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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화 머리로 생각 좀 해요

성민준이 시원시원하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며 고다정은 의외라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담담한 태도에 고다정은 이상함을 느꼈다.

그녀는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성민준이 무슨 꿍꿍이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하는 수 없이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고 다음 시합을 준비했다.

2차 시합은 약재를 분별하는 시합이다.

심판이 천 가지 약재를 준비하여 그들에게 주면, 그들은 한 시간 동안 약재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한 시간이 지나면 약재들은 심판이 다시 거두어 가고 참가자들은 반 시간 안에 백 가지 약재의 이름과 효능을 써야 했다. 빠르고 정확하게 적어낸 사람의 승리였다.

심판이 규칙을 말하기 바쁘게 성씨 가문의 도우미가 약재들을 들고 나왔다.

천 가지 약재들이 놓인 정원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모두 숨을 죽이고 고다정과 성민준이 약재를 살펴보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봤다.

두 사람이 약재를 살펴보는 속도를 보고 정원에 있던 사람들 모두 이번 시합도 고다정의 승리로 예상했다.

성민준은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기에 기운이 없어 보였다. 약재를 드는 것만으로도 버거워 보였다. 나중에 백 가지 약재의 이름과 효능에 대해서도 적어야 하는데 얼마나 많은 글자를 적어야 할지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알 수 있었다.

사실도 그러했다.

주어진 시간이 끝나고 고다정은 백 가지 약재중 두 개만 틀렸다.

하지만 성민준은 50개도 쓰지 못했다.

“발표하겠습니다. 시합은 끝났고 고다정 씨의 승리입니다. 삼판 이승제에서 고다정 씨가 두 번을 이겼기 때문에 더 이상의 시합은 없습니다.”

심판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성민준은 새빨간 피를 토해냈다.

그를 본 성재호의 얼굴이 급격히 변했다. 그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민준아, 왜 그래?”

“아버지, 저 여자가... 날 해쳤어요.”

성민준이 겨우 의식을 붙잡고 고다정을 가리키며 힘겹게 말했다.

고다정은 눈썹을 치켜뜨며 속으로 '그럼 그렇지'하고 생각했다.

분명히 이기지 못할 시합을 왜 계속하려고 했나 했더니 이 부자는 여기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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