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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너희들 아빠를 믿어

김창석의 말을 듣고 손건우는 안색이 돌연 어두워졌다.

바보가 아닌 이상 김창석의 뜻을 모를 리 없다. 다른 누군가가 고다정을 노리고 있는데,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가 결실을 낚아채고 죄는 그들에게 덮어씌우려 한다는 것이다.

“X발, 나한테 걸리기만 해 봐. 내가 기어코 죽여버릴 거야. 감히 나를 갖고 꿍꿍이를 꾸며?”

손건우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욕을 퍼부었다.

김창석은 화나서 펄펄 뛰는 그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그런 말이 무슨 소용이 있어요? 지금 중요한 건 앞으로 닥칠 일에 어떻게 대응하냐는 거예요.”

“어떻게 하긴요? 고다정이 손에 있는 것처럼 성시원과 협상해야죠.”

손건우가 이를 악물고 표독스럽게 말했다.

“설마 성시원과 여준재에게 고다정이 우리 손에 없으니 살려달라고 말할 작정인가요? 그들이 믿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 말을 들은 김창석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흘겨보았다.

“그런 뜻이 아니에요. 하지만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려면 다시 판을 짜야 해요.”

여준재는 이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

그들은 하루 종일 아무 단서도 찾지 못했다.

강말숙과 쌍둥이는 고다정이 잡혀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불안에 빠졌다.

임은미도 너무 걱정되어 찾아 나설 생각까지 했지만 채성휘가 말렸다.

“사람 찾는 일은 여 대표님과 성시원 선생님이 알아서 하실 거예요. 도움이 되고 싶으면, 여 대표님을 도와 어르신과 두 아이나 잘 달래요. 초조해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지 않게 말이에요. 그리고 당신은 지금 아이를 가졌고 상태도 불안정한데, 사람 찾으러 나간다면 돕는 것이 아니라 여 대표님께 폐를 끼치는 거예요.”

이 말에 마음이 울적했지만 그녀도 채성휘 말이 맞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여 대표와 고다정을 도와 쌍둥이와 외할머니를 잘 돌보는 것뿐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녀는 마음을 가다듬고 강말숙을 보러 갔다.

“외할머니, 방에 계셔요?”

“응.”

강말숙이 대답한 후 쌍둥이를 시켜 문을 열었다.

방문이 열리고 임은미의 눈에 바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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