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그날 밤: Chapter 881 - Chapter 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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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1화

“왜 말이 없어요?”송연아가 묻자 강세헌은 품 안에 있는 아들이랑 장난하면서 되물었다,“뭐라고 했어?”심재경은 큰일을 범한 것도 아니기에 안에서 좀 있으면서 머릿속을 정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번에는 예전처럼 그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가 이미 예전보다 철이 많이 들었다는 얘기였다. 다른 사람들이 그를 위해 신경을 써줄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많이 먹어.”강세헌은 송연아가 자기에게 떠준 국그릇을 그녀에게 주며 말했다.“네가 먹어.”송연아는 먹지 않고 다시 밀어냈다.“내가 세헌 씨한테 떠준 건데 세헌 씨가 먹어요.”그리고는 한마디 덧붙였다.“꼭 다 먹어야 해요.”...식사가 끝난 후 진원우는 구애린을 공항에 데려다주고 나머지 사람들은 집으로 갔다. 찬이는 집으로 돌아갈 때 한혜숙이랑 있으려 하지 않고 계속 송연아를 따라다녀서 송연아와 함께 차에 탔다. 찬이는 송연아의 품에 누워 시무룩한 게 꼭 서리 맞은 호박잎 같았다. 윤이는 이미 잠이 들어 조용하였다.“얘 왜 이래?”강세헌은 찬이가 왜 이렇게 울적한 모습인지 몰라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송연아는 아들의 등을 살살 어루만져주며 말했다.“애린 씨가 가는 게 싫어서 슬프대요.”찬이는 여전히 인정하고 싶지 않아 했다.“아니에요.”송연아는 찬이가 하는 대로 따랐다.“그래그래. 그런 게 아니야. 그럼 엄마한테 얘기해줄래? 찬이 왜 기분이 안 좋아?”“기분이 안 좋은 거 아니에요.”찬이는 축 처진 얼굴로 말했다.“외할머니한테 갈래요.” 송연아가 말했다.“좀 있으면 집에 도착할 거야.”“외할머니한테 갈래요!”찬이가 떼를 쓰자 강세헌은 눈을 내리깔고 엄숙한 음성으로 말했다.“찬이야.”그 낮은 음성은 송연아가 들어도 소름이 돋는데 찬이는 더 말할 게 없다. 찬이는 작은 몸을 웅크리고 송연아의 옷자락을 잡고는 서러워서 고개를 숙이고 더 말을 하지 못했다. 송연아는 찬이를 안고 강세헌을 나무라듯 째려보았다.집에 도착하자 찬이는 방으로 뛰어 들어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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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송연아는 굳이 센터에서 해야 하는 얘기가 도대체 무엇인지 의아했다.“경봉 씨.”송연아는 안으로 들어서며 그를 불렀다. 평소에는 송연아가 들어오면 다들 다가와서 인사했었는데 오늘은 왜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인지 이상했다. 모두 센터에 없는 건가 싶지만 정경봉이 전화를 했을 때의 말투로 보면 분명 센터에 있었다.“경...”송연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디서 채색 테이프가 날리더니 이윽고 센터 안에서 동료들이 몰려나와서 송연아를 에워쌌다. 공중에서는 채색의 꽃잎과 붉은색의 종이 장식이 하늘하늘 아래로 떨어져서 송연아의 머리와 어깨에 내려앉았다.‘이게 무슨 일이지?’정경봉이 비집고 나와서 말했다.“축하드려요.”송연아는 어리둥절해서 물었다.“뭘 축하해요?”“저희 인공심장을 이식한 그 환자 깨어났어요. 지금 상태도 아주 좋고 전혀 불편한 것도 없고, 거부반응이거나 후유증도 없어요.”송연아도 의외였다.“예정보다 일찍 깨어났다고요?”정경봉이 고개를 끄덕이자 송연아가 웃었다.“또 한 가지 좋은 일이 있어요.”정경봉이 이렇게 말하자 송연아는 바로 예상했다.“허가가 내려왔어요?”정경봉이 고개를 끄덕이자 송연아는 아주 기뻤다. 이건 참말로 기쁜 일이다.“그래서 오늘 우리끼리 나가서 축하하려고 합니다. 연아 씨가 원장님이 되고 나서 아직 밥을 사지 않았잖아요. 이참에 한번 밥을 사시죠?”송연아가 말했다.“오늘 저녁 모든 소비는 제가 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빠질게요.”“왜요?”정경봉이 말했다.“원장님이 안가면 이 자리가 의미 없죠? 원장님이 주인공인데.”송연아는 거절했다.“오늘 집에 일이 있어서 내가 자리를 비울 수가...”“다들 송 원장님이 돈 많은 남편이 있는 걸 아는데 송 원장님이 할 일이 뭐가 있어요?”누군가 농담을 하듯 말했다.“혹시 송 원장님 우리가 전에 한 잘못들에 아직 화가 덜 풀리신 게 아니죠?”송연아가 해명했다.“아니에요. 진짜 아니에요.”정경봉은 송연아의 귓가에 속삭였다.“사직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마지막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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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3화

아마도 송연아의 말이 너무 갑작스러운듯했다.“원장님, 뭐라고요?”모두 송연아가 그들을 너무 나쁘게만 여긴다고 생각했다.“경봉 씨한테서 원장님이 떠난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어요. 저희는 진심으로 아쉬워하고 있어요. 저희가 함께 보낸 시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지만, 우리도 원장님의 인품을 보고 원장님을 인정하고...”“그래요, 원장님. 저희를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네요.”옥자현이 거들자 송연아가 말했다.“그래요? 제가 기억하건대 자현 씨가 제 일에 트집을 제일 많이 잡았었죠.”“...”옥자현은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때 옥자현은 확실히 송연아를 저격하는 행동을 많이 했었으니까. “농담은 농담이고 다들 자리에 앉아요.”송연아가 웃으며 말했고 사람들은 모두 자리에 앉았다. 사람들이 모두 둥그렇게 모여앉자 아주 시끌벅적했다.“진짜 떠나려고요?”이 말은 옥자현이 물은 것이다. 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왜요? 저희는 이제 화목하게 잘 지내기 시작했는데!”모두 맞장구를 쳤다.“맞아요.”송연아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깊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여자는 일단 결혼을 하면 가족을 위해서 생각해야 하는 게 많아서요...”송연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가 끼어들었다.“남편이 일을 못 하게 해요?”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얘기를 한 사람에게로 가자 그 사람은 어안이 벙벙해서 물었다.“왜 저를 쳐다봐요? 제가 말 잘 못 했나요?”모두 또 일제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질문 잘했어요.”마침 모두 묻고 싶은 질문이었다. 송연아는 엄숙한 말투로 말했다.“저랑 관련된 얘기만 하죠. 계속 제 가족들 얘기하지 마시고.”“그럼 왜 일을 그만두시려는 거에요? 원장님이 이 일을 좋아하는 걸 우리가 모두 느끼고 있었어요.”정경봉의 물음에 송연아는 목청을 가다듬고는 말했다.“모두 이때다 싶어서 청문하는 느낌이 드네요?”“아니에요. 저희는 그저 왜 우리가 서로 익숙해지고 서로를 받아주게 된 시기에 떠나려고 하는지 궁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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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송 원장님, 왜 말이 없으세요?”옥자현이 일어서서 송연아에게로 가더니 술을 권하며 물었다.“무슨 말 못 할 사정이라도 있으세요?”송연아는 곁에 있던 음료수를 들며 말했다.“저는 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스로 대체하겠어요...”옥자현은 송연아가 주스를 든 손을 누르며 말했다.“이제 곧 떠나려는데도 여기서 저희랑 허심탄회한 얘기를 하기 싫은 거예요?”옥자현은 취기가 오른 것 같았다.“아니면 원장님은 아예 저희 같은 사람들이 눈에 차지 않는 것인지...”송연아는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에요?”송연아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제 마음속에서는 여기 계신 모든 분이 모두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가의 의료사업을 위해 묵묵히 공헌하고 있으니까요.”“그렇다면 왜 우리가 헤어지기 전에 이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시간에도 저희에게 솔직한 말을 안 하려고 해요?”옥자현은 술을 송연아의 손에 쥐여주었다.“오늘은 우리 모두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합시다. 어색하게 우물쭈물하지 말고요.”사람들이 모두 보고 있었기에 송연아는 더 거절하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잔을 받아들었다. 옥자현은 모두 함께 건배하자고 제의했다.“우리가 인연이 닿아 서로 만나고 여기 모인 것을 위하여!”모두 잔을 부딪쳤다. 송연아는 지금 정말 술을 마실 수가 없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피할 수도 없었다. 하여 송연아는 최소한 적게 마셨는데 원래 술을 잘 마시지 못했던 탓에 고량주를 먹고 목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송연아는 안주를 먹으며 속을 달래고 있었는데 정경봉이 말했다.“원장님, 제 잔을 받아요.”“...”“경봉 씨, 제가...”“왜요, 제가 업무를 보는 게 부족했어요? 제가 주는 잔을 받지 않으려고요?”송연아는 거절할 얘기를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정경봉이 말을 끊은 것도 모자라 다그치기까지 하자 송연아가 말했다.“경봉 씨는 아주 완벽했어요. 저에게 많은 도움을 줘서 아주 고마워요.”정경봉에 대해서 송연아는 정말 거절하기 어려웠다. 하여 어쩔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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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강세헌은 무슨 말인지 의아해하며 송연아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거렸다.“취했어. 그만 말하고 이리와 집에 들어가자.”“싫어요.”송연아는 강세헌의 허리를 붙잡고 놓지 않은 채 얼굴 전체를 그의 가슴에 파묻고 말했다.“세헌 씨는 몰라요.”강세헌이 고개를 숙이며 물었다.“내가 뭘 몰라?”“말을 못 하겠어요.”송연아의 목소리는 허스키함이 묻어났다. 강세헌은 고개를 돌려 이영에게 말했다.“먼저 들어가!”이영이 알았다고 하고 먼저 집으로 들어갔다.“나 힘들어요.”송연아가 말하면서 강세헌을 더 꽉 껴안자, 그가 부드럽게 물었다.“토하고 싶어?”송연아는 강세헌의 품에서 고개를 저었다.“아니, 마음이 힘들어요.”강세헌은 그녀의 마음속에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물었다.“왜 마음이 힘들어?”송연아는 갑자기 고개를 들고 강세헌을 바라보았다.“욱…”속이 갑자기 울렁거리더니 강세헌이 그녀를 차에서 내리기 전에 그의 온몸에 토해버렸는데 그 냄새는…강세헌은 힘없이 한숨을 쉬며 이마를 찌푸렸다.‘내가 왜 여기서 취한 사람 헛소리를 듣고 있었을까? 진작에 데리고 내려갈걸. 그럼, 이 지경은 안 될 건데…’강세헌은 재킷을 벗어서 몸을 닦고 바닥에 버린 후에 송연아를 차에서 안아 내리고 기사한테 세차하라고 시켰다.“세차하고 이 옷은 버려.”술과 시큼함이 섞인 냄새만 생각하면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다.그는 송연아를 안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욱…”송연아가 또 토하려는 것 같아 강세헌은 바로 화장실로 데려갔다. 한혜숙은 윤이를 안고 있다가 송연아가 술 냄새를 풍기며 안겨서 화장실로 들어가는 걸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술 마셨어?”강세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술을 안 마시던 애가 왜 마셨대? 얼마나 마셨길래 이 정도로 취한 거야?”강세헌이 해명했다.“오늘 연구센터에서 회식이 있었는데 다들 마시는데 혼자 안 마실 수가 없었대요.”“물 받아 줄게, 따뜻하게 씻으라고 해!”한혜숙이 도와주려고 하자, 강세헌은 자기가 하겠다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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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6화

그런데 가려워서 그러는지 송연아는 몸을 계속 요리조리 움직이면서 두 팔로 강세헌의 목을 감싸고 얼굴도 그의 얼굴에 딱 붙이며 부드럽게 말했다.“나 너무 더워요.”송연아의 얼굴이 분홍빛으로 붉어졌고 물방울은 그녀의 날씬한 몸을 감돌고 있었는데 그녀가 그의 품에서 주동적으로 꿈틀거리는 모습은 매혹적인 요정 같았다. 강세헌의 눈은 수증기에 촉촉하게 젖어 있었는데 송연아의 유혹 때문에 올라오는 욕망을 힘들게 억제하고 있었다.“움직이지 마, 이제 금방 끝나.”“음... 답답해요.”그녀는 도저히 가만히 있지 않았다.“그만해.”강세헌은 강제적으로 그녀의 두 손을 잡고 마지막으로 머리를 씻어주고는 욕조에서 나와 샤워기 아래에서 거품들을 씻었다. 샤워하는 동안에도 송연아는 강세헌에게서 조금이라도 떨어지지 않고 딱 붙어있었다. 다 씻은 다음 강세헌이 먼저 가운을 입고 송연아에게도 입히려고 했는데 샤워를 금방 끝내고 더웠는지 조금도 협조하지 않았다.“더워요. 안 입을래요.”강세헌은 송연아와 옷 입히기 씨름하느라 순간 땀범벅이 되었는데 아예 방법을 바꿔서 가운으로 그녀를 감아서 안고 욕실을 나왔다. 오은화는 집에 없고 한혜숙도 아이들과 함께 방에 있었기에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강세헌은 송연아를 가로 안고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침대에 내려놓았다. 송연아는 여전히 많이 더운지 꿈틀거리며 가운을 뿌리쳤다. 강세헌은 그녀의 머리를 닦아주며 한숨을 쉬었다.“앞으로 절대 마시지 마.”강세헌은 송연아를 챙기느라 진이 빠졌다. 정리를 마치고 강세헌은 그녀를 안고 누웠는데 샤워하고 편해졌는지 송연아는 바로 깊은 잠에 빠졌다.점심 10시가 되어서야 그녀는 머리가 무겁고 아픈지 관자놀이를 누르며 일어났다.“목말라요.”송연아의 목마르다는 말에 강세헌은 바로 물 한 잔을 따라주었고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잠을 깨면서 물었다.“지금 몇 시예요?”“10시 넘었어.”그녀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벌써 그렇게 됐어요?”송연아는 물을 마시고 컵을 테이블에 놓고 가운으로 벌거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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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송연아는 강세헌의 눈과 마주치자 수줍은 듯 피했다.‘어젯밤 술에 취해서 무슨 말을 잘못해서 약점이라도 잡혔나? 왜 위협하는 것 같지?’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강세헌이 화가 날 만한 일은 한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냥 강세헌이 하자는 대로 해주기로 했다.“알았어요. 같이 가요.”강세헌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가자!”강세헌이 먼저 나가고 송연아가 그 뒤를 따라 나가서 차에 탔다. 송연아는 강세헌 옆에 딱 붙어서 낮은 소리로 물었다.“나 어제 취했을 때 세헌 씨를 화나게 했어요?”“아니.”강세헌의 대답을 듣고 송연아는 안도했다.‘나 때문에 화난 줄 알았네!’“그럼, 왜 회사에 같이 가자고 해요? 세헌 씨 회사 일은 몰라서 도와줄 수도 없는데...”“그냥 옆에 있으면 돼.”강세헌은 송연아 가까이에 다가가 그녀의 귀에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젯밤에 나를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알아?”송연아의 눈이 커졌다.‘힘들게 했다고? 내가 어떻게?’“말도 안 돼요. 제가 어떻게 세헌 씨를 힘들게 해요?”“술에 취한 당신을 건드리지 않을 걸 알고 나를 얼마나 유혹했는지 온 밤 한숨도 못 잤어. 그래서 나와 같이 출근하는 거로 벌주는 거야.”“그런 거였어요?”“그럼 뭔 줄 알았는데?”강세헌이 심오한 눈빛으로 송연아를 바라보자, 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그래? 그런데 왜 나한테 일부러 숨기는 일이 있다는 느낌이 들지?”강세헌의 말에 송연아는 고개를 연거푸 저었다.“제가 숨길 일이 뭐가 있겠어요. 그리고 숨기려고 해도 세헌 씨에게 바로 들킬 건데.”강세헌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때 마침 차가 멈췄고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렸다.“송 원장님.”정경봉이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그 뒤에는 그때 그 부부가 따라오는 걸 보고 송연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여기까지 무슨 일이에요?”송연아가 생각이 많은 게 아니고 전임 원장 일을 겪은 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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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송연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그녀는 그분들의 축복에 감사했다. 비록 백 살까지 긴 세월이긴 하지만 강세헌과 같이 하고 싶었다. 정경봉은 송연아가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 두 분에게 말했다.“원장님도 만나봤으니까 이제 돌아가시지요.”“네. 알았어요.”가족들은 정경봉에게 대답하고는 잊지 않고 송연아에게 한마디 더 하고 자리를 떠났다.“원장님은 제가 본 의사 중에 최고의 의사입니다.”‘최고의 의사?’송연아는 그 말에 감동하였다. 그 순간 모든 것이 가치가 있다고 느꼈다. 그들이 떠난 후 송연아는 강세헌 손에 있는 페넌트를 보며 물었다.“이거 어떻게 할까요?”“당연히 걸어놔야지. 당신 훈장인데.”강세헌의 말에 송연아는 그를 올려다보았다.“지금 나를 놀리는 거죠?”“당연히 아니지. 당신이 자랑스러워.”“정말요?”송연아는 강세헌이 자기를 자랑스러워할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 강세헌은 이마에 주름을 잡으며 말했다.“내 말 안 믿어?”“...”‘믿지 못하겠다고 말해도 되나?’“믿어요, 믿어요.”그녀는 감히 믿지 못한다고 말할 수 없었다.“들어가자!”“이건 그럼 차에 둘까요?”그녀가 몸을 돌려 차 문을 열려고 할 때 강세헌이 웃으며 말했다.“가지고 들어가자.”송연아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이걸 가져다가 뭘 하려고요?”“당신이 걸 곳이 없으면 내 사무실에 걸어두려고.”“...”송연아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사무실 분위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 이걸 걸겠다고? 진짜로 걸어놓으면 너무 웃기겠다!’생각해 보더니 그녀는 그냥 차에 넣었다.‘회사 사람들이 보면 뭐라고 할까?’그런데 그녀가 몰랐던 것은 지금 문 앞에서 벌어진 일을 데스크 직원이 촬영해서 단체카톡방에 올렸다. 거기에는 모두 회사 직원들이었는데 그 영상을 보더니 송연아의 직업이 무엇인지 추측하기 시작했다.“이거 그냥 쇼하는 거 아니에요? 우리 강 대표님 속으시는 거 아니겠죠? 직업이 뭐길래 여기 회사까지 따라와서 페넌트를 줘요? 이상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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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9화

“사모님.”데스크 직원이 미안해하며 송연아를 바라보고 있었다.“무슨 일이에요?”송연아가 묻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들어와서...”데스크 직원이 고개를 저었다. 송연아는 데스크 직원이 사무실에 들어가는 것을 꺼리는 걸 눈치채고 물었다.“어디로 갈까요?”송연아는 회사 환경이 익숙하지 않았기에 데스크 직원을 따라 비상구 쪽으로 갔다.“제가 다 망쳤어요.”“사람이면 일하다가 실수할 수도 있죠. 그런 건 제가 아닌 상사한테 얘기해요. 아시다시피 저는 회사 일에 참견하지 않아요.”데스크 직원은 연거푸 고개를 저었다.“업무상의 일이 아니에요.”“그럼 무슨 일인데요?”“제가 방금 사모님이 회사 앞에서 페넌트 받으시는 모습을 촬영해서 직원들의 단체카톡방에 올렸거든요. 그런데 직원들은 사모님이 쇼하시는 거라고 해요. 제가 사고 쳤어요. 죄송해요.”송연아는 몇 초 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곧 별거 아니라는 표정을 지었다.“다들 뭐라고 하던가요?”데스크 직원은 손을 흔들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것 같은데요?”데스크 직원이 말을 못 하고 고개를 숙이자, 송연아가 말했다.“제가 회사에 오는 일이 별로 없으니 모두 궁금하겠죠. 저도 알아요.”“아신다고요?”“그럼요. 강세헌의 와이프가 어떤 사람일까? 어떻게 결혼하게 된 걸까? 이런 것들 아니에요?”데스크 직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인했다.송연아는 만약 두 집안이 비슷하거나 결혼식을 크게 진행했으면 모두 추측하지 않았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알았으니까, 가서 일 보세요.”“제가 사모님에게 폐를 끼친 것 같은데 어떡하죠?”“괜찮아요. 그냥 뒤에서 하는 거잖아요. 제 앞에서는 그런 얘기 못 할 거예요.”송연아는 괜찮다고 하며 상대방의 어깨를 다독였다.“가봐요. 그리고 저랑 너무 가까이하지 말아요. 다른 직원들이 보고 저한테 아부한다고 왕따시키면 어떡해요.”“직장 생활을 잘 아시네요. 어떤 일을 하세요?”송연아가 담담하게 대답했다.“의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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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0화

서로 마주 보며 생각하는 척하더니 송연아가 말했다.“음, 아마도 내가 너무 예뻐서 세헌 씨가 저의 매력에 푹 빠졌나 봐요.”“...”‘언제부터 이렇게 얼굴이 두꺼워졌지?’송연아는 한숨을 쉬더니 얼굴을 받들고 말했다.“세헌 씨 때문에 저도 사람들의 심심풀이 주인공이 되었어요.”강세헌은 그녀의 머리를 잡고 뽀뽀를 했다.“그건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거야.”송연아는 입을 삐쭉거렸다.“저는 사람들의 주목 받기 싫어요. 앞에서 웃고 뒤에서는 무슨 말을 할지 모르잖아요.”“그래? 그럼 내가 지금 가서 호되게 경고할게.”강세헌은 화난 척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러지 마요. 그러면 정말로 여우가 미인계로 왕을 현혹했다고 할 거예요.”강세헌이 은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니지. 베갯밑공사를 한 거지.”“정말 미워!”강세헌이 웃으면서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이리 와!”송연아는 테이블을 돌아 그가 당기는 대로 자연스럽게 그의 무릎에 앉아서 목을 끌어안고 어깨에 기대어 애교를 부렸다.“만약 나중에 나에 대한 이런저런 소문을 들어도 신경 쓰지 말고 화도 내지 말아요.”강세헌은 흐뭇해하며 알았다고 했다.윙윙…송연아의 휴대폰이 울렸는데 정경봉이었다. 전임 원장의 장례식이 모레 진행되는데 연구센터 사람들이 모두 참가할 건데 송연아도 요청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송연아는 알았다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전임 원장의 일은 이제 해결되었나 봐요. 장례식을 한대요.”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렇게 빨리 장례식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강세헌을 보며 말했다.“고마워요.”강세헌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빨리 순조롭게 끝날 수 없는 일이었다. 송연아는 그의 품에 기대어 고개를 들고 뽀뽀를 했다.“세헌 씨,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 것 같아요.”강세헌도 고개를 숙여 송연아와 키스하며 말했다.“당신한테 잘하지 않으면 누구한테 잘해?”송연아는 고개를 들어 강세헌의 키스에 열정적으로 호응했다. 분위기가 점점 뜨거워지더니 강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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