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아는 강세헌의 눈과 마주치자 수줍은 듯 피했다.‘어젯밤 술에 취해서 무슨 말을 잘못해서 약점이라도 잡혔나? 왜 위협하는 것 같지?’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강세헌이 화가 날 만한 일은 한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냥 강세헌이 하자는 대로 해주기로 했다.“알았어요. 같이 가요.”강세헌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가자!”강세헌이 먼저 나가고 송연아가 그 뒤를 따라 나가서 차에 탔다. 송연아는 강세헌 옆에 딱 붙어서 낮은 소리로 물었다.“나 어제 취했을 때 세헌 씨를 화나게 했어요?”“아니.”강세헌의 대답을 듣고 송연아는 안도했다.‘나 때문에 화난 줄 알았네!’“그럼, 왜 회사에 같이 가자고 해요? 세헌 씨 회사 일은 몰라서 도와줄 수도 없는데...”“그냥 옆에 있으면 돼.”강세헌은 송연아 가까이에 다가가 그녀의 귀에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젯밤에 나를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알아?”송연아의 눈이 커졌다.‘힘들게 했다고? 내가 어떻게?’“말도 안 돼요. 제가 어떻게 세헌 씨를 힘들게 해요?”“술에 취한 당신을 건드리지 않을 걸 알고 나를 얼마나 유혹했는지 온 밤 한숨도 못 잤어. 그래서 나와 같이 출근하는 거로 벌주는 거야.”“그런 거였어요?”“그럼 뭔 줄 알았는데?”강세헌이 심오한 눈빛으로 송연아를 바라보자, 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그래? 그런데 왜 나한테 일부러 숨기는 일이 있다는 느낌이 들지?”강세헌의 말에 송연아는 고개를 연거푸 저었다.“제가 숨길 일이 뭐가 있겠어요. 그리고 숨기려고 해도 세헌 씨에게 바로 들킬 건데.”강세헌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때 마침 차가 멈췄고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렸다.“송 원장님.”정경봉이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그 뒤에는 그때 그 부부가 따라오는 걸 보고 송연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여기까지 무슨 일이에요?”송연아가 생각이 많은 게 아니고 전임 원장 일을 겪은 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송연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그녀는 그분들의 축복에 감사했다. 비록 백 살까지 긴 세월이긴 하지만 강세헌과 같이 하고 싶었다. 정경봉은 송연아가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 두 분에게 말했다.“원장님도 만나봤으니까 이제 돌아가시지요.”“네. 알았어요.”가족들은 정경봉에게 대답하고는 잊지 않고 송연아에게 한마디 더 하고 자리를 떠났다.“원장님은 제가 본 의사 중에 최고의 의사입니다.”‘최고의 의사?’송연아는 그 말에 감동하였다. 그 순간 모든 것이 가치가 있다고 느꼈다. 그들이 떠난 후 송연아는 강세헌 손에 있는 페넌트를 보며 물었다.“이거 어떻게 할까요?”“당연히 걸어놔야지. 당신 훈장인데.”강세헌의 말에 송연아는 그를 올려다보았다.“지금 나를 놀리는 거죠?”“당연히 아니지. 당신이 자랑스러워.”“정말요?”송연아는 강세헌이 자기를 자랑스러워할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 강세헌은 이마에 주름을 잡으며 말했다.“내 말 안 믿어?”“...”‘믿지 못하겠다고 말해도 되나?’“믿어요, 믿어요.”그녀는 감히 믿지 못한다고 말할 수 없었다.“들어가자!”“이건 그럼 차에 둘까요?”그녀가 몸을 돌려 차 문을 열려고 할 때 강세헌이 웃으며 말했다.“가지고 들어가자.”송연아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이걸 가져다가 뭘 하려고요?”“당신이 걸 곳이 없으면 내 사무실에 걸어두려고.”“...”송연아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사무실 분위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 이걸 걸겠다고? 진짜로 걸어놓으면 너무 웃기겠다!’생각해 보더니 그녀는 그냥 차에 넣었다.‘회사 사람들이 보면 뭐라고 할까?’그런데 그녀가 몰랐던 것은 지금 문 앞에서 벌어진 일을 데스크 직원이 촬영해서 단체카톡방에 올렸다. 거기에는 모두 회사 직원들이었는데 그 영상을 보더니 송연아의 직업이 무엇인지 추측하기 시작했다.“이거 그냥 쇼하는 거 아니에요? 우리 강 대표님 속으시는 거 아니겠죠? 직업이 뭐길래 여기 회사까지 따라와서 페넌트를 줘요? 이상하지 않
“사모님.”데스크 직원이 미안해하며 송연아를 바라보고 있었다.“무슨 일이에요?”송연아가 묻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들어와서...”데스크 직원이 고개를 저었다. 송연아는 데스크 직원이 사무실에 들어가는 것을 꺼리는 걸 눈치채고 물었다.“어디로 갈까요?”송연아는 회사 환경이 익숙하지 않았기에 데스크 직원을 따라 비상구 쪽으로 갔다.“제가 다 망쳤어요.”“사람이면 일하다가 실수할 수도 있죠. 그런 건 제가 아닌 상사한테 얘기해요. 아시다시피 저는 회사 일에 참견하지 않아요.”데스크 직원은 연거푸 고개를 저었다.“업무상의 일이 아니에요.”“그럼 무슨 일인데요?”“제가 방금 사모님이 회사 앞에서 페넌트 받으시는 모습을 촬영해서 직원들의 단체카톡방에 올렸거든요. 그런데 직원들은 사모님이 쇼하시는 거라고 해요. 제가 사고 쳤어요. 죄송해요.”송연아는 몇 초 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곧 별거 아니라는 표정을 지었다.“다들 뭐라고 하던가요?”데스크 직원은 손을 흔들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것 같은데요?”데스크 직원이 말을 못 하고 고개를 숙이자, 송연아가 말했다.“제가 회사에 오는 일이 별로 없으니 모두 궁금하겠죠. 저도 알아요.”“아신다고요?”“그럼요. 강세헌의 와이프가 어떤 사람일까? 어떻게 결혼하게 된 걸까? 이런 것들 아니에요?”데스크 직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인했다.송연아는 만약 두 집안이 비슷하거나 결혼식을 크게 진행했으면 모두 추측하지 않았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알았으니까, 가서 일 보세요.”“제가 사모님에게 폐를 끼친 것 같은데 어떡하죠?”“괜찮아요. 그냥 뒤에서 하는 거잖아요. 제 앞에서는 그런 얘기 못 할 거예요.”송연아는 괜찮다고 하며 상대방의 어깨를 다독였다.“가봐요. 그리고 저랑 너무 가까이하지 말아요. 다른 직원들이 보고 저한테 아부한다고 왕따시키면 어떡해요.”“직장 생활을 잘 아시네요. 어떤 일을 하세요?”송연아가 담담하게 대답했다.“의사예요.”
서로 마주 보며 생각하는 척하더니 송연아가 말했다.“음, 아마도 내가 너무 예뻐서 세헌 씨가 저의 매력에 푹 빠졌나 봐요.”“...”‘언제부터 이렇게 얼굴이 두꺼워졌지?’송연아는 한숨을 쉬더니 얼굴을 받들고 말했다.“세헌 씨 때문에 저도 사람들의 심심풀이 주인공이 되었어요.”강세헌은 그녀의 머리를 잡고 뽀뽀를 했다.“그건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거야.”송연아는 입을 삐쭉거렸다.“저는 사람들의 주목 받기 싫어요. 앞에서 웃고 뒤에서는 무슨 말을 할지 모르잖아요.”“그래? 그럼 내가 지금 가서 호되게 경고할게.”강세헌은 화난 척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러지 마요. 그러면 정말로 여우가 미인계로 왕을 현혹했다고 할 거예요.”강세헌이 은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니지. 베갯밑공사를 한 거지.”“정말 미워!”강세헌이 웃으면서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이리 와!”송연아는 테이블을 돌아 그가 당기는 대로 자연스럽게 그의 무릎에 앉아서 목을 끌어안고 어깨에 기대어 애교를 부렸다.“만약 나중에 나에 대한 이런저런 소문을 들어도 신경 쓰지 말고 화도 내지 말아요.”강세헌은 흐뭇해하며 알았다고 했다.윙윙…송연아의 휴대폰이 울렸는데 정경봉이었다. 전임 원장의 장례식이 모레 진행되는데 연구센터 사람들이 모두 참가할 건데 송연아도 요청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송연아는 알았다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전임 원장의 일은 이제 해결되었나 봐요. 장례식을 한대요.”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렇게 빨리 장례식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강세헌을 보며 말했다.“고마워요.”강세헌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빨리 순조롭게 끝날 수 없는 일이었다. 송연아는 그의 품에 기대어 고개를 들고 뽀뽀를 했다.“세헌 씨,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 것 같아요.”강세헌도 고개를 숙여 송연아와 키스하며 말했다.“당신한테 잘하지 않으면 누구한테 잘해?”송연아는 고개를 들어 강세헌의 키스에 열정적으로 호응했다. 분위기가 점점 뜨거워지더니 강세헌
송연아가 사람들 앞과 뒤에서 두 얼굴을 하는 게 아니고 원래부터 그녀는 이런 대인관계가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신분 때문에 사람들의 열정을 무시하고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웃음을 거두며 한숨을 쉬었다. 엘리베이터는 곧장 지하 주차장까지 갔고 차 키의 버튼을 누르자 차의 헤드라이트가 번쩍였으며 차의 위치를 확인하고 바로 차를 타고 출발했다.서점에 도착해서 그녀는 아주 신중하게 가정요리 책 두 권을 골랐다. 송연아는 다시 사무실에 돌아와서는 소파에 앉아 열심히 책을 보다가 가끔은 일하고 있는 강세헌을 힐끗 쳐다보기도 했다.강세헌은 본사 측과 영상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몸을 뒤로 젖히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때로는 표정을 찡그리고 때로는 기지개를 켜고 했다.송연아는 옆에서 조용히 그를 방해하지 않았고 그의 커피잔이 비어 있으면 새로 커피를 내려서 테이블 위에 가져다 놓았다. 송연아의 그런 모습에 강세헌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 없이 소파 쪽으로 몸을 돌렸다.송연아는 주스를 한 모금 마시고 계속해서 레시피를 연구하더니 앉아있는 게 힘들었는지 아예 신발을 벗고 소파에 누웠다.강세헌은 커피를 들어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으며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는데 송연아가 자기만의 조용한 시간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짓더니 다시 영상회의 화면에 시선을 돌리는 순간 표정이 엄숙해졌다.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송연아는 조급해지기 시작했는데 강세헌의 회의는 끝나지 않았다. 오은화가 집에 없어서 한혜숙이 혼자서 두 아이를 돌보기에 저녁 준비를 할 시간이 없다.그녀는 강세헌에게 다가가서 낮은 소리로 말했다.“나 먼저 들어갈까요?”강세헌은 그녀가 무엇 때문에 서두르는지 알고 비서를 불렀다.“식당 예약하고 우리 집에 가서 두 아이와 어머니를 그 식당으로 모셔. 우리는 여기 일을 마무리하고 그쪽으로 갈게.”비서가 말했다.“네.”송연아는 하는 수 없이 다시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 하늘이
송연아는 생각하는 척하다가 말했다.“글쎄요, 세헌 씨가 저한테 잘해주면 가정주부가 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어요.”강세헌은 화를 내는 듯했다가 웃었다.“내가 잘 해주지 않는다는 거야?”“아직 더 관찰해야죠.”송연아의 말에 강세헌은 웃으며 그녀를 품에 안았다.“나를 화내게 하지 마!”송연아는 곧바로 그의 품에 딱 붙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세헌 씨 말 잘 들을게요.”차가 식당 앞에 멈춰 섰고 비서는 아직 식당에 있었다.“대표님, 다 준비되었고 모두 방에 계십니다.”강세헌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알았어.”송연아는 강세헌과 같이 안으로 들어가다가 비서가 여전히 문 앞에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식사했어요?”“저는 조금 있다가 먹을 겁니다.”비서가 아직 자리를 떠나지 않은 것은 강세헌이 식사 후에 또 시킬 일이 있을까 봐서였다. 애들과 한혜숙을 그가 데려왔기에 다시 데려가라고 할 것 같아서 대기했다. 비서로서 모든 것을 고려해야 했다. 송연아는 눈빛으로 같이 식사해도 되는지 강세헌에게 물었고 강세헌이 묵인하자 웃으며 비서에게 말했다.“저희와 같이 식사해요.”“그건...”비서는 강세헌의 눈치를 봤다. 가족끼리 식사하는 자리인데 외부인인 그가 끼면 좋지 않을 것 같았다.“아내가 요청했으니 같이 식사해.”강세헌이 말하자 비서가 대답했다.“네.”비서는 두 사람을 방으로 안내하고는 복무원에게 사전에 주문한 음식을 올리라고 얘기했는데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식사하는 사람들의 입맛을 신중하게 고려해 주문했다. 강세헌은 평소에도 접대를 많이 하다 보니 입맛이 까다롭지 않았으므로 어렵지 않았는데 지금 이 식당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수하는 대중적인 맛이다. 그는 모두가 좋아할 만한 음식들을 골고루 주문했었는데 그중에서 디저트로 나온 요구르트푸딩을 찬이가 엄청 좋아해서 하나 더 주문했다.송연아가 윤이를 안으려고 할 때 비서가 먼저 주동적으로 한혜숙에게서 윤이를 받아 안으며 한혜숙에게 먼저 식사하라고 했고 이어서 송연아가 윤이를 안으며
강세헌은 곧바로 인맥을 동원해 송연아의 병원 방문 기록을 입수했는데 진단서에 생화학적 임신이라고 적힌 것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병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설명했다.“생화학적 임신이란 쉽게 말하면 일종의 조기 유산입니다. 초음파상으로 난소가 자궁벽에 이식되었음을 확인하기도 전에 생리현상처럼 유산되는 것을 말합니다.”송연아의 경우 유산 시기가 우연히도 생리 기간과 겹쳤고, 생리를 하는 상태까지 정확히 일치했다. 강세헌은 의사의 말을 듣고 그날 송연아가 술에 취해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했다. 그는 마음에 기복이 일어났지만 크지 않았고 그의 관심은 오로지 송연아뿐이었다.“몸 건강에 영향이 있을까요?”송연아가 윤이를 낳을 때 몸을 많이 다쳤기 때문에 다시는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또 찬이와 윤이로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상황은 괜찮습니다만 그분의 몸 상태는 워낙 좋지 않았습니다.”이 부분은 강세헌도 잘 알고 있는 것이었기에 바로 병원을 나왔다....송연아는 병원에서 나와 바로 집으로 가지 않고 요리 재료를 사러 갔는데 몇 가지 요리에 관심이 생겨서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송연아는 재료들을 손질하기 시작했는데 강세헌이 돌아와서 주방에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다가갔는데 송연아가 앞치마를 두르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봤다. 그때 송연아는 한창 양념한 고기를 옆으로 하고 전분 반죽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녀는 프린트한 요리 레시피를 벽에 붙여놓고 보면서 만들고 있었는데 강세헌이 들어가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안고 턱을 그녀의 어깨에 올려놓고 물었다.“뭘 만들어?”송연아는 뒤돌아 그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바삭 고기 튀김요.”“새로 배운 거야?”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매일 야채 볶음만 먹을 수 없잖아요. 몇 가지 더 배워야 세헌 씨도 질리지 않고 먹죠.”강세헌이 그녀의 손을 잡자 뿌리치며 말했다.“손에 다 기름이에요.”“괜찮아.”강세헌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손
휴대폰 건너편에서 안이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아야, 난데 혹시 예걸이와 연락이 있는지 물어보려고 전화했어.”송연아가 대답했다.“아니요, 예걸이가 선배 찾아갔어요?”“아니, 아니야.”안이슬은 말하려 하다가 멈췄다.“선배를 찾아간 것도 아닌데 왜 물어봐요?”송연아는 안이슬이 아무 이유 없이 전화해서 송예걸에 관해 물어보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송예걸의 소식이 있는 게 분명했다.“떠나면서 저에게 편지를 남겼었는데 나가서 혼자서 해보겠다고 하고 소식이 없어요. 지금까지 연락이 없어서 저도 어디에서 뭘 하고 있는지 몰라요. 알고 있는 거 있으면 꼭 얘기해 줘요.”송연아의 말에 안이슬은 잠시 망설이다가 간단하게 말했다.“명섭 씨가 사건 하나 맡았는데 예걸이가 연루된 것 같아.”송연아는 미간을 찌푸렸다.“법을 어기는 일을 했어요?”“상세한 내용은 아직 모르니까 걱정하지 마, 내가 만나면 잘 설득할게.”송연아는 여전히 불안해하며 말했다.“만나게 되면 꼭 저에게 전화하라고 해줘요.”“알았어. 그럼, 이만 끊을게.”송연아는 알았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강세헌이 휴대폰을 내리며 말했다.“송예걸도 이제 다 큰 어른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송연아는 고개를 기울여 강세헌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복동생에 대해 애정이 별로 없었는데 백수연이 죽은 이후로 그들을 이간질 놓는 사람이 없어지자 점점 사이가 좋아졌는데 이런 게 바로 혈연관계인가 보다. 그가 혼자서 알지도 못하는 곳에 있을 걸 생각하면 너무 걱정되었다. 게다가 불법적인 일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욱 두려웠다.“아직 확실한 것 없는데 먼저 허튼 생각하지 마.”강세헌의 말에 송연아는 웃으며 답했다.“네, 알아요.”그녀는 요리를 계속했다. 처음 만든 고기 튀김은 불 조절을 잘 못해서 조금 질긴 것만 빼면 괜찮았다.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다른 식당에서 만든 것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느낌이 전혀 없었다.“다음에는 좀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