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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1화

송연아가 사람들 앞과 뒤에서 두 얼굴을 하는 게 아니고 원래부터 그녀는 이런 대인관계가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신분 때문에 사람들의 열정을 무시하고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웃음을 거두며 한숨을 쉬었다. 엘리베이터는 곧장 지하 주차장까지 갔고 차 키의 버튼을 누르자 차의 헤드라이트가 번쩍였으며 차의 위치를 확인하고 바로 차를 타고 출발했다.

서점에 도착해서 그녀는 아주 신중하게 가정요리 책 두 권을 골랐다. 송연아는 다시 사무실에 돌아와서는 소파에 앉아 열심히 책을 보다가 가끔은 일하고 있는 강세헌을 힐끗 쳐다보기도 했다.

강세헌은 본사 측과 영상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몸을 뒤로 젖히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때로는 표정을 찡그리고 때로는 기지개를 켜고 했다.

송연아는 옆에서 조용히 그를 방해하지 않았고 그의 커피잔이 비어 있으면 새로 커피를 내려서 테이블 위에 가져다 놓았다. 송연아의 그런 모습에 강세헌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 없이 소파 쪽으로 몸을 돌렸다.

송연아는 주스를 한 모금 마시고 계속해서 레시피를 연구하더니 앉아있는 게 힘들었는지 아예 신발을 벗고 소파에 누웠다.

강세헌은 커피를 들어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으며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는데 송연아가 자기만의 조용한 시간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짓더니 다시 영상회의 화면에 시선을 돌리는 순간 표정이 엄숙해졌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송연아는 조급해지기 시작했는데 강세헌의 회의는 끝나지 않았다. 오은화가 집에 없어서 한혜숙이 혼자서 두 아이를 돌보기에 저녁 준비를 할 시간이 없다.

그녀는 강세헌에게 다가가서 낮은 소리로 말했다.

“나 먼저 들어갈까요?”

강세헌은 그녀가 무엇 때문에 서두르는지 알고 비서를 불렀다.

“식당 예약하고 우리 집에 가서 두 아이와 어머니를 그 식당으로 모셔. 우리는 여기 일을 마무리하고 그쪽으로 갈게.”

비서가 말했다.

“네.”

송연아는 하는 수 없이 다시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 하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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