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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여자는 못 들은 척 재촉했다.

“얼른 식사하세요.”

강세헌은 미간을 찌푸렸다. 여자는 분명히 일부러 말을 돌린 것이다.

“궁금해요. 당신들이 저를 여기에 잡아두는 목적이 뭐예요?”

강세헌이 묻는 말에 여자가 대답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그러고는 뒤돌아 나갔고 강세헌은 얼굴을 찌푸렸다. 여자는 음식을 가지고 포도밭에 가서 남편을 찾았다. 남편은 일하던 자리에 앉아 장갑을 벗었고 여자는 남편의 곁에 쪼그려 앉아 말했다.

“저 남자, 어떻게 할 거예요?”

남편은 고개를 숙이고 식사를 할 뿐 말이 없었다. 어떻게 할지 아직 생각을 못 한 모양이다.

“아니면 그냥 풀어줄까요?”

여자가 떠보듯 물었는데 남편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밥만 먹을 뿐 대답이 없었다. 그는 밥 한 공기를 비우고 고개를 들더니 말했다.

“풀어줘?”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네, 풀어줘요. 한국 사람이니까 아마 아닐 거예요...”

“우리 여기가 이렇게 외진 곳인데 어떻게 여기에 나타난 것인지 이상하지 않아?”

남자는 아내를 보며 말했다.

“우리 포도밭은 속임수잖아. 그 뒤에 있는 것들은 다른 사람들이 알면 안 되는 거야. 만약 저 사람이 나가서 얘기하면 우리는 어떡해? 우리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잊지 마.”

여자는 입을 다물고 더 얘기하지 못했다.

“계속 저한테 물어보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여자가 말했다. 남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그냥 못 알아듣는 척해.”

여자는 계속 이렇게 했다.

“풀어주지도 못한다면 그럼 이렇게 계속 가둬두고 있을 거예요? 만약 윗사람들이 와서 발견하면 어떡해요?”

“그때면 지하실에 가두면 돼. 살인을 저지를 수는 없잖아.”

남자는 밥그릇을 놓더니 다시 고개를 묻고 일을 했고 여자는 식기를 정리해서 돌아갔다.

강세헌은 침대에 앉아 있었다. 그는 여기의 음식조차 먹기 두려웠다. 여자가 돌아와서 그대로 있는 음식을 보더니 말했다.

“드세요.”

강세헌이 여전히 움직이지 않자 여자가 또 말했다.

“우리가 만약 당신을 죽이려거든 진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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