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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죽 쒀서 개 준 꼴

부한의 말을 들은 성시원은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마당은 왜 분리되어 나갔어?”

“어르신, 지금 그걸 조사할 때가 아니에요. 그자들이 다정 씨를 어디로 데리고 나갔는지 알았으니 사람을 파견해 추격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여준재는 성시원의 말을 자르고 불만스레 한마디 했다.

성시원은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뭐가 중요한지 알아. 단지 이 마당을 이렇게 나눈 것이 이상해서 그냥 한마디 물어본 거야.”

이때 부한이 뭔가 생각난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

“기억났습니다. 10년 전 저택 보수 공사를 할 때 김창석이 작은 나리께서 저택을 재구성하고 너무 낡은 곳은 저택 범위에 넣지 말라고 하셨다며 설계도를 내밀었습니다. 그때 그 설계도에 따라 일부 낡은 마당의 CCTV를 제거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성시원의 안색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졌다.

이건 김창석이 오래전에 만들어 놓은 퇴로인 게 분명하다.

“젠장, 다정이를 잡아간 게 그놈이었네.”

그는 이를 바득바득 갈더니 지시를 내렸다.

“경호팀을 전부 내보내서 아가씨를 반드시 찾아내도록 해. 교통경찰에 연락해 태산시에서 밖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를 봉쇄해달라고 부탁하고.”

그런데도 오후까지 고다정 실종에 관한 아무 단서도 찾지 못했다.

배사의식 시간이 임박하자 성시원은 어쩔 수 없이 날짜 변경 통지를 내렸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구경하러 온 손님들은 전부 어리둥절해졌다.

“어떻게 된 거야? 왜 갑자기 날짜를 변경하지?”

“정말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니야?”

“그런 거 같아.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은 의견이 분분했다.

임은미와 강말숙도 이 소식을 듣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왜 갑자기 취소한 거죠?”

임은미가 턱을 괴고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채성휘를 쳐다보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면 다정 씨한테 전화해 봐요.”

이 말이 나오자 강말숙과 쌍둥이는 모두 임은미를 쳐다보았다.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임은미는 눈을 깜박이더니 말했다.

“그러면 내가 전화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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