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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1화 제가 한 말은 지켜요

아니나 다를까 고다빈은 진시목에게 맞아 죽기 직전이었다.

구남준이 도착했을 때, 진시목은 고다빈의 머리를 움켜쥐고 벽에 들이박으며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나쁜 년, 아까는 우쭐대지 않았어? 왜 지금 와서 용서를 비는 거야?”

진시목은 애걸복걸하는 여인을 서슬 퍼런 눈으로 노려보았다.

고다빈에게서 조금 전의 거만함은 볼 수 없었다. 지금의 그녀는 몰골이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퍼렇게 멍든 이마에서는 피가 스며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두 손으로 진시목의 팔목을 꽉 잡고 눈물범벅이 되어 애원했다.

“오빠,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정말 잘못했어요.”

조금전 그 순간 그녀는 진시목에게 죽임을 당하는 줄 알았다.

“입 닥쳐. X발 년이 뭘 잘했다고 살려달라고 해? 내가 머리 좋았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우리 가문이 네 손에 망했어.”

진시목은 고래고래 소리 지르더니 또다시 고다빈을 자기 앞으로 힘껏 끌어당겼다.

서로 눈이 마주치자 고다빈은 그의 일그러진 표정을 보고 놀라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제 죽었구나.’

그녀가 체념할 때쯤 싸늘한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그만해요. 이 여자가 미치면 저는 대표님께 뭐라고 해요?”

구남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벽에 묻은 빨간 핏자국을 힐끗 보았다. 진시목이 더욱 아니꼽게 느껴졌다.

진시목은 고다빈을 이렇게 그냥 놓아주기 싫었지만 결국 그녀의 몸에서 손을 뗐다.

자유를 얻은 고다빈은 뒤로 두 발짝 물러서더니 저승사자를 보듯 잔뜩 경계하며 겁에 질린 눈으로 진시목을 바라보았다.

진시목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코웃음을 치더니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 놓아준다고 무사하리라 생각하지 마. 여준재의 심문이 끝나면 넌 다시 내 손에 들어와. 나를 배신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게 될 거야.”

이 말을 남기고 그는 옆에 있는 구남준을 힐끗 쳐다보더니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30분 후 구남준이 고다빈과 진시목을 끌고 왔다.

이곳은 그들이 법적으로 문제 될 수 있는 일들을 처리하는 거점이다.

여준재는 벌써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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