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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내 마음이다

다음 날 아침, 여준재의 보호 아래 무사히 성시원과 맞닥뜨려 출발했다.

성시원의 본가는 300km 떨어진 태산에 있었는데 2만 평 가까이 되는 사합원이었다.

아침 일찍 출발했지만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눈앞에 보이는 저택의 기세에 성시원을 제외한 모두가 차원 이동이라도 한 듯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대문 양옆에 위치한 사자상이 웅장함과 위엄을 증폭하는 듯했다.

"우와, 어르신 집 굉장해요!"

쌍둥이가 입을 다물지 못하자 그에 고다정과 강말숙도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내 집이 아니라, 우리 집이야."

성시원이 웃으며 정정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커다란 대문이 열리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줄을 맞춰 걸어 나왔다.

"둘째 왔냐."

"작은아버지 오랜만이에요.“

"시삼촌."

고다정은 이 호칭에 그들이 성시원의 가족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하지만 끼어들어 인사하기보다는 쌍둥이를 데리고 강말숙의 옆에서 그들이 회포를 다 풀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고다정이 간과한 것은 성시원이 그 호의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반가워하는 친척들 사이에서도 미소 하나 내비치지 않은 성시원은 친척들의 가식이라면 이제 지겨웠다.

"가식은 이쯤 해. 이번에 돌아온 건 전화로 말했듯이 제자랑 증조 스승님 뵈고 후계자 선포하러 온 거니까. 누가 자꾸 넘보길래 이제 그만 좀 넘보라고."

자신의 말에 분위기가 얼마나 싸해지든 성시원은 손을 휘둘러 고다정을 불렀다.

"따라와, 다정아."

"네, 스승님."

대답하고는 쌍둥이와 강말숙을 데리고 함께 대문을 넘었다.

성시원의 친척들을 지나치려는 순간이었다.

"어디서 구르다 온지도 모르는 게 어디서 내 재산을 넘봐? 웃기고 있어. 얼른 여기서 꺼지지 않으면 그 욕망 품은 걸 평생 후회하게 해 주지."

큰 소리로 말한 건 아니었지만 고다정에게는 충분히 잘 들리는 크기였다.

그에 강말숙의 안색이 어두워짐과 함께 쌍둥이의 얼굴도 분노로 물들었다.

고하준이 제 동생에게 눈치를 주자 고하윤이 망발을 뱉은 남자를 가리키며 소리 질렀다.

"엄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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