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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보스의 품격: Chapter 1041 - Chapter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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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1화 제가 한 말은 지켜요

아니나 다를까 고다빈은 진시목에게 맞아 죽기 직전이었다.구남준이 도착했을 때, 진시목은 고다빈의 머리를 움켜쥐고 벽에 들이박으며 으르렁거리고 있었다.“나쁜 년, 아까는 우쭐대지 않았어? 왜 지금 와서 용서를 비는 거야?”진시목은 애걸복걸하는 여인을 서슬 퍼런 눈으로 노려보았다.고다빈에게서 조금 전의 거만함은 볼 수 없었다. 지금의 그녀는 몰골이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퍼렇게 멍든 이마에서는 피가 스며 나오고 있었다.그녀는 두 손으로 진시목의 팔목을 꽉 잡고 눈물범벅이 되어 애원했다.“오빠,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정말 잘못했어요.”조금전 그 순간 그녀는 진시목에게 죽임을 당하는 줄 알았다.“입 닥쳐. X발 년이 뭘 잘했다고 살려달라고 해? 내가 머리 좋았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우리 가문이 네 손에 망했어.”진시목은 고래고래 소리 지르더니 또다시 고다빈을 자기 앞으로 힘껏 끌어당겼다.서로 눈이 마주치자 고다빈은 그의 일그러진 표정을 보고 놀라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이제 죽었구나.’그녀가 체념할 때쯤 싸늘한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그만해요. 이 여자가 미치면 저는 대표님께 뭐라고 해요?”구남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벽에 묻은 빨간 핏자국을 힐끗 보았다. 진시목이 더욱 아니꼽게 느껴졌다.진시목은 고다빈을 이렇게 그냥 놓아주기 싫었지만 결국 그녀의 몸에서 손을 뗐다.자유를 얻은 고다빈은 뒤로 두 발짝 물러서더니 저승사자를 보듯 잔뜩 경계하며 겁에 질린 눈으로 진시목을 바라보았다.진시목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코웃음을 치더니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지금 놓아준다고 무사하리라 생각하지 마. 여준재의 심문이 끝나면 넌 다시 내 손에 들어와. 나를 배신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게 될 거야.”이 말을 남기고 그는 옆에 있는 구남준을 힐끗 쳐다보더니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30분 후 구남준이 고다빈과 진시목을 끌고 왔다.이곳은 그들이 법적으로 문제 될 수 있는 일들을 처리하는 거점이다.여준재는 벌써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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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뒤쫓는 자

한편, 손건우는 남은 부하들과 차를 타고 교외를 향해 질주했다. 근교에 있는 공원을 에돌아서 시내를 벗어날 작정이다.그는 여준재와 진시목이 손잡는다면 반드시 시내 밖으로 나가는 길목에 사람을 배치할 것임을 잘 알고 있다.그래서 그들이 예상치 못하는 곳으로 빠져나가야 한다.뒤를 밟는 무리가 있는 줄은 전혀 몰랐다.그들이 근교의 공원 옆쪽 지름길에 도착한 후 차에서 내려 담을 넘으려고 할 때 등 뒤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려왔다.“주인님, 큰일났습니다. 누가 뒤를 밟고 있습니다.”손건우의 심복은 안색이 돌변하더니 그를 끌고 옆의 풀숲에 몸을 숨겼다.그는 아랫사람들에게 분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너희는 차를 타고 계속 앞으로 가. 뒤를 밟는 사람들을 따돌리고 다시 돌아와. 4시간 후 남진마을에서 만나자.”이 말이 끝나자마자 부하들은 재빨리 차에 탄 후 차에 시동을 걸어 떠나갔다.앞뒤로 1분도 안 걸렸다.물론 무리 중 일부는 남아서 손건우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도로 양측의 풀숲에 숨었다.이때 평범한 검은색 승용차 두 대가 손건우 일행의 눈에 들어왔다.이미 떠나간 차를 쫓아갈 줄 알았는데 여기 멈춰 설 줄이야.이 광경에 손건우 일행은 신경이 곤두섰다.차에 몇 사람이 타고 있는지, 이따 싸움이 붙으면 빠져나갈 수 있을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다.그들이 이렇게 잡생각을 하고 있을 때 검은색 양복을 입은 훈련이 잘 된 외국인 남성들이 차에서 내렸다.맨 앞에 선 것은 유라의 심복 디카프리도였다.“근처에 숨어 있는 거 다 알아요. 나쁜 의도가 없으니 안심하셔도 돼요. 오는 길에 있는 CCTV도 대신 처리했어요.”주변은 그들 외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잠잠했다.디카프리도는 포기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당신의 상대가 여준재라는 걸 알아요. 우리 주인님께서 목표가 같으니 손잡을 수 있다고 전해달라고 하셨어요.”말이 끝나고 1초, 2초, 3초...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여전히 아무 대답도 없었다.디카프리도는 미간을 찌푸리며 세게 나가야 하나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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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당신이 없으면 잠이 안 와

이를 본 손건우는 미간을 찌푸렸다.“여자였어?”“여자가 어때서요?”유라가 불쾌해하며 곧바로 손건우의 맞은편 소파로 걸어가 앉았다.불빛 아래서 비꼬는 듯한 미소를 머금은 그녀의 빨간 입술이 유독 눈에 띄었다.“당신은 여자를 깔보지만 결국 여자 때문에 큰코다쳐서 상갓집 개 같이 도망 다니는 신세가 됐잖아요.”이 말이 나오자 손건우는 안색이 순간적으로 음침해졌다.“입 닥쳐!”그는 호통치며 소파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너 같은 애와 손잡고 싶지 않아. 그럼 이만.”말을 마치고 그는 문 쪽으로 향했다.유라는 이를 보고도 막지 않았다. 오히려 와인을 따르더니 우아하게 잔을 돌렸다. 그가 도망갈까 봐 전혀 걱정하지 않는 듯했다.그가 떠날 수 없는 건 사실이다.룸 문을 열자마자, 밖에서 지키고 있던 유라의 부하들이 그를 막아섰기 때문이다.“비켜!”손건우는 뚫고 나가려 했지만 아쉽게도 성공하지 못했다.건장한 두 남자의 팔이 철제 난간처럼 공중에 가로놓여 있어 아예 밀고 나갈 수 없었다.손건우는 화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그는 느긋하게 소파에 앉아 있는 신비한 여인을 노려보며 분노를 누르고 캐물었다.“뭐 하는 짓이야?”“간단해요. 몇 가지 질문에 대답하기만 하면 당신을 놓아줄 뿐만 아니라 안전하게 운산시를 떠나게 해줄게요.”유라가 그를 올려다보며 이렇게 말하자, 손건우는 미간을 찡그렸다.“내가 왜 널 믿어야 하는데?”“당신은 지금 다른 선택이 없으니까.”유라는 단숨에 와인잔을 비우고는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나는 시간이 많지 않아요. 5분밖에 없어요. 당신이 협조하지 않으면 플랜B를 실시할 수밖에 없어요. 바로 당신을 여준재에게 보내 그의 신뢰를 얻는 거죠.”당연히 여준재한테 보내지고 싶지 않았던 손건우는 결국 타협했지만 이번 일을 가슴에 새겨뒀다.‘이곳을 떠나면 반드시 이 여자의 신분을 조사해서 겁도 없이 나를 협박한 이 여자를 혼쭐낼 것이다.’“묻고 싶은 말이 뭔데?”그는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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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화 고다빈의 죽음

고다정은 여준재의 말을 듣고 놀라 멍해졌다.그녀는 여준재가 진시목과 손잡으리라 생각지도 못했다.그녀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의문이 가득했다.“진시목의 배후 인물이 손건우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당신이 나한테 진시목에 대해 조사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잖아요? 그때부터 진시목과 고다빈에게 사람을 붙였는데, 그들의 행적을 쫓다가 손건우의 행동 습관을 알게 됐어요.”고다정은 여준재의 말을 듣고 그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감사를 표시했다.“수고했어요.”“수고한 건 없는데, 놓쳐서 문제예요.”이 말을 하는 여준재는 안색이 매우 안 좋았다.그는 손건우가 불과 두 달 만에 국내에서 이 정도의 세력을 키웠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제일 괘씸한 것은, 이 사람이 줄곧 코앞에서 활동했는데 아무 단서도 잡지 못했다는 것이다.역시 4대 가문에서 가장 교활한 늙다리답다.고다정은 여준재의 안색이 안 좋은 것을 보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괜찮아요. 도망갔다 해도 우리한테 복수하는 것이 그자의 목표인 이상 조만간 다시 나타날 거예요.”여준재도 이 말에 동의했지만 여전히 미안한 눈빛으로 고다정을 바라보았다.“이번에 문제를 해결해 당신이 걱정 없이 외출할 수 있게 될 줄 알았는데, 좀 더 불편하게 지내야 할 것 같아요.”“뭐 어때요? 특효약 개발이 중요한 시기에 접어들어 놀러 다닐 시간도 없어요.”고다정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사실상 확실히 그랬다.그 뒤 이틀간 고다정은 거의 쉬는 시간이 없이 연구소에서 성시원, 채성휘와 다음 단계 연구개발에 돌입했다.그래서 그녀는 밖에서 또 큰일이 일어난 줄을 모르고 있었다.여준재는 볼일이 끝나면 고다빈을 돌려주겠다고 진시목과 약속한 바 있다.사흘째 되던 날 여준재는 구남준에게 사람을 넘겨주라고 지시했다.“진 대표님이 달라고 한 사람을 데려왔습니다. 저희 대표님께서 약속 사항을 전부 지켰으니 앞으로는 스스로 알아서 하라고 전해달라 하셨습니다.”구남준은 고다빈을 진시목에게 넘겨주라고 부하에게 손짓하고는 차에 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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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결혼 임박

이날 고다정은 휴식을 취한 후 채성휘를 교대하러 갔다.그녀가 실험실 문 앞에 막 도착해 문을 열려고 할 때 문이 안에서 열리더니 채성휘가 흥분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걸어 나왔다.“다정 씨, 왔어요? 좋은 소식이 있어요. I 미생물 배양에 성공했어요!”“정말요?”고다정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미심쩍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채성휘는 또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정말이에요. 성시원 선생님께 알리러 갈게요.”말을 마치고 그는 급히 뛰쳐나갔다.잠시 후, 세 사람은 배양 기구를 둘러싸고 조심스럽게 I 미생물을 뽑아냈다.그다음 날 그들은 연구개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I 미생물을 약재에 첨가한 후 그 결과물과 암세포를 동일 시험관에 넣어 변화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다.기다리는 동안 고다정이 물었다.“스승님, 특효약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끝내고 시장에 출시하기까지 얼마나 걸리나요?”“보통 6개월 이상 걸려. 어쨌든 신약이니까 환우들에 대한 관찰이 필요해.”성시원은 고다정이 왜 묻는지 알기에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의 외할머니는 상태가 안정적이라 조급해할 필요 없어.”고다정이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미세 관찰 결과는 3일 후에 나온다. 성시원은 실험실 직원들이 오랫동안 집에 가지 못한 것을 고려해 통쾌하게 3일 휴가를 주었다.고다정이 집에 돌아왔을 때, 심해영이 외할머니와 함께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쌍둥이는 조용히 그 옆에 앉아 있었다.그녀는 다소 의아해하며 물었다.“준이, 윤이는 오늘 학교에 안 갔어요?”“아, 엄마 돌아왔어요!”쌍둥이는 기쁜 나머지 소파에서 뛰어내려 환호하며 고다정에게로 달려왔다.고다정은 한 손에 한 명씩 껴안고 물었다.“엄마가 집에 없을 때 얌전히 있었어? 외증조할머니와 할머니 말은 잘 들었어?”“우리 얌전히 있었어요. 그런데 엄마 보고 싶었어요.”하윤이는 고다정의 손을 잡고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하준이도 작은 입을 삐죽거리며 고자질했다.“엄마, 아빠가 너무해요. 엄마한테 아침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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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화 새로운 카드

그날 저녁 여준재가 접대를 마치고 귀가했을 때는 이미 한밤중이었다.그 시각 빌라의 직원들은 모두 잠이 들어 주변이 조용했다.여준재가 옅은 술 냄새를 풍기며 침실에 올라가니 슬쩍 닫힌 방문 틈새로 하얀 불빛이 새나왔다.미간을 찌푸린 그의 눈가에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다름 아니라 유라가 또 그의 방에 무단 침입한 줄 알았기 때문이다.문을 밀고 들어가 호통치려 할 때 그의 눈에 들어온 사람 모습에 그는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삼켜버렸다.“다정 씨?”그는 다소 의아해하며 그녀를 불렀다.고다정이 인기척을 듣고 잡지에서 눈을 떼더니 문어귀에 서 있는 남자를 향해 방그레 웃으며 나긋나긋하게 말했다.“왔어요?”그녀는 말하면서 여준재를 향해 걸어갔고, 그의 몸에서 술 냄새가 폴폴 나자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술을 마셨어요?”“거절할 수 없어 조금 마셨어요. 믿지 못하겠으면 구 비서한테 물어봐요.”여준재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하고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턱을 그녀의 목덜미에 얹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언제 돌아왔어요?”고다정은 남자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힘차게 뛰는 심장 소리를 들으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그녀도 남자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저녁 무렵에 돌아왔어요. 스승님께서 3일 휴가를 주셨어요.”“그러면 나도 3일간 시간을 비울게요. 마침 내일이 일요일이니 준이, 윤이를 데리고 나가 놀아요.”여준재가 그녀를 내려다보며 이렇게 말하자, 그녀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이튿날 아침 식사가 끝난 후, 쌍둥이는 엄마, 아빠가 자기들을 데리고 놀러 간다는 소리에 기뻐 어쩔 줄 몰랐다.유라는 네 식구가 좋아하는 모습이 눈에 거슬릴 뿐이었다.그녀는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나도 데리고 가. 박재경이 그러는데, 시내에서 20km 정도 떨어진 곳에 새로운 승마클럽이 생겼대. 승마한 지도 오래됐는데 마침 거기 가보는 게 어때? 간 김에 너 퇴보하지 않았는지 시합도 하고.”“오늘은 우리 네 식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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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7화 연날리기

한편, 고다정과 여준재는 아침 식사가 끝난 후 쌍둥이를 데리고 놀러 나갔다.사오월의 날씨는 춥지도 덥지도 않았고 산들바람이 기분 좋게 살랑살랑 불었다.그래서 그들은 다른 곳에 가지 않고 시내 북쪽에 위치한 성북공원에 갔다.넓은 잔디가 있어 연날리기에 딱 맞는 장소였기 때문이다.그들이 공원에 도착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연을 날리고 있었고, 일부 연날리기 애호가들은 특이한 연을 띄우고 있었다.“와, 엄마, 저 연을 좀 봐요. 꼬리가 엄청나게 길어요.”하윤이가 하늘에 떠 있는 지네 모양의 연을 보고 호들갑을 떨었다.고다정과 여준재는 꼬맹이의 말을 듣고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그 지네 모양의 연은 정말 길었기 때문이다.여준재가 눈대중으로 봤을 때 적어도 3m는 될 것 같았다.다만 이렇게 긴 연을 그 주인은 어떻게 하늘에 올려보냈을까?여준재가 의문을 풀지 못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옷자락을 잡아당기는 것 같아 내려다보니 딸애가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왜 그래?”“아빠, 저도 저렇게 긴 연을 날리고 싶어요.”하윤이가 지네 모양의 연을 가리키며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여준재를 쳐다보았다.순수한 딸애의 두 눈을 보고 여준재는 도저히 거절할 수 없어 동의했다.하준이도 원래 지네 모양의 연을 가지고 싶었지만 동생이 그걸 선택하자 마음을 바꿨고, 이따 연을 파는 가게에 가서 다시 고르기로 했다.10분도 안 되어 네 식구는 연을 구매했다.하윤이는 역시 3m짜리 지네 모양의 연을 샀다.꼬맹이는 신바람이 나서 연의 한 귀퉁이를 잡고 여준재를 따라갔다.하준이는 그렇게 큰 연을 고르지 않고 파란색 제비 모양의 연을 골랐다.그 원인은, 그도 크고 긴 연을 고르면 네 식구가 연 가게를 떠날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동생의 연만 해도 아빠와 엄마가 둘이 함께 들어야 했으니까.그는 철든 아이라서 아빠, 엄마를 난처하게 할 수 없었다.고다정과 여준재는 꼬맹이의 속마음을 알아채지 못한 채 연을 연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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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어머니 보러 가다

“너희 가족이 오랜만에 나들이하는데 방해하지 않을게.”임은미는 말머리를 돌렸다.“참, 여 대표님이 너한테 고다빈과 진시목의 일을 말해줬어?”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무의식적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준재와 하윤이를 바라보고는 의아한 듯 물었다.“그 사람들은 왜?”“어, 너 몰랐구나. 여 대표님이 알려주지 않았네. 하긴 여 대표님이 너를 얼마나 아끼는데. 당연히 네가 이런 더러운 일을 알고 기분 잡치는 것이 싫겠지.”임은미는 이 대목에서 친구가 부럽기까지 했다.고다정도 당연히 말뜻을 알아듣고 실소했다.“왜? 채 선생님은 너한테 잘해주지 않아?”“컥컥... 이 얘기는 뛰어넘고, 고다빈과 진시목 얘기를 하자.”임은미는 친구한테 놀림받고 싶지 않아 급히 화제를 돌렸다.그러나 고다정은 이 화제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그 두 사람에 대해 할 말이 뭐가 있어?”“넌 모르지?”임은미는 일부러 뜸 들이더니 속시원해하며 말했다.“고다빈은 죽고 진시목은 감옥 갔어.”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놀랍고 믿을 수 없어 미간을 찌푸렸다.“어떻게 그런 일이?”“인과응보지 뭐. 갚지 않는 것이 아니라, 때가 되지 않았던 거야. 고다빈이 진시목의 손에 죽으리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지? 어쩌면 고다빈도 자기가 진시목의 손에 그렇게 치욕스럽게 죽임을 당할 줄은 몰랐을 거야.”임은미는 마지막에 탄식을 금치 못했다.이는 고다정의 호기심을 제대로 자극했다.“진시목이 어떻게 했는데?”“고다빈이 바람피웠다고 의심해서 거지 몇 명을 찾아 그 짓거리를 시켰대. 무슨 말인지 알지? 아무튼 고다빈이 그렇게 죽었대.”임은미가 알고 있는 것을 말했다.고다정은 듣고 나서 마음이 말할 수 없이 복잡해졌다.그녀가 손을 쓰기도 전에 고씨 집안 사람들이 죽거나 감옥 가 엉겁결에 어머니 원수를 갚았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허무했다.너무 오래 침묵이 흐르자, 임은미가 전화기에 대고 소리쳤다.“다정아, 내 말을 듣고 있니? 이상하네. 교외라서 신호가 안 좋은가?”“듣고 있어.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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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앞으로 행복할 거야

이튿날 아침, 강말숙은 고다정이 엄마를 보러 간다는 소리에 대견해하며 음식을 준비했다.쌍둥이는 따라갈 수 없어 아쉬워하면서 외할머니에게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엄마, 외할머니한테 우리가 방학하면 보러 간다고 전해줘요.”“외할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해바라기꽃을 가지고 갈 거예요.”하윤이도 옆에서 거들었다.고다정은 웃으며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식사를 마친 고다정과 여준재는 쌍둥이를 학교에 보낸 후 산소로 향했다.유라는 내려와 함께 식사하지 않았지만 식탁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았다.그녀는 베란다에서 그들이 떠나가는 것을 지켜본 후 내려가 식사하려고 방으로 돌아갔다.요즘 그녀는 일부러 여준재 앞에 나타나는 횟수를 줄였다. 여준재가 그녀를 보면 자기 나라로 돌아가라고 쫓을까 봐 두려워서다.귀국하면 그녀가 여준재와 고다정의 결혼을 막으려 해도 여건이 안 된다.유라가 두 사람의 결혼을 어떻게 막을지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의 심복 디카프리도였다.“주인님, 요구에 맞는 사람을 찾았습니다. 고다정에게 풀 수 없는 원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디카프리도가 조사한 상황을 보고하자, 유라가 시큰둥하게 말했다.“원한이 있으면 돼. 고다정을 죽이든가, 죽이지 못하면 쫓아내든가, 둘 중 하나를 하면 내가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전해.”그녀는 뭐가 생각났는지 잠시 멈췄다가 말을 이었다.“이전에 녹음한 손건우 음성을 보내줘. 여준재가 우리를 의심하면 안 돼.”“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압니다.”디카프리도는 유라의 뜻을 알아듣고 전화를 끊었다.고다정은 이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그녀는 어머니 묘비 앞에 외할머니가 준비한 제사 음식을 하나하나 꺼내 놓으면서 일상 이야기를 늘어놓았다.“제가 여기 온다고 하니까 외할머니께서 이른 아침에 어머니가 즐겨 드시던 음식을 준비해 주셨어요. 외할머니가 오시지 않았다고 나무라지 마세요. 병에 걸린 후 외할머니는 몸이 이전 같지 않아요. 요즘 정신은 좋은데 몸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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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고다정을 죽고 싶게 만들 거야

산소에서 내려온 후 여준재는 바로 집에 돌아가지 않고 고다정을 데리고 영화관에 갔다.“여긴 왜 와요?”고다정은 의외라는 듯 여준재를 올려다보며 물었다.그러자 여준재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우리 단둘이 데이트한 지 너무 오래됐어요. 마침 오늘 준이, 윤이도 없어서 방해하는 사람이 없으니 우리 제대로 데이트해 봐요.”말하고 나서 그는 고다정의 손을 잡고 영화관 입구로 갔다.그들이 데이트를 즐기고 있을 때 디카프리도는 임초연을 만났다.임초연은 맞은편에 앉은 외국인 남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말해. 어느 쪽 사람이야?”“혹시 4대 은둔 가문에 대해 들어본 적 있으세요?”디카프리도는 한눈에 임초연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고 일부러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했다.임초연은 그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더니 곱씹으며 말했다.“은둔 가문을 어떻게 몰라? 하지만 한 달 전 4대 은둔 가문이 하나로 합쳐지고, 성씨 가문만 남았다고 들었는데.”임씨 가문은 재작년에 여준재에게 쫓겨 운산을 떠났지만 워낙 기반이 탄탄한 데다 집안 어르신이 다시 경영 일선에 뛰어들고 혼인으로 관계를 맺은 가문의 지원도 받으면서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다시 일류 가문 반열에 올랐다.“현재 4대 은둔 가문 중 성씨 가문만 남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다른 가문이 달갑게 성씨 가문에 굴복하는 건 아니에요. 그리고 여준재가 중간에서 방해하지 않았다면 이 게임의 승자는 성씨 가문이 아닐 수도 있었어요. 즉 우리는 같은 사람에게 원한을 품고 있어요. 우리와 손잡고 그에 맞설 의향이 없으신지요?”디카프리도가 협력을 제안했다.임초연이 이 말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그녀는 여준재와 고다정이 제 명에 못 살기를 바라는 사람이니까.하지만 그녀는 조심성을 보이며 제안을 바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부자는 망해도 3년은 먹을 것이 있다는데. 3대 가문은 망했다 해도 나보다 능력이 있을 텐데 나를 찾아와 이러는 의도가 뭔지 이해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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