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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고다정을 죽고 싶게 만들 거야

산소에서 내려온 후 여준재는 바로 집에 돌아가지 않고 고다정을 데리고 영화관에 갔다.

“여긴 왜 와요?”

고다정은 의외라는 듯 여준재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러자 여준재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우리 단둘이 데이트한 지 너무 오래됐어요. 마침 오늘 준이, 윤이도 없어서 방해하는 사람이 없으니 우리 제대로 데이트해 봐요.”

말하고 나서 그는 고다정의 손을 잡고 영화관 입구로 갔다.

그들이 데이트를 즐기고 있을 때 디카프리도는 임초연을 만났다.

임초연은 맞은편에 앉은 외국인 남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말해. 어느 쪽 사람이야?”

“혹시 4대 은둔 가문에 대해 들어본 적 있으세요?”

디카프리도는 한눈에 임초연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고 일부러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했다.

임초연은 그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더니 곱씹으며 말했다.

“은둔 가문을 어떻게 몰라? 하지만 한 달 전 4대 은둔 가문이 하나로 합쳐지고, 성씨 가문만 남았다고 들었는데.”

임씨 가문은 재작년에 여준재에게 쫓겨 운산을 떠났지만 워낙 기반이 탄탄한 데다 집안 어르신이 다시 경영 일선에 뛰어들고 혼인으로 관계를 맺은 가문의 지원도 받으면서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다시 일류 가문 반열에 올랐다.

“현재 4대 은둔 가문 중 성씨 가문만 남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다른 가문이 달갑게 성씨 가문에 굴복하는 건 아니에요. 그리고 여준재가 중간에서 방해하지 않았다면 이 게임의 승자는 성씨 가문이 아닐 수도 있었어요. 즉 우리는 같은 사람에게 원한을 품고 있어요. 우리와 손잡고 그에 맞설 의향이 없으신지요?”

디카프리도가 협력을 제안했다.

임초연이 이 말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녀는 여준재와 고다정이 제 명에 못 살기를 바라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그녀는 조심성을 보이며 제안을 바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먹을 것이 있다는데. 3대 가문은 망했다 해도 나보다 능력이 있을 텐데 나를 찾아와 이러는 의도가 뭔지 이해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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