 김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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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0화 자네가 화근이야

“다정 씨는요?”불안감이 극에 달한 여준재는 굳은 표정으로 성시원을 바라보았다.마찬가지로 안색이 안 좋은 성시원이 싸늘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다정이 이놈들 손에 없어. 어떻게 된 건지는 데려가서 물어봐야 알아.”하지만 이 말을 들은 여준재는 치밀어 오르는 화를 더 이상 참지 못해 폭발했다.그는 구남준의 허리에서 총을 뽑아 손건우를 겨누며 독기 서린 목소리로 소리 질렀다.“말해. 어디다 숨겼어?”하지만 손건우는 전혀 두려운 기색 없이 시커먼 총구멍을 바라보았다.“재간 있으면 쏴 봐. 하지만 내가 죽으면 당신 여자 행방은 영원히 모르게 되겠지.”그는 여준재가 고다정을 위해 절대 총을 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거들먹거리며 여준재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옆에 있는 김창석은 매우 조용했다.손건우의 말이 한마디는 맞았다. 즉 고다정이 행방불명인 상황에서 이 사람들이 감히 그들을 죽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편히 살게 두지도 않을 것이다.그래서 그는 힘을 아껴 이 두 사람의 손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침묵했다.그런데 이때 총소리가 두 번 연거푸 울렸고, 이어서 손건우의 비명이 하늘에 울려 퍼졌다.땅에 주저앉은 손건우의 허벅지에서 피가 계속 솟구쳐 나왔고, 통증으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끊임없이 실룩거렸다.여준재는 저승사자처럼 그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이제 말할 수 있겠어?”성시원은 동의하지 않는 눈치였지만 말리지 않고 옆에서 보고만 있었다.여준재의 조급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반죽음이 된 손건우와 옆에 서 있는 김창석을 힐끗 보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자네들 나랑 많이 만나 봐서 내가 점잖은 성격이라는 걸 알 거야. 하지만 여 대표는 나와 달라. 내가 말릴 수도 없어. 그러니까 살고 싶으면 순순히 말하는 게 좋을 거야.”이 말이 끝나자 여준재는 김창석에게 총을 겨누었다.그러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김창석이 급히 말했다.“고다정은 정말 우리 손에 없어요. 그날 우리가 고다정을 잡아간 후, 한 시간도 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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