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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6화 성가는 어차피 아씨께 맡겨질 겁니다

함께 온 서재에는 물건을 옮긴 흔적이 남아 있었는데 보아하니 방금 만들어낸 방인 것 같았다. 주위를 둘러보던 때 고다정의 귀에 인자한 목소리가 들렸다.

"저녁 식사 전 작은나리께서 아씨를 위해 만들라 하신 서재입니다. 둘러보시고 부족한 게 있으시다면 사람을 시켜 구해 오라 하겠습니다."

"딱히 뭐가 부족해 보이지는 않아서요. 나중에 생각나면 알려 드릴게요."

부철광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고다정을 책상쪽으로 안내했다.

고다정은 책상에 가까이 가서야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책 무더기와 일기 같은 걸 봤다. 책은 조금 낡아 보였지만, 일기는 그렇게 오래된 것 같지 않았다.

"이건 뭐예요?"

"이 묶음은 성가 부흥전기와 족보입니다. 아씨께서 반드시 숙지하셔야 하는 내용이고 이쪽은 성가의 관계도와 장부입니다. 이건 어렴풋이 기억하시면 됩니다."

부철광이 책상 위에 놓인 책 두 묶음을 보며 알려 주자 고다정이 당황했다.

"증조할아버지, 제가 이런 걸 읽기엔 아직 좀 이르지 않을까요?"

정신이 돌아온 고다정은 쌓인 책을 보며 머리가 아파 오는 듯했다.

성시원이 후계자 신분을 선포하는 건 자리에서 물러나기 위해서가 아닌데, 왜 갑자기 이것들을 보여 주는지 의문이었던 것이다.

"아씨께서 하신 말씀이 나리께서 예측하신 것과 똑같네요."

고다정을 보며 슬쩍 웃던 부철광이 말을 이었다.

"나리께서 배사의식이 끝나는 대로 성가를 아씨에게 맡길 예정이니 전혀 이르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고다정은 왜인지 자꾸 성시원의 계획에 말려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할 틈을 안 주려는 것인지 또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또 나리께서는 아씨께서 이 책들을 사흘 안에 다 보시기를 원하십니다. 그 뒤로는 성가 재산에 대한 자료를 드릴 것이고요."

"증조할아버지, 사흘은 조금 짧은 것 같은데요..."

고다정이 마른 입술을 달싹이며 기한을 늘리려 했다.

물론 고다정의 기억력이 좋은 건 맞지만 스치듯 봐도 다 기억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부철광은 확답을 내놓지 않은 채 성시원의 말만 전하고 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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