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보스의 품격 / 챕터 1081 - 챕터 1090

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1081 - 챕터 1090

1270 챕터

제1081화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기 힘들어

비록 매번 발생하는 여준재와 여자들과의 불미스러운 사건들에 대해 성시원은 불만이 많지만 그래도 떠날 때 응급약을 보내왔다.“주인님이 말씀하시길 이 약은 이틀 동안만 효과가 있다고 하셨어요. 하여 이틀 뒤에는 일을 다 처리했든 안 했든 반드시 돌아와야 합니다.”부한은 말을 마치고 손에 든 약병을 건네줬다.사실 더 할말이 있었지만 애써 감췄다.성시원이 원래 전하라고 했던 말은 만약 여준재가 이번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하면 아예 돌아오지 말라고 했었다.하지만 부한도 그녀가 홧김에 한 말이란걸 알고 있었다.여준재가 고다정의 약혼자라는 사실만으로 성시원은 그에게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못하게 막을 것이다.하지만 부한의 내적 갈등을 알 리 없는 여준재는 그저 무표정으로 약병을 건네받은 뒤 가볍게 인사했다.“대신 고맙다고 전해줘요. ”말을 마치고 그는 구남준에게 헬기에 오르자고 지시했다.그날 밤, 여준재는 운산으로 돌아가는 길에 올랐다.부한은 헬기가 시야에서 사라진 후에야 돌아가서 보고했다.그는 성시원한테 다가와서 공손하게 말했다.“주인님, 여 대표님께서 방금 운산으로 돌아갔습니다.”성시원은 짧게 답한 뒤 이만 돌아가서 쉬라고 했다.한편, 성씨 가문의 저택.여씨 가문의 부부 내외와 강말숙 등 사람들은 마당을 지키고 있었다.그들은 여준재가 돌아오면 고다정의 상황에 대해 여쭤보려고 했다.하지만 새벽이 되어도 여준재와 성시원이 돌아오지 않자 점점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사람을 보내서 확인해 보려고 하던 찰나 드디어 하인이 달려오더니 성시원이 돌아왔다고 소식을 전했다.일행들은 재빨리 바깥마당으로 달려갔다.성시원은 그들의 모습을 보고 마치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전혀 놀라지 않았다.여씨 가문의 부부 내외와 강말숙은 성시원이 혼자 돌아온 모습을 보고 다급히 물었다. “어떻게 혼자만 돌아오셨어요? 우리 준재랑 다정이는요?”“먼저 앉으세요. 일이 조금 복잡해서 천천히 말씀드릴게요. ”성시원은 옆의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몇몇 사람은 그녀의 모
더 보기

제1082화 준재 씨, 살려줘

여진성의 말을 듣고 나서야 심해영은 성시원이 마지막에 누가 고다정을 데려갔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는 걸 알아챘다. 하여 다시 그에게 물었다.“그래서 알아냈어요?”“응, 준재랑 같이 일하는 사람이라더군.”여진성은 기분이 많이 안 좋은 듯 눈살을 한껏 찌푸렸다.이에 반해 어안이 벙벙해하던 심해영은 그의 말에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 여자라고요? 미쳤네!”말을 마치고 순간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다시 입을 열었다.“안 되겠어요. 내일 당장 돌아갈래요. 그 여자가 이미 다정이한테 손을 썼는데 이러다가 준재가 지금 몸이 허약하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면 분명 그 애한테도 나쁜 짓을 할 거예요!”여진성은 조급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그 여자의 최종 목표가 여준재인데 지금 상황으로 보면 확실히 위험했기 때문이다.동시에 강말숙과 어린 두 꼬마는 임은미와 채성휘의 보살핌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왔다.강말숙은 임은미의 초췌해진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했다.“시간도 늦었는데 이만 돌아가 쉬어. 내일도 오지 말고 방에서 푹 쉬면 될 것 같아. 요 며칠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다정이가 너한테 지어준 약이 아무 효과도 없게 된 것 같구나.”“저는 걱정하지 마세요. 제 몸은 제가 잘 알아요. 괜찮습니다.”임은미는 강말숙이 자신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지금 상황에 고다정도 곁에 없어서 심리적 압박이 클 것이고 두 아이들도 시름이 놓이지 않았다.강말숙은 자기 몸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임은미의 모습을 보고 감동받은 한편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하여 채성휘에게 당부했다.“내일 자네 아내가 밖에서 돌아다니지 않게 잘 감시해.”말을 마친 뒤, 그녀는 임은미에게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다시 말을 이었다.“정말 도와주고 싶으면 이틀 동안 자기 몸과 마음을 충분히 휴식시켜. 돌아가서 진짜 무슨 일이라도 터졌을 때 우리를 도울 힘조차 없으면 안 되잖아.”강말숙의 말을 듣고 있던 임은미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거기
더 보기

제1083화 대치

유라는 여준재를 쫓아 거실까지 들어왔다.하지만 그녀가 들어서자마자 여준재가 구남준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 방향을 돌림과 동시에 유라와 눈이 마주쳤다. 날카로운 여준재의 시선에 유라의 심장은 철렁 내려앉았으나 애써 웃으며 그에게 물었다.“왜 이렇게 빤히 쳐다봐?”“유라야, 우리가 알고 지낸 지 거의 십 년이 되지?”그녀의 물음에 답하지도 않은 채 여준재는 유라에게 되물었다.유라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여준재가 왜 갑자기 이걸 물어보는지 알 수 없었다.그녀가 머뭇거리자 여준재는 불같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십 년이면 너도 내 성격이 어떤지 이미 알고 있겠지. 누구든 내가 아끼는 사람을 다치게 한다면 세상 끝까지 쫓아가서 죄를 물을 거란걸.”그의 말을 듣고 나니 유라의 심장은 더욱 빨리 뛰기 시작했다.“왜 그래,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거야?”유라는 애써 모르는 척 하면서 되물었다.여준재는 그녀와 눈이 몇 번이고 마주쳤는데 순간 너무 차가워서 보는 사람을 얼어붙게 만들었다.주위의 공기도 그의 차가운 시선 때문에 순간 음습해졌다.죽어도 반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유라를 보더니 여준재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고다정을 어디로 데려갔어!”그의 물음에 유라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여준재가 설마 모든 걸 알아챘나?’유라는 놀란 것과 동시에 이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분명 모든 계획이 주도면밀했고, 더욱이 그녀가 직접 나서서 처리한 일도 아닌데 여준재는 어떻게 그녀를 의심하게 되었을까?잠깐만...아니면 여준재가 아직 고다정을 찾지 못해서 그녀를 떠보려고 온 건 아닐까?순간, 유라의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하지만 어쨌든, 이 일은 절대 자신과 관련이 있다고 인정하면 안 된다.“무슨 소리야? 고다정 씨는 자기 스승과 함께 성씨 집안에 가서 배사 의식에 참가했잖아. 근데 내가 어떻게 데려올 수 있겠어?”유라는 다시 한번 억울하다는 듯이 그를 쳐다보았다.하지만 여준재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
더 보기

제1084화 이런 사람이었군

30분 후, 여준재는 여명호의 전화를 받았다.“보스, 제가 직접 만나봤는데 D 팀 팀장이랑 보스가 저한테 보여줬던 사진 속 인물이랑 달랐습니다.”“알았어.”여준재는 무표정한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유라는 그가 전화를 끊고 난 뒤 아까보다 표정이 어두워진 것을 보고 기지 쪽에서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하여 살짝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모르는 척 물었다.“뭐라고 해?”여준재는 차가운 얼굴로 그녀에게 되물었다.“내가 거기서 증거를 못 찾아내면 이쯤에서 포기할 것 같지?”여준재는 이 일이 분명 유라의 짓이라고 확정 지었다.그의 말에 유라의 미간이 다시 한번 찌푸려지더니 화난 척 소리쳤다.“여준재, 자꾸 억지 부리지 말아줄래? 내가 너를 많이 좋아하는 건 맞아. 그리고 고다정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 그러면 나한테도 기회가 주어질 테니까. 하지만 내가 그따위 감정 때문에 앞뒤 가지리지 않고 일을 벌일 사람처럼 보여? 난 그런 순애보 스타일도 아니고 내가 책임져야 할 식구가 얼마나 많은데 그런 일을 벌이겠어. 그리고 너랑 싸워봤자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내가 더 잘 안다고!”“진짜 내가 고다정을 잡아갔다고 생각하면 증거를 가져와. 아니면 네가 오늘 한 행동에 대해 사과해야 할 거야!”거실의 분위기는 삽시에 엄숙해졌다.그 안에서 여준재와 유라는 팽팽하게 맞서 싸우고 있었다.유라의 단호한 말을 듣고도 여준재는 이 일은 유라와 분명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비록 그는 유라가 어떻게 몇 분 만에 D 팀 팀장의 신분을 바꿨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기억을 믿고 있었다.“증거는 내가 반드시 찾을 거야. 아마 그때 가면 내가 지금처럼 이런 태도로 너를 대하지 않겠지. 만약 네가 정말 네 부하들을 생각한다면 당장 고다정을 풀어주는 게 좋을 거야. 어쨌거나 내 목숨을 살려준 생명의 은인으로서 과거의 잘못은 묻어줄 수 있어. 아니면 진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네가 더 잘 알겠지! ”“말했잖아, 난 고다정을 잡아가지 않았
더 보기

제1085화 데려가지 말았어야 해

“가서 차 대기시켜.”구남준은 고개를 끄덕이지도 않고 다시 그를 설득하려 했다.하지만 말도 꺼내기 전에 여준재는 날카롭게 그를 쏘아보며 또 다시 외쳤다.“빨리!” 결국 구남준은 가서 차를 준비시킬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10분 정도 지났을 때, 박재경은 여준재의 전화를 받고 술집에서 나왔다.그리고 차에 오른 뒤 여준재의 초췌해진 얼굴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며 물었다.“형, 어디 아파요?”“난 괜찮아. 물어볼 게 있어. 그동안 유라를 데리고 나가 놀면서 뭔가 이상한 점을 못 발견했어?”여준재는 자신의 건강에 대한 이야기는 재빨리 넘기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박재경은 어리둥절해하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이상한 점이요?”그리고 몇 초간 생각해 보더니 다시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저는 잘 모르겠던데요?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별일 아니야, 그럼 여태껏 네가 유라를 데리고 가서 놀았던 곳에 대한 리스트를 나한테 줘.”여준재는 담담하게 말했다.박재경은 그의 말이 어딘가 이상하게 들렸지만 그래도 동의했다.하지만 여준재는 돌아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그러다가 구남준에게 눈빛을 한번 보내더니 그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곧바로 노트와 펜을 가져와 박재경에게 넘겨줬다.“도련님, 죄송하지만 빨리 적어주세요. 저희 대표님께서 돌아가서 쉬어야 하거든요.”박재경은 건네받은 노트와 펜을 보고 순간 멍해졌다.“지금 쓰라고요?”살짝 놀란 듯한 얼굴로 그는 여준재를 바라보며 물었다.여준재는 비록 대답하지 않았으나 뜻이 분명했다.뒤늦게 박재경은 노트에 수많은 내용을 적은 뒤 다시 여준재에게 건네줬다.“대략 이 정도에요. 근데 형, 이걸로 뭘 하려는 거예요?”“쓸 일이 있어. 됐다, 들어가서 마저 놀아.”여준재는 가볍게 답한 뒤 박재경더러 이만 가도 된다고 했다.박재경이 자리를 뜬 뒤 여준재는 손에 들고 있던 노트를 구남준에게 주면서 당부했다.“이곳들을 모두 조사해 봐. 유라가 갔던 모든 곳을 샅샅이 조사해 봐야겠어.”구남준은 그를
더 보기

제1086화 마치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린 것 같아

여준재는 더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았다.하여 재빨리 주제를 돌렸다. “고다정 씨를 찾기 전까지 회사 일은 계속 신경 좀 써주세요. 그리고 결혼 날짜가 연기되었다는 것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 것 같습니다.”이제 그와 고다정의 결혼 날짜가 열흘도 남지 않았다.이 열흘 안에 고다정을 찾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으니 예정일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심해영은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여준재의 시선이 강말숙한테로 옮겨지다가 울상을 하고 있는 두 아이한테서 멈춰졌다.두 아이는 그를 올려다보더니 울먹이면서 물었다.“아빠, 엄마가 너무 걱정돼요. 빨리 찾아주세요.”“아빠가 가능한 빨리 엄마를 찾아올게. 그동안 말 잘 듣고 있어야 해?”여준재는 두 아이에게 약속했다.그러자 그들은 훌쩍이면서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오히려 옆에 있던 강말숙이 걱정스레 말을 건넸다.“너도 몸조심 해, 무슨 일이 있으면 직접 나서지 말고 아랫사람들을 시켜. 네가 쓰러지면 다정이가 돌아온다고 해도 자책만 할 거야.”“그럴게요. 제 몸은 제가 잘 관리하겠습니다.”여준재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답했다.그렇게 이틀 동안 여씨 가문의 행적은 매우 조용했다.이 조용함은 유라를 매우 불안하게 만들었다.하여 자기 심복한테 연락해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여준재 쪽은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어?”“우리가 심어놓은 스파이말로는 여준재 씨가 지금 몸이 편치 않아 성시원 어르신이 집에서 치료해 주고 있답니다. 그리고 그의 부하들이 지금 아가씨랑 박재경 씨가 다녀갔던 곳마다 조사하고 있대요. 보아하니 아직도 아가씨가 고다정 씨를 데려갔다는 증거를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디카프리도는 자신이 알아낸 정황을 그녀에게 말해줬다.그의 말에 유라는 코웃음을 쳤다.“마음껏 찾아보라 해, 단서 하나라도 찾아내면 내가 진 걸로 할 테니까!”그러다가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되물었다.“방금 여준재가 아프다고?”문득, 그저께 밤에 여준재한테서 쫓겨났을 때 그가 휠체어에 앉아있던
더 보기

제1087화 이 남자가 사람을 죽이려고 하네

강말숙은 예전에도 이런 느낌이 든 적이 있었다.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자기 딸을 잃게 되었다.아찔한 생각이 든 강말숙은 얼굴이 창백해 진 채 비틀거리며 여준재의 서재로 달려갔다.“준재야.”그녀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준재 앞으로 다가갔다.그 모습을 본 여준재는 아픈 심장을 부여잡고 한켠으로는 그녀에게 티슈를 뽑아주며 걱정스레 물었다.“왜 그러세요?”“다정이 행적은 찾아냈어?”강말숙은 울먹거리면서 겨우 말을 내뱉었는데 지금 온몸을 감싸는 두려움 때문에 곧 숨이 멎을 것 같았다.여준재는 그녀의 안색을 보고 심상치 않음을 느껴 재빨리 휠체어를 밀고 그녀에게 다가갔다.“괜찮으세요?”그러자 강말숙이 그의 팔을 붙잡고 울면서 말했다.“준재야, 하루빨리 우리 다정이를 찾아줘. 내가 안 좋은 느낌이 자꾸 드는데 다정이한테 일이 생긴 것 같아. 예전에 다정이 엄마가 사고 났을 때도 이런 느낌이 들었는데 그때랑 지금이 똑같아. 다정이 지금 분명 위험에 처한 것 같은데 빨리 사람들 시켜서 구해줘.”말을 마치고 또 다시 한참을 울었다.여준재도 지금 상황이 몹시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할머니도 그런걸 느끼나요?”그는 도리어 할머니의 손을 꽉 쥐고 되물었다.하지만 강말숙은 흐느끼면서 그저 고개만 끄덕이더니 다시 여준재에게 간곡히 부탁했다.“빨리 사람 시켜서 다정이 좀 찾아봐. 더 늦었다가는 그 애 엄마처럼 큰일이 날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워.”그녀의 말에 여준재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할머니, 제가 지금 당장 유라한테 가볼게요.”말을 마친 뒤 급히 휠체어를 밀고 서재 밖으로 나오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집사님, 차 대기시켜요!”이상철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여준재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재빨리 차를 대기시켰다.얼마 지나지 않아 여준재는 사람들을 데리고 빌라를 빠져나왔다.성시원도 인기척을 듣고 찾아왔는데 강말숙이 상체를 숙인 채 한쪽 손으로는 눈물을 훔치며 흐느끼고 있었다.“다정이 할머니, 이게 무슨 일이에요. 준재 그
더 보기

제1088화 도망치다

여준재는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유라의 모습을 보고는 다시 차갑게 경고했다.“네 발빠른 대처로 내가 증거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난 내 기억력을 믿어. 내가 분명 좋은 말로 해도 네 귀에는 들어가지 않으니 이렇게 직접 손을 쓸 수밖에. 널 잡아가면 네 부하가 너를 위해서라도 고다정 씨를 내놓겠지.”말을 마친 뒤 그는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눈치를 줬다.그러고 자신은 휠체어를 밀고 뒤로 물러났다.그 모습에 유라의 얼굴은 삽시에 어두워졌다.그녀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보디가드들을 보며 불같은 화를 냈다.“여준재, 정말 이런 터무니없는 일로 나랑 사이가 벌어져도 괜찮겠어?”“터무니가 있는지 없는지는 네가 제일 잘 알겠지.”여준재의 차가운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고집불통인 여준재의 태도에 유라는 더 이상 변명하는 건 소용이 없다는 걸 느꼈다.그녀는 보디가드의 공격을 피하면서 한편으로는 재빨리 침대 머리맡의 베개 아래에 감췄던 호신 무기를 꺼냈다.전세 역전이다.총을 소유한 유라는 더 이상 보디가드들의 억압을 받지 않고 문밖으로 나가려고 준비했다.같은 시각, 그녀의 부하도 문밖에 도착했다.구남준은 돌진해 오는 그녀의 부하들을 보고 제일 먼저 여준재의 신변부터 보호하면서 한쪽으로 피했다.보디가드들도 여준재가 위험하면 안 되기에 냉큼 달려와서 그를 보호했다.하지만 유라는 어수선한 기회를 틈타 그녀 부하의 곁으로 몸을 피했다.여준재는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는 매서운 눈빛으로 말했다.“보아하니 내가 오해한 게 아니었군.”유라는 이제 와서 부정하기에는 많이 늦은 것 같았다.그렇다고 해도 그녀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분노의 눈길로 그를 쏘아보며 말했다.“무슨 말인지 난 못 알아듣겠어. 보아하니 여기도 내가 있을 곳이 아닌 것 같네. 네 눈앞에서 당장 사라져 줄게. 이만 E 국으로 돌아가야겠다. 네가 만약 나에게 사과한다면 우리의 협력 관계는 계속 유지할 수도 있어.”“사과? 착각하지 마.”여준재가 그녀
더 보기

제1089화 가치가 없는 것 같아요

성시원은 인기척을 듣고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쳐다보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이렇게 늦게 와?”말을 마친 뒤 잠시 머뭇거리면서 두 사람 뒤를 바라보았지만 그가 보고 싶은 사람은 없었다.여준재는 그의 모습을 보더니 단번에 알아챘다.“고다정 씨는 데려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유라가 도망갔어요.”“도망?”성시원이 아연실색하면서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일 있었어?”여준재는 오늘의 일을 숨김없이 그에게 말했다. 말끝에 그는 다짐했다.“비록 풀어준 건 맞지만 다시 잡아 올 수 있어요.”“잡아 오는 건 둘째치고 오늘 일로 다정이를 영원히 못 볼 것 같아서 그래!”성시원은 퉁명스럽게 말했다.그는 여준재가 유라를 풀어준 것을 이해할 수 있지만 은혜는 이렇게 갚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여준재는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낮은 목소리로 차갑게 말했다.“유라는 고다정 씨에게 감히 손을 못 댈 겁니다. 미련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유라도 고다정 씨가 살면 자기도 살고 만약 고다정 씨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게 된다면 내가 자신을 가만두지 않는 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요.”그의 말에 성시원은 묻고 싶었다. ‘만약 아니면?’옛말에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했다.성시원은 하고 싶은 말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창백해진 여준재의 안색을 보고는 더 이상 그를 자극하면 안될 것 같아 참고 손사래를 쳤다.“됐어, 하루 종일 뛰어다녔을 것 같은데 이만 방에 가서 쉬어. 나머지는 내일 다시 이야기 하자.”하지만 여준재는 꼼짝하지 않고 그대로 앉아있었다.그리고 성시원을 바라보며 걱정스레 물었다.“오늘 제가 간 뒤 외할머니랑 두 꼬마의 기분은 어땠나요?”“다정이 할머니는 많이 흥분해서 오후에 한 번 기절했었어. 그래서 내가 침을 놔드려서 잠시 안정을 되찾았지만 내일 깨어나시면 또 흥분하실까봐 걱정이야. 두 꼬맹이들은...”성시원은 말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한번 길게 쉰 뒤 다시 말을 이었다.“두 아이는 다정이 할머니로부터
더 보기

제1090화 고다정이 도망갔어

유라는 그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네가 말한 대로 세상에는 그 사람 말고도 다른 훌륭한 남자가 많아.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을 감당할 수 있는 남자는 오직 그 사람뿐이야. 근데 왜 꼭 그 남자여야 하냐고?”디카프리도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묵묵히 약을 발라줬다.순간 거실에 정적이 흘렀다.얼마간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으나 이 정적을 깬 건 누군가의 핸드폰 벨소리였다.바로 디카프리도의 전화였다.그가 꺼내서 보니 임초연이라는 이름이 보였다.“안 받고 뭐 해?”유라는 그가 전화를 받지 않는 모습을 보고 이상해서 물었다.디카프리도는 울리는 전화를 그녀에게 보여주면서 말했다.“임초연한테서 온 전화입니다.”“임초연!”유라는 미간을 찌푸리며 시간을 계산해 봤다.“지금 시간으로 보면 아마 M 국에 도착했을 거야.”디카프리도는 고개를 끄덕인 뒤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로 전화하셨나요?”전화 안에서 임초연의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고다정이 도망갔어.”“뭐라고요?”디카프리도는 임초연의 말에 놀랐다가 불같은 화를 냈다.“바보예요? 제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보냈는데 여자 하나를 잡지도 못해요!”옆에서 듣고 있던 유라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비록 임초연의 말을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디카프리도의 말에서 알아들을 수 있었다.임초연은 디카프리도한테서 욕설을 듣고 나니 왠지 더 겁을 먹고 다시 어렵게 말을 이었다.“사실 도망갔다기보다 행방불명이 더 정확해.”그녀의 말에 디카프리도의 미간이 순간 찌푸려지면서 다시 험악한 목소리로 물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어요?”“사실은...”임초연은 고다정이 도망쳤던 과정에 대해 말해줬다.그리고 끝으로 한마디를 더 붙였다.“그래서 내가 사람을 시켜서 바다 위를 지켜보라고 했거든. 근데 여태껏 아무것도 떠오르는 게 없었대. 또 근처 뭍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곳에도 사람을 보냈지만 찾을 수 없었어.”“이미 다른 사람한테 구조된 게 아닐까요?”디카프리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하지만
더 보기
이전
1
...
107108109110111
...
127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