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921 - 챕터 930

1265 챕터

제921화

이태민은 듣지 않았다. 그는 안이슬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쌍방은 대치상태에 들어갔는데, 여 경무관이 번뜩 생각이 들어 전화를 받는 척하며 말했다.“여보세요.”“아, 수술 끝났어요?”“괜찮다고 하니 정말 다행입니다.”이태민은 두 눈이 번쩍였다.“양 팀장님 수술 끝났어?”여 경무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수술이 아주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해.”안이슬은 손을 내리고 안도의 미소를 지었지만, 눈가에는 눈물이 차올랐다. 안이슬은 갈라 터진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별일 없다니 다행이야.”“이제 수술하러 가도 되죠?”이태민이 묻는 말에 안이슬은 아무 대답이 없었다. 묵인한 것이다. 안이슬은 수술실로 실려 가서 제왕절개를 진행했다. 이태민이 뒤돌아 가려는데 여 경무관이 그를 잡았다.“이태민, 나 방금 거짓말했어.”이태민은 의아하게 그녀를 쳐다보면서 미간이 천천히 찌푸려졌다. 이태민은 서서히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렸다.“그럼 방금 그 전화는...”“아무도 전화 온 적 없어.”여 경무관의 말에 이태민은 그래도 칭찬을 했다.“좋아, 잘했어.”이러지 않으면 안이슬은 수술을 받지 않을 것이다. 시간을 끌다가 둘 다 죽기를 기다리는 건 안 될 일이다. 이태민은 긴 의자에 앉아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속으로는 양 팀장과 안이슬이 무사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이 부부에게 오늘이 참 험난하네.”여 경무관의 말에 이태민이 동의했다.“그러게 말이야.”“양 팀장님과 형수님의 사이가 이렇게까지 좋을 줄 몰랐어.”안이슬이 양명섭이 죽으면 자기도 살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이태민의 마음속에는 큰 요동이 일렀다. 둘 사이의 감정이 이 정도로 깊을 줄 몰랐다. 이렇게까지 애절한 두 사람한테 절대 무슨 일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한 시간이 넘어 지나고 안이슬은 제왕절개로 여아를 출산했다. 배 속에서 너무 오래 있은 탓에 몸에는 여러 군데 멍 자국이 있어서 신생아검사를 하러 보내졌다.이태민은 감개무량해서 말했다.“여자애도 좋지.”적어도 양명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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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화

송연아는 시선을 깔며 눈가의 슬픔을 가렸다.“세헌 씨가 딸을 되게 좋아해요.”안이슬은 잠시 침묵했다.“왜 그렇게 만족을 몰라?”“세헌 씨는 아무 얘기 안 했어요. 제가 세헌 씨한테 딸을 안겨주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거예요.”송연아가 작게 말하자 안이슬이 말했다.“넌 생각이 너무 많아. 세헌 씨가 별말을 안 했는데 왜 스스로 자기한테 스트레스를 주는 거야?”송연아가 웃었다.“네, 만족을 모르는 건 저예요. 됐어요?”“원래 네가 만족을 잘 모르는 거야. 네가 딸을 낳았으면 아들을 또 갖고 싶었을 거야.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거지. 그러니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마.”안이슬은 천장을 바라보며 말했다.“연아야, 나는 명섭 씨랑 이렇게 평범하게 여기서 평생을 살고 싶어.”송연아가 말했다.“그럴 거예요. 명섭 씨 수술 성공적으로 아주 잘 끝났어요.”안이슬은 입술을 깨물었고 송연아는 사과를 건넸다. 송연아는 이태민한테서 일의 자초지종을 전해 들었는데 양명섭이 아니었으면 총을 맞은 사람은 송예걸이었다고 한다. 아무쪼록 송예걸이 그들을 번거롭게 만든 것이니 송연아가 한숨을 쉬고 말했다.“예걸이가 이렇게 큰 사고를 칠 줄 몰랐어요.”안이슬이 위로하며 말했다.“아직 어리잖아.”송예걸은 나쁜 길에 들어섰다...송연아가 말했다.“이번 일은 교훈이 너무 커요. 그 애의 평생은 그저 이렇게 망하는 거잖아요?”안이슬은 침묵했다. 송예걸이 공을 세운 건 맞지만 이번 일은 사건이 중대하여 감옥살이하는 건 절대 면치 못할 것이다. 다만 시간이 길고 짧음의 문제인 것이지. 공을 세웠으니 재판에서 정상을 참작할 것이고 감옥에서 모범수로 생활하면 감형도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괜찮은 결과인 것이다.송연아도 인정했다. 이러한 일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본인이 저지른 일은 본인이 감당해야 하고 이번 일을 겪고 그도 성숙해야 한다.“나가서 먹을 것 좀 사 올게요.”송연아가 몸을 일으키며 했다. 안이슬도 확실히 좀 배가 고팠다. 제왕절개 수술이라고 해도 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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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3화

“여보세요?”송연아의 긴장된 목소리가 떨려왔다. 송연아는 안이슬을 보더니 곁으로 물러서서 병실 밖의 벽에 기대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세헌 씨 소식이 있나요?”그쪽에서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안 좋은 소식이에요.”송연아는 마음이 쿵 내려앉아 그 순간 온몸에 힘이 풀렸다. 송연아는 더 듣기가 두려워지고 듣고 싶지 않았다. 너무 안 좋은 소식을 들을까 봐 무서웠지만, 진원우는 송연아에게 말해야 했다.“강 대표님 행방불명 된 소식이 알려졌어요.”송연아는 이것이 얼마나 엄중한 결과를 초래할지 몰라 물었다.“그럼 지금 제가 무얼 할 수 있나요?”그쪽에서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이럴 때는 형수님이 모습을 드러내는 게 제일 좋아요. 형수님은 강 대표님의 합법적인 아내로서 강 대표님의 모든 것을 인수할 권리가 있어요. 하여...”“세헌 씨가 죽은 것도 아닌데, 왜 저한테 법적 인수를 하려고 해요?”송연아도 자신이 지금 흥분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진원우한테 이렇게 얘기를 하면 안 됐다.“죄송해요.”지금 송연아의 기분은 정말 최악이었다. 송연아는 사람들이 강세헌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꺼렸다. 강세헌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낌새가 보이는 언론에 대해서조차 아주 예민했다.“괜찮아요.”진원우는 송연아의 스트레스가 엄청 크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다들 마찬가지였다. 임지훈과 심재경도 사람을 찾지 못했다. 지금 강세헌은 생사불명이어서 모두 조급했다.“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송연아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고 물었다. 진원우가 대답했다.“임지훈한테 돌아오라고 했어요. 임지훈도 당시 비행기 안에 있었기에 형수님과 같이 회사에 나타나면 제일 설득력이 있을 거예요.”송연아는 미간을 세게 짚으며 말했다.“그럼, 사람들이 만약 세헌 씨에 관해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할까요?”“강 대표님 다쳐서 병원에 있다고 하세요.”진원우가 말했다. 일단 인심을 잠재우는 게 우선이기에 송연아는 알겠다며 작게 대답했다. 긴 의자에 앉아 있는 송연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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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화

안이슬은 잠시 의아해하더니 물었다.“내가, 내가 너한테 뭘 숨겨?”“명섭 씨가 수술실에 있을 때 언니는 아이를 안 낳겠다고 했다고 들었는데 왜 그랬어요?”송연아는 돌직구로 물으며 안이슬의 낯빛을 살폈다. 안이슬이 시선을 피하자 송연아는 계속 말했다.“언니 아이, 명섭 씨 아이 맞죠?”송연아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안이슬이 당시에 한 결정은 정말 너무 이상했다. 안이슬은 양명섭을 위해 목숨조차 내놓을 수 있는데 그 사람의 아이를 포기할 생각을 했다는 게 너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건 명백히 논리에 어긋나는 것이었다.“아니에요.”송연아도 일부러 안이슬을 난처하게 할 생각은 없었다.“얘기하기 싫으면 더 묻지 않겠어요.”“이 아이는 명섭 씨가 아니었으면 벌써 이 세상에 없었을 거야.”안이슬은 송연아에게로 시선을 옮겼다.“내가 지금 하는 얘기는 비밀로 지켜줬으면 해.”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아이는... 심재경의 아이야.”안이슬은 덤덤하게 심재경의 이름을 말했다. 안이슬은 딱히 많은 정서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미 다 놓아버렸으니까. 그래서 더 태연할 수 있었다. 이 대답은 송연아에게는 정말 의외였다. 안이슬의 아이가 심재경의 아이라니. 송연아는 자신이 더 일찍 눈치를 챘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양명섭과 안이슬은 서로 알고 지낸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안이슬이 그렇게 짧은 시간 내에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지는 게 불가능했다.“명섭 씨는 좋은 사람이에요.”송연아가 말했다. 양명섭은 그녀의 아이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안이슬한테 정말 잘해주었다. 그러니 이 남자의 마음은 얼마나 넓고 얼마나 다정하고 부드러운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안이슬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안이슬도 양명섭은 자신이 평생을 믿고 함께할 수 있는 남자라고 느꼈다. 안이슬은 송연아를 보며 말했다.“나는 앞으로 그 사람한테 엄청나게 잘해줘야 해.”송연아가 웃었다. 이런 사람은 소중히 여겨 마땅하다.“예걸이를 한번 만날 수 있을까요?”송연아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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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5화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송연아는 걱정이 태산이어서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유 원장이 물었다.“환자를 무사히 살렸는데 왜 기분이 아직 안 좋으세요?”송연아는 정신을 차리고 유 주임을 한번 보더니 한숨을 쉬었다.“다른 일을 생각하고 있었어요.”유 원장은 수긍하고 더는 송연아를 방해하지 않았다. 송연아가 말했다.“이번 일은 정말 고마워요.”유 원장이 대답했다.“별말씀을요.”원래도 별 큰일은 아니다. 요긴한 일이 아니라면 송연아도 이렇게 급하게 부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송연아가 없었다면 그도 지금 이 자리에 오를 수 없을 것이다. 유 주임은 배경이 없는 사람이기에 전적으로 자기만 믿어야 했다. 하여 그는 이번 생에는 여기서 그칠 줄 알았는데 이런 기회가 올 줄 전혀 예상 못 했다.송연아가 물었다.“일은 잘돼 가나요?”아무래도 송연아가 금방 원장이 되었을 때도 그리 순조롭지는 않았었다. 유 원장은 송연아가 왜 이렇게 묻는지 이유를 알고 있다. 왜냐하면, 송연아가 금방 원장의 자리에 앉았을 때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하여 이렇게 말했다.“저는 연아 씨랑 달랐어요. 사람들이 처음에 연아 씨를 받아주지 않은 이유가 첫째는 나이가 어렸고 둘째는 낙하산이랑 다름없었으니까요. 그러니 당연히 사람들이 불만이 많았겠죠. 저는 그럴 일 없죠. 센터에 오래 있은 사람이잖아요.”송연아는 생각을 해보더니 수긍하였다. 비행기가 착륙하고 임지훈이 공항에 마중 나왔다. 유원장과 헤어지고 차에 탄 송연아는 창문에 기대서 무거운 눈꺼풀을 하고 물었다.“저희 지금 뭐하러 가요?”“연아 씨 쉴 수 있게 데려다줄게요.”송연아는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원우 씨가 저랑 임 비서님이 함께 회사로 가야 한다고 얘기하지 않았어요?”“회사 한 곳만 가는 게 아니어서 아마 하루를 비워놔야 할 겁니다. 오느라 힘드셨을 텐데 먼저 휴식을 취하시는 게...”“힘들지 않아요.”송연아가 말했다.“누워 있어도 잠이 안 올 거예요. 우리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빨리해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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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6화

「강세헌은 내 손에 있다. 사람을 구하고 싶으면 강호를 나에게 넘겨. 내가 당신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이유는 당신이 강세헌의 아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임지훈은 미간을 세게 찌푸렸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진원우한테 전화를 하겠습니다.”이 일에 대해서는 그들과 상의해야 했다. 송연아는 임지훈이 전화를 걸려는 손을 막고 물었다.“강호라는 게 전에 임 비서님이 얘기한 저가 인수했다던 강호 전자 맞죠?”임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회사에 많이 중요해요?”송연아가 물었다. 송연아가 보기에 아무리 중요한 것이라도 강세헌보다는 아니었다. 임지훈은 바로 송연아의 뜻을 알고 잠시 침묵하더니 진지하게 그녀에게 얘기했다.“강호 전자를 인수하기 위해 회사에서 확실히 불합리한 행동을 했었어요.”임지훈의 말은 아주 두루뭉술했다. 이건 상업상의 암묵적인 룰이기도 했다. 강호 전자는 당연히 회사에 아주 중요하다. 이후의 상업 배치는 모두 스마트칩의 제조, 개발 및 연구에 중점을 둘 것이다. 애초에 강호 전자에 눈독을 들인 이유도 강호 전자 내부의 핵심인재 집단을 노린 것이다. 브리언트 레이블에는 많은 산업이 있었는데 강세헌은 미래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 아주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이런 회사를 처음부터 세우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에 돈 낭비와 시간 낭비였다. 하여 인수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당시 강호 전자는 자금난에 시달렸다. 자금이 빠듯한 데는 인위적인 이유가 반드시 있었고 원래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하여 강호 전자는 어쩔 수 없이 자금유치를 통해 회사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강호 전자에서 필요한 자금이 너무 크기 때문에 자금유치의 경로도 많았지만, 거액의 자금을 획득할 수 있는 항목이 많지 않았다. 그중에서 주식과 채권을 통한 자금유치가 제일 많은 돈을 얻을 수 있었다. 민호준은 더 많은 돈을 얻기 위해 주식과 채권을 통해 모금했다. 브리언트는 산하의 회사가 강호 전자에게 자금을 유치하는 방법으로 대량의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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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차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추고 임지훈은 차에서 내려 조수석으로 가서 송연아에게 문을 열어주었다. 송연아는 몸을 숙이고 차에서 내려 빌딩 앞에 서서 몸을 곧게 폈다. 서툴지만 송연아는 최대한 자신이 기세가 세 보이게 하려고 했다. 송연아는 안다. 지금 강세헌이 없는 마당에 송연아까지 연약하게 보인다면 회사는 반드시 난리가 일어날 것이다. 하여 그녀는 반드시 척하는 것이어도 자신이 세게 보이게 해야 했다. 임지훈은 송연아가 잘할 수 있을지 몰라서 조금 걱정되었다. 하지만 송연아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업무 구역에 도착해서도 두려운 기색이 보이지 않아 조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이번에 송연아는 저번처럼 부드러운 분위기가 아니라 내내 엄숙한 표정을 유지하였고 임지훈한테 사람들을 모으라고 했다. 이번에는 회의실로 가지 않았는데 송연아는 전체 회사 사람의 앞에서 얘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다 모이고 임지훈은 사무실로 가서 송연아를 불렀다.“사모님...”임지훈은 송연아가 책상에 앉아 마우스로 회사를 관리하는 방법을 익히고 있는 것을 보았다.“...”‘벼락치기라도 할 예정인가?’송연아는 확실히 공부를 좀 하고 싶었다. 아무래도 송연아는 이 분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기에 강세헌이 돌아오면 비즈니스 학원에 다닐까 고민 중이었다. 아니면 강세헌이 하는 일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송연아는 컴퓨터를 끄고 일어서며 말했다.“그저 한번 구경해봤어요. 이건 단번에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임지훈이 말했다.“맞아요.”송연아는 임지훈을 보며 말했다.“제가 배워내지 못할 것 같아요?”임지훈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다만...”“다만 뭐가요?”“연아 씨는 그냥 의술을 연구하는 데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임지훈은 송연아가 의사라는 직업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좋은 전공으로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지 않는 건 아쉬운 일이다. 송연아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녀도 이 직업을 열애했다. 하지만 그녀는 강세헌에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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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화

송연아는 옅은 미소를 띠고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를 했는데 그 내용은 다정하지 않았다.“저는 제 남편에 대해 그 어떤 저주의 말도 들리는 것을 원치 않아요. 만약 그 얘기가 제 귀에 들어온다면 죄송하지만, 회사에서 나가주셔야 할 거예요.”사람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전에 사람들은 모두 이 얘기를 했었지만, 누구도 이렇게 복지가 좋은 회사에서 해고당하기 싫었다. 이때, 임지훈의 핸드폰이 울렸다. 임지훈은 사전에 진원우와 짜고 일부러 이때 전화를 걸게 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일부러 진원우의 이름을 강 대표님으로 바꿨었다. 전화가 울리고 그는 일부러 화면이 보이게 핸드폰을 들어 받은 후 얘기했다.“사모님 제 옆에 있습니다. 바로 바꿔드릴게요.”송연아도 맞춰서 작게 속삭였다.“얼른 들어갈게요.”이렇게 사람들이 강세헌이 전화를 걸었다고 여기게 했다. 이후에 송연아는 다른 회사에 가서도 이런 수법을 썼다. 국내의 일이 끝나고 송연아는 바로 프랑스로 넘어갔다. 심재경도 돌아와서 그들은 브리언트 본사의 회의실에 모였다. 저녁이어서 회사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회의실의 불만 켜져 있었다. 모두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송연아의 생각대로 간다면 상의할 여지가 없었다. 강세헌 사람보다 중요한 게 어디 있겠는가 말이다. 돈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다시 벌면 되는 것이고 이 회사 하나 때문에 파산하는 것도 아니다. 진원우는 송연아의 결정을 동의하지 않는 게 아니고 그저 의심스러웠다.“제가 조사해 본 결과에 의하면 민호준의 손에 대표님이 없을 수도 있어요.”송연아는 자신이 받은 메시지를 진원우한테 보여주었다. 진원우는 메시지를 확인하고 사람을 시켜 메시지가 발송된 주소를 찾았지만, 상대방이 비밀처리를 해둔 탓에 찾지 못했다. 송연아가 물었다.“왜 세헌 씨가 그 사람 손에 없을 수도 있다고 얘기하죠?”“강 대표님의 성격을 보면 무조건 본인이 그 사람이랑 얘기하겠죠. 절대 그 사람이 형수님까지 찾아오게 만들지 않을 거예요.”진원우의 말에 송연아가 침묵했다.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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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강세헌은 말이 없었다. 넘어지기 전까지는 아무 일 없었는데 넘어지다가 어떻게 눈을 다칠 수가 있는지 생각했다. 다리가 다친 데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정신을 잃기 전에 확실히 오른쪽 다리에 강한 통증이 느껴졌었다.“물 한잔 드릴게요.”중년 여자는 물을 떠 왔다. 강세헌은 마시지 않고 물었다.“여기는 어디예요?”중년 여자가 대답했다.“노르웨이에요.”“구체적으로는요?”강세헌이 또 물었다. 중년 여자는 뭐라고 대답을 했지만, 강세헌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지역명이었다. 아무래도 노르웨이의 유명한 곳들은 얘기하면 다 알법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정말 알기가 어려웠다.“전화 한 통만 할 수 있을까요?”강세헌의 물음에 중년 여자가 되물었다.“전화가 뭐예요?”“...”강세헌은 자신이 정말 노르웨이에 있는지 의심했다. 전화가 뭔지 모르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어서 강세헌은 그 여자의 정체가 수상했다. 강세헌은 아무 표정이 없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중년 여자가 말했다.“푹 쉬세요. 저랑 남편은 포도를 따러 가야 해서요.”말을 마치고 여자는 자리를 떴다. 강세헌도 눈앞에 있던 실루엣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강세헌은 조금 괜찮아질까 싶어서 눈을 꾹 감았다가 떴지만, 여전히 뚜렷하지 못했다. 오히려 흐릿하던 시선이 더 어두워졌다. 방금까지 보이던 희미한 윤곽도 사라지고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지금 다리에도 상처가 있었고 강세헌은 방금 그 여자가 이상하다는 걸 민감하게 느꼈다.여기는 포도밭이 있었다. 강세헌도 포도가 익은 상쾌한 향을 맡을 수가 있었다. 그의 추측이 틀리지 않는다면 여기에는 와인 공장이 있을 것이다. 이런 곳이 전화가 없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방금 그 여자는 왜 자신을 속였고 이 사람들은 무슨 사람들인지 강세헌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하여 더는 누워있지 않고 가만히 주변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방안에는 아주 조용했기에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멀리서 인기척이 들려왔는데 아마 여자가 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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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화

파일을 열어보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사진 한 장이었다. 진원우와 임지훈이 고개를 돌려 함께 확인했다.“강 대표님.”임지훈이 말했다. 송연아는 사진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지만 아무 움직임이 없었다.송연아와 강세헌이 함께 한 시간이 짧지 않은데 같은 침대에서 같은 이불을 덮고 자는 사이이기에 강세헌의 몸에 대해서는 송연아가 제일 잘 알았다. 사진 속의 남자는 강세헌과 비슷한 키와 체격을 가지고 있었지만 단지 비슷하기만 했다. 송연아는 이 사람이 강세헌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이윽고 또 메시지 한 통이 왔다.“강세헌의 사진 보내줬으니 이제 믿겠지?”송연아는 빠르게 메시지에 답장을 보냈다.“이건 절대 강세헌이 아니야!”이 메시지를 보고 임지훈은 의아해졌다.“사모님, 강 대표님 아니에요?”송연아가 부정의 대답을 했다.“아니에요.”“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죠? 이 체격과 옷차림 모두 강 대표님 모습이고 머리에는 검은 두건을 써서 얼굴이 보이지도 않는 데 아니라고 하시면 안 되죠!”송연아는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사진에서 왜 얼굴을 못 보게 했는지 알아요?”심재경과 진원우는 무슨 뜻인지 알았지만, 아직 모르는 듯한 임지훈이 물었다.“왜요?”송연아가 말했다.“이 사람은 세헌 씨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사진 속 남자의 얼굴을 보여주지 못하는 거예요.”이 때문에 체격이 강세헌과 비슷한 남자를 찍어서 송연아가 이 사람이 바로 강세헌이라고 오해를 하게 만들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송연아를 협박하여 그의 요구를 들어주게 할 속셈이었다. 하지만 민호준은 송연아를 너무 얕잡아봤다. 자신의 남자를 송연아는 알아볼 수 있다. 가짜는 그냥 가짜인 것이다. 그쪽도 아마 송연아가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얘기를 하여 의아할 것이다. 하여 어떻게 이 담판을 진행해야 할지 모를 것이다. 송연아는 그들을 보고 말했다.“전에는 세헌 씨가 정말 이 사람의 손에 있을지 몰랐다면 지금은 확신할 수 있겠네요. 세헌 씨는 이 사람 손에 없어요. 만약 이 사람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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