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1051 - 챕터 1060

1270 챕터

제1051화 여자 친구 잘 간수하세요

이틀 연속 푹 쉬고 난 고다정이 연구소에 도착했을 때 성시원과 채성휘는 연구실에 있었다. 가운을 입고 무슨 얘기 중인 건지, 기분이 좋아 보였다."스승님, 채 선생님, 무슨 얘기 하세요?"고다정이 가까이 가며 묻자 돌아본 둘이 동시에 말했다."왔니? 얼른 와서 결과 봐 봐.""저희 성공했어요!""정말요?"둘의 말을 들은 고다정이 기쁜 표정으로 다가가니 성시원이 손에 들린 보고서를 건넸다."네가 직접 봐."보고서를 보던 고다정의 표정이 밝아졌다. 80%의 확률로 암세포를 억제한다는 문장이 바로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스승님! 너무 다행이에요."고다정이 고개를 들고 성시원을 뿌듯하다는 듯 보자 성시원도 웃으며 답했다."그러게, 성공했네. 이제 임상 실험만 통과하면 더 이상 다른 약에 의존할 필요 없어!"스승과 제자가 기뻐 어쩔 줄 몰라 하자 감정을 잘 다스리던 채성휘도 함께 흥분했다.국민들이 약 부족과 높은 가격으로 인해 약을 못 살 걱정을 줄일 거라는 생각에 행복한 미래를 상상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차분해진 셋이 이 소식을 연구소에 알렸다."특효약이 생겼으니까 이제 M국 사람들 눈치 안 봐도 되겠어요!""그러니까요. 그동안 국민들 한 명이라도 더 넣어 주려고 얼마나 많은 특혜를 줬는지 몰라요.""드디어 한숨 덜었네요."이 소식에 연구소가 소란스러워졌지만 결론은 다행이라는 말들이었다.단체 채팅방에서 누군가 회식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에 채성휘가 단번에 동의하고는 고다정에게 맡겼다.거절할 리 없는 고다정이 바로 친인척들을 데려올 수 있게 호텔을 예약했다. "바빠요?"고다정이 예약하자마자 여준재에게 전화를 걸었다."서류 검토하는 중이라 바쁘진 않아요. 무슨 일이에요?"미소를 머금은 듯 다정한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고다정은 돌려말하지 않고 바로 용건을 말했다."저녁에 회식이 있는데 친인척 데려와도 된다길래. 근데 우리 여 대표님 얼굴 비출 시간이라도 있을지 모르겠네요."장난스러운 목소리에 여준재가 웃었다."마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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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2화 우리 가문 후배들이 너보다 못날 리는 없는데

여준재도 이런 식으로 질투한다는 걸 이제 안 채성휘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그쪽 쪼잔한 거 고 선생님은 알아요?""어떨 것 같은데요."여준재가 살짝 흘기며 대답을 흘렸다."보아하니 모르나 본데, 제가 일러바칠까 두렵지도 않아요?"술을 한 모금 마신 채성휘가 코웃음 쳤다."그게 뭐요. 알게 된다 해도 제가 그만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는 것뿐인데."전혀 타격받지 않은 여준재를 본 채성휘가 쏟아지는 깨에 정신을 못 차릴 것 같아 무시하기로 마음먹었다.‘이렇게 유치한 남자가...’시간이 좀 더 지나서야 성시원이 도착했다. 그와 함께 회식도 정식으로 시작됐는데 여준재는 그제서야 특효약 연구에 성공했다는 걸 알았다."성공한 거 진심으로 축하해요."잔을 들고 고다정에게 감탄을 보내자 고다정이 부드럽게 웃었다."대표님도 축하해요."이 말을 들은 여준재가 의아해 눈썹을 치켜세웠다."임상실험 통과하면 YS그룹 의료 계열사랑 공립 병원에 보급하기로 했어요.""고마워요."여준재가 진심으로 감동받았다. 원래대로라면 빨라도 공립 병원 보급 반 년 뒤에야 살 수 있는 권한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보급이라니.여준재의 감사 인사에 고다정이 여준재가 가르쳤던 자세로 삐딱하게 말했다."고맙다는 말 금지. 다음에 또 하면 그땐 혼날 줄 아세요."말이 끝남과 동시에 여준재를 흘겨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익숙한 말을 들은 여준재가 못 참고 웃었다. 자신의 말을 따라 하는 고다정을 놀릴 심산으로 입을 열려던 차, 성시원이 다가오는 것을 봤다."어르신."하려던 말을 삼키고 성시원에게 인사했다."내가 방해했나?"둘을 슬쩍 보고는 웃었다."그럴 리가요. 무슨 일이세요?"다급하게 부인한 고다정이 묻자 성시원이 곧바로 말했다."저번에 내가 했던 말 기억해? 배사의식과 동시에 후계자 신분 밝히는 거. 프로젝트 일부가 끝난 거나 다름없으니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하는데.""제가 뭘 준비하면 되나요?"진지해진 고다정이 묻자 성시원이 부드럽게 웃으며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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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3화 그자들을 제압하면 그만입니다

두 사람의 시선을 고스란히 받던 고다정이 함정이란 걸 알았지만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스승님 가문의 다른 분들은 뵌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스승님 가문이니 분명 대단하겠죠. 준재 씨랑 비교한다면... 각자 장점이 있지 않을까요?"말을 끝내자마자 반박할 시간도 주지 않고 다가오는 임은미에게 손을 흔들며 그리로 도망갔다."은미야, 마침 그쪽으로 갈 예정이었는데 타이밍 좋다."그 뒷모습에 못 당하겠다는 듯 웃은 둘의 시선이 마주치자 성시원이 먼저 빈정거렸다."아까 한 말 다 진심이야. 고작 이 정도도 못 깨면 결혼 못 할 줄 알아.""걱정 마세요. 꼭 결혼하고 말 테니까."여준재가 확실하게 못 박았다.성시원이 자리를 떠남으로써 두 사람의 대치가 겨우 종료됐다. 회식은 행복한 분위기를 쭉 유지하다 새벽이 되어서야 파했다.돌아가는 길에 조금 취한 고다정이 여준재의 품에 안겨 배시시 웃었다."그렇게 좋아요?"헝클어진 고다정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며 말했다."당연하죠. 특효약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기쁜데요?"그러고는 딸꾹질 때문에 끊긴 말을 이었다."무엇보다 희망이 생겼어요. 암세포를 억제할 수 있게 됐으니까 나중에 암세포를 아예 죽일 수 있는 약을 만들어내서 불치병 틀에서 암을 빼 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이 호언장담을 들은 여준재가 입가에 미소만 은은하게 띄울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신난 고다정에게 지금 필요한 건 입이 아니라 귀인 것을 아는 것이다."저는 아직 젊으니까 몇 년만 더 지나면 암이라는 난제를 꼭 해결해서 할머니 무병장수하시게 만들 거예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여준재의 품에서 잠들었다.그런 고다정을 보던 여준재가 편한 자세를 찾아 단단히 안아 줬다."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 드릴게요."대화를 듣던 구남준이 룸 미러로 둘을 보며 빛나는 사람들을 옆에서 보필할 수 있다는 것에 내심 감격했다....그 뒤로 고다정은 쭉 성시원을 따라갈 채비를 했는데, 일이 일이니만큼 고다정의 유일한 보호자인 강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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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내 마음이다

다음 날 아침, 여준재의 보호 아래 무사히 성시원과 맞닥뜨려 출발했다.성시원의 본가는 300km 떨어진 태산에 있었는데 2만 평 가까이 되는 사합원이었다.아침 일찍 출발했지만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눈앞에 보이는 저택의 기세에 성시원을 제외한 모두가 차원 이동이라도 한 듯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대문 양옆에 위치한 사자상이 웅장함과 위엄을 증폭하는 듯했다."우와, 어르신 집 굉장해요!"쌍둥이가 입을 다물지 못하자 그에 고다정과 강말숙도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내 집이 아니라, 우리 집이야."성시원이 웃으며 정정했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커다란 대문이 열리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줄을 맞춰 걸어 나왔다."둘째 왔냐.""작은아버지 오랜만이에요.“"시삼촌."고다정은 이 호칭에 그들이 성시원의 가족이라는 것을 확신했다.하지만 끼어들어 인사하기보다는 쌍둥이를 데리고 강말숙의 옆에서 그들이 회포를 다 풀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고다정이 간과한 것은 성시원이 그 호의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었다.반가워하는 친척들 사이에서도 미소 하나 내비치지 않은 성시원은 친척들의 가식이라면 이제 지겨웠다."가식은 이쯤 해. 이번에 돌아온 건 전화로 말했듯이 제자랑 증조 스승님 뵈고 후계자 선포하러 온 거니까. 누가 자꾸 넘보길래 이제 그만 좀 넘보라고."자신의 말에 분위기가 얼마나 싸해지든 성시원은 손을 휘둘러 고다정을 불렀다."따라와, 다정아.""네, 스승님."대답하고는 쌍둥이와 강말숙을 데리고 함께 대문을 넘었다.성시원의 친척들을 지나치려는 순간이었다."어디서 구르다 온지도 모르는 게 어디서 내 재산을 넘봐? 웃기고 있어. 얼른 여기서 꺼지지 않으면 그 욕망 품은 걸 평생 후회하게 해 주지."큰 소리로 말한 건 아니었지만 고다정에게는 충분히 잘 들리는 크기였다.그에 강말숙의 안색이 어두워짐과 함께 쌍둥이의 얼굴도 분노로 물들었다.고하준이 제 동생에게 눈치를 주자 고하윤이 망발을 뱉은 남자를 가리키며 소리 질렀다."엄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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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5화 나리께서 칭찬하실 정도니 당연히 훌륭하겠죠

대문으로 들어가자 보이는 건 외원에 속하는 일진원이었는데 보통은 손님이 묵는 방이었다.고다정이 성시원을 따라 거실에 입성하면서 느낀 점은 건물은 레트로하지만 가구는 모던하다는 것이다.화려한 샹들리에가 거실을 밝게 비췄고 천연가죽으로 만든 소파는 건물색과 어우러져 레트로함을 과하지 않게 했다.그때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가 지팡이를 짚은 채 힘겹게 성시원의 팔을 붙잡았다."둘째 나리, 소인 드디어 나리를 뵙습니다...""할아버지, 오랜만이에요. 몸은 괜찮으셨어요?"노인은 오랜 시간 이 가문을 모셔 온 부철광이었다. 성시원이 얼굴의 냉기를 지우고 옅게 웃으며 부철광을 부축하려 했으나 거절당했다."괜찮습니다. 어찌 나리께 이 늙은이를 부축하라 하겠습니까."이 말에 성시원이 조금 어이없어했지만 노인은 고다정에게 더 호기심이 생긴다는 듯 다가갔다."이쪽은 아씨겠지요? 아씨를 뵙습니다."말을 하며 노인이 고다정의 앞에 무릎 꿇었다.그에 놀란 고다정이 옆으로 한 발짝 옮겨 노인을 일으키려 했다."어르신, 어서 일어나세요..."일으켜 세우고는 성시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는 눈빛을 보내자 성시원은 노인에게 다가가 부축했다."할아버지, 얼른 일어나세요. 기껏 데려왔는데 도망가면 할아버지께서 책임지고 잡아 오셔야 해요."이 말에 예의를 차리던 노인이 둘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났다."죄송합니다, 아씨. 이제 이런 예법을 안 쓴다는 걸 알지만 너무 감격한 바람에... 저희 나리께도 뒷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생겼으니, 돌아가신 나리를 만난다면 꼭 전해 드려야겠습니다."말을 마치자 노인의 눈에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성시원에 대한 사랑이 가득 담긴 게 확실히 느껴지는 말에 고다정의 마음도 물든 것 같았다."어르신, 걱정 마세요. 스승님께서 농담하신 거예요. 저는 절대 어디 안 갈게요."그녀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노인을 달랬다. 노인의 몸으로 계속 이런 감정을 유지한다면 몸이 버티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 마음을 알아챈 건지 노인의 감정은 곧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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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6화 성가는 어차피 아씨께 맡겨질 겁니다

함께 온 서재에는 물건을 옮긴 흔적이 남아 있었는데 보아하니 방금 만들어낸 방인 것 같았다. 주위를 둘러보던 때 고다정의 귀에 인자한 목소리가 들렸다."저녁 식사 전 작은나리께서 아씨를 위해 만들라 하신 서재입니다. 둘러보시고 부족한 게 있으시다면 사람을 시켜 구해 오라 하겠습니다.""딱히 뭐가 부족해 보이지는 않아서요. 나중에 생각나면 알려 드릴게요."부철광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고다정을 책상쪽으로 안내했다.고다정은 책상에 가까이 가서야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책 무더기와 일기 같은 걸 봤다. 책은 조금 낡아 보였지만, 일기는 그렇게 오래된 것 같지 않았다."이건 뭐예요?""이 묶음은 성가 부흥전기와 족보입니다. 아씨께서 반드시 숙지하셔야 하는 내용이고 이쪽은 성가의 관계도와 장부입니다. 이건 어렴풋이 기억하시면 됩니다."부철광이 책상 위에 놓인 책 두 묶음을 보며 알려 주자 고다정이 당황했다."증조할아버지, 제가 이런 걸 읽기엔 아직 좀 이르지 않을까요?"정신이 돌아온 고다정은 쌓인 책을 보며 머리가 아파 오는 듯했다.성시원이 후계자 신분을 선포하는 건 자리에서 물러나기 위해서가 아닌데, 왜 갑자기 이것들을 보여 주는지 의문이었던 것이다."아씨께서 하신 말씀이 나리께서 예측하신 것과 똑같네요."고다정을 보며 슬쩍 웃던 부철광이 말을 이었다."나리께서 배사의식이 끝나는 대로 성가를 아씨에게 맡길 예정이니 전혀 이르지 않다고 하셨습니다."고다정은 왜인지 자꾸 성시원의 계획에 말려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생각할 틈을 안 주려는 것인지 또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또 나리께서는 아씨께서 이 책들을 사흘 안에 다 보시기를 원하십니다. 그 뒤로는 성가 재산에 대한 자료를 드릴 것이고요.""증조할아버지, 사흘은 조금 짧은 것 같은데요..."고다정이 마른 입술을 달싹이며 기한을 늘리려 했다.물론 고다정의 기억력이 좋은 건 맞지만 스치듯 봐도 다 기억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부철광은 확답을 내놓지 않은 채 성시원의 말만 전하고 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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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7화 알면 안 되는 일은 궁금해하지 마

그 뒤로 고다정은 이틀 간 서재에서 성가 관련 서적을 익히느라 여념이 없었다.쌍둥이도 이를 잘 알기에 의젓하게 강말숙과 시간을 보낼 뿐 고다정을 방해하지 않았다.대신 성가의 방계 친족들이 소식을 정탐하기 위해 고다정을 찾아왔지만 모두 부한에게 문전박대 당했다.부한은 부철광이 입양한 아들인데 그에 의해 만능 집사로 길러졌다.부철광은 고다정이 성가에 온 다음 날이 되어서야 부한을 소개했다. 이유는 부한이 맡은 임무를 수행하러 밖에 나가 있었기 때문이다.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사흘 동안 고다정은 관련 서적을 어느 정도 익혔다.나흘째 되는 날, 첫날 이후로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성시원이 나타났다."요 며칠 어떻게 지냈어. 누가 시비는 안 걸었고?""편하게 지냈어요. 시비 거는 사람도 없었고요."살짝 웃던 고다정이 피곤해 보이는 성시원을 걱정했다."괜찮으세요? 조금 야위신 것 같은데. 설마 그동안 제대로 안 주무신 건 아니죠?"그에 성시원이 손을 저었다."괜찮아. 다 읽었으면 내일부터 집사들한테 너 보러 오라고 할게."잠깐 말을 잃은 고다정이 생각에 잠겼다. 요 며칠 성시원은 급하게 고다정에게 모든 일을 인수인계하려는 태도를 고수했다."스승님, 저한테 숨기는 거 있죠?""왜 그렇게 생각하지?"성시원이 미간을 좁힌 고다정에게 시선을 맞추자 고다정이 말했다."얼른 저한테 넘기시려는 거잖아요. 스승님 나이면 아직 십 년은 넘게 맡으실 수 있을 텐데..."성시원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왜. 그동안 뼈빠지게 일한 세월이 얼마인데, 먼저 퇴직하면 안 되나? 꼭 내가 여든 넘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할 때가 돼야 물러나게 할 거야?""그건 아니지만..."고다정의 말문이 또 막혔다."맞는 것 같은데?"성시원이 불만을 알리듯 코웃음을 쳤다.그에 고다정이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코끝을 슬쩍 긁었다. 그러다 분위기를 바꿔 보려고 가까이 가 웃으며 어깨를 두드렸다."화내지 마세요, 스승님. 그냥 좀 부자연스러우니까 그렇죠.""뭐가 부자연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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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8화 이 여자와 대결하겠어요

경고를 들은 고다정이 어쩔 수 없이 무안하게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개를 돌려 성재호를 본 성시원이 낮게 말했다."네 주제에 무슨 성가 무덤에 함께 묻히기를 바라?"그 말에 얼굴이 터질 듯 빨개진 성재호가 살기를 띤 채 주먹을 꽉 쥐었지만 성시원은 안 보이는 것 마냥 말을 이었다."그리고 자꾸 늙은이 얘기 꺼내지 마. 한 번 맡기로 한 이상 우리 가문에 불리한 일은 안 하니까.""너무 확신하지 마세요, 작은아버지."성민준이 참지 못하고 대들었지만 성시원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네 말은 내가 성가에 해가 되는 일을 했다는 뜻이구나.""작은아버지, 정말로 저희 가문을 생각하신다면 저런 피 한 방울 안 섞인 여자한테 주시면 안 되죠. 저 여자는 후계자 자격이 없어요."성민준이 고다정에게 삿대질했다.대화를 듣던 고다정이 얼굴을 구기고 몇 마디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솔직히 다른 사람이라면 이 자리를 가지고 싶어 했겠지만 고다정에게는 아무런 메리트가 없었다. 성시원이 맡아 달라 한 게 아니었다면 절대 이 귀찮은 일을 맡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고다정의 생각을 모르는 성시원이 답했다."너희한테는 아무런 관계 없는 사람일지 몰라도, 나한테는 친 제자라 늙으면 날 돌봐줄 텐데. 자식이랑 다를 게 뭐야. 다정이한테는 자격이 없고, 너희들은 자격이 있다 생각하는 건가?""물론 제가 작은아버지 자식이 아니긴 하지만, 전 적장자예요. 저희 아버지께서는 작은아버지께 평생 아이가 없을 것이라 예상하고 절 입양 보내실 생각이셨어요. 그래서 쭉 후계자 신분으로 기르셨고 작은아버지만 동의하신다면 작은아버지 자식으로서 돌아가실 때까지 지극정성으로 모실 수 있어요."성민준이 간절하게 말했지만 성시원의 화만 더 돋울 뿐이었다."그쪽 사람들이 치밀한 건 여전하네. 성재호, 나한테 아이가 왜 안 생겨? 내가 또 말해 줘야 하나? 여기 얌전히 계획에 따라 줄 천치는 없어."성재호 부자가 말을 잃은 사이 고다정이 내심 놀랐다.‘스승님께 아이가 생길 수 없다니… 어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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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9화 가볍게 이길 수 있을 거야

고다정의 말에 성시원이 자기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이건 너무 도박이었다. 하지만 성재호 무리의 마음에는 쏙 든 듯했다.성재호가 자기 아들과 눈빛을 슬쩍 나누더니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성시원에게 말했다."이게 무슨 보상이라고 할 수 있나. 둘째 네가 좀 말려 봐라.""그딴 연기는 집어치우고 마음에 드는 것 같으니까 보상은 이걸로 하지."가식이 마음에 안 들었던 성시원은 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다. 게다가 고다정을 완전히 믿어 의심치 않았다. 자기 제자가 성민준에게 질 리 없다는 것이다.그 태도에 성재호가 언짢아했지만 심호흡 두 번에 화를 억눌렀다."보상은 정해졌으니 대결에 대해 상의해 보지."성시원은 별말 없이 그저 그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봤다."대결은 3판 2선승으로 두 번 먼저 이기는 사람이 이기는 게 어떨까요?"자기 아버지를 등에 업고 득의양양해진 성민준이 앞으로 나와 제안했다."좋아요."고다정이 끄덕이자 성민준이 말을 이었다."심판은 성가 사람들이 보는 걸로 해도 괜찮죠? 작은아버지.""그런 건 내가 아니라 다정이한테 물어."성시원이 코웃음 쳤다.고다정은 물론 동의했다.성재호 부자가 질까 두려워 무슨 꼼수를 부릴지 모르니 다른 사람들을 부르는 게 나았다."대결 내용은요? 아직 말 안 하셨는데."고다정이 묻자 가식적으로 웃은 성민준이 답했다."다정 씨,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대결 내용은 제가 생각해 봤는데, 첫 번째 라운드는 제독과 해독. 만든 독을 상대에게 먹이고 먼저 해독한 사람이 이기는 걸로.“"좋아요. 두 번째 라운드는요?"고다정이 끄덕이고 곧바로 물었다."두 번째 라운드는 독 구별하기요. 심판이 준 백여 가지 약재 중에서 백 가지 약재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맞힌 사람이 이기는 거예요. 마지막은 뒷산에서 더 가치 있은 약재 찾는 사람이 이기는 건데, 여기까지 올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고다정을 흘깃 본 성민준은 역시 자신이 이길 것이라고 확신했다.귀찮게 입씨름하고 싶지 않았던 고다정이 덤덤하게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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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0화 고다정 씨 이거 부정행위예요

두 시간이 지나고 심판이 호루라기를 불었다. 완성한 독을 공개할 때가 온 것이다."만든 독을 교환하고 복용하세요."심판의 말에 고다정과 성민준이 다시 마주했다."지금 번복해도 안 늦어요. 제가 만든 독은 절대 평범한 독이 아니에요. 해독한다 해도 후유증이 남을 거란 말이에요."성민준이 다시 고다정에게 포기를 권유했다."후회 안 해요. 그리고 잊으셨나 본데, 그쪽도 독을 먹어야 해요."고다정이 픽 웃으면서 독이 든 도자기 병을 넘겼다.도발에 완전히 넘어간 성민준이 거칠게 그 병을 받았다.교환한 독은 심판의 말과 함께 두 사람의 몸으로 들어갔다.독이 식도를 넘어가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동시에 안색이 변했다. 그 다음에는 동시에 피를 토했다.그에 보던 사람들이 모두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저거 독성이 보통 아닌 것 같던데... 해독할 때까지 못 버티는 건 아니겠지?""민준 도련님은 그렇다 쳐도, 고다정 씨는 좀 걱정되네.""내 말이. 성민준은 성가에서 체계적으로 배운 사람이라 독약 마셔 본 게 몇십 번은 훌쩍 넘길 텐데. 내성이 생기고도 남았지."창백한 얼굴로 이 대화를 듣던 고다정의 눈에 안광이 사라졌다.해독을 대결 종목으로 넣은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성민준 자신에게 유리한 종목이었으니.하지만 성민준의 상황도 그리 좋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고다정을 향해 뻐겼다."다정 씨, 해독할 때까지 버틸 자신 없으면 그냥 말해요. 아직 첫 번째 대결일 뿐이니까."이번 대결을 진다 해도 대결은 두 번 더 남아 있으니 괜찮다는 뜻이었다.저의를 알아들은 고다정이 째려보며 불안정한 호흡으로 답했다."나랑 헛소리할 시간 있으면 해독 약이나 만들어요. 나보다 멀쩡할 리 없으니까."성민준이 자신을 죽일 작정으로 독을 만들 것이라는 걸 예상한 고다정도 절대 대충 만들지 않았다. 그 결과로 고다정이 만들었던 독 중 가장 독한 게 나왔다.만약 성민준의 몸에 내성이 없었다면 지금쯤 고통에 바닥을 구르고 있었을 것이다.거기까지만 생각하고는 성민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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