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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화

안이슬은 잠시 의아해하더니 물었다.

“내가, 내가 너한테 뭘 숨겨?”

“명섭 씨가 수술실에 있을 때 언니는 아이를 안 낳겠다고 했다고 들었는데 왜 그랬어요?”

송연아는 돌직구로 물으며 안이슬의 낯빛을 살폈다. 안이슬이 시선을 피하자 송연아는 계속 말했다.

“언니 아이, 명섭 씨 아이 맞죠?”

송연아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안이슬이 당시에 한 결정은 정말 너무 이상했다. 안이슬은 양명섭을 위해 목숨조차 내놓을 수 있는데 그 사람의 아이를 포기할 생각을 했다는 게 너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건 명백히 논리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아니에요.”

송연아도 일부러 안이슬을 난처하게 할 생각은 없었다.

“얘기하기 싫으면 더 묻지 않겠어요.”

“이 아이는 명섭 씨가 아니었으면 벌써 이 세상에 없었을 거야.”

안이슬은 송연아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내가 지금 하는 얘기는 비밀로 지켜줬으면 해.”

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이는... 심재경의 아이야.”

안이슬은 덤덤하게 심재경의 이름을 말했다. 안이슬은 딱히 많은 정서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미 다 놓아버렸으니까. 그래서 더 태연할 수 있었다.

이 대답은 송연아에게는 정말 의외였다. 안이슬의 아이가 심재경의 아이라니. 송연아는 자신이 더 일찍 눈치를 챘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양명섭과 안이슬은 서로 알고 지낸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안이슬이 그렇게 짧은 시간 내에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지는 게 불가능했다.

“명섭 씨는 좋은 사람이에요.”

송연아가 말했다. 양명섭은 그녀의 아이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안이슬한테 정말 잘해주었다. 그러니 이 남자의 마음은 얼마나 넓고 얼마나 다정하고 부드러운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안이슬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안이슬도 양명섭은 자신이 평생을 믿고 함께할 수 있는 남자라고 느꼈다. 안이슬은 송연아를 보며 말했다.

“나는 앞으로 그 사람한테 엄청나게 잘해줘야 해.”

송연아가 웃었다. 이런 사람은 소중히 여겨 마땅하다.

“예걸이를 한번 만날 수 있을까요?”

송연아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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