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정은 말을 끝내기 바쁘게 바로 후회했다.'고다정 미쳤네. 미쳤어. 예전 그 일은 스승님의 상처인데 그걸 또 까맣게 잊고 들추어내다니.'“저, 스승님. 제가 했던 말은 못 들은 걸로 해주세요. 전 이만 친구 만나러 가볼게요.”그녀는 하하 웃으며 조금 전의 사실을 어물쩍 넘어가려 했다.이때, 성시원의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어딜 도망가. 왜, 네 스승인 내가 지나간 일을 직면할 수 없을까 봐 그러는 거야?”고다정은 걸음을 멈추고 바보처럼 웃으며 돌아서서 온화한 표정의 성시원을 바라봤다.“전 그저 스승님께서 옛날 일에 대해 말씀을 안 해주셔서 물어본 것뿐이에요.”“말하지 않은 건 이미 지나간 일이기 때문이야. 말할 게 없어.”성시원이 담담하게 말하자 고다정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스승님께서는 이제 괜찮으신 거예요?”궁금해 죽겠다는 고다정의 눈빛을 바라보며 성시원은 대답해 주지 않았다.“방금 친구들 만나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 왜 아직도 안 가고 있어?”“...”고다정은 할 말을 잃은 채 결국 자리를 떠났다.성시원이 예전 일을 진짜로 내려놨든 아니든 그녀는 제자로서 자신의 호기심 때문에 스승님의 아픈 상처를 들추어낼 자격이 없었다.몇 분 뒤, 그녀는 자기 집 정원에 도착했다. 북적북적한 말소리도 들리고 고기 굽는 냄새도 바람 타고 풍겨왔다.정원에 들어선 고다정은 고기를 굽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했다.“맛있겠다.”“엄마, 돌아오셨어요?”두 아이는 고다정을 보고 기름진 얼굴로 달려왔다.아이들 뒤로 임은미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고기를 구우며 그녀에게 소리쳤다.“다정아, 빨리 와서 내가 구운 것들 좀 먹어봐. 예전보다 굽는 솜씨가 더 좋아진 것 같아.”그녀의 말을 들은 고다정은 두 아이와 함께 사람들 쪽으로 걸어갔다.“어머님, 아버님, 신수 어르신, 원빈 어르신 그리고 채 선생님 정말 미안해요. 오늘 바쁜 일 때문에 마중 나가지 못했어요. 제 스승님께서도 접대가 소홀한 것 같다고 미안해하고 계세요. 그래서 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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